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되지 않는 엄마 - 임경섭의 2월 시의적절 14
임경섭 지음 / 난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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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저자 처럼 어머니를 2월에 보내드렸다.
4년이란 세월이 금방 간다.
당시 코로나로 정말 지인들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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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둥켜안다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결혼한 지 십 년도 넘은 나는연애 시절 포함 십여 년의 세월 동안2월 14일이 되면 한 번도 빠짐없이아내에게 초콜릿을 사달라고 졸랐다.
그러면 아내는 역시 단 한 번도 빠짐없이초콜릿을 사주지 않았다.

"무엇이 되고 싶어?"

그해 2월은도무지 이월되지 않고여기까지 와 있다

언어가 소통의 매개라면, 언어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해 2월은잊히지 않고기어코 여기까지 와 있다

원망스러운 그해 2월이,
그해 2월만 아니었다면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내가이런 글은 쓰지도 않을 것 같은 나로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은그런 2월이다른 길로 가지 않고 온전히 내 옆에 살아 있다

죽지 않고 여기에 있어서 다행이다내가 죽을 때까지 죽지 않을 것 같아서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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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세상이 환하다

"원래 우리네는 못 먹는 풀이 없어."

카밀은 정말 손재주가 많은 청년이었다.

"소개비를 20만 원이나 줬어요.

카르마는 모든 걸 창조한다.
마치 예술가처럼.
카르마는 모든 걸 만들어낸다.
마치 춤꾼처럼.

즐거움은 밑에 까는 조그만 방석즐거움은 위에 걸친 누더기 면포즐거움은 무릎을 받치는 명상대즐거움은 배고픔을 잘 견디는 몸뚱이즐거움은 바로 이 순간에 머물며궁극의 목표를 인식하는 이 마음나에겐 이 모든 것이 다 즐거움의 원천즐겁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네.

티베트에선 죽음이 끝이 아니라 새 시작의 전 단계에

즐거움은 내가 끌고 가는 리어카즐거움은 내가 입는 흙 묻은 작업복즐거움은 선인장 가시 대신 받는 면장갑즐거움은 외로움 잘 견디는 이 몸뚱이즐거움은 바로 이 순간에 머물며참된 목적 바로 보는 나의 마음나에게 이 모든 것 다 즐거움의 원천즐겁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네.

"우린 불법체류 전문가인데요 뭐. 법이 어떻든 상관없어요. 지금도 불법이고 옛날에도 불법이었으니까 앞으로 계속 불법인 거. 당연하지요.
불법에 대한 연습, 잘돼 있으니 걱정 없어요."

고용허가제의 핵심은 나쁠 게 없었다.

어온 말이기도 했다. 니네들과 우리・・・・・・사이엔 건널 수 없는 피부색의강, 민족의 강, 그리고 우열의 강이 흐르고 있었다.

아름다운 세상 만들어가자.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우리는 노동자, 쓰러지지 않아. 밟히고 또 밟혀도 다시 일어나.
누가 뭐래도 우리는 노동자 작업복에도 아름다운 일꾼,
피땀 흘리면서 당당히 살아간세상을 바꾸는, 한국을 만드는 노동자,
(We make Korea, We make Korea, We make Korea. We love Korea)세상이 말해주잖아. 이 땅에 우린 함께 왔잖아.
우리 모두 모여서 함께 만들어가자.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코리아.
(We make Korea, We make Korea, We make Korea, We lov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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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저항하고 질문하는찌그러진 존재로서의 시인의 젊음을나는 사랑한다.

폐허가 자유광란이 고립악마가 허무하체가 사라지고 헛웃음 출렁거린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가만히 시드는 일

그때까지 참고 있던 문 플라워고백처럼 터뜨리는 꽃말이골목 빈터에 첫 물방울처럼 떨어진다내 두 눈 실핏줄 모두 터졌다

홍수 속에 마실 물이 없어요

망할놈의 세상절망은 어디까지인가

강물 아래 달달 아래 강물진주 박힌 푸른 물결바위 위에 흔들리는 촛불

실패거나 실패거나언어로 한 세계를 투시하지 못하고사기꾼 창녀 도둑들과함께금빛 사원 주위를 서성이는 나는

휴대전화들이 입술 대신 약속을 주고받는다

나는 내 길을 가고 있어그게 내 권력이야

나 살아있다!
다울컥 몸을 떠는 한여름이다

사막과 별 사이술과 책 사이

깨질 듯 깨질 듯 피어나는 봄날돌에 시를 새길 때 돌가루눈에 들어갈까눈깜작이를 연습하고 있는 그에게

산티아고 순례길‘
나를 만날 수 있는 것은나뿐인가하늘 아래 가득한 질문 하나A

광란의 스포츠카가 절규한다단한번의 대결이다죽어도 좋아!

죽음의 감광지에 비친소스라치게 따스한 내 입술당장 서울로 돌아가고 싶다모래 속으로 익사하는 개

여자들은 대담하게 얼굴에 칼을 대고남자들은 거세 공포증에 시달리다결국 아이 울음소리 잘 들리지 않는자궁 드러낸 소울

날벌레의 혼이 도시를 점령했다지하철에도 휴대전화들이 떠다닌다끝내 만날 일 없는 발자국과 발자국들이누더기 햇살 속을 어른거린다휴대전화끼리 속이고 사랑한다휴대전화끼리 축의금과 조의금을 주고받는다병원으로 화장장으로 도깨비불들이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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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행동으로 보여주면 그게 말인 거야."
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의 어머니가

"열린 마음은 문지기 없는 요새와 같다."
이오시프 스탈린. 민주적이지않은 체제에서는 열린 마음을경계한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속담
"공도자가 물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스승께서 따지기를좋아한다고 일컫는데, 감히 여쭙겠습니다. 왜 그러시는지요? 맹자가 대답했다. 내가 어찌 따지기를 좋아하겠는가. 어쩔 수 없어서다."
「맹자』

"뛰어난 화술을 갖춘 사람은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신중하게 말을 고른다."
발타자르 그라시안(17세기스페인 예수회 사제). 처세술에 대한 그의 책이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져 있다.
"아버지가 만약 다른 사람과논쟁하고 있을 때에는 다른 사람의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
탈무드」

"나에게 나무를 자를 여섯시간을 준다면 나는 먼저 네시간을 도끼를 날카롭게 하는 데 쓰겠다."
에이브러햄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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