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웃집 너스에이드
치넨 미키토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정말로 이곳에선 기술만으로 계급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프로 스모의 세계 같다.p.45
한국에도 간호조무사가 있듯, 일본에도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돌보는 일을 맡는 간호조무사, 즉 너스 에이드가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간호조무사 미오와 의사 등급 중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는 프리미엄급을 맡고 있는 통합 외과 병동의 수술 명의 류자키의 이야기다.
소설을 읽는 동안 우리나라 의학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의학 분야에서는 감정이 아닌 데이터와 기술이 우선이라고 믿는 T 성향의 의사 류자키는 바늘로 찔러도 피도 눈물도 안 나올 듯한 차가운 인물이다. 그러나 미오와 함께 일하면서 서서해 변화해 가는 과정이 이 소설의 중심축이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변해간다. 미오의 숨겨진 비밀이 소설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키는 중요한 축이 되었고 덕분에 이 작품은 단순한 의학 소설을 넘어 개인의 성장과 치유를 다루는 감동적인 서사로 확장된다.
각 에피소드에서 실제 병동에서 벌어질 법한 의료 현장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가운데, 류자키의 마음의 인간미 변화를 가져온다. 미오가 왜 간호조무사가 되었는지 그 이유도 밝혀진다. 미오는 몸의 아픔이 곧 마음의 아픔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며 그 과정에서 류자키의 치료에도 영향을 준다. 두 사람의 호흡은 점점 잘 맞아가고 차갑고 로봇 같던 의사인 류자키와 환자를 가족처럼 대하는 간호조무사 사이의 케미는 서서히 따뜻해지며 이 작품을 읽는 데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재미는 미오와 류자키의 케미에 있다. 여기에 가끔 등장하는 코믹한 장면들이 잔잔한 웃음을 더하기까지 해서 이 소설이 원작이었던 ott 드라마 이웃집 너스에이드도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이웃집 너스에이드는 의학 소설의 전문성과 인간적인 서사를 모두 갖춘 따뜻한 정과 잔잔한 감동 그리고 소소한 웃음을 모두 담은 작품이다. 의학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소설은 충분히 매력적인 소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