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 무너지지 않는 마음 공부
홍자성 지음, 최영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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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요즘처럼 마음이 아픈 이들이 많아지는 시대에,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으로 책을 읽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는 책들은 많지만, 이번에 읽은 <채근담> 은 특히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이 추천한 책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채근담>은 명나라 학자 홍자성이 저술한 책으로, 인간의 도리와 삶의 자세를 담고 있다. 제목 그대로 ‘채소의 뿌리’라는 뜻을 지니며, 소박하고 검소한 삶의 가치를 강조한다. 이번에 읽은 책은 홍자성의 원문을 최영환 저자가 엮은 것으로, 독자가 삶의 방향을 다시금 성찰하고 인간관계 속에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에는 총 356개의 주제가 실려 있으며, 이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 내가 지켜야 할 마음가짐과 인간관계의 기준을 다시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중국 명각본의 전집과 후집의 내용을 각각 담고 있으며, 하단에는 이에 대한 해설이 덧붙여져 있어 구절 하나하나의 의미를 곱씹으며 깊이 사유할 수 있게 한다.



저자는 <채근담>을 통해 독자 스스로에게 묻는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이는 곧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에게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삶을 대하는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결국 《채근담》은 단순히 고전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삶의 무게 속에서도 소박함과 지혜를 잃지 않도록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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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밖의 이름들 - 법 테두리 바깥의 정의를 찾아서
서혜진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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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인권 변호사라는 특별한 직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변호인은 기본적인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 변호사법 제1조 1항의 정신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원칙을 삶과 글로 실천해 온 서혜진 변호사의 이야기다.

작가의 문체를 읽다 보면 그의 성향을 자연스레 짐작할 수 있다. 서혜진 변호사의 글은 변호사답다고 표현해야 할까. 앞뒤 논리가 정연하고 설득력이 있어, 마치 법정에서의 변론 한 장면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글 곳곳에는 단호하면서도 묵직하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사회에서 가장 연약한 이들을 대변하고 목소리를 내주는 것이 바로 서혜진 변호사다. ‘연약하다’는 표현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대신 싸워주는 사람의 존재는 필요하다. 가장 외롭고 힘든 순간,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변호사가 있기에, 그는 변호를 통해 세상 밖으로 조금씩 나오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작은 도움을 실천하라는 강력한 외침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단순히 사건이 벌어진 뒤의 대처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아니라, 소를 잃기 전에 미리 고쳐보자는 제안이자 호소다. 변호사로서의 절실한 외침이면서, 동시에 한 시민으로서 세상에 던지는 강력한 요청이 담긴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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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의 진짜 직업
나심 엘 카블리 지음, 이나래 옮김 / 현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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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철학은 돈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흔히 듣곤 한다. 그래서 늘 궁금했다. 위대한 철학자들은 삶의 지혜를 남기면서 정작 생계를 위해서는 어떤 일을 했을까? 이번에 읽은 <철학자들의 직업> 은 바로 그 물음에 답을 주는 책이었다. 저자가 라디오에서 다룬 철학자 이야기들을 모아 엮은 이 책은, 총 40인의 사상가들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소개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철학자들의 사상 뒤에는 의외의 직업들이 숨어 있었다. 배우이자 코미디언이었던 이브 퀴세, 정비공으로 일했던 매튜 크로포드, 심지어 은행 강도였던 베르나르 스티글레르와 노예 신분이었던 에픽테토스까지. 철학자라고 하면 고요히 학문에만 몰두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무색해졌다.

책은 각 철학자의 직업과 그가 펼친 사상을 나란히 소개하며, 삶과 철학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한 전기 소개를 넘어, 그들의 삶을 통해 철학적 통찰을 간접적으로 배우게 되는 셈이다.

결국 이 책은 ‘철학자들의 밥벌이는 무엇이었을까?’라는 가벼운 호기심으로 시작해, ‘철학은 삶과 얼마나 밀접한가’라는 더 깊은 질문으로 이끈다. 철학을 어렵게만 여겼던 이들에게는 철학을 생활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잡이가 될 듯하다. 궁금한 철학자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면 어느새 철학이 조금 더 가까워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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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색 시각의 너희들은 - 제14회 야마다 후타로상 수상작
마에카와 호마레 지음, 안소현 옮김 / 뜰boo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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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책 제목부터 몽환적이다. ‘남색 시각’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어딘가 우울하고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이 책은 어쩌면 사회의 저편에서, 우리가 더 많은 관심과 도움을 주어야 할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 명의 아이들은 모두 집안에 무거운 근심을 안고 산다. 조현병을 앓는 어머니를 돌보는 고하네, 양극성 장애가 있는 할머니를 돌보는 고헤이, 알코올 중독자인 어머니와 어린 동생을 책임지는 린코. 이들은 또래들이 겪지 않아도 될 짐을 홀로 짊어진 채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들에게 도움의 손을 내민 유일한 어른이 있었으니, 바로 아오바 씨다. 그는 삶에 지친 아이들에게 위로와 따뜻함을 전하며 잠시나마 숨 쉴 틈을 준다. 하지만 마을에는 그가 살인자일지도 모른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아이들은 이 감정이 진짜 믿어도 되는 것인지 혼란에 빠진다.


그러던 중,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다. 혼란과 공포 속에서 아오바 씨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하지만, 재난 이후 남은 것은 깊은 상처와 불안뿐이다.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아이들은 아오바 씨의 헌신과 그가 남긴 말을 곱씹는다. 그리고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면서, 각자의 상처를 마주하고 서서히 회복과 치유의 길로 나아간다.


감당하기 힘든 삶을 살아내야 했던 아이들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 소설은 분명 우리 곁에도 있을, 그러나 우리가 미처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동시에,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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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너스에이드
치넨 미키토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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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정말로 이곳에선 기술만으로 계급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프로 스모의 세계 같다.p.45


한국에도 간호조무사가 있듯, 일본에도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돌보는 일을 맡는 간호조무사, 즉 너스 에이드가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간호조무사 미오와 의사 등급 중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는 프리미엄급을 맡고 있는 통합 외과 병동의 수술 명의 류자키의 이야기다.


소설을 읽는 동안 우리나라 의학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의학 분야에서는 감정이 아닌 데이터와 기술이 우선이라고 믿는  T 성향의 의사 류자키는 바늘로 찔러도 피도 눈물도 안 나올 듯한 차가운 인물이다. 그러나 미오와 함께 일하면서 서서해 변화해 가는 과정이 이 소설의 중심축이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변해간다.  미오의 숨겨진 비밀이 소설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키는 중요한 축이 되었고 덕분에 이 작품은 단순한 의학 소설을 넘어 개인의 성장과 치유를 다루는  감동적인 서사로 확장된다.


각 에피소드에서 실제 병동에서 벌어질 법한 의료 현장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가운데, 류자키의 마음의 인간미 변화를 가져온다. 미오가 왜 간호조무사가 되었는지 그 이유도 밝혀진다. 미오는 몸의 아픔이 곧 마음의 아픔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며 그 과정에서 류자키의 치료에도 영향을 준다. 두 사람의 호흡은 점점 잘 맞아가고 차갑고 로봇 같던 의사인 류자키와 환자를 가족처럼 대하는 간호조무사 사이의 케미는 서서히 따뜻해지며 이 작품을 읽는 데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재미는 미오와 류자키의 케미에 있다. 여기에 가끔 등장하는 코믹한 장면들이 잔잔한 웃음을 더하기까지 해서 이 소설이 원작이었던 ott 드라마 이웃집 너스에이드도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이웃집 너스에이드는 의학 소설의 전문성과 인간적인 서사를 모두 갖춘 따뜻한 정과 잔잔한 감동 그리고 소소한 웃음을 모두 담은 작품이다. 의학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소설은 충분히 매력적인 소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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