수사학이라고 하면 청자가 정신못차릴 만큼 능숙한 언어의 유희나 카리스마넘치는 연설 같은 것을 떠올릴 수 있다. 이런 말도 일리가 있는게 수사학은 태생이 연설이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의 청중을 떠올리며 연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사학이 탄생했다고 할 수 있겠다. 탄생은 여러 현장에서 시작했다. 법정연설, 추도연설, 필요한 자리에서 사람들을 감동시킬만한 요긴한 기술들이 요구되었다. 그리스와 로마시대에 행해졌던 여러 연설들 몇몇은 아직도 잘 보전되어 있다.

 

 

 

 

 

 

 

 

 

 

 

 

 

 

플라톤이 남긴 저서 속에도 수사학과 연설, 수사학자와 연설가에 관한 글, 일화등은 많이 담겨 있다. 기독교가 번창했던 중세에도 수사학의 필요성은 사그러들지 않았는데, 종교적 믿음을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말과 글로 표현해야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현장에서 바로 청중들을 설득시켜야했던 고대 수사학은 훨씬 많은 현장수사학을 발전시켰지만, 점차 뒤로가면서 글쓰기를 위한 고전수사학이 발달하기 시작한다. 고전수사학은

 

 

 

 

 

 

 

 

 

 

 

 

 

 

 

Edward P. J. Corbett 의 유명한 고전수사학 교과서다. 가격은 116000원이라니 구입하기는 어렵겠지만, 고전수사학 내용이 빠짐없이 잘 정돈되어 있고 책 말미에 수사학사에 관한 정리도 나와 있다.

 

수사학은 특히 어떻게 청중과 교류할 것인가를 고민한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고민과 성과는 Perelman & Tytica 의 <The New Rhetoric>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청중에 주목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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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시간에 들은 글쓰기 수업과 교양과목 중 중간고사 대신 내야했던 리포트들을 다시 생각해본다. 숙제로서만 의미가 있었던 저 글들, 제출하고서는 다시 되돌아 본 적 없던 글들이 정말 아쉽게 느껴진다. 그 글을 정말 읽을만한 설득력 있는 글로 개선해보고 싶다.

 

자기 글을 정말 달리 써 보고 싶은데 전혀 단초를 잡지 못하는 이들에게 실용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재들은 정말 반갑다. 십오년전 쯤에 유행했던 안정효의 영어길들이기 시리즈에서도 그런 관점에서 소설가인 저자에게 도움이 된 몇몇 미국 책들을 추천했던 것 처럼, 실용 작문 영역에서는 미국 쪽 책들이 구체적으로 지침을 주는 거 같다.

 

자신이 쓰고 싶어하는 장르에따라 달라지겠지만, 여러 장르 중 설득적인 글쓰기에 관심을 갖는 이는 윌리엄스의 <논증의 탄생>을 빼놓으면 안된다.

 

 

 

 

 

 

 

 

 

 

 

 

 

 

우리에게는 논증이 이기고 지고를 겨루는 논쟁의 의미가 진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실제 글쓰기영역에서 논증은 설득력을 지닌 형식적인 글쓰기를 말한다. 보통 고등학교까지 요구되는 서론, 본론, 결론의 단순한 구조가 아닌 책을 읽는 독자와 충분히 교류할 수 있게 의미를 심화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갖는 논증글쓰기를 말한다.

구조가 심화된 글을 쓰기위해서는 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는 방식을 이해하여야 한다. 윌리엄스의 책에는 논증의 구조가, 잘쓴 글이 깊은 차원을 가지며 관련된 내용을 심화시키는 것처럼, 여러 차원으로 묘사된다. 예를 들어 단락을 쓰는 차원에서 보면, 보통 한단락 속에 담길 저자의 주장, 증거, 증거가 주장과 관련된 이유, 이 이유가 합리적인 배경이 서로 어떤 관계를 갖는지 도식으로 잘 풀어놓고, 다시 이 관계를 기준으로 어떻게 설득력있는 단락을 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국내에 소개된 논증관련 책 중 고려대학교 출판부에서 수사학총서로 내놓은 책들이 있다.

 

 

 

 

 

 

 

 

 

 

 

 

 

 

 

 

 

 

 

 

 

 

 

 

 

 

 

논증에 관련된 고전이라 할만한 책들을 번역한 시리즈다. 이 책들은 직접 글쓰기에 적용할 실용적인 내용이라기 보다 논증자체를 탐구한 책들로, 논증을 바라보는 혹은 논증을 떠받치는 학문들을 보여준다.

 

논증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준비됐으면 다시 글쓰기 개선으로 돌아와 보자. 글쓰기 과정에서 논증에 대한 이해는 초고를 쓰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논증형식에 맞춰 자신의 초고를 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 초고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초보저자가 어떻게 이 난관을 뚫을 수 있을지는 능숙한 저자와 비교로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다. 초보저자와 달리 능숙한 저자가 갖고 있는 글쓰기 전략을 글쓰기과정 전반에 걸친 여러 측면에서 설명해낼 수 있으면 자연스럽게 초보저자가 원하는 개선방법이 드러날 것이다. 윌리엄스는 <논증의 탄생>에서 상당분량을 할애하여 이런 내용을 전달한다. 구체적인 글을 제시하며 점차 초보저자의 글이 개선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책은 린다 플라워의 <글쓰기의 문제해결전략>이다.

 

 

 

 

 

 

 

 

 

 

 

 

 

 

막연하게 이렇게 저렇게 고쳐야겠다는 생각만 갖고 있는 것과 세부적이고 방향을 갖춘 목적의식으로 글쓰기에 임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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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를 바라보는 시선은 종교적이라기보다 거의 문화적이다. 이 문화적인 시선에서 몇몇 모습들은 전형적이라고 부를 수 있다. 중세에는 움베르트 에코 <장미의 이름>에 등장하는 여러 수도사들의 모습, 뉴튼같은 교리를 벗어나는 이들에게 생사의 재판을 판결하는 모습, 데카메론에 나오는 타락한 이들이 중세 기독교를 떠올리는 전형들이다. 이런 전형적인 장면들 말고도 잘 알려지지 않은 기독교의 면면들이 지중해와 서유럽 역사에는 가득차있다.

예수 제자들과 교부들에 의한 초기 기독교와 중세 기독교 사이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감춰져 있다. 예를 들면 게르만족에게 기독교란? 로마제국 후 이탈리아에서 기독교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기독교 모습은? 같은 다양한 입장에서 오는 의문들이 있다.

이런 연구에 매진한, 이쪽 방면 유명한 학자로 피터 브라운이 있다. 그의 연구는 로마제국의 후기와 유럽 중세 초기의 종교적 문화와 종교적 변혁에 집중되어 있다. 직접적으로 이 시기를 연구한 저서로는 <기독교 세계의 등장>이 있다.

 

 

 

 

 

 

 

 

 

 

 

 

 

 

 

유럽으로 한데 뭉뚱그려 인식된 기독교 수용과정도 생각과는 다른 여러 경로로 형성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동아시아에서 0년부터 1000년 사이 불교가 가져온 정서적인 안정감과 통일성을 떠올리면, 유럽에서 기독교가 근대국가 생기기전까지 기여한 바를 어느정도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경전과 부처, 승단으로 이루어진 불교문화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 국가형성이라는 틀 속에서 기독교의 역할은 얼마간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 그 틀에서 지역마다 시대마다 기독교를 수용하고 변화시킨 과정은 지식으로 알고 있는 중세 전의 유럽인의 실제 모습을 느끼게해줄 중요한 원천이고, 불교문화권과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불교 문화권과의 큰 차이점이라면, 불교에서는 처음부터 승단을 위한 '율'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에 비하여, 기독교에서는 시대마다 맡았던 역활에 따라 요구되던 윤리가 훨씬 더 많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불교 경전과 성경은 내용상으로도 큰 차이점을 보인다. 물론, 불교 경전 중에도 부처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는 경전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스스로 수행하여 부처가 된다는 내용인데 비하여, 기독교에서는 유일신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며, 이 믿음을 전제로하는 다양한 가치관과 윤리관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신도에게 주어질 선택과 자유로운 영역이 매우 다르고, 그에따라 형성된 문화도 발전되고 심화한 영역이 매우 다르다고 생각된다. 이 측면에서 유교가 보장한 영역도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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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랑스, 독일과는 달리 르네상스 이전 이탈리아는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다. 로마제국을 멸망시킨 이민족 그 자체인 프랑스, 독일과는 달리 로마제국의 심장부였던 이탈리아는 매우 복잡한 상황을 오랜 기간 직면하게 된다. 여러 곳에 있던 주교 중 한명이었던 로마의 주교가 교황으로 성장할 수 있던 배경이기도 하다.

로마이야기로 유명한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제국말고도 제국멸망 후 이탈리아를 다룬 여러 책들을 이미 내놓았다.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바다의 도시 이야기> <십자군 이야기>가 그렇다.

 

 

 

 

 

 

 

 

 

 

 

 

 

 

 

세 시리즈 모두 이탈리아 역사를 입체적으로 보는데 도움을 준다. <바다의 도시 이야기> 이탈리아 도시국가를 중심으로 그들의 상업적 능력을 활기차게 보여주고, <십자군 이야기>는 여러 차례 진행된 십자군들이 실제 어떤 영향을 끼치고 당시 십자군을 보낸 나라는 어떤 상황이었는지 십자군 전쟁을 둘러싼 배경을 다양하게 묘사한다. <로마멸망 이후의 지중해세계>는 이탈리아에서 르네상스가 시작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직접적 간접적으로 짐작할 수 있을만큼 복잡하게 얽힌 이탈리아를 보여준다. 이탈리아는 사라센인, 노르만족, 랑고바르드령, 신성로마령, 교황령이 어지럽게 얽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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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적 개인의 내면' 이라고 하면 그다지 관심사항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인이나 로마인, 중세 서유럽인, 중세 이탈리아인, 르네상스 시대 사람까지가 궁금하고 이들의 실제 생활은 어떠했는지, 이들의 정신세계는 어떠했는지 궁금해왔다. 알렉산더대왕이 출현하고 헬레니즘 시대가 도래하고, 공화국로마가 지중해 연안 국가들을 점령하고, 캐사르가 암살당하고 그 계승자가 황제로 등극하고, 기독교가 로마제국에서 공인되고, 게르만족 침입으로 서로마제국이 멸망하고, 이정도까지가 우리문화와 전혀다른 이색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서양인들의 오래전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하지만 산업혁명에 이르는 근대화과정은 어떤면에서는 너무나 친숙하고, 거의 궁금할게 없는 회색빛의 음울한 도시이야기가 전반에 흐르는 그다지 끌리지 않는 그들만의 이야기이고, 관련된 사상의 줄거리만은 너무도 쉽게 간략화되어, 누구든지 필요하면 자기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상식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런 선입견과 예상을 이기는, 너무나 잘 알려진 결과보다는 과정중심의 개인에 대한 이해로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런 개인의 출현은 흔히 르네상스의 성과라고 평가된다.

 

 

 

 

 

 

 

 

 

 

 

 

 

 

너무도 유명한 야콥 부르쿠하르트의 책이다. 이 책이 발간되면서 르네상스시대의 개인의 형성이라는 주제가 큰 연구테마로 잡혔다. 그런 책 중의 하나로 좀 더 구체적인 서양 개인의 내면 형성을 꼼꼼하게 보살핀 리하르트 반 뒬멘 <자아의 발견>이 있고, 이를 정리해 분량을 줄인 <개인의 발견>이 있다. 앞의 책은 아직 번역이 되지 않았고, 아마도 분량문제겠지만, 뒤의 책은 나와 있다.

 

 

 

 

 

 

 

 

 

 

 

 

 

 

책에는 개인이 의식을 발전시킨 여러 계기와 장치들이 모아졌있고, 근대적 개인의 탄생을 구체적인 과정중심으로 살핀다. 어떤 면에서 근대적 개인은 산업혁명을 통해 폭발한 경제적 인간을 가르키는 말이지만, 어떤 면에서 중세의 신과 결별한 후 세속적 인간이 추구한 개인의 내면을 가르키기도 한다.

 

 

 

 

 

 

 

 

 

 

 

 

 

 

루소의 자서전인 <고백록>이 대표적으로 그런 개인을 보여주는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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