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책갈피 인문학 - 아이의 미래가 기적처럼 바뀌는 엄마 책 읽기의 힘
김선호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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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책갈피 인문학

김선호 지음

상상출판

 

 

 

      상상출판의 신간 <엄마의 책갈피 인문학>에는 자녀 양육에 필요한 필독서 30권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정말 큰 기대가 되었다. 이미 초등 사이다로 인기 팟캐스트이며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교사로서 부모로서 자녀 양육에 도움이 되는 책을 직접 읽고 추천한 것이다.

 

  

     엄마로서 자녀양육서를 틈틈이 찾아 읽고 있지만, 출간된 책들이 워낙 방대하여 책들의 바다에서 허우적대고 만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하고, 어디까지 읽어야할지 고민이었는데, <엄마의 책갈피 인문학>가 길을 안내해준다.

 

 

읽어야 할 자녀 교육서는 산더미인데 볼 시간이 없어요!”

시간도, 정보도 없는 바쁜 학부모를 위해

12년 차 초등교사가 5년 동안 분석한

부모 필독서 30권의 핵심과 교육방법을 단 한 권에 담았다!

 

 

 1. 일석이조 효과(부모 필독서 30권 엄선+ 저자의 시선)

 

      <엄마의 책갈피 인문학>은 베테랑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초등교육 전문가로 유명한 저자는 직접 독서를 하면서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모 필독서 30권을 엄선하여 담아낸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아래와 같이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는 시선과 조언을 만날 수 있어서 덕분에 자녀 양육뿐만 아니라 내 자신도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 되었다.

    

 

첫째, 자녀교육에 대한 방대한 양육서 중에 30권 한정 필독서 목록 제공

둘째, 부모 필독서 30권이 전하는 핵심 자녀교육 이야기

셋째, 이 책과 교육 현실을 바라보는 저자의 따끔하면서도 따뜻했던 시선

넷째, 상황별 문제에 적용 가능한 30가지 맞춤형 솔루션 제시

다섯째, 엄마의 인문학 공부 시간

 

 

      본문에서 소개하고 있는 책들은 <자존감 수업>, <공부머리 독서법>, <강원국의 글쓰기>, <해빗>, <엄마, 주식 사주세요>, <30년만의 휴식>, <자존감> 등 익히 유명한 책부터 다양한 책들이 소개되어 흥미로웠다.

 

      책의 구성은 5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으로 아이 심리, 대인 관계, 생활학습, 미래교육, 부모공부란 주제로, 자녀의 양육과 성장, 교육 문제에서 궁금했던 굵직한 내용과 부모의 역할이나 정체성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어서 열심히 메모하고 밑줄 그으며 흥미롭게 읽었다.

 

  

     <엄마의 책갈피 인문학>에서 다루고 있는 아래의 30가지 핵심키워드는 실제 사례와 적용법에 녹여 담아냈다.

 

 

1장 아이 심리: 분리, 훈육, 사춘기, 자아존중감, 거리감, 성취감

2장 대인관계: 애도, 자존감, 근원적 물음, 자기조절력, 관계맺기, 싸움

3장 생활학습; 자연체험, 읽기, 좋은 습관, 문해력, 글쓰기, 욕구

4장 미래교육: 주식, 금융지식, 생각도구, 전략적 직관, 데이터 축적, 상상력

5장 부모공부: 엄마만의 시간, 독립, 데이터 교육, 전이, 자존감, 내면아이

 

 

     그중에서도 특히 도움이 되었던 내용을 소개한다.

 

 

 

     주위에서도 이구동성 너무도 힘들다고 말하는 사춘기 전쟁. 인생의 첫 번째 관문 사춘기에 대해 아직 겪지 않아서인지 몹시 궁금했다.

 

    

----부모가 스스로 판단하고 개입하고 싶어집니다. 그래도 기다려야 합니다. 정 개입을 하고 싶으면 다가가서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고 다시 돌아옵니다. 충분한 바라봄이 없을 때 나오는 즉각적인 반응은 아이들이 드러내는 혼돈의 사춘기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39)

-----엄마를 이기는 아이는 엄마와 싸워서 이기는 아이가 아닙니다. 타인의 욕망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원의를 알아채는 아이입니다.(41)

 

     사춘기 주제에 대해 저자는 <초등 사춘기 엄마를 이기는 아이가 세상을 이긴다>를 추천하며 사춘기 아이들에게 틈나는 대로 바라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렇게 바라보다 보면 아이가 겪고 있는 혼돈의 상황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친구 관계, 감정 등 논리적인 판단이 되지 않지만,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에 머물며 자신의 원의를 알아가는 아주 중요한 시기가 바로 사춘기임을, 아이가 방문을 닫는 이유와 필요성을 차분하게 알려주었다.

 

      이 챕터를 읽으면서 불필요하게 아이와 대립각을 세울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분명 아이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엄마로서 진정한 바라봄의 시선으로 함께해야겠다고 배웠다.

 

 

     

    

  

     아이를 키우는데 자연이 필수라는 저자의 시선이 참 좋았다. 경쟁과 피곤 사회에 인간성의 원천을 회복할 수 있는 따뜻하고 따끔한 시선 같았다. 그래서 격하게 공감하였다. 도시, 아파트, 학교, 학원 등의 빽빽한 챗바퀴를 도는 아이들에게도 자연이 주는 시사점이 상당히 컸다.

 

 

     저자는 자연체험에 대한 책으로 플로렌스 윌리엄스의 <자연이 마음을 살린다>를 추천하며 자연체험의 필요성과 해법을 알려주었다.

 

-----거실에 늘 의미 없이 텔레비전이 켜져 있었다면 얼른 끄세요. 지하철 소음, 자동차 소음, 하늘을 지나가는 비행기 소음 등 이 모든 것들이 자녀의 인지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126)

-----자녀의 심리도 잘 모르겠고, 창의력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잘 몰라도 괜찮습니다. 틈나는 대로 자연으로 데려가면 됩니다.(128)

 

 

      자연이 주는 힘은 아이들의 자존감,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고 우울감과 인지 능력 향상 등 긍정적이고 유의미한 결과로 이끈다.

 

     꼭 먼 곳, 유명한 곳이 아니어도 산책할 수 있는 곳이나 작은 화분도 괜찮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당장 실천가능한 해법도 현실적이어서 아주 좋았다.

 

 

      이밖에도 챕터마다 생각의 폭과 깊이를 더할 수 있는 내용들이 정말 많았다아이들에게도 이별에 대한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아이의 자존감은 부모로부터 전이된다는 점, 초등 학습력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읽기 능력이라는 점, 미래교육의 관점에서 다룬 경제교육과 주식등 깊이 생각하고 배운 점이 많았다.

     다양한 방면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2. 엄마의 인문학적 성장을 응원하는 책

 

      이 책의 진정한 힘은 저자엄선 부모 필독서 30권을 통해 바로 엄마 스스로, 엄마의 위치와 마음을 돌아보고 엄마의 성장을 돕는다는 데 있다. 자녀 교육서, 인문 소양, 심리 등의 다양한 관점의 책들을 통해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며 엄마도 공부가 필요함을 절로 깨달았다.

 

    

 

-----엄마의 독서는 불안을 멈추게 합니다. 불안이 멈추면 자녀의 자존감은 자연스레 형성됩니다. 엄마의 시선이 자녀를 신뢰하는 모습으로 바꾸기 때문입니다. 엄마를 위한 인문학 공부는 힘이 셉니다. 엄마가 공부하면 자녀에 대한 많은 고민과 걱정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해소됩니다.(11)

 

 

      처음에는 아들 양육에 필요한 정보와 공부를 하고자 이 책을 읽었다. 점점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나를 위한 독서를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 책을 통해 엄마가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 인문학적 성찰이 필요한 이유를 다시 한번 깊게 살필 수 있었다.

 

 

 

 

 

     <5장 부모교육>은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엄마만의 시간, 독립, 데이터 교육, 전이, 자존감, 내면아이를 다루고 있는 장인데, 부모 역시 내적으로 성장을 하는 것이 우선이고 아주 중요함을 날카롭게 되짚어주었다. 아이가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잘 성장하는 것은 바로 부모에게서 비롯된다는 점, 다시 생각해도 바짝 긴장된다.

     그렇기에 엄마 역시도 내면의 행복과 건강을 챙겨야 하고, 공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저자의 시선에서 진정 느끼는 바가 많았다.

 

 

#

      엄마부터 :)

내가 양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점이다.

나부터 독서를 하고 삶의 목표를 실행+실천하고 있기에 엄마부터라는 이 단어와의 약속을 잘 지킨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엄마의 책갈피 인문학>을 읽으면서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다행이었고 감사하였다.

바로 내가 챙기지 못했던 나의 내면들. 쿡쿡쿡 마음에 걸리는 문장들 덕분에 멈추고 돌아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책들, 내가 했던 메모들을 보면서 진짜 엄마의 공부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 책은 엄마의 인문학적 성장을 돕는 좋은 길잡이이다.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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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 대형 서점 부럽지 않은 경주의 동네 책방 ‘어서어서’ 이야기
양상규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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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양상규 지음

블랙피쉬

 

 

    

 

     요즘 작은 책방에 대한 관심들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지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여행지하면 그 지역의 인근 책방도 함께 투어리스트에 오르고, 동네의 작은 책방들이 하나둘 생겨 책 읽는 사람들과 책문화 사이의 지점을 잇고 있어 아주 흥미롭다.

 

 

      책과 작은 책방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 읽게 된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이 책은 경주의 어서어서 서점으로 유명한 책방 주인장이 쓴 서점 운영과 책에 대한 시선이 담긴 에세이이다.

     서점 운영에 대한 가감 없는 현실과 상황이 진솔하게 담겨 있어, 책방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서점, 현실에서 살아남기

 

      나지막하게 작은 서점을 운영해보겠다는 생각을 품은 적이 있다.

좋아하는 책을 팔고 사람들은 만난다는 생각 자체가 행복했었다. 요즘 서점가에 나오기 시작한 책방 에세이를 읽으면서 서점 또한 사람들 사이에서 그리고 코로나19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아주 냉정하게 깨달았다.

 

 

      경주 황리단길 어서어서 서점.

배우 공유씨도 다녀갔고, 경주 황남동에 있어 경주 여행자, 책방 여행자들에게 이미 유명세를 얻은 곳이다. 이렇게 유명한 작은 책방은 어떤 씨앗에서 시작하여 자리잡게 되었고, 운영되고 있는지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을 읽으며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덕분에 서점운영은 낭만이 아닌 엄연한 현실임을, 또한 꿈꾸고 실행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 생각해보고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대학 시절 시를 좋아하면서 어렴풋이 서점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키웠고, 어서어서 서점을 열기까지 다양한 업종의 일에 종사했다. 어서어서의 첫 출발은 바로 중고책 서점, 거기에서 한 단계씩 꿈을 실행하여 실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책을 입고하는 방법 또한 그때 책방을 돌아다니면서 사장님들께 많이 배웠다. 지금이야 명실공히 프로 동네 책방 사장이라 자부하지만, 그때만 해도 동네 서점에서는 교보문고나 예스24, 알라딘에서 책을 사다가 파는 줄 알 정도로 아무것도 몰랐다.(78)

 

 

-----하지만 책은 다른 제품보다 훼손에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구겨지거나, 찢어지거나, 오염이 되었을 때 원상복구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만큼 자유롭게 만져보고, 펼쳐보고,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사는 제품이 흔치 않다.(162)

 

 

----책은 다르다. 어서어서에 있는 많은 책들이 이웃 책방에도 있다.(중략) 그러니까 책 팔아 살아남기 위해서는 또같은 책을 다르게 소개하고 전달하는 자신만의 큐레이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어디에도 없는 자기만의 필실기를 확보해야 한다. 그 큐레이션과 필살기가 온라인 서점과 비교가 안 될 만큼 적은 수의 책을 보유한 책방들을 살아가게 한다.(194) 작은책방 창업

 

 

-----모두 해보기 전엔 알기 어려운 운영의 어려움, 경영의 어려움, 홍보의 어려움이다. 그래서 책방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것, 가장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리라 믿는 조언은 책방에서 일을 해보라는 것이다. 책방에서 일을 해보면 책방을 차리겠다는 생각이 쉽사리 들지 않을 것이다.(197)

    

 

 

 

      이 책은 참 묘한 힘이 있다.

처음엔 책과 서점을 좋아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읽다가, 어느덧 책방 사장님의 관점에서 이입된다. 작은 책방하면 낭만, 소통이 먼저 떠오른다. 한정된 책이지만 엄선된 책들은 책방 사장님의 시선과 시의성이 곁들어진 만남이라고 생각했다. 크든 작든 서점에서는 거래처, 마진, 책 선정과 입고 문제가 아주 중차대한 일이었다.

 

 

      본문에서 저자의 따갑고 아슬아슬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서점에서 이 책 저 책 무심코 펼쳐보는 사람들. 책이란 독특한 물성으로 인한 손상의 문제는 곧 사장님의 손해로 직결되는 문제였다.(대형서점은 예외임.) 서점에서 책을 살피던 나의 행동들이 배려와 상식, 매너가 있었는지 나의 태도들을 돌아보게 된다.

  이것은 독자로서의 예의이자 서점 그리고 나무에 대한 깊은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조금만 조심하면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닐까.

 

 

      특히, <작은 책방이라는 꿈, 동네 서점이라는 사업 아이템> 부분은 작은 책방 창업에 대한 고민과 현실을 솔직하게 담아내어 다시 한번 서점의 현실을 되짚을 수 있었다. 작은 책방들이 여기저기 생겨나기도 하지만, 하루아침에 문을 닫는 곳도 많고, 경쟁력과 특성 있는 곳들도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아주 많다고 한다. 작은 책방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점으로 저자는 자신만의 큐레이션을 꼽았다.

 

 

      작은책방의 서가에 방대한책 중에서 어떤 책 이야기를 입고해서 꾸려갈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면서 책방의 지향을 깊이 생각해보게 했던 대목이다. 또한 아무리 훌륭한 큐레이션 목록을 지니고 있어도 시류와 상황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실제로 올해는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추었다.

 지금에야 1단계이지만 여전히 움츠러든 채 염려스러운 마음으로 산다. 코로나 시대에 모든 자영업자들과 책방이 직격탄을 맞았다. 전국의 경제 위기와 침체기에 대해 저자는 어서어서 서점의 시간을 걱정과 고뇌의 시간이라고 표현하였다. 서점 운영이 그만큼 생각보다 힘들고 녹록치 않다는 점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덥석 책방을 내지 말고, 직접 서점에서 일로 부딪치고 경험해보라는 저자의 조언이 크게 와닿았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실행을 해야 하지만, 냉정한 현실 또한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는 점 말이다.

 

 

 

= 서점, 브랜드화의 비법

-----어디에나 있었던 책이지만,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던 책을 발견하는 것이 동네 책방에 들르는 이유가 되었다.(263)

 

      이 문장을 읽으면서 서점을 직접 찾게 되는, 작은 책방을 가게 되는 이유가 잘 드러나 있어 무척 공감되었다. 책이라면 지역 책방이나 인터넷 서점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작은 책방을 찾게 되는 그 필연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작은 공간에 담아낸 저자는 큐레이션을 통해 사람들이 책과 서점과 소통하기를 소원한다. 책에 대한 애정과 서점 주인으로서의 주관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서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이라는 메시지과 함께.

 

 

      서점 어서어서를 전국에 알린 브랜드화의 비법에는 바로 약봉투가 있었다책 한 권이, 아니 책의 한 문장만으로도 마음을 일으켜본 사람은 책이 약이 될 수 있음을 알 것이다.

      책이란 물성이 독자들에게 줄 수 있는 아주 따뜻하고 힘나는 선물, 바로 공감과 위로와 연대를 약봉투라는 마음에 담아낸 것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고 아이디어였다. 작은 디테일이면서 큰 힘으로 느껴졌다. 어서어서 서점의 개성이자 치유의 힘으로 생각이 되는 아이템이었다

      그래서인지 약봉투에 얽힌 일화들이 책에 많이 소개되고 있다.

 

 

 

 

 

-----우리는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하고 더 배우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자주 책을 통해 공감이나 위로나 연대 같은 것들을 얻잖아요. 그게 따듯함이 되고 위안이 되어 우리가 또 세상을 살아갈 기운을 내게 하고요. 그게 바로 책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요.(96)

 

 

     그렇지만 궁극에는 책이다.

저자는 이 점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경주의 시공간에 기대어, 황리단길의 초창기 멤버로 서점의 성장을 경험하였지만 결국에는 이 중요하다는 점.

     

      잠깐 스치우는 사람들이 아닌 지역의 사람들과 책과 문화로 진정 소통하고자 하는 갈증이 남아있는 저자는 이제 새로운 꿈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어서라는 문화복합의 서점 공간을 열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저자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해 다음의 문장으로 대답을 들려주었다.

 

 

-----너울거리는 바다에 뜬 배 위에서 악착같이 키를 움켜쥐려 하지도 말고 될 대로 되라며 모든 걸 놓아버리지도 말자. 돛을 달 바람을 기다릴 줄 아는 여유와 어느 바람에 돛을 달지 결정할 용기를 조금씩 모으다 보면 저마다의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어서어서가 그 길을 헤쳐나가는 데 힘이 될 딱 맞는 읽는 약을 처방하는 서점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진지하게 책을 고른다.(241)

 

 

#

      작은 도시에서 작은 책방을 한다는 것에 대한 삶의 고민과 서점 이야기, 책방을 살린 브랜딩 아이디어가 흥미진진했던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책에 무엇이 담겨 있기에란 문장들이 계속 떠올랐고 생각해보았다. 코로나로 일상이 멈춰있는 동안 꾸준히 했던 것도 독서, 가장 먼저 조심스럽게 간 곳도 도서관이었다. 그렇기에 코로나로 힘든 때에 책에 대한 애정과 현실 앞에 선 서점 주인의 생각과 고민, 지향들에 응원하는 마음이 생긴다. 감사히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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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작쿵작 사진관이 왔어요! - 사진 1970 생활문화
양혜원 지음, 정소영 그림 / 밝은미래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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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작쿵작 사진관이 왔어요!

양혜원 글, 정소영 그림

밝은미래

 

 

    

 

 

     그림책 <쿵작쿵작 사진관이 왔어요!>에서 [1970생활문화-사진]이란 문구가 마음을 끌었다.

 

     이번에 밝은미래출판사의 [1970생활문화]시리즈가 급변하던 1960~1970년대의 대한민국 생활사를 통해 오늘날을 재조명하는 어린이책 시리즈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1970년대에 태어난 나는 먼저 그 시대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을까 궁금했고, 아들과 함께 엄마가 살았던 지난 시대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 1970년대 그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나다

 

 

      쿵작쿵작 이동 사진관이 동네에 찾아오자 사진을 찍는 사람들,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사진을 찍고 사진을 받은 아이들은 신이 나서 폴짝이지만 구경만 하는 아이들 표정엔 아쉬움이 가득하다. 엄마에게 사진이 찍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도 늘 다음에라고만 한다.

 

 

 

      미영이도 사진이 너무도 찍고 싶은 아이이다.

얼마 전 첫돌을 맞이한 동생 돌사진을 걱정하던 엄마가 생각나 집에 달려가 이동사진관이 왔다고 소식을 전하니, 동생은 벌써 사진을 찍었다는 말에 한층 더 섭섭했다.

 

     돌 사진도 없고 성장 과정의 사진도 몇 장 없어 아쉬움을 달래려 장롱에 보관한 사진 상자를 꺼내 동생 돌사진 옆에 기쁘게 걸지만 돌아오는 건 할머니 지청구 뿐.

 

 

    

     엄마는 그런 미영이의 마음을 다독이며 다음에 이동 사진관 아저씨가 오면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얼마 후에 이동 사진관 아저씨를 만난 미영이는 우여곡절 끝에 그토록 원했던 독사진을 찍는다.

 

 

      그림책의 이야기이지만 당대에 어린 시절이 떠올라 무척 공감이 되었다.  지금 시대야 휴대전화기가 있어서 언제든지 얼마든지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옛날에는 돌사진이나 결혼식 등 인생의 큰 행사에나 찍을 수 있었던 초특급 이벤트였다.

 

 

 그림책 표지부터 초등생 아들 녀석은 궁금함을 한가득 쏟아내었다.

 

엄마! 옛날 카메라는 지금하고 많이 다르게 생겼네요!”

엄마 어렸을 때 정말 사진 찍는 일이 귀한 일이었어요?

엄마도 이동사진관에서 찍었어요?”

이동 사진관 아저씨가 사진 찍을 배경과 재료를 갖고 다녔어요?”

혹시 할머니가 미영이가 딸이라서 저렇게 대한건가요??”

 

 

     그림책 이야기에 공감도 하고 궁금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림책을 통해 엄마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는 아들의 표정과 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부모와 자녀, 세대를 아울러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힘이 [1970 생활문화] 시리즈에 담겨 있어, 읽는 보람을 느꼈다.

 

 

 = 사진에 대한 모든 것 돌려보는 통통 뉴스

 

      1960~1970년대의 사진과 관련된 시대상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 그림책의 첫 번째 특징이라면, 두 번째는 바로 돌려보는 통통 뉴스가 실려 있다는 점이었다.

 

      그림책의 지면 구성도 쫙 펼쳐 왼쪽에서 오른쪽 지면까지 그림체와 이야기의 서사가 실려 있다. 오른쪽 1/3정도면을 할애하여 <돌려보는 통통 뉴스>가 같이 수록되었다.

 

 

 

손수레 이동 사진관

사진은 언제 처음 나왔을까?

조선에 사진을 들여온 선구자, 황철

사진을 찍으면 혼이 빠져나간다고?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용 사진관

우리나라 최초의 종군 사진가, 임인식 대위

카메라와 사진관의 추억

 

     정말 사진에 대한 모든 것을 실었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배경지식을 같이 제공하여 우리 모두 흥미롭게 읽었다. 그림책 한 권과 사진에 대한 정보그림책 한 권을 동시에+알차게 읽은 느낌이 들었다.

 

옛날에는 사진 찍을 때 필름을 넣었어요?”

사진관에 가서 필름을 맡겨 사진을 뽑는게 정말 신기해요!”

지금은 휴대전화기나 디카로 찍어 바로 볼 수 있는데 필름카메라 진짜 신기해요.”

 

     필름카메라와 사진관에 대한 장소에 대해 무척 신기해하는 아들에게 하나하나 이야기를 들려주다, 필름 카메라에 대한 경험담도 들려주었다. 필름을 사서 넣어야 하니 한 장 한 장 신중하게 찍어야 했고, 잘못 넣거나 잘못 찍으면 나중에 사진을 뽑아도 아무것도 없이 나왔던 경험이다.

 

     

      사진은 드문드문했던 기억의 지점들을 선명하게 잇는 힘이 있다. 떠올리고 추억할수록 기억의 공간들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그림책을 읽고, 아들에게 이동사진관 아저씨에게 찍었던 나의 돌사진을 함께 보며 어린 시절을 추억하였다.

 

우리 엄마도 진짜 이동사진관에서 사진 찍었네!!”

 

     나의 어린 시절도 그림책의 미영이처럼 사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몇 년 전에 친정 식구들의 옛 사진들을 모아서 디카로 찍어 앨범작업을 했다. 친정부모님, 동생들과 나 한 권씩 드렸떤 사진책을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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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생활문화를 담고 있는 그림책 <쿵작쿵작 사진관이 왔어요!>는 꽉꽉 채운 투트랙 그림책이다. 미영이네와 동네에 찾아온 이동 사진관 아저씨의 일화를 통해 시대상을 알 수 있었고 돌려보는 통통 뉴스를 통해 사진에 대한 지식 정보를 살필 수 있었다.

     1970년대의 우리나라 생활사를 흥미롭게 알 수 있고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어,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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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할머니 이야기 별사탕 11
이상배 지음, 김도아 그림 / 키다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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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할머니

이상배 글, 김도아 그림

키다리

 

 

 

 

     가을, 편지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사각사각 꾹꾹 눌러쓴 편지 한 장이 귀해진 요즘, 그리움이 뭉근 묻어나는 그림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키다리출판사의 <이야기 별사탕> 시리즈 새 그림책 <편지 할머니>는 그 당시 편지에 얽힌 생활 모습이 담겨 있어 애틋한 마음이 오래 남았다. <이야기 별사탕> 시리즈는 1970~1980년대의 생활모습을 배경으로, 나와 가족, 우리 이웃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부모와 함께 읽고 소통하는 생활문화 그림책이다. 아들이 당시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아 나눈 이야기도 많았다.

 

 

=손편지로 전하는 마음과 소식을 전하다

     

 

 

 

     그림책의 주인공은 바로 이동순 할머니.

 어린 시절엔 편지를 많이 쓰는 소녀였고 엄마였으며 이제는 편지 할머니로 불리며 여전히 열심히 편지를 쓰신다. 어린 시절에 할머니는 매일 밤마다 군대에 간 큰오빠에게 편지를 썼다. 그리움 듬뿍 담은 편지는 오빠에게로, 다시 가족에게로 오가며 든든한 힘이 된다.

 

 

      그림책에서 이동순 할머니의 이야기 외에도 눈이 침침한 동네 할머니에게 편지를 읽어주는 우체부 아저씨, 오빠의 연애 편지 이야기, 부고 소식을 전하는 편지, 군인 아저씨에게 보내는 위문 편지 등 1970~1980년대에 편지가 전하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도 만났다.

 

 

      더 편리하고 즉각적인 매체와 통신이 발달하여 이제는 손편지가 정성스러운 선물이 된 시대이다. 이런 편리함도 좋지만 노랗게 은행나무가 물들어가는 가을, 아이들과 함께 그리운 사람들에게 편지 한 장의 여유, 마음에 품어보자고 그림책 <편지 할머니>가 깜짝 선물로 메시지를 전하는 느낌을 받았다.

 

 

=편지와 함께 그 시절로 떠나는 시간 여행

 

   

       

엄마, 어렸을 때 교실이랑 똑같다!”

교실에 난로도 있고, 책상도 하나에 둘이 앉네. 신기해요.”

 

      지금과는 정말 다른 1980년대 그 시절. 그림책 덕분에 시간여행도 하였다. <편지 할머니>를 읽으며 수록된 그림에서 위문편지, 초등학교 교실 풍경, 새해 연하우표 사기 등 그 당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사회문화적 소재가 나와서 아들이 궁금한 점이 많았다.

 

 

   

 

     책 끝부분에는 편지는 우정과 사랑을 싣고가 실려 있다. 우표, 펜팔, 우표가 필요없는 군사 우편, 위문편지와 위문품, 우표 박물관 등 편지에서 확장된 정보들을 소개하고 있어 아이들의 배경지식을 확장해준다.

 

   

     특히, 아들이 신기해했던 것이 바로 우표였다.

 

엄마! 나 그동안 편지 몇 번 썼는데, 한번도 우표 본적이 없어요. 엄마는 위문편지 써봤어요?”

엄마가 초등학생이었던 1980년대에는 군인아저씨 위문편지가 숙제였어. 얼굴도 모르는 아저씨에게 편지를 쓰는게 쉽지 않았지만, 나라를 지켜주는 고마운 사람이라는 마음에 또박또박 정성껏 썼지.”

 

      

     요즘은 우표 대신 우체국에서 직접 소인을 찍어주다보니 취미우표수집을 하지 않으면 직접 보기가 힘들다. 엄마 어렸을 때는 방학마다 보고 싶은 고모에게 편지를 보냈고, 대학 가서도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옛날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친 김에 아들에게 아빠가 초등학생 시절 모았다는 우표집을 보여주었다. 네모난 우표에 담긴 가격과 그림들이 아들이 참 신기했는지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

      <이야기 별사탕>시리즈를 통해 그 시절의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추억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아들에겐 궁금한 점 한 가득, 나에겐 추억 한 가득 함께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소통하고 추억할 수 있는 의미가 담긴 책이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편지 할머니> 그림책 덕분에 손편지가 전하는 따뜻하고 정겨운 그 마음이 새록새록 느낄 수 있었다. 다음 시리즈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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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젤과 그레텔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14
앤서니 브라운 그림, 그림 형제 원작, 장미란 옮김 / 비룡소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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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젤과 그레텔

그림형제 글, 앤터니 브라운 그림

비룡소

 

 

 

       나는 최근에 명작 읽기를 통해 어린 시절 읽었던 명작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초등생이 된 아들에게도 좋은 명작을 읽게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시리즈> 서포터즈로 만나게 된 그림책 <헨젤과 그레텔>은 명작 그림책에 대한 나의 생각들을 완전히 바꿔준 작품이다.

 

 

      헨젤과 그레텔이 아빠 그리고 새엄마와 함께 살다가 숲속에 버려진다. 우여곡절 끝에 너무도 좋은 과자집을 찾아들었는데 무서운 마녀의 집이었고, 지혜와 기지를 발휘하여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의 서사를 지닌 그림책.

 

    

     <헨젤과 그레텔>하면 너무도 유명하여, 사실 나는 다 아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시리즈 <헨젤과 그레텔>은 앤서니 브라운 작가의 시선과 색채가 더해지며 완전 고퀄리티의 그림책으로 재탄생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명작은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읽는지에 따라 감동과 이해의 폭이 달라진다. 그리고 어느 출판사와 작가가 낸 건지에 따라서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였다.

 

 

 = 현대적인 배경이 더해진 그림책 <헨젤과 그레텔>

 

      그림책의 시공간은 현대적인 배경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표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옷차림새, 아들이 쓴 안경부터 벽돌로 된 이층집, 텔레비전 등 집안 곳곳의 살림살이 등장하여 현대적인 느낌을 물씬 받았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버려진 아이들, 가족 해체, 경제 문제 등 현실의 문제와 사회의 한 부분을 마주선 느낌이 들었고,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공감대도 생겼다.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그리고 아들 어렸을 때 읽어주었던 <헨젤과 그레텔>은 그저 아주 먼 옛날에~라는 옛이야기 느낌이 강했는데, 이런 배경 덕분인지 헨젤과 그레텔 그리고 가정에 일어나는 이야기가 현대의 이야기처럼 확장되는 힘이 느껴졌다. 또한 헨젤과 그레텔의 개인 아픔이 아닌 약간 사회문제처럼 공유된다는 느낌이 들어 더욱 몰입감 있게 읽었다.

 

 

    = 앤서니 브라운 작가의 시선과 색채가 더해진 <헨젤과 그림책>

  

     그림책 표지부터 압도당했다. 보통 마주했던 그림책이라면 참 예쁘게 그려진 그림체의 <헨젤과 그레텔>이었을 것이다. 이 그림체?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보니 작가님이 바로 앤서니 브라운!!!!!

 

 

  

     그림체가 사실적이며, 이야기의 구석구석을 보여주고 또 그 이면을 생각하게 했다. 책으로 다리를 받칠 만큼 낡은 의자와 살림살이들, 구석구석 허름한 거실에 식구들이 모여 있지만 동상이몽이다. 시름에 빠진 식구들과 달리 분홍색의 예쁜 옷을 입은 엄마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비행기를 응시하고 있다.

 

 

  

     어려운 형편으로 아이들을 버리기로 한 밤, 화장대 거울 속에 비친 가족들의 마지막 잠자리와 여기저기 새엄마의 물건들이 널브러진 화장대가 대조를 이룬다. 아들이 함께 읽다가 이거였어요! 헨젤네가 형편이 어려운 건 새엄마 때문일 수도 있어요. 화장대 위에 엄마 물건들이 정말 많잖아요.” 구석구석을 들여다보았다.

 

 

  

     그림체의 섬세함은 아이들이 유기된 숲속에서 극에 달했다.

, 하면 보통 초록의 생명력이 넘치는 휴식과 치유의 공간으로 인식되는데 이 그림책에서는 아이들이 버려진 암흑의 공간으로 으스스, 무서웠다.

     게다가 나무 사이사이의 어둠과 옹이들이 그려낸 공포감이 느껴지는 표정들이 묻어나 더욱 공포스럽게 느껴졌다. 아이들이 느꼈을 마음의 공포와 고통이 고스란히 책장 너머로 묻어났다.

 

  

     온기 하나 없이 무표정한 새 엄마와 숲속 할머니의 대조 장면 등 이야기하고 싶은 장면들이 많았다. 그림책 전체를 흐르는 소재와 배경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이야기의 흐름으로 엮어낸 그림의 서사들도 정말 강렬하면서도 흥미진진했다.

 

 

#

      아들은 앤서니 브라운 작가님의 숨은 그림찾기에 푹 빠져 재밌게 읽었다. 명작의 힘이 바로 시공간을 넘어 감동을 잇는 힘인데, 이번 비룡소 <세계 옛이야기>시리즈를 읽으며 다시 한번, 명작의 힘을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초등 아들에게는 정말 제대로 된 명작을 만나게 해줘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비룡소의 <세계 옛이야기>시리즈 다른 명작들도 정말 궁금하다.

 

 

 

<해당도서는 비룡소로부터 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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