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에 이렇게 많은 책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칸칸이 꽂혀 있던 이 많은 생각들, 이야기들, 연구들, 한 번도 보지 못한 숱한 저자들을 떠올렸다. 갑자기 그들이 나와는 너무도 멀리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해 보는 생각이었다. 그 전까진 그들과 가깝다고 생각했다. 비누나 수건처럼,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아니었다. 그들은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 있었다. 어쩌면 영원히 닿을 수 없을 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