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좋은 질문 642
샌프란시스코 작가집단 그로토 지음, 라이언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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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정해진 원칙을 기준으로 책을 선택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거나 어떤 내용이 담긴 책인지 궁금할 때 읽기 시작한다. 이에 반해 《글쓰기 좋은 질문 642 (2013.11.30. 큐리어스)》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마음속 깊이 숨겨두었던 욕심이 제일 먼저 생각나서 당혹스러웠다. 그러니까 책에 담긴 642가지의 질문이 전혀 궁금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것보다는 이 책을 사용하는 방법에 더 매력을 느꼈다는 말이다.

 

나는 작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을 본 뒤로 ‘나만의 상상력 노트’를 만들겠다는 욕심을 갖게 되었다. 평소 취미(자신만의 즐거움을 주는 수단)로 글쓰기를 시작했다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흠모해 오던 차였는데 「상상력 사전」에 수록된 다양한 아이디어를 본 순간 그의 창조적 원천이 어디에서 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사전은 내게 유용하지 않았다. 오로지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만 창조적인 생각을 떠오르게 만드는 사전이었던 것이다.

 

‘나만의 아이디어 노트, 상상력 노트‘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을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도와준 책이 바로! 이 책 《글쓰기 좋은 질문 642(2013.11.30. 큐리어스)》이다. 책에는 아무런 연관성도 없고 일관성도 없는 다양한 질문들이 나열되어 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조금 놀랐다. 아무리 책 제목이 《글쓰기 좋은 질문 642》라고 해도 정말 642가지의 질문으로만 구성되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질문에 대한 생각으로 공책을 채우다 보면 미래에 소유하게 될 ‘나의 상상력 노트’가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같아 마음이 설렜다. ‘창작자를 꿈꾸는 분, 스토리텔링을 원하지만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분, 창조적인 일을 해왔지만 내 안의 샘이 마른 것처럼 느껴지는 분들에게 또 다른 문을 열어줄 것’이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나처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이 부러웠던 분, 나만의 아이디어 노트를 만들고 싶은 분들께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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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중학생을 위한 멘사 수학 천재 멘사 어린이 시리즈
존 브렘너 지음, 권태은 옮김 / 바이킹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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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비 중학생을 위한’이라고 대상을 정확하게 꼬집어 주는 《멘사 수학 천재(2013.11.25. 바이킹)》는 수학의 원리를 퍼즐과 같은 「놀이」를 통해 습득하는 과정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저는 예비 중학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현재 중학생도 아니기에 이 책을 읽어도 될까 잠시 망설였습니다. 망설인 이유는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하지만 제목 앞에 붙은 수식어가 마음에 걸렸던 것이지요.

 

중학교 때까지 곧잘 나오던 수학 점수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너무나도 낯선 점수로 변해갔습니다. 엄마는 학창시절 수학을 못했던 자신의 탓이라며 위로해 주었지만 낮은 수학 점수의 충격은 엄마의 위로로도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접하는 수학은 단순한 덧셈, 뺄셈에 불과합니다. 이런 단순한 작업도 엑셀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쉽고 빠르게 해치울 수 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그렇게 간절했던 수학 점수가 이제는 아무런 감흥도 주지 않는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 책에 관심이 갔던 것일까요?

 

《멘사 수학 천재》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하는 퍼즐은 어린아이, 성인 가리지 않고 뇌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합니다. 이 책에 수록된 퍼즐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강제성이 부여되지도 않고, 한 문제를 풀지 못하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지도 않습니다. 오롯이 이 책을 손에 쥔 사람의 마음이면서 동시에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책이라는 말이지요. 그래서 레벨1부터 레벨5까지 책장을 넘길수록 점점 더 높은 난이도의 퍼즐 문제가 등장하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쉽게 풀리는 문제도 있는 반면,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답을 찾지 못하는 퍼즐 문제도 나오지만 그냥 넘어가도 무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풀지 못하는 퍼즐 문제가 점점 더 많아질수록 마음이 무겁습니다. 저의 뇌는 이 책 한 권을 읽는 것만으로 수학을 학습이 아닌 놀이로 받아들이기는 아직 무리인가 봅니다.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어린아이에게 적합한 책입니다. 단지 퍼즐을 가지고 노는 동안 어려운 수학 공식까지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뇌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지 않던 방식으로 써보고 싶은 성인에게도 추천합니다. 저는 구구단 이십 단 외우기가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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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드로잉 노트 : 여행 그리기 이지 드로잉 노트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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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언가를 그리는 행위를 시도하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부족한 실력을 아쉬워하며 그림 그리는 시간을 견뎌야만 했던 시절이 끝난 이후로 아마도, 아니 정확하게 처음이다. 학창시절에는 그림을 잘 그리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고, 상을 받을 수 있었으며 선생님께 칭찬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높은 점수도, 상도, 선생님의 칭찬도 받을 정도의 실력이 아니었다. 이럴 때는 단지 평범한 그림 그리기 실력을 타고 났나보다 생각하고 넘어가면 마음이 편안하겠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지나가다가도 돌아와서 다시 보고, 누구나 감탄하는 그림 그리기 실력을 갖춘 나의 엄마 때문이었다.

 

그렇다! 이 부분에서 당신이 예측하였듯이 ‘나는 왜 엄마를 닮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을 미술시간마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 방학을 맞이했던 때에는 엄마에게 가르쳐 달라고 조르고 졸라 -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한 뒤 - 데생을 배우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의 그림 그리기 실력은 크게 향상되는 조짐이 나타나지 않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교를 거쳐 사회생활을 하면서 성적에 반영되는 등 그림을 잘 그려야할 반강제적인 이유가 사라지면서 나의 마음속에 있던 ‘나도 엄마처럼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욕망도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끔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이 수록된 여행에세이를 읽을 때면 10대에 이루지 못했던 그 욕망이 마음속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그리고 2013년 마지막을 향하는 지금! 나는 다시 풋풋했던 시절 간절하게 원했던 그 희망을 이루고자 다시 연필을 들었다.

 

아직 짧은 선도 반듯하게 긋지 못해서 삐뚤빼뚤하고, 동그라미를 둥글게 그리지도 못해서 찌그러진 원이지만 「스케치의 수준은 당신의 소질과는 상관없는 오로지 얼마나 꾸준하게 관찰하고 연습해 봤는가로 결정될 뿐이다(p.16)」라는 말로 내게 용기를 주는 《이지 드로잉 노트-여행그리기(2013.11.19. 진선아트북)》로 나는 매일 한발자국씩 전진하고 있다.

 

나는 아직 이 책의 맨 뒷장을 펼치지 않았다. 처음부터 복잡한 그림 그리기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선 긋기와 납작한 동그라미 그리기 등 기초부터 시작해서 한 단계 한 단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 하루 한 시간을 투자하는 그림 그리기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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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버트런드 러셀 지음, 최혁순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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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2013.10.25.문예출판사)》는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 종교, 학문 그리고 정치에 관한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인문서이다. 완벽한 지성을 갖춘 철학자라고 평하고 싶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버트런드 러셀이 말하는 종교와 학문, 정치에 대한 견해를 그의 글로 읽는다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영광이다. 그런데 삶에 회의적이었던 인물로 알고 있는 그가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사실이 의아했다. 버트런드 러셀은 스스로 다섯 살이던 어느 날 앞으로 일흔 살까지 살아야 하는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지루할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고백한다. 또한 사춘기 때는 자살의 유혹도 느꼈었다고 말한다. 그랬던 그가 말하는 행복에 대한 가치관은 굴곡 없이 살아왔던 사람이 말하는 그것보다 진정성을 갖추었으리라 짐작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를 읽으며 인상 깊은 글은 「행복에 이르는 길」이란 주제로 쓴 글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하길 원한다. 생존을 위한 모든 행동은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행복을 느끼는 기준은 개인적인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동일하거나 일정하지 않다. 버트런드 러셀이 설명했듯이 행복의 조건은 있어도 행복의 규칙은 없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행복에 이르기 위한 길은 버트런드 러셀이 이 책에서 『행복』에 이어서 말하고자 하는 종교와 학문, 정치와 연결되어 있다. 버트런드 러셀이 수학에 대한 탐구욕을 불태우면서 삶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버릴 수 있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 글을 쓰는가」란 주제의 글도 인상 깊었는데 이유는 하루에 고칠 필요가 없는 약 3천 단어 이상의 글을 써내는 초인적인 능력을 지녔던 버트런드 러셀의 노하우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나의 글쓰기 실력을 확 바꿀 수 있을 대단한 비법을 전수받은 것은 아니지만 평범한 사람은 따라갈 수 없는 천재적인 능력을 지난 철학자의 글쓰기 방법에 대한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었기에 내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나도 ‘어떤’ 노력을 시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기의 지성, 철학자’라 불리는 버트런드 러셀의 인문서라고 해서 오랜 시간 붙잡고 있어야 할 책이라고 지레 짐작하고선 반드시 마지막 장까지 읽어내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다잡고 시작했는데 의외로 술술 읽히는 바람에 약간 얼떨떨하다. 그런데 책을 덮고 보니, 이 책은 버트런드 러셀의 대표 에세이를 골라 엮은 것이라고 한다. 왜 쉽게 읽혔는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 저자가 버트런드 러셀이라고 해서 어려울 것이라고 미리 예상한 뒤 읽어보지도 않고 뒷걸음치지 마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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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 받은 황비 1~2 세트 - 전2권 블랙 라벨 클럽 7
정유나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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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은 정말 오랜만에 읽습니다. 어쩐지 로맨스 소설은 어릴 때나 읽음직하다는 편견 때문인지, 아니면 전공서적 혹은 인문서적을 위주로 읽겠다는 다짐 때문인지 눈길을 사로잡는 로맨스 소설과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가장 강력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트와일라잇」시리즈를 버금가는 로맨스 소설은 이제 없을 거라는 이상한 믿음으로부터 비롯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올 가을 드디어 만났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갑작스럽게 쌀쌀해진 날씨에 마음이 싱숭생숭 했는데요. 이런!! 《버림 받은 황비(2013.09.27.디앤씨미디어)》를 읽은 후 더더욱 마음 둘 곳이 없어졌습니다. 나도 모르게 ‘외롭다’라는 말을 내뱉는 나를 발견하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를 만큼.

 

《버림 받은 황비》는 「카스티나 제국」이라는 가상공간이 배경입니다. 그리고 카스티나 제국을 다스리는 황제와 황태자 그리고 황제에게 충성을 맹세한 모니크 후작가, 라스 공작가, 베리타 공작가의 사람들이 주요 등장인물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모니크 후작가의 여식 ‘아리스티아 라 모니크’이며, 이야기의 출발은 모두 아리스티아의 기억과 연결됩니다.

 

1권의 처음, 태어나자마자 황태자비로 내정되어 미래의 황후로서의 교육을 받으며 자랐던 아리스티아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아리스티아는 황후가 되지 못하고 황비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그녀가 황제에게 죽음을 당해 모니크 후작가는 몰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리스티아가 불행했던 이유는 그녀에게 냉담했던 황태자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눈을 떠보니 그녀는 열 살 소녀였습니다. 기억 속에서 분명 열일곱이었는데 말입니다. 차가운 황제에게 모욕당하고 죽음을 당한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열 살 소녀 아리스티아는 다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삶을 살지 않겠다고, 미래 황후라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겠다고 신께 맹세합니다.

 

현재 아리스티아가 살아가는 시간은 그녀의 기억 속에 있는 전생과는 다릅니다. 오롯이 그녀를 신뢰해주며 사랑해주는 아버지가 계시고, 알렌디스와 카르세인이라는 두 명의 친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황태자 루블리스는 전생에서 그녀에게 늘 차가웠던 그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그러나 아리스티아는 전생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전생과 같은 운명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전생의 기억에 매달리게 됩니다. 2권 마지막, 그녀의 현재 심경이 체스판 위에 놓인 말을 통해 그려진 부분의 심리 묘사는 정말 멋집니다.

 

《버림 받은 황비 1,2권》은 여주인공의 혼란스러운 심리가 주를 이룹니다. 로맨스의 방향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나는 이 소설을 무척 설레면서 읽었습니다. 아직 아리스티아의 마음이 누구에게로 향할지 알 수 없지만, 누구를 만나든지 그녀를 응원하고 싶을 만큼 나는 그녀의 팬이 되었습니다.

 

《버림 받은 황비》는 총 5권의 장편소설입니다. 총 5권 중 2권을 읽었으니 소설 구성단계 중 ‘발단에 이어 전개’까지 읽은 셈입니다. 앞으로 주인공 아리스티아의 운명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리스티아를 바라보고 있는 세 명의 남자는 또 어떻게 될지 무척 궁금합니다. 그리고 아리스티아는 벗어나고 싶었던 전생의 기억에서 자유로워졌을지, 뒷이야기를 어서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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