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가 일각돌고래라면 -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편견에 대하여
저스틴 그레그 지음, 김아림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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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물에 비해 월등히 앞선다고 알려져 있는 지능을 바탕으로 인간은 엄청난 문명과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편리하고 많은 것을 즐길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에 대해서는 동의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기술의 발전이 우리 인류에게 지금껏 좋은 것만 선사한 것은 아닙니다. 살상 무기의 개발이나 환경 파괴 등을 통해 직접적인 생명의 위협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터전, 지구의 수명까지 급속히 단축시키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우리는 대게 동물에 대해 우리 인간보다 하등 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대하고 심지어 심각하게 학대를 가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접하고는 합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이 살아있는 생명에게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고 때로는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들이 그런 일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아마 이는 자신이 그 동물들보다 더 우월한 존재라는 인식에 기반한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인식에서부터 상대 존재를 함부로 대하는 생각과 행동이 시작되는 것이겠죠.


하지만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어떨까요? 동물의 행동, 언어, 의사소통, 인지 등의 진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생물학 교수인 지은이. 자신의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발견한 동물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소개하고자 본 책을 집필했습니다.


앞서 살짝 언급했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까지 만들 정도로 우리 인간은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우월함을 갖고 있습니다. 하물며 물질적 혹은 비물질적인 성취에 따라 갖은 인간끼리도 다른 인간을 무시하고 비인간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아마 아무도 지금껏 의심해 본 적 없을 것 같은 이 논리에 지은이가 던진 도전장이 바로 본 책입니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튼튼한 논리와 풍부한 사례로 우리의 생각에 파장을 일으킵니다.


본 책을 통해 전하는 지은이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결국 읽는 사람의 몫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또 읽고 나니 더욱 그의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귀 기울여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으로써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급격히 바뀌지는 않더라도, 작은 변화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제게는 지은이의 바람처럼 그의 주장이 충분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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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밤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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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은 주로 지은이의 장편소설을 봤는데 이번에는 단편 모음집입니다. 단편이라고 해도 제법 분량이 되는 이야기도 많은데, 본 책에 수록된 단편들은 정말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무려  21편이 실려있는데, 이를 다시 각 이야기의 성격에 따라 1부 "차가운 밤에"와 2부 "따스한 접시"로 나누어 수록했습니다.

둘 다 좋았습니다. 1부에 수록된 작품들은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 사랑하는 가족, 중학교 입학을 앞둔 남학생의 짝사랑, 수행승의 사랑'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소설이 그런 장르긴 하지만, 해당 부에 수록된 9개의 이야기들은 특히 더 비현실적인, 즉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야기였습니다. 현실인지 꿈인지, 어디까지가 꿈이고 어디서부터가 현실인지 애매한 이야기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우리가 일생을 살아가면서 그 순간이 우리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때로는 얼마나 아름답고 빛나는 시간인지 알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후회라는 것을 하는 것이겠죠. 그렇게 나중이나마 상상하고, 불가능하지만 소망해 보는 장면들이 이야기로 펼쳐집니다. 그래서 제 이야기도 아닌에 괜스레 흐뭇해지고 뭉클해지고 했네요.

2부에 담긴 12편은 "따스한 접시"라는 그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일상적인 먹거리와 관련된 이야기들입니다. 음식은 누군가에게 생명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되며, 때로는 사랑이 되기도 합니다. 음식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은 크고도 다양하죠. 그렇게 음식, 또 그와 관련된 이야기로도 우리는 많은 위로를 받는 것 같습니다.

차가우면 차가운 대로 따스하면 또 따스한 대로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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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무릎 - 통증이 사라지고 마법처럼 걷게 된다
다쓰미 이치로 지음, 김현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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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 있는 200여 개의 관절 중 가장 많은 무게를 감당하는 무릎 관절. 그만큼 우리 인간의 활동에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무릎 관절의 기능에 따라 얼마나 우리가 원하는 대로, 원하는 만큼 움직일 수 있는지가 결정됩니다.


무릎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환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힘을 합쳐 원인을 찾고, 궁극적으로 통증을 없애는 것을 의사로서의 자신의 소명으로 생각하는 지은이. 그는 2006년 이래 15년이 훌쩍 넘는 긴 시간 동안 오직 무릎 관절만 진료하고 있다고 합니다. 약 4년 전 다리에 관한 책을 낸 적이 있고, 이는 우리나라에도 작년 초 번역본이 출간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무릎에 보다 중점을 둔 내용으로 책을 펴냈습니다. 근래 진료를 보며 새로이 알게 된 사실, 독자들로부터 받은 질문에 대한 답변, 그리고 평소 자신의 무릎 건강을 잘 돌볼 수 있는 실천법 등을 담았습니다.


만약 내용이 어려워 잘 이해가 안 된다면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나 용어로 인함이니 해당 부분은 넘어가도 좋다고 지은이는 말하면서도, '비수술적 보존요법, 일명 다쓰미식 보존요법 4가지(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다리 운동, 표준체중으로의 감량, 다리 형태에 따른 보행법, 근육 강화'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에 대해 처치를 하는 대증요법 대신 그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근본 요법 택하기', 이렇게 다섯 가지 원칙만큼은 꼭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지은이는 자신에게 처음 진료를 받는 환자들을 위해 진행하는, 약 한 시간 정도의 무릎 강의에서 '무릎 통증의 원인, 엑스레이 보는 방법' 등과 함께 이 원칙들을 전한다고 합니다.


물론 상황과 환자에 따라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도 얼마든지 있겠지만, 수술 없이 통증을 없앨 수 있다면 굳이 수술받을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지은이도 이것이 가능한 보존요법과 근본 요법을 권하는 것이겠죠.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그 어느 하나 몸이 실수로 발현시킨 것이 아니라고 지은이는 말합니다. 대증요법은 나타나는 증상에 초점을 맞춰 대응하는 방법이다 보니 통증이든 열이든 그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는 탁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원인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다면 이후 언젠가 그 증상은 다시 나타날 것입니다.


무조건적인 수술보다는 통증의 근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것에 알맞은 본인의 노력으로 무릎 건강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본 책이 이에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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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 라이즈 포 라이프 1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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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니체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나 거리감을 갖고 계신 분이라도 본 책은 괜찮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독자들이 니체의 글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본래 글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급적 쉬운 표현을 사용했다는 옮긴이. 읽는 이가 니체의 글을 자신의 힘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기를, 더 나아가 그것을 자신의 생활에 녹여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개인적인 해설까지 배제했습니다.


누군가 니체 자신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받아 '자신의 발자취를 무조건적으로 따르려 하는 것에 대한 경고'가 기억에 남습니다. 만약 니체 자신을 따르고 있다면 우선 멈추고, 읽는 이 본인을 따라갈 것을 주문합니다. 꾸준히 변치 말고.

자칫 방심하면 다시 자신(니체)의 길을 따라올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당부까지 덧붙입니다.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믿으라는 말 아닐까요?


'절망은 결코 영원하지 않다'라는 말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리 어둡고 깊은 수렁에 빠진 것 같더라도 다시 밝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 조금만 더 용기를 내고 희망을 잃지 말라는 그의 응원이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한 일에 대해 칭찬 아니면 비난을 합니다.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처럼 '이해하려는 노력이 빠져있다'라고 니체는 지적합니다. 누군가의 행동에 대한 이러한 반응은 오늘날도 여전히 그대로인듯합니다. 저부터 반성해야겠습니다.


니체가 생각하는 '책의 진정한 가치, 바람직한 역할'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지식의 확장뿐만 아니라, 그동안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거나 그동안 갖고 있던 생각에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진정 가치 있는 책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리고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바꿔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물론 책의 종류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책을 찾는 제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한 니체의 말이었습니다.


'습관이 불러올 수 있는 폐해'에 대한 니체의 지적도 기억이 납니다. 결국 습관이란 무언가에 익숙해진 결과물이라 볼 수 있을 텐데,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다른 혹은 새로운 방향으로 관점을 넓혀가는 것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습관이든 꾸준히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쏟아지는 정보들로 그것을 다 접하기조차 버거운 요즘입니다. 본 책을 통해 잠깐이라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그래서 어지러운 세상 속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고 걸어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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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네이션 아트 - 전 세계 505곳에서 보는 예술 작품
파이돈 프레스 지음, 이호숙.이기수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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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은 그 시작부터 '장소 특정적 예술'에 대한 필수 안내서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사실 예술 이름부터 매우 낯섭니다. 물론 그 의미를 이름에서 대략 유추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추정일 뿐 정확한 것은 아니니까요. 책에서는 '장소 특정적 예술'을 "작품의 구성요소가 자연적 배경을 보충하거나 특정 장소와 조화를 이루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계획되고 배치된 미술 작품"이라고 정의합니다.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장소 특정적 예술 작품들을 만나기 위해 본 책에서는 60개 이상의 나라와 300개가 넘는 도시를 여행합니다. 그렇게 총 505점에 이르는 예술 작품을 만나게 됩니다. 본 책에서는 세계를 '오스트랄라시아,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중동,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이렇게 7개의 지역으로 나눕니다. 오스트랄라시아 장에서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아시아는 다시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그리고 우리나라, 중국, 일본을 하나로 묶은 장으로 구성됩니다. 책에는 총 9개의 우리나라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서울에 살면서도 처음 만나는 서울 작품이 꽤 됩니다.


무엇보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작품 대부분이 초면이었는데, 인간이 얼마나 창의적인지 새삼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존재 자체를 처음 알게 된 작품들. 설치한 장소, 표현 방식 등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작품들의 향연이었습니다. 그 장소에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생명력을 부여하는 듯했습니다.


책의 크기와 두께가 엄청난데도 그 속에 워낙 많은 작품이 담겨있다 보니, 작품 별로 사진이 한 장씩만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읽어 나갈수록 작품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책에 실린 사진과는 다른 각도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그럼 작품이 또 새롭게 보이지 않을까 하고요.


지은이도 본 책을 통해 어디서든 세계를 여행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하면서도, 어느 곳이든 직접 찾아간다면 보다 큰 즐거움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입니다. 이는, 본 책이 독자들에게 예술 작품을 향한 여행을 떠나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지은이의 바람과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워낙 많은 작품이 담긴 만큼, 마음을 뒤흔드는, 취향을 저격하는 작품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직접 보기 위해 떠날 수 있기를. 그곳에서, 그곳으로 가는 길에, 혹은 그곳에서 돌아오는 길에 또 다른 자신만의 인생 작품, 인생 장소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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