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식과 무게
이민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답장을 쓰는 건 내게 당위였지만 그 당위는 영우 씨에게 할 말까진 알려주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말하고자 한 것과 말해진 것 사이의 괴리는 언제나 곤혹스러웠다. 백지에는 무슨 말이든 쓸 수 있었으나 무슨 말을 써도 틀린 것 같았다.
‘조의를 표합니다.‘
쓰고,
지웠다.
그런 의례적인 표현으로는 내가 전하고 싶은 것을 전할 수없었다. 그렇게 그간 내가 쓴 답장들은 백지로 돌아갔다. 쓰고난 뒤에야 그 말이 아니라는 걸 깨달으면서. - P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