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돌려드립니다
권일한 지음 / 좋은씨앗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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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났다. 이해할 수 없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갈등은 더 커져갔다. 생명을 잃을뻔한 낙뢰의 위협을 경험하고 사제가 된 그는 고귀한 성경을 곡해하고 호도하는 다른 사제들을 향한 의분이 일어났다.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도 생겼다. 고민하고 결단했다. 그의 결단은 행동을 가져왔고, 그 행동은 기독교 역사의 축을 틀어버리는 중요한 단초가 되었다. 성경해석의 권위를 사제만이 아닌 모든 성도들이 누려야 한다는 그의 생각! 뷔텐 베르그 성당 문에 붙여진 마르틴 루터의 개혁의 의지로 성경은 특정 소수에게서 다수에게로 돌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확고했던 그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다시금 소수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다. 종교 개혁 이후에 생겨나기 시작한 설교자의 역할과 책임은 다시금 성경을 소수에게로 가져오는 결과를 맺었다. 다수는 여전히 소수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다. 신자들은 설교자를 의지했고, 설교자를 통해 선포되어지는 말씀을 여과없이 수용하고 믿었다. TV에서 쏟아져 나오는 설교의 풍요로 인해 초대교회의 성도와 같이 개인이 성경을 읽고 씨름하는 일은 점점 사라졌다. 그렇게, 성경은 다시금 소수에게로 돌아갔다. 

루터가 봤으면 땅을 치며 통탄할 안타까운 상황. 이런 상황 속에서 이젠 성직자가 아닌 일반 신자가 개혁의 의지가 담긴 반박문을 들고 나왔다. "몇 사람을 위한 전문서적이 아닌 모든 사람을 위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경을 돌려드립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이지만, 아이들게서 더 많이 배운다는 권일한씨가 쓴 반박문의 제목이다. 긴 제목을 줄이면 "성경을 돌려드립니다."이다. 

쉽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중요하지만 결코 심각하지 않게, 신자들로부터 성경을 빼앗은 사단의 7가지 전략에 대해 날카롭게 파헤친다. 그리고 성경 속에 감춰진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서사적으로 열거한다. 하나님께서 약속의 공동체를 어떻게 만드시고 이끄셨는지, 공동체를 통해 이 땅을 심판하시고 회복시키는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에 대해 풀어간다. 

성경은 한권의 책이며 66권의 책이기도 하다. 숲을 보는 동시에 나무를 보는 것처럼 읽어야한다. 직접 읽고 묵상하며, 성경 자체로 해석하는 것이 좋다. 성경이 기록된 시간과 공간을 이해하고 자기 관점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며 읽어야한다. 그렇게 말씀 자체의 권위를 인정하고 능력을 확신할때, 말씀은 역사한다! 저자가 인용한 존 블랜챠드의 말이다. "왜 사자를 보호하려고 하는가? 우리가 어떻게 사자를 보호할 수 있단 말인가! 그를 우리에서 풀어놓기만 하라. 성경은 사자와 같아서 풀어놓아 다니게 하면, 스스로 힘을 발휘할 것이다."(37)

저자는 개인에게 주어진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 뿐만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도 역사하는 성경에 대해 말한다. 성경을 서로 듣고 배울때, 그리고 성경 자체의 권위를 인정할때, 하나님께서 이 땅 가운데 세우신 두 개의 거룩한 신적 기관인 가정과 교회는 올바르게 세워진다. 영국이 만든 책이 세익스피어라면, 영국을 만든 책이 바로 성경이라고 했던 빅토르 위고의 말처럼, 성경이 공동체를 만든다. 다시 말해, 공동체를 형성하는 밭이 성경임과 동시에 공동체를 자라게 하는 양식 또한 성경인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소수가 아닌 모든 사람이 성경을 읽고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성경을 돌려받아야한고 한다. 

연애를 하는 커플은 사랑의 표현을 담아 편지를 쓴다. 러브레터. 읽고 또 읽는다. 동일한 내용이어도, 똑같은 표현이어도, 그저 좋다. 읽는 시간이 행복하고 달콤하다. 달달한 사랑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러브레터이다.  창조주(성부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성자 하나님)과 함께 원저자(성령 하나님)를 통해 그의 사랑의 마음을 표현한 책이 성경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스겔 선지자는 이 성경을 달다고 했다. 꿀 같이 달다고 했다.(에스겔 3:3) 

러브러터처럼 달달한 성경이 우리에게 돌아왔다. 되돌려진 성경. 어떻게 해야 할까?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 씹어야한다. 먹어야한다. 언제까지? 단맛을 느낄 때까지, 내 안에서 향기로운 단내가 풍겨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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