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합성 인간 - 낮과 밤이 바뀐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생체리듬과 빛의 과학
린 피플스 지음, 김초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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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처음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특별한 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몸이 늘 찌뿌둥하고, 이유 없이 피곤하며 불면증까지 이어졌던 경험 때문이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일상 속에서 가졌던 작은 궁금증에도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반려견 포메라니안 토리가 마치 시간을 아는 듯 내가 퇴근할 때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산책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신호를 보내는 모습이 늘 신기했는데, 이 책 『광합성 인간』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이 책은 과학을 바탕으로 쓰였지만, 어렵고 딱딱하지 않다. 저자는 빛이라는 주제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내며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빛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과학전문기자인 저자는 불면증, 소화불량, 우울증, 집중력 저하의 원인을 생체리듬의 붕괴로 설명하며, 실제로 벙커에서의 생활 실험을 통해 빛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기록했다.그것을 통해 인간의 일주기 리듬의 존재를 알게 되고 어떤 색의 빛이 우리의 몸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빛의 결핍이 어지럼증·무기력·체온 조절까지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저자는 태아 때부터 발달하는 일주기 체계가 우리 몸 구석구석에 존재하며, 빛을 통해 이 리듬이 조율된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빛이 단순히 ‘밝게 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 삶의 균형과 건강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책을 덮으며 나는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겪었던 피로와 불면증, 그리고 알 수 없던 무기력의 원인이 단순한 스트레스가 아니라 빛과 생체리듬의 불균형 때문일 수도 있겠구나 하고 말이다. 결국 만병의 근원이라 여겨지는 스트레스조차 몸의 리듬이 깨지면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광합성 인간』은 빛과 리듬의 조화를 통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는 길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일상 속 피로와 불면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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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 은퇴와 노화 사이에서 시작하는 자기 돌봄
이병남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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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아버지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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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 은퇴와 노화 사이에서 시작하는 자기 돌봄
이병남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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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오늘도 성장하고 있습니다>는 은퇴와 노화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그 길에 들어선 이들을 위한 책이다. 흔히 은퇴는 경력의 끝, 노화는 쇠퇴의 시작으로 여겨지지만, 저자는 그것을 또 다른 성장의 출발점으로 바라본다. 특히 50~60대는 직장에서 물러나는 시기와 신체적 변화가 맞물리며 공허감과 허탈감을 크게 느낀다. 평생 다니던 회사를 떠나면 그동안 받았던 대우가 사라지고, 갑자기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된 듯한 감정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상실감 속에서도 성장을 멈추지 않는 방법이 있음을 차분하게 일러준다.



저자는 LG 인화원의 사장을 지낸 이병남 전 사장으로, 은퇴 후에도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삶을 성장을 모색해왔다.그 배움과 깨달음을 담은 이 책을 통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공식’을 담았다.이미 저술 경험이 있는 그는 이번 책을 통해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구체적이고 따뜻한 길잡이를 제시한다. 평범한 모든 사람들이 겪을 것이기에 다른 사람이라고 이러한 상황과 감정을 겪지 않을리는 없다.이 책이 조금 더 먼저 겪어본 사람 입장에서 세심하게 다가올만한 것들을 담았다. 핵심은 노화와 퇴화를 구분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며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과 태도까지 퇴화할 필요는 없다. 열심히 살아온 만큼 이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그는 은퇴 후 삶을 "주연에서 조연으로, 선수에서 코치로" 역할을 바꿔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단지 과거의 위치와 영광에 집착하기보다, 젊은 세대와 관계를 맺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혼자서는 새로운 삶을 열어가기 어렵기에 사회적 가족을 만들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계는 성장의 또 다른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흔하나의 나이를 ‘쇠퇴의 나이’가 아닌 ‘성장의 나이’로 바라본다. 물론 노년기의 성장은 청년기의 직선적인 성장과는 다르다. 하지만 곡선이라 해도 성장은 여전히 가능하며, 내적인 젊음을 통해 또 다른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은퇴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며, 자신을 가두는 경계를 허물고 삶을 확장할 기회다.



<오늘도 성장하고 있습니다>는 단순히 은퇴 준비서가 아니다. 은퇴를 앞둔 사람에게는 미래를 계획할 용기를, 이미 은퇴 후 허탈감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마음의 위로와 공감을 전한다. 성장의 가능성은 나이에 의해 제한되지 않으며, 깨달음은 언제 어디서든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운다. 아이의 눈길에서도, 동물의 행동에서도 삶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듯, 우리의 노년 또한 성장의 시간으로 채워질 수 있다.



이 책은 결국 “나는 여전히 성장할 수 있는 존재다”라는 믿음을 심어준다. 은퇴와 노화를 두려움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또 다른 성장의 길로 초대하는 책이기에 많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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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 소담 클래식 5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 지음, 안영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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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낭만주의 작가이자 언어학자인 막스 뮐러의 책 『독일인의 사랑』 은 처음부터 끝까지 서정적인 언어로 가득하다. 제목 그대로 사랑을 다루고 있지만 단순한 연애 소설이 아닌 인간 존재와 감정의 본질을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다. 특히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묘사되어, 읽는 내내 서정적인 문체로 사랑을 그려내며 꿈결 같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전한다.

작품 속 화자인 ‘나’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순수한 소년이다. 어머니에게 사랑을 표현하는데 서슴지 않고, 마리아 공녀를 향한 마음 또한 숨기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적인 규범과 현실 앞에서 그는 갈등하게 된다. 그는 아버지와 성을 방문하는 자리에서도 비천하에게 자기 마음을 드러낸다. 어린 나이 때문일 수도 있지만,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 그의 모습은 순수하게 다가온다.

사람을 좋아하는 게 나쁜 일인가요? 왜 그걸 겉으로 표현해서는 안 되는 거죠?

p.21

이후 ‘나’는 비천하의 집을 드나들며 마리아 공녀와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점차 특별한 감정을 품는다. 그러나 마리아는 아픈 몸이었고, 의사의 만류 속에서 '나'는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한다. 결국 마리아와의 마지막 만남을 끝으로 두 사람은 영영 헤어지게 된다.

사랑은 본래 아름다운 감정이지만, 이 작품 속에서는 달콤한 감정보다는 안타까움과 슬픔으로 비친다. 그럼에도 그 감정은 단순한 비극을 넘어, 사랑의 본질과 인간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독일인의 사랑>은 막스 뮐러 특유의 서정적 감수성과 탁월한 언어 표현이 어우러져, 읽는 이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기는 소설이었다.

단순히 뮐러는 언어를 감각적 묘사에만 그치지 않고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사랑을 통해 인간 존재의 깊이를 탐구한 이 책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읽을 가치가 있는 고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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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라는 왈츠는 우리 없이도 계속되고
비르지니 그리말디 지음, 손수연 옮김 / 저녁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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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를 읽고 비르지니 그리말디의 팬이 되었다. 프랑스 신인 작가로 데뷔해 단숨에 프랑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여성 소설가로 자리 잡은 그녀는 이제 열 번째 작품인 "세상이라는 왈츠는 우리 없이도 계속되고"를 내놓았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 한 권만 소개되어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 신작 출간으로 다시 한 번 그녀의 서정적이면서도 위트 있는 글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아버지를 잃고 깊은 슬픔에 잠긴 엘사와, 글쓰기에 대한 허무함으로 괴로워하는 작가 뱅상이다. 두 사람은 각자 정신과 진료실을 찾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러나 의사의 대답은 거의 없고, 독자는 오롯이 두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엘사와 뱅상의 슬픔을 위트 섞인 말로 풀어내 독자를 웃게 만들고, 각자의 슬픔과 고통을 허심탄회하게 드러낸다. 그러다 진료 대기실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진다. 처음에는 선을 긋던 엘사도 점차 뱅상에게 마음을 열고 거리를 좁혀 간다.

결국 두 사람은 각자의 상처를 극복하고 더 이상 정신과에 오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우울과 상실을 견뎌낸 끝에 성장해 나가는 모습은 전작 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와도 닮아 있다. 힘든 현실 속에서도 삶의 희망을 발견하게 해주는 결말은 역시 비르지니 그리말디다운 따뜻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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