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플롯 짜는 노파
엘리 그리피스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옆의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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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이렇게 오래가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베네딕트가 말한다.
˝저번에 코난 도일의 책을 읽는데 닥터 왓슨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막 돌아왔다는 말이 있더군요. 아직도 그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니 정말 끔찍한 일이에요.˝
˝크림반도도 마찬가지예요.˝ 나탈카가 말한다.
˝역사책에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에 대해 배우잖아요. 그런데 그녀가 활동하던 그곳에서 여전히 전쟁이 진행 중이에요. 있잖아요, 동물들이 체르노빌 주변의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번성하고 있다는 글을 읽었어요. 그 무엇도, 치명적인 방사선조차도, 동물에게는 사람 근처에 사는 것보다 더 나아요.˝
˝인간은 괴물이에요.˝ 하지만 이 말을 하는 드미트로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서려 있다. 몇 초 후, 나탈카가 다시 라디오1을켠다.
407.

“나는 이민 2세대 입니다. 완전히 동화되려고 기를 쓰는 세대죠.˝
˝당신도 그래요?˝ 나탈카가 물었다. ˝기를 써요?˝
하빈더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 정도는 아니고요. 정작 나는쇼어햄에서 나고 자랐는데 나더러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는사람들한테는 조금 신물이 나긴 합니다.˝
62.

살인 플롯 짜는 노파
엘리 그리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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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이어위그와 마녀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법 책장 1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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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열두 명의 마녀들이 저를 쫓고 있어요.
마녀들을 다 따돌리고 나면 아이를 찾으러 오겠습니다. 몇 년이 걸릴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아이 이름은 ‘이어위그’입니다.

이어위그와 마녀
다이애나 윈 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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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기를 부르는 그림 기타기타 사건부 2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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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기타이치. 사람 마음은 밭 같은 거다. 밭에는 씨앗이 수없이 떨어져 있지. 그중에는 네가 뿌린 적이 없는 씨앗도 있어. 그러니 부지런히 잡초를 없애는 게 중요해.
82.생전 센키치 대장이


“손이 더러운데.”
다쓰키치는 그림을 만질 수 없다는 시늉을 해 보였다. 기타이치는 웃고 말았다.
“낙서 같은 그림인데 뭐 어때요, 괜찮아요.”
하지만 다쓰키치는 진지한 표정으로 목에 감은 수건에 손을 문질러 닦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겼는지 상의 목깃에 손가락을 일일이 닦고 허벅지에다 손바닥을 착실하게 문질러 닦고 나서야 보선 그림을 받아들었다.
한 장 한 장 찬찬히 살펴보더니 “기타는 이거, 팔 건가?” 하고 물었다.
“아뇨, 어쩌다 얻은 건데요뭐.”
“그럼 나한테 줄래?”
“좋죠. 어디다 쓰시게요?”
“병풍이나 칸막이에 붙이면 볼 만할 것 같아서.”
다쓰키치의 얼굴이 몹시 흡족해 보였다. 기타이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보선 그림을 흔쾌히 넘겨주었다.
“장난 같은 그림이라도 신이 그려졌다고 함부로 하지 않았으니 기타는 대단해. 역시 센키치 대장이 훌륭한 분이셨으니까.”
덤처럼 그런 칭찬까지 들으니 낯간지러운 기분이었다. 기타이치로서는 그런 장난 같은 그림조차 더러운 손으로는 만지려 하지 않는 다쓰키치야말로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그때까지는 알지 못했던 다쓰키치의 의외의 모습을 보았다는 기분이었다.
48.


아기를 부르는 그림_기타기타 시리즈
미야베 미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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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외딴집(하)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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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오랜 세월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의 겉과 속을 보고 들으며 그때마다 부처님께 묻고, 대답을 얻지 못하더라도 불평 한마디 없이 지금까지 살아온 스님으로 돌아갔다.
137.우사가 에이신 스님에 대해


─ 땅에 뿌리를 내리지 않는 지식의 말은 조만간 너를 해하게 될 것이다. 다치는 것이 너 자신이라면 그것도 교훈으로 살릴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지는 마라.
게이치로는 아버지가 무엇 때문에 화를 내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지금은 알 수 있다. 진저리 쳐질 정도로.
게이치로의 지식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 않았다. 그것은 현세의 바람이 한번 불면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릴 만큼 약했다.
200 사지 이노우에 게이치로 작은 선생님이 아버지 겐슈 선생님의 말에 대해


외딴집(하) 미야베 미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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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다섯 마리 아기 돼지 -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2 -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원은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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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란…….”
윌리엄스 양은 이렇게 말하고는 멈췄다.
부유한 영지의 소유자가 “볼셰비키란…….”이라고 말하듯이, 골수 공산주의자가 “자본주의자들이란…….”이라고 말하듯이, 성실한 가정주부들이 “바퀴벌레란…….”이라고 말할 때처럼 윌리엄스 양은 “남자들이란!”이라고 말했다.
오랜 독신 생활과 가정 교사 생활을 통해 과격한 페미니즘에 사로잡힌 모양이었다.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면 윌리엄스 양은 남자들이란 모두 적이라고 말을 이었을 게 분명했다.
“남자에 대한 동정심은 없으신가요?”
푸아로의 질문에 윌리엄스 양은 냉담하게 대꾸했다.
“남자들은 이 세상에서 우월한 위치에 있죠.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푸아로는 생각에 잠긴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윌리엄스 양이 차분하게 효과적으로 철도 위에 몸을 묶고,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하며 단식 투쟁을 하는 모습이 쉽게 상상이 갔다.
151.윌리엄스양과 푸아로의 대화


진실과 마주하는 편이 좋을 겁니다. 사실을 왜곡해서 불행을 피하려 해 봐야 소용 없어요. 칼라는 진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죠……. 하지만 이제는 그 비극이 어쩌다 일어나게 된 건지 정확하게 알길 원해요. 용감한 아가씨라면 응당 가지고 있어야 할 올바른 태도입니다. 일단 모든 것을 알게 된다면, 그 일을 잊고 다시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
164.윌리엄스양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거짓말은 오히려 해가 될 뿐이지요. 사람이라면 현실을 직시할 용기를 지니고 있어야 하며 그러한 용기없이는 삶은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겁니다. 우리에게 가장 해가 되는 것은 우리가 현실을 보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사람들입니다.
241.윌리엄스양


세실리아 윌리엄스의 경우 겉보기에는 자랑할 만한 장점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푸아로가 보기에 그녀에게는 낙담이나 패배감 따윈 조금도 없었다. 윌리엄스 양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삶을 살고 있었으며, 여전히 사람과 사건들에 깊은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요즘 사람들이 멀리하는 엄격한 빅토리아 시대의 교육을 받아 투철한 도덕적인 관념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했다. 그러한 확신 덕에 질투심과 불만, 후회와 같은 사소한 감정들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었다. 검소한 생활로 인해 삶에서 소소한 기쁨을 느끼는 법을 알고 있었으며, 여전한 건강과 열정으로 삶에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168.윌리엄스양에 대해 푸아로



다섯 마리 아기 돼지
애거서 크리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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