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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육아 - “힘 빼고 나만의 룰대로 키운다!”
김진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제로 육아
김진선지음
21세기북스
“힘 빼고 나만의 룰대로 키운다!”

김진선 작가의 <제로 육아>. 오랜만에 시원시원하게 내려읽어간 자녀양육서이다. 처음 접했을 땐 정말? 하였다가 끝까지 다 읽고 정말! 하였던 책이다.
아들 키우면서 자녀 양육서를 열심히 챙겨 읽는 편이다. 잘 키우고 싶은 마음과 혹시 잘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피기 위해 읽었던 양육서에는 육아 전문가나 양육서 저자의 꿀팁들이 어마어마하게 담겨 있었다.
좋은 정보들이다. 그럼에도 답답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엄마의 불안감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꼈던 마음들, 사실 나에겐 많이 있었다. 마치 내가 이렇게 안 하면 우리 아이가 뒤처지거나 문제가 생길까? 엄마가 이런 마음을 먹으면 되겠어? 등등 말이다.
그런데 김진선 작가는 <제로 육아>에서 이런 고민들을 가차없이 빵빵 차버린다. 과감하게 육아에 대한 걱정 제로! 스트레스 제로, 부담 제로!의 현실 엄마 육아 처방전을 내려주는데 그게 참 시원시원하고 듬직하였다.
=목차
<제로 육아>는 총 4장의 구성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제로 육아로 ‘생활, 교육, 훈육, 엄마 나 자신’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는 알찬 내용들로 구성된다. 수유, 기저귀, 애착 등의 어린 아이의 생활과 관련된 내용부터 영어CD, 학원, TV시청, 스마트기기, 지능교육, 훈육에 이르기까지 자녀 양육에 필요한 굵직한 경험담과 조언이 실려 있다.
이에 한걸음 더 나아가 주 양육자인 엄마가 느끼는 다양한 상황과 감정들(화, 몸매, 우울증, 워킹맘, 감정, 인간관계 등)도 현실적으로 콕콕 되짚어준다.
처음엔 영유아의 엄마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 생각했는데, 아동기의 엄마들까지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다.
제1장 제로육아로 생활을 바꾸다
제2장 제로육아로 교육을 바꾸다
제3장 제로육아로 훈육을 바꾸다
제4장 제로육아로 나를 바꾸다
= 정말 안 해도 괜찮까요?
이 책의 핵심이 바로 ‘안 해도 괜찮은 것들’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이에 힘들고 어려운 육아를 ‘쉽게 해결하는 방법들’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정말 안 해도 괜찮을까요?’라고 불안한 부모들에게 저자는 ‘예스!’라고 단언한다.
무조건 안 해도 된다는 관점이 아니라 정신과 의사의 의학적 견지와 두 자녀를 키운 경험에 밑바탕한 해법이라는 점에서 백분 공감되었다.

모유 수유 안 해도 괜찮아요
자녀 육아에서 ‘자연분만/제왕절개’만큼 TOP급 고민이다. 모유 수유가 아기에게 좋고 애착감도 생기기 때문에 모유 수유를 꼭 해야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모유 수유를 하지 않고 분유를 먹여 키우면 문제가 생길까? 모유 수유를 못한 엄마는 죄인일까? 그 지점의 문제들을 정확하게 알려준다.
저자는 모유수유와 관계된 아이의 건강, 엄마의 건강, 애착 형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1>실제 연구 결과에서 아토피, 중이염 등의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없다. 2>모유 수유하는 동안 엄마의 골밀도가 줄어들지만, 살 빠지는 부분에 있어서는 모유 수유맘이나 분유 수유 맘 모두 빠진 다는 점.
3> 모유든 분유든 앉고 얼르고 수유하며 키우면서 애착이 모두 생긴다.
진짜 중요한 점은 수유의 방법이 아닌 잘 먹여 키우는 점이라는 것이다.

칭찬 안 해도 괜찮아요
‘칭찬’에 대한 저자의 시선이 정말 궁금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라, 구체적으로/결과가 아닌 과정을 들여보아라 등의 칭찬 필요성과 칭찬 방법을 여기저기서 배웠다.
그런데 저자는 오히려 칭찬을 안 해도 괜찮다며, 시부모님을 초대했다는 상상의 상황으로 풀어준다. 칭찬은 마음을 기쁘게도 하지만, 칭찬 이면에는 상대방을 움직이게 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정신의학적으로 풀어준다.
누군가에게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간접적으로 지시하는 것이 될 수 있기에, 저자는 아이들에게 칭찬 대신 ‘우와~ (무엇무엇) 잘 했네! 짱~! 대박! 최고~!’ 의 감탄사와 엄지손가락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제안한다.
파격적이란 생각이 드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본문의 내용을 열심히 읽다 보면, ‘안 해도 괜찮아요=꼭 필요한 것만 해주세요!’라는 시선들이 눈에 밟힌다. 저자는 남의 눈과 말에 신경 쓰지 말고 아이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것만 일과에 남기고 엄마도 푹 쉬면서 양육하자고 권하며 격려한다.
이 책을 내가 우리 아들이 아주 어렸을 때 이 책을 읽어더라면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작은 것 하나에도 고민되지 않게, 사소하게 무너지지 않도록 엄마의 양육 지식과 자존감을 북돋아주는 이 책 <제로 육아>.
나를 세우는 것이 결국은 아이의 자존감까지 함께 세우는 것임을 생각해보았다. 이밖에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지만 생략한다.
= 그럼요, 정말 괜찮습니다.
본문의 원의를 관통하며 수없이 등장하는 단어 ‘괜찮아요’.
나는 이 단어를 한참 들여다보았다. 정말 괜찮아요! 라고 여기저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에게 위로의 마음으로 다가왔던 단어이다.
육아서에 나온 것 다 하지 않아도 괜찮다
(아이에게) 다 해주지 않아도 괜찮다
현실적으로 내가 해줄 수 있는 만큼 해줘도 괜찮다
내 판단에 하지 않아도 되면 안 해도 괜찮다
이 ‘괜찮다’의 단어가 내게 전한 의미는 위로와 확신이었다.

저자가 <제로 육아>를 쓰게 된 계기를 살필 수 있는 문장이다. 프롤로그에 나오는 문장인데, 다 읽고 나니 더욱 공감이 되었다. 세상에 전하는 많고많은 육아 조언들을 보면서 저자는 진정 조언이라면 도움이 되어야지, 쓸데 없는 걱정과 에너지를 소모시키는지 의구심을 갖는다.

매일 ‘어쩔 수 없이’ 화를 낸다는 주변 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나 역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에 집안일에 내가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나 역시도) 독박육아가 너무 괴롭다는 이야기는 최고로 많이 듣는다.(=나도 그랬다.)
이렇게 지치다 보면 양육이란 전의를 상실한다. 제대로 붙어보지도 못하고 나는 화내는 엄마만 된다.
저자는 그 점을 냉철하게 집어주었다. 불필요한 양육을 줄이고, 만연하게 퍼져있는 오해의 육아를 바로잡아, 제대로 다이어트한 제로 육아를 펼친다면 엄마에게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장착될 것이라고. 그래서 진짜 엄마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고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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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선 작가의 <제로 육아>를 읽으면서, 나의 육아 11년을 돌아보았다. 작은 것 하나에도 불안했던 내 모습부터 이제는 나만의 생각과 기준으로 아이와 함께 하고 있는 내 모습까지, 육아 11년은 나의 전인적인 성장기간이었다.
하나하나 잘 생각해보면 잘못된 상식이거나, ‘엄마’라는 자의식에서 비롯된 죄책감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아이에게 잘 해주지 못해 남아서 제대로 내 마음을 누르고 있던, 미안한 마음들을 가볍게 내려놓을 수 있었다. 육아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육아스트레스로 고생하는 엄마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