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중앙은행의 고위 임원들이 어떤 실수를 했는지 폭로하는 헤드라인의 홍수 속에서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 이들에게 경제 안정의 책임이 있다거나 어떻게 해야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실업률을 완화할 수 있을지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여봐야 서글픈 진실을 놓칠 뿐이다. 바로 이런 격변을 불가피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정책입안자들이라는 진실이다.

흔히 나타나는 단서들은 이렇다. 저금리의 유혹에 넘어간 주택 소유자들이 빚을내어 빚을 갚는다. 개인과 기업 투자자는 원래대로라면 너무 비싸 감당할 수 없는금융 자산을 손에 넣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빌린다. 정부는 거대한 예산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돈을 차입한다. 중앙은행은 돈을 찍어내고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규제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아주 긴 점심 식사를 즐긴다.

코로나19로 정체되고 부채의 늪에 빠진 경제를 소생시키기 위해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 및 재정 정책 입안자들은 신중함을 내던지기로 했다. 그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행했던 것보다도 더 느슨한 통화, 재정 및 신용 정책을 수용했다. 그러나 위험 성향이 높고 낭비벽이 있는 사람들에게 느슨한 자금 및 이전지출(移轉出)을 통해 재정을 지원해주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2008년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사했던 전직 펀드 매니저 빌황(Bill Hwang)을 떠올려보자. 황의 이름은 2021년 초반 그가 운영하는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Archegos CapitalManagement)가 파산했을 때 언론사 헤드라인을 장식한 바 있다.

개인 투자 흐름을 지켜본 한 투자분석가는 "과거 단타투자가 특정 테마 종목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이 새로운 세대는 세계 시장 전반에 걸쳐 ‘다양한 자산 거품 속에서 돌고 도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탈중앙화 금융(Defi,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정부나 은행 같은 중앙기관의 개입 없이 이뤄지는 금융 서비스-옮긴이) 및 대체불가토큰(NFT, 블록체인 상에서 유통되는 토큰의 한 종류로 각각 고유값을 지니고 있어 다른 토큰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디지털 자산-옮긴이)의 유행은 호구개미투자자들에게 뒤처지거나 소외되어 있는 것 같은 불안감을 주입해 이 무법지대에 익숙한내부자들에게 홀랑 속아 넘어가게 했다.

제로 금리 시대가 너무 오래 유지되자 금융시장은 공짜 돈으로 거대한 자산과 신용 거품을 먹여 살리는 카지노로 변모했다. 양적 및 신용 완화는 공공과 민간 부문이 돈을 빌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주었다. 과도한 재정 부양책은 좀비 회사들을 구제했고 주식(그중에서도 특히 성장주와 기술주)과 부동산, 사모펀드, 스팩, 암호화자산, 밈 주식, 국채, 고수익 및 고등급 회사채, 대출채권담보부증권(CollateralizedLoan Obligation, CLO)을 비롯한 이색 신용상품, 그림자 은행, 헤지펀드 투자 등을 뒷받침했다. 2020년 3월부터 시작된 연준의 구제금융은 모든 유형의 자산 가격을 높였다.

거품은 2021년 말에야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시행된 대규모 통화, 신용 및재정 부양책은 인플레이션을 1980년대 초반 이후 처음 보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연준을 시작으로 중앙은행들은 처음엔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인 양 행동하다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게 확실해지자 그제야 양적완화와 신용완화를 중단하고 금리를 인상했다.

2022년 초,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들이 마침내 인플레이션 상승 때문에 엄격한 긴축 통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유동성을 줄이는 조치가 시작되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조치로 금리가 인상되어 자산 가격이 하락했다. 금융 긴축이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을 부채질하자 위험자산 가격은 더욱 내려갔다.

경기침체나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 거시경제학자들은 어떻게든 대공황만은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1930년대가 또다시 반복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때문이다.

정책입안자들은 경제 시스템이 시장 붕괴 및또는 경기침체로위협받을 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중앙은행은 돈을 투입할 수 있었고 의회는 지출을 늘릴 수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은 디플레이션에 발목을 잡힌 적이 거의 없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짧은 기간 동안 표면 위로 드러난 적은 있었지만 말이다. 장기 디플레이션을 경험한 것은 일본이 유일했다. 1990년 이후로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넘어 무려 20년 넘게 지속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성장은 둔화되고 소비는 부진했다. 한때 활력에 넘쳤던 경제에서 부가 빠져나갔다. 사람들의 생활 수준은 그야말로납작해졌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디플레이션및 불황에 대처하는 경제 전략을 저술한 걸출한 대작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서 이를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소비자의 손에 돈을 쥐어주는 대규모 통화 및재정 부양책을 지지했다. 소비가 늘어나면 기업의 수익도 늘어나 더 많은 노동자를고용할 수 있게 된다.

케인스 이론이 불후의 가치를 지닌 것은 분명하나 우리는 대공황이 우연히 찾아온무고한 실수가 아니라는 점을 쉽게 간과한다. 사람들이 갑자기 아무 이유도 없이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소비를 멈추고 야성적 충동을 잊어버려 나쁜 일이 생기는게 아니다.
유례없는 수요 붕괴를 경험한 이유가 단순히 비관주의가 확산되었기 때문이 아니라면 어떨까? 그게 아니라면 사람들이 왜 갑자기 한꺼번에 비관적으로 변한 걸까? 그 이유는 자산과 신용 거품으로 필요조건이 무르익어 경제 붕괴로 이어졌기때문이다.

현재 평시 회복기에 미국의 공공 및 민간 부채의 합은 대공황 당시의 최고치와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전쟁 부채마저 능가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대공황 속에 있는 것도 아니며 전쟁 중도 아니다. 불길하고도 전례 없는 흐름이다.

저금리와 신용, 재정 부양책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만들어진 값싼 돈은 결국 후속 자산과 신용에 또 다른 호황과 불황주기의 씨앗을 뿌린다. 각각의 주기를 겪을때마다 언제나 더 많은 부채가 쌓인 채로 변곡점에 도달하게 되고, 우리는 그제야우리가 어디에 와 있는지 그나마 눈으로 볼 수 있는 정도로만깨닫게 되는 것이다.

정책입안자들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잘못 분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총 수요가 예상외로 감소했을 때 인플레이션에 ‘목표 미달‘이라는 딱지를 붙인다(최근 수십 년 동안은 목표가 2퍼센트 미만이었다). 중앙은행가들은 나쁜 디플레이션이나 로플레이션은 항상 잘못되거나 위험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금리를 고집스럽게 낮게 유지하고 장기 자산 구매와 같은 비전통적인 정책을 지속한다. 로플레이션을 지속적인 경제 약세의 조짐으로 인식하고는 또다시 데자뷔처럼 대출과 지출을 부추기는것이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스웨덴 입법부와 정책입안자들은 기록적인 낮은 실업률과 다른 국가들보다 빠른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스웨덴 증시는 1989년 한해 동안 42퍼센트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며칠 뒤 부동산에 광범위하게 노출된 스웨덴의 한 주요 금융회사는 일일 현금흐름에 필수적11 Egy인 단기융자 만기를 연장할 수가 없었다. 2008년에 월스트리트 기업들을 쓰러뜨린것과 똑같은 흐름이었다. 엥글룬드에 따르면 "위기가 시장 전체로 퍼져나갔고 며칠MARIN만에 시장이말라붙었다."

1996년에 이르러서는 인터넷이라는 신기술이 첨단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는 나스닥 시장의 급격한 상승과 경제적 붐을 불러일으켰다. 닷컴거품의 시작이었다. 이따연준은 통화 및 신용정책을 강화해 거품을 부풀리는 차입을 억제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호시절이 영원히 끝나지 않길 바라는 주주들은흥분해서 날뛰기 시작했다. 축제를 끝낸 것은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사건들이었다. 아시아 통화 위기와 예기치 못한 러시아의 채무불이행이 세계 시장을 뒤흔들었다. 자본이 말라붙었다.

레버리지가 높은 헤지펀드들은 자금을 융통하는 데 필수적인 유동성이 희박해지자 압박감을 느꼈다. 그들을 대표하는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순자산의 거으100배에 이르는 투자를 하고 있었는데, 이는 100만 달러짜리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만 그중 99만 달러가 담보대출인 것과 같다. 금융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면 헤지펀드는 손실을 메워야 한다.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손실은 치명적이었을 뿐만아니라 전염성까지 있었다. 이 헤지펀드의 파산은 미국 금융 시스템 전체를붕괴외경기침체로 몰고 갔다. 미국의 주요 은행 및 외국 은행들로 이뤄진 채권단은 연준이 구제금융에 나서도록 필사적으로 압박했다. 가뜩이나 닷컴 주식에 얽매여 경기가 과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은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 때문에 휘청거리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인하했다.

2020년 후반 그리고 2021년 즈음이 되자 팬데믹의 약세와 함께 엄청난 부채와급증하는 재정 적자,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느슨한 통화 정책이 우리 앞에 과제로 놓였다. 이번에는 정책입안자들도 교훈을 얻었을까? 그렇다. 그리고 아니다. 그들은 부채를 발행하는 대신 돈을 찍어내 막대한 적자를 충당하려는 새로운 경향을보여주었다. 아무래도 정책입안자들은 양적 완화와 제로 금리뿐만 아니라 부채의화폐화를 중앙은행의 영구적 역할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규칙과 규제가 등장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개별적인 금융기관을 건전하게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이제는 필요에 따라 더 큰 영역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다. IMF는 "개별적인 금융기관을 건전하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경고했다. "정책입안자들은 금융 시스템 전체를 보호하기 위해 더욱 폭넓은 접근 방안이 필요하다. 이런목표를 위해 ‘거시건전성 정책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작동하는 부분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그림을 생각하라는 말을 멋들어지게 표현한 셈이다.

케인스 학파와 오스트리아 학파의 경제학자들은 호황과 불황의 드라마에 대해상반된 해결책을 제시한다. 케인스 학파는 당국의 개입을 선호하고, 오스트리아 학파는 구제금융보다는 긴축과 부채 구조조정 또는 삭감을 주장한다. 만일 정책입안자가 오스트리아 학파이고 시장이 거품이 터지기 시작해 총수요 붕괴가 나타나는단계에 있다면, 역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또 다른 대공황이 촉발될 수도 있다.

나는 그 중간을 선호한다. 유동성이 부족한 경제 주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는 모든 정책입안자가 케인스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쉬운 돈, 쉬운 신용, 완화된 재정은 결국 불황 주기를 촉발하기 때문에 영원히 케인스 이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쉬운 돈에 중독되기 전에 반드시 거기서 빠져나와야 한다.

그렇다면 부채가 늘고, 치부를 가린 독립성이라는 무화과나무 잎까지 떨어진 지금 중앙은행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은 더이상 장기적인 큰 그림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대신에 모든 변화의 바람에 영합하는 정치인과 레버리지 투자자들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고 있다. 단기목표를 바탕으로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면 쉬운 돈과 신용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이고 레버리지시장이 붕괴를 피하는 데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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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사람 몸뿐만이 아니라 어떠한 것이나 인연 따라서 잠시간 합해진것은 그때그때 변동합니다. 따라서 고유한 ‘나‘라는 몸뚱이가 사실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 P32

가장 초기적인 부처님의 가르침도 이와 같이 ‘인아무아(人我無我)‘라, 사람이 원래 없다는 사람 몸뚱이가 우리 중생이 잘 못 봐서 내가 있다고하는 것이지 바로 본다고 생각할 때는 분명히 없다고 했습니다. 이 도리를 아셔야 합니다. 그래야 부처님 가르침의 초보라도 아는 것입니다. - P32

어째서 없는 것인가? 그것은 산소나 수소나 탄소나 질소나 이런 각원소가 인연 따라서 잠시간 합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세포가합해 있어서 이것이 조금도 쉬지 않고 그때그때 변동합니다. - P32

부처님께서는 성도하신 다음에 우주의 진리를 훤히 아셔서 "원래 나도 없고 너도 없고 천지우주가 모두 허망무상(虛無常)하다. 인간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은 뜬구름이요, 물거품 같다. 이렇게 진리를 말해도 모를 것이다" 해서 열반에 드시려고 마음먹었지만, 범천(梵天)의 훌륭한 신장(神將)들이 나와서 "세존이시여, 비록 일반 어리석은대중은 모른다고 하더라도 그런 대중 가운데는 과거선근이 많아서, 과거 전생에 닦아온 사람이 많이 있어서 부처님의 어려운 법문도알아들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열반에 들지 마시고 돌아가시지 말고 법문을 설하십시오"라고 간청을 드렸습니다. - P33

부처님 육성 같은 <아함경(阿含經)>에 사람은 공무(無)하다.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四大)가 잠시간 합해져서 우리 몸이 이루어졌지만 사람은 공무(無)하다, 사람은 비어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 P34

따라서 내 몸도 바람 기운, 또는 불기운, 물기운, 흙 기운, 지금으로 말하면 산소, 수소, 탄소, 질소 등 여러 가지 원소가 합해 있어 잠시간도머물지 않습니다. 우리 몸도 다 비어 있지만, 또 우리 마음도 역시 어디에도 흔적이 없습니다. - P34

부처님께서 제일시교(第一時敎)에서 ‘사람은 비록 무아(無我)라, 공(空)했지만, 산소나 수소나 질소나 또는 일체 선(善)이다 악(惡)이다 일반중생이 말한 그런 객관은 있다‘ 이렇게 말씀했지만, 이것은 중생이 너무나 허무할까 봐, 일반 중생들은 자기와 자기 권속, 자기 재산이 제일 중요한데 없다고 하면 너무나 허무를 느껴버리니까, 따라서 부처님께서깊은 도를 한번에 바로 말씀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사람은 비록공하다 하더라도 일체존재, 선이다 악이다 그런 것은 존재한다. 산소요수소요 그런 것은 참말로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P35

모든 것이 다 무상한지라 하나의 과정에 불과합니다. 전자도 과정에 불과하고, 중성자도 과정에 불과합니다. 어떤 것이나 모두가 다 지금 지나가는 과정에 불과합니다. 변천하는 과정에 불과합니다. 그러기에 제행무상(諸行無常)인 것입니다. - P36

제이시교(第二時敎)라, 일반 중생들의 근기(根機)가 승(勝)하게된 그때부처님께서는 소승중의 실법의 집착을파(破)하기 위해 일체만법이 다비어 있다는 일체제법개공(一切諸法皆空)의 이(理)를 밝혔습니다. - P36

항시 말씀을 드립니다만 사실은 비어 있다는 정도, 이것은 현대물리학도 증명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물리학이 없었던 옛날에는 정말로 제법(諸法空)이라 하는 그런 도리를 알기가 굉장히 어려웠을 것입니다. 옛날뿐만 아니라 설사 물리학을 배웠다하더라도, ‘분석해서 들어가면텅텅 비어버린다. 물질은 비어서 에너지만 남는다‘는 것을 설사 안다 하더라도, ‘모두가 비어 있다‘라는 말을 하면 굉장히 허무감을 느낍니다. - P37

우리 중생이 하나의 물질을 중심으로 해서 물질이 변화되는 과정을 따라 지나가면 과거요. 아직 오지 않은 것은 미래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러한 공간적인 물질을 떠나버리면 과거나 현재나 미래는 없습니다. - P38

아무튼 부처님께서는 제일시교에서 우리 중생에게 결국은 ‘나는 무아(無我)인 것이다. 그러나 대상은 있다‘ 말씀하셨고, 그다음 제이시교에서는 ‘나만 우리 주관만 공(空)이 아니라 객관적인 모두가 다 텅텅 비어있다. 이른바 제법공(諸法空)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P38

현대물리학은 체험은 못했다 하더라도 유추해서 ‘일체만유(一切有) 다비어 있다‘는 소식은 아는 것입니다. 불교가 아니더라도 ‘모두는 비어 있다. 나도 비어 있고 그야말로 너도 비어 있고, 일체만유는다 에너지뿐이다. 모두가 에너지의 활동뿐이다‘라고 아는 것이 현대물리학입니다. - P39

이와 같이 제이시교에서는 모두가 공한 도리, 반야심경」에서는 제법개공(諸法空)한 도리를 말했습니다. 그러나 다만 공만 된다고 생각하면우리 불교는 너무 허망합니다. 그렇다면 석가모니께서 우리한테 애쓰고 말씀하실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공이 아닌 무엇인가 있습니다. 비록 공이지만, 비록 우리가 보는 것은 허망하고 실존이 아니지만, 무엇인가 있기 때문에 결국은 인연이 있으면 사람이 생기고 무엇이 생기고 합니다. - P40

불교는 그와 같은 도리를 분명히 말했습니다. 우주가 파괴가 돼서 괴겁(壞劫)이라, 우주가 텅텅 비어서 그야말로 허공무일물(虛空無一物)이라 텅텅 빈 공겁(劫)이 됩니다. 공겁이 된 뒤에는 다시 거기서 순수한생명 기운으로 우주가 생성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불교에서는 우주생성 원리까지 다 풀이했습니다. 물질은 다 비어버린다 하더라도, 우리가 보는 그런 허망한 것은 없어진다 하더라도, 참말로 있는 것은 불성이고 또는 순수에너지입니다. - P41

우리는 이와 같이 선행적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세 차원으로 나누어서검토를 해 보았습니다.
가장 낮은 차원 제일시교(第一時敎)에서는 ‘나는 허망하고 그림자 같지만 객관적인 사물은 존재한다‘ 말씀하셨고, 그다음 제이시(二時敎)에서는 ‘나도 비어 있고 허망하지만 결국 객관도 모두가 텅텅 비어 있다‘고 말씀하셨고, 제삼시교(第三時敎)에서는 ‘주관도 객관도 다 비어있고 참말로 존재하는 진짜 내가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우리한테 하시고 싶은 마지막 말씀은 참다운 나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참다운 가르침입니다. - P42

「보리방편문에서는 한마디로 심즉시불(心卽是佛), 마음이 바로 부처임을 말씀했습니다. ‘마음이 바로 부처‘인 것을 말씀하신 것이 보리방편문의 줄거리입니다. - P45

어느 사람 마음이나 모두가 다 바로 부처입니다. 한계나 간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김가 마음이나 박가 마음이나, 또는 공부를 좀 한 사람 마음이나, 누구 마음이나 모두가 다 간격도 없이 바로 부처입니다. 차이가있고 간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부처입니다. - P46

우리한테 있는 불성(佛性), 부처님 마음은 훤히 밝아서 우주를 다비추는 것인데 우리 중생은 업장에 가려서 밝지 않기 때문에 내 마음을내가 다 모릅니다. 무명 때문에 몰라서 그런 것이지 잘나나 나나 좀덜 배우나 많이 배우나 모두가 다 그 사람 마음이 바로 부처입니다. - P47

우리 마음의 근본 본체를 법신(法身)이라 합니다. 또 그것을 불교 말로좀 어렵게 표현하면 ‘청정법신(淸淨法身)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이라합니다. - P47

또한 그 법신 속에 본체에 들어있는 모든 공덕(功德), 지혜나자비나능력이나 일체의 가능성을 보신(報身)이라 합니다. 이것을 보다 더 구체화시키면 ‘원만보신(圓滿報身) 노사나불(盧舍那佛)‘이라 합니다. 이것을 또 우리 뜻으로 달리 말하면 정만성(性海), 즉 일체공덕이 갖춰져 있는 성품의 바다와 같습니다. - P48

법신(法身) 이것은 인생과 우주의 본래 자리입니다. 순수생명 자리 이것이 법신인 것입니다. 법신에 들어 있는 모든 공덕,지혜·능력자비 · 행복 일체가 다 들어 있는, 불교적인 표현으로 하면 ‘일만공덕(一萬功德)이 원만구족(圓滿具足)이라‘ 공덕(功德)이 원만히 갖추어져있는, 이것이 보신입니다. 그 자리에서 산이요 내[UII] 사람이요 또는일체중생이 나옵니다. 그래서 현상적인 모두는 화신(化身)입니다. - P50

내 마음을 파고들어가도 법신 · 보신인 것입니다. 하나의 원소나 어떤것이나 모두가 다 파고 들어가면 역시 다 법신이고 보신이고 화신인 것입니다. 다만 현상적인 차이에서만강씨, 박씨, 이씨의 차이가 있는 것이고, 두두물물(頭頭物物)로 차이가 있습니다만, 보신과 법신 차원에서는 모두가 하나란 말입니다. - P51

성자는 우주가 바로 부처란 말입니다. 법신만 부처가 아닌 것이고, 또는 보신만도 부처가 아닌 것이고, 현상이나실상이나, 현상이나 절대나, 상대나 절대나 모두 합해서 부처란 말입니다. 따라서 우주가 바로 부처님입니다. - P52

이와 같이 부처 자리를 중생이 잘 모르니까, 부처님께서 그때그때 경전따라서 사람 따라서 달리 표현을 했습니다. 더러는 부처를 진여(眞如)라, 불성(佛性)이라, 법성(法性)이라, 실상(實相)이라, 중도(中道)라, 보리(菩提)라, 열반(涅槃)이라, 여래(如來)라, 주인공(主人公)이라 표현했습니다. 부처란 말이나, 주인공이란 말이나, 여래란 말이나, 열반이란말이나, 보리란 말이나, 또는 중도란 말이나, 실상이나, 법성이나, 진여나 똑같은 뜻입니다. - P52

현대물리학을 공부한 우리 젊은 세대는 다 아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비록 나와 네가 이 둘로 있다 하더라도, 나와 너와 성이 다르더라도 근본에서 볼 때는 하나입니다. 어째서 하나인 것인가. 우리 중생이 사는 데는 다 공간이 있습니다. 공간 속에는 산소나 수소 같은 공기가 꽉 차있습니다. 공기가 있다고 생각할 때에 역시 전자나 양성자나 중성자로 꽉차 있습니다. 그런 것은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소립자 같은 것은 에너지의 파동에 불과합니다. 에너지가 없는 공간이 있습니까. 에너지 기운, 정기가 없는 공간은 없습니다. - P53

내 몸도 산소나 수소나 질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 몸과 네 몸 사이공간도 역시 산소나 수소나 질소의 결합 정도에 차이가 있는 것이지 결국은 다 정기로 충만해있습니다. 그러기에 어떤 사람과 나와도 결국은다 붙어 있는 것입니다. 우주가 모두 다 남남이 아닙니다. 다만 중생은그런 에너지 정기로 가득 찬 공간적인 이치를 모르는 것이니까 ‘나와 남이 따로 있다‘고 하는 것이지, 공간의 이치를 안다고 생각할 때는 결국은 나와 남을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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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납득이 안 가는 분들은 모르실 것이지만 선정이라 하는 것은 산란한마음을 잠재우고서 마음을 참다운 본심(本心) 자리에 딱 머물게 합니다.
즉 상대(對) 유한적(有限的)인 생각은 다 쉬어버리고서 우주와 내가둘이 아니라는 그런 경계에 딱 머무는 것이 삼매(三昧)입니다. 이런 삼매에 들어가면 과거나 현재나 미래를 알 수가 있습니다. - P25

인간 능력이라 하는 것이 삼매에 들 수 있다고 한다면, 산란한 마음을쉬고 상대유한적인 생각을 떠나서 불생불멸(不生不滅)하고 불구부정(不垢不淨)하고 또는 부증불감(不增不減), 그런 참다운 인간성(性)·불성(佛性) · 우주성(性) 여기에 하나가 된다고 생각할 때, 인간이라는 것은 신비 힘을 낼 수가 있는 것입니다. - P25

부처님 가르침은 과학도 초월하고 윤리도 초월해 있습니다. 불교에서는가장 저차원의 가르침이라 하더라도 ‘인아의 공무‘라 사람이라는 것은원래 비어 있다는 것입니다. 즉 말하자면 인간의 상식을 떠나 있는 것입니다. ‘내가 분명히 있는데 내가 어째서 비어 있는 것인가?" 이렇게 우리가 의심을 품어야 합니다. 그래야 부처님 가르침의 초보라도 알 수가 있습니다. - P30

가장 초기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가르침 가운데도 ‘내가 원래 없다. 즉 아상(我相)이 없다는 ‘무아(無我)‘가 있습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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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말 세계 부채(민간 및 공공)는 세계 GDP의 350퍼센트를 훨씬 넘어 섰으며, 지난 수십 년간 빠른 속도로 증가해 왔고(1999년에는 세계 GDP의 220퍼센트) 코로나19 위기 이후에는 특히 급증했다. 이제껏 선진경제나 신흥시장에서 부채 비율이 이 정도 수준까지 이른 적은 없었다.

거주 가능하고 진보적인 세계에서 국가들은 성장을 억제하지 않고도 상환 가능한 수준의 부채를 유지해야 한다. 정부가 채무를 건전한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성장을 촉진하고 경기침체를끝내기 위해) 침체기에는 부채를 늘리고 회복기에는 부채를 갚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을넘어서면 국가는 부채를 갚을 현실적인 능력도, 가능성도 없는 상태가 된다. 그럴 때 부채 위기가 발생하면 국가와 지역, 나아가 전 세계가 경제가 역성장하는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 들어섰다. 세계 소득증가율이 하락하면서 대부분의 예측가능한 시나리오에서 국가와 기업, 은행 및 가계가 상환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빚을 지고있다. 금리가 0 이나 마이너스였을 때 감당 가능했던 부채는 이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대처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해야 하기에 더는 지속할 수 없을 것이다.

공공부문이든 민간부문이든, 알뜰하든 낭비가 심하든 지금 우리는 대출자와 차입자의 삶이 바뀔 변곡점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머지않아, 앞으로 10년 안에 언제든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한
‘모든 부채 위기의 어머니‘가 등장할 수 있다.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 1980년대의 미국 부동산 붕괴와 그로 인한 저축 및 대출 은행위기, 1990년대 초반 스칸디나비아 3국의 금융위기, 1992년 유럽환율제도 통화위기, 1990년대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와 그 뒤를 이은 극심한 경기침체 및 디플레이션, 1998년 두 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모담았던 롱텀 캐피털 메니지먼트의 파산,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붐에이은 거품 붕괴 및 관련 기업들의 부도, 주택 및 신용 붐과 2007년부터 시작된 금융위기,
2010년대 초반 유로존 위기 그리고 2020년 코로나 19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호황과 불황 주기는 점점 더 많은 공공 및 민간 부채를 발생시켰다.

1980년, 금리가 두 자릿수에 이르면서 심각한 출혈이 발생했다. 당시 미 연준 의장인 폴 볼커가 치솟는 유가로 비롯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한 전략이었다. 외채 상환 금액이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외채를 달러로 상환해야 하는 신흥시장의 달러보유고가 고갈되었다. 해외 채권자들의 독촉을 막기 위해 더 많은 미국통화가 필요해진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브라질 및 기타 중남미 산유국들은 더 많은 부채와 차입을 비롯해 해결책을황급히 모색하기 시작했다.

1997~1998년에는 동아시아가 색다른 형태의 부채 위기를 보여주었다. 이제까지 건전하고 성공적인 경제를 유지하고 있던 아시아의 네 국가가 갑자기 무너지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분석가는 신흥시장에서 발생한 전형적인 위기의 형태가 중남미와 비슷하다는 데 놀랐다. 공공 외채 급증에 이은 중요 상품에 대한 수요 붕괴였다.

금리 상승으로가 파산하도록압박감에 시달리는 정부는 부채 상환 능력이 감소할 것이다. 중앙은행은 정부놔둘 것인지, 아니면 채무불이행의 한 형태인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부채를 청산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런 충격이 가장 먼저 목격될 곳은 아마도 각 회원국에 자국의 통화 위기를 방어할 자체 중앙은행이 없는 유로존일 것이다.

자본세는 실물 자산 및 금융 자산 소유자를 압박한다. 금융 억압은 평소에는 다른 모든 이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데 익숙한 금융 부문에 비용을 떠넘긴다. 긴축 정책은 알뜰하고 분별력있는 대응처럼 들리지만 이는 심각한 경기침체가 촉발되기 전까지일 뿐이다. 경제 성장은 유일하게 환영할 만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부채 때문에 계획이 위축되면 전망이 가장 어둡다.

경제 성장과 결합된 신중한 부채는 미래 세대에도 부담을 주지 않으며 현재 삶의 질을 높인다. 경기침체처럼 불운한 시기에 돈을 차입하면 경기침체를 완화할 수 있고, 풍요로운 시기에는 기초재정(이자 지불을 제외한 예산 잔액)을 흑자로 운영해 부채 비율을 줄이고 안정시킬수만 있다면 부채도 절대적으로 괜찮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사회복지 비용을 부담하려는 의지가 적은 편이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그 여파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공화당은 종종 집권 중에 세금을 깍아주는 한편 지출 및 복지후생 프로그램의 삭감을 병행하는 척하지만 대개는 실패한다.
한편 민주당은 종종 세금을 충분히 인상하지 않은 채 관대한 사회적 의제에 돈을 지출한다.
어느 쪽이 정권을 잡든 미국의 경제 생산량 대비 공공 부채 비율은 빠르게 유럽을 따라잡고있다.

정부나 민간이 받는 단기 융자는 장기 융자보다 금리가 낮아 몇 달러를 더 절약할 수 있지만대신 높은 잠재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고 융자 기간이 만료되면 재융자를 받기가 어렵다. 월스트리트 기업 베어 스턴스와 리먼 브러더스가 2008년에 배웠듯이 만기불일치(단기 부채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 비유동성 자산을 운영하는 것)는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기업 및 가계와 마찬가지로 국가 정부 역시 자본과 부채의 균형에 주의해야 한다. 대외 수입액이 수출액을 초과하면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정부는 종종 해외 융자로 적자를메우거나, 부채가 아니라 자기자본과 같은 외국은 직접투자로 막을 수도 있다. 재무부는 이자부담을 줄이고 싶더라도 정부는 대개는 부채를 선호하는데, 외국인 직접투자는 천연자원이나국영기업,전력망, 기타 민간자산 기업에 대한 최소한 일부 통제권을 양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높은 부채 문제에서 논란의 여지는 있어도 인기 있는 해결책이 하나 있다.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더 많은 부채를 얻는 것이다. 지금껏 100년이 넘도록 경제학자들은 긴축재정과 재정 부양책 중 무엇이 더 나은지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벌여왔다. 오스트리아 경제학파는 부채와 적자가 높을 때 긴축에 뿌리를 둔 해결책을 선호한다.

영국의 전설적인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제자들은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의대한다. 이들은 대공황을 지적하면서 빌린 현금을 투입해 침체된 경제를 되살려야정 부양책이 고통스러운 불황과 지급 불능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장에 반한다면 개

2007년 세계 경제 위기 때 IMF는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와 의견을 같이했다. 과도한 부채를 짊어진 국가들에 긴축재정을 강요한 것이다. 어떤 이들은 IMF가 ‘대체로 국가개정의 문제 (It‘sMostly Fiscal)‘의 약자라며 금융 혼란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출을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오늘날에는 그 반대쪽으로 의견이 수렴되고 있는 듯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부상한 통념은 부채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경기침체가 더욱 심각해져 채무불이행의 위험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자국 통화로 돈을 빌리는 미국 및 다른 선진경제는 부채가 지속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러도 공식적으로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필요가 없다. 그 대신 인플레이션이 좀 더 온화한 형태의 채무불이행이 되어 장기 고정금리 채무의 실질 가치를 축소한다.

대기업이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돈을 빌렸다면 정부는 경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돈을 빌렸다. 그 증거가 바로 뉴딜 정책이다. 정부는 끊임없는 프로젝트로 경제에 현금을 투입했다. 도로와 다리를 건설하고 은행을 활성화하고 배고픈 사람들을 먹이고 예술가들을 동원해 문화유산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현재 40~50대인 X세대는 앞으로 수십 년은 더 일해야 할 것이다. 그들이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여부는 노령 및 유족 연금 신탁기금 상태에 달려 있다. 현 상태로는 2033년에 지급 불능(자금 고갈)이 예상되는데 이는 코로나19로 1년이 앞당겨진 것이다.

오늘날의 선진경제는 현직 노동자와 급증 중인 퇴직 노동자에 대한 재정 약속을 이행할 자금을 충분히 갖고 있지 않다. 심지어 중국과 러시아, 한국처럼 고령화되고 있는 일부 신흥시장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대안에 점점 더 심하게 매달리고 있다.
바로 절대로 갚을 수 없는 빚에 의존하는 것이다. 다만, 명심해야 할 것은 그 결과가 결코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2012년 <세대충돌>의 저자 로런스 코틀리코프와 스콧 번스는 미국의 ‘공식적‘공공 부채와 미적립 채무를 포함한 ‘실제‘ 부채액의 차이를 비교했다. 그들은 이 차이를 ‘재정 격차‘라고 부른다. 당시 그들이 계산한 공식 부채는 11조 달러였다. 한편 실질 부채는 무려 211조 달러였다. 이런 경보가 이미 울리고 있었음에도 정책입안자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포괄적 사회복지제도의 유산 덕분에 유럽과 일본은 가장 가파른 언덕을 오르게 되었다. 고령화는 미국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에 연금보장은 전반적으로 미국보다 더 관대하다. 한세대전에 노동자들의 바람이었던 사회안전망은 현재와 미래 세대에게는 산더미 같은 부채가 되었다. 승리해봤자 영광을 차지할 수도 없는 이 경쟁에서 미국은 유럽과 일본을 바짝 뒤쫓고 있다.

재원 문제를 해결하는 한 가지 방법은 유권자수가 적은 집단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유층은 막대한 기부금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억만장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면 일부 진보 집단에는 호소력이 있을지 몰라도 효과가 낮거나 자칫 역효과를 초래할 수있다.

실제로 성장률이 견고하고 일자리가 풍부하다면 이민은 선진경제를 괴롭히는 고령화 문제를일부 해결할 수 있다. 급여를 받는 청년 노동자의 숫자가 늘면 사회보장 및 의료 서비스 재원에 기여할 수 있고, 더 많은 소비자가 수요를 촉진해 유동 부채 및 암묵적 부채의 부담을 완화하는 소득 성장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선진국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이민자를 흡수하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정부는 고령 노동자에게연금 및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다. 공공과 민간 차입자들은 돈을 두고 경쟁을 벌일 것이다.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국가는 계속해서 인쇄기를 돌릴 것이며,
그럴 수 없는 국가들은 갑자기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거나 높은 인플레이션에 허덕이다 사회적혼란에 휩싸여 갈등이 심화되고 이주가 가속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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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닌그라드는 동프로이센의 주도였고 쾨니히스베르크라고 불렸다. 1919년에 폴란드 회랑에의해 독일 본토와 육로가 끊긴 적이 있다. 쾨니히스베르크는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고 러시아 영토가 되면서 칼리닌그라드로 불리기 시작했다. 1946년에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사회주의 공화국에 편입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칼리닌그라드를 둘러싼 지역 긴장이 악화되었다. 리투아니아는2022년 6월 말부터 자국의 영토를 거쳐 카리닌그라드주로 향하는 화물에 대한 유럽연합 제재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이에 반발했다.

칼리닌그라드로 사람과 화물이 이동이 가능해진 것은 2002년 러시아와 유럽연합이 맺은 협약때문이었다. 생겐 조약으로 통행이 자유로운 유럽연합 지역에서 러시아 영토가 고립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한 협약이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이 이 협약을 어겼으며 이는 자국의 영토를
‘봉쇄‘하는 조치라고 비난했다.

러시아와 유럽이 세를 다투는 갈등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 몰도바 공화국은 지정학적 기형아다. 이곳에서 시작된 갈등은 멈춰있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시 악화할 위기에 놓였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자 트란스니스트리아가 러시아의 팽창주의에 대해 갖던두려움이 다시 일어났다. 러시아 정부는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부터 새로운 전선을 만들어 우트라이나 남부를 차지하고, 18세기 노보로시야(새로운 러시아) 연방국에 해당하는 지역으로푸틴이 자주 언급했던 돈바스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전쟁을 누구보다 옹호하는 푸틴이 국민에게 강제한 전쟁 숭배는 반서방 애국주의, 소련에 대한 향수, 동방 정교회라는 종교가 혼합된 결과물이다. 그는 갈등에 의해, 갈등을 위해 만들어진 세계를 그린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 사회 억압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2021년 12월 말 러시아 대법원이 인권 단체 ‘메모리알‘을 해체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 그 증거다. 스탈린의 범죄와 체첸등지에서 벌어진 수탈을 밝히는 일을 하는 이 유명한 단체는 "나치 범죄자들을 사면 복권한다"는 누명을 썼다. 메모리알은 러시아가 저지르는 과거와 현재의 소행들이 비슷하다고 고발하는 마지막으로 인정받고 있는 러시아의 NGO다.

튀르키예 대통령은 계속 양다리 전략을 쓰면서 러시아가 반대하는 사안에 대해 나토 회원국들과 공동 전선을 펼쳤다. 이는 특히 2014년 흑해와 크림반도를 비롯한 동유럽 상황에서 두드러졌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합병을 인정하지 않았다. 양국 관계는 실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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