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로 쓰기 - 김훈 산문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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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은 내 밥벌이의 도구다.
글자는 나의 실핏줄이다.

꽃씨들이 모두 흩어지면 억새는 땅에쓰러지고, 가을은 다 간 것이다.

백일홍은 오랫동안 되어서 백일홍인데, 꽃이 질 때도 느릿느릿 사위어간다.
무너져서 결실을 이루니, 무너짐과 피어남이 본래 같은것임을 가을의 호수공원에서 나는 안다.

늙은 여성들이 젊은이들을 못마땅하게 말할 때는 ‘요샛것들‘ 이라는 삼인칭 복수대명사를 쓴다. 내가 분석해보니까, 요샛것들‘이란 주로 며느리들을 가리키는데, 

나는 사람들이 ‘영감‘이라고 말할 때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를 알지 못한다.
내가 겨우 쓰는 글은오직 굼벵이 같은 노동의 소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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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달린 벌 문학동네 시인선 72
권기만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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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멀리 두면
도로는 강으로 진화하고 있다. 

콩나물

곧추세운 코브라 대가리



몸은 버리고 머리로 살아남는 게 
이 진화의 다음 단계라고

타박타박 낙타처럼 걸어가는 활자들,
길 잃으러 사막 간다 길 버리러 사막 간다.
「도서관 3」 부분

모래는 발자국을 기억하지 않는다.

벌에게는 날개가 발이다.
우리와 다른 길을 걸어
꽃에게 가고 있다
뱀은 몸이 날개고,
식물은 씨앗이 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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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잘 있습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03
이병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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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으면
선인장이 하나 생기나요.

완력한 사랑은 공중에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어찌 삶이 비밀이 될 수 있단 말인가

겨울 내내 눈을 삼켜서
벚나무는 저리도 종이눈을 뿌리는구나

시는 쓰려고 앉아 있을 때만 써지지 않지

우리는 왜 그렇게 들어놓고도
그 말이 어떤 말인지를 알지 못해 애태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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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
김경원 지음 / 푸른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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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대학생이 된 김경원군의 첫 시집이다... 지체장애3급이지만, 그의 시에는 마음이 담겨있다...
시에서는 그것을 진정성이라고 했던가...

시 하나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다던 김경원군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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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
김경원 지음 / 푸른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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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은
성공한 사람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은
공부 잘하고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은
배경 좋고 돈 많은 사람도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은
걱정 근심 없이 잘 사는 사람도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값지고 아름답게
빛을 내는 보석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입니다.

그런 당신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값진 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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