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난, 난 첫걸음조차 견뎌내질 못했어, 왜냐면 비열한 인간이니까! 모든 문제는 바로 여기 있는 거야! 그래도 여전히 난 너처럼 이 일을 바라보게 되지는 않을 거야. 내가 성공했다면 내게 월계관을 씌워줬겠지, 하지만 지금은 덫에 빠진 거야!"
"그렇지 않아, 절대 그렇지 않아! 오빠, 오빠는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 그런 형식이 아니라는 거지, 미학적으로 그렇게 아름다운 형식이 아니란 거지! 하지만 난 도저히 이해 못하겠다. 어째서 사람들을 포탄으로, 포위공격으로 날려버리는 게 더 존중할 만한 형식이라는 거지? 미학에 대한 두려움은 무력함의 첫번째 징후야!.…. 이걸 지금만큼 선명하게 자각한 적은 한 번도, 한 번도 없었고, 난 그 어느 때보다 더 나의 죄를 이해할 수 없어! 지금보다 더 강하고 확신에 차 있던 적은 한 번도 한 번도 없었어!......"
그의 창백하고 지친 얼굴에 홍조까지 번졌다. 하지만 마지막 절규를 토해낸 후 돌연 두나의 눈길과 마주쳤고, 자기 때문에 그 눈길에 얼마나, 얼마나 많은 고통이 담겼는지 맞닥뜨리고서야 자기도 모르게 정신이 번쩍 들었다. - P386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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