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별달 


아래로 섭니다
초연히
어두운 하늘로부터
작은 빛 비추어
외로운 영혼들의
벗이 되고
어둠 속으로
길 잃은 이의
눈이 되는
그 달 아래로

별빛 아래로 섭니다
숙연히
작지만 큰 빛으로
세인들의 가슴속에
오랜 시간동안
빛 되어 주고
고독한 영혼의
희망이 되는
그 별들 아래로 - P15

고목


꽃피고
항상 푸르러야 하는가?
젊은 날 잎새 풍성하고
꽃잎 만발하였을 때
더위에 그늘 되어 주고
비 오면 우산 되었으며
바람불면
바람막이 되어 주던 그가
이제앙상한 가지에
쓸쓸한 잎새
몇 잎 나풀거린다고
풍파에 가지 찢기 우고
천둥소리에 아파하면서도
우리 곁에 꿋꿋하던 그를
잡아 주고 북돋워 주지 못하면서
외로움에 흐느끼고
밀려오는 지난 기억으로
스스로를 위안하며
자신을 정리하고 있는 그에게 - P20

찾지도 아니하고
같이 있어 주지도 못하면서
나이 먹었다고
볼품 없다고
푸르고 가득 하던 때를
기억해 주지도 않으면서
감히 초췌하다고
이제 쓸모없으니 가라고
우리 어찌 말할 수 있는가? - P21

하늘


산에
오르지 않은 이가
그 높음을
말하지 못하듯이
바다를
대하지 못한 이가
그 넓음을
알 수 없듯이
하늘이
없는 이는
하늘 그리운 줄
모릅니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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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랑해야 하기 때문에
석광희 지음 / 띠앗(한솜미디어)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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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이 아름답고 그리운 세상을 등지려고 한 이가 있었습니다.
한번도 제대로 끝맺음을 하지 못하고 학교도, 군대도, 직장도 중도에 그만 두어야 했으며, 이일 저일 이곳 저곳으로 눈을 돌려야 했고, 그저 존재한다는 것에어떤 의미도 부여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길을 걷다가 손발이 굳어져오고 스스로 제어할수 없음을 느끼면 담벼락이나 전주 또는 나무를 붙들고 몸을 떨며 서 있어야 했고, 아침이면 일어나 아픈 머리를 감싸 안고 다시 아침을 맞이하게 한 신을원망하며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습니다.
가끔 잠이 들기 전 이대로 깨지 않기를 바라며 잠을 청하기도 했으며, 작은 음료수 병에 쥐약을 담아주머니에 넣고 밤이 오면 영동대교 위를 수없이 건 - P5

녔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버릴 수가없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모습이 비겁하고 작은 인간이라고 손가락질하며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인간으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쓰레기통에 약병을 던져버렸습니다. 돌아섰습니다. 살기로 했습니다.
가슴속에 있던 치졸함을 강물 위로 던져버리고온지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힘들고 어려웠다고 생각했던 것만큼 아름다운 기억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 하루 하루를 소중하게 엮어 가고 있습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실수를 접하면서 삶에 의미를 두기 시작했고, 나름대로 반성이라는 것을 하면서 닫힌 문을 열어 갑니다.
그리고 펜을 들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격려하면서 가슴에 묻어 두었던 초라하고 가난한 생각을 글로 적었습니다.
부끄러운 글로 이 책을 접하는 분들의 마음을 어지럽히지는 않을까 사뭇 걱정이 앞서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더 성숙되고 맑아지게 되면 독자 여러분들이 흡족하실 수 있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깨우침으로 다가가겠습니다. - P6

이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늘 아들에게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려고 하셨던 돌아가신 아버님과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곁에서 언제나 변함 없이 힘이 되어 주고 있는 여러 벗들에게이를 빌어서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려합니다.
또 부족하고 볼품 없는 글을 책으로 엮어 주신 도서출판 띠앗의 김태일 선생님 이하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석광희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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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만 우리는 그것을 눈으로 보고손으로 만질 수 있으며, 또 그 자리에서는 다른 것이 아닌 바로 그것만을보거나 만질 수 있다. 이러한 직접적 감각 경험은 불교 인식론에 따르면현재적 인식이란 의미에서 현량에 속한다. 현량의 감각 대상은 바로시공간 상의 구체적 대상인 개체이다. 그리고 이러한 개체는 우리의 오감에 주어지는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것이다. 사람이는 소든 꽃이든 시공간을점한 구체적 개체라는 점에서는 돌멩이와 다를 바 없으며, 그 점에서 그것은 돌멩이와 마찬가지로 물질이다. 이러한 물질을 불교에서는 색이라고한다. - P32

모래가 쌓여 모래성을 이루고 있다면, 그것을 색으로 고찰할 경우 그자체로서 존재하는 궁극적 실재는 과연 무엇인가? 쌓여 이루어진 모래성인가 아니면 그 성을 이루는 모래인가? 모래성은 모래를 쌓아 놓으면 있지만 모래가 바람에 날려 흩어지면 없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그것은 궁극적으로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쌓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요소로 다시 분석될수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실재하는 것은언제나 그 자체로서 실재하는 것, 없어질 수 없는 것, 한마디로 말해 더이상 분석될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 이와 같이 더 이상 분석될 수 없는물질(색)의 궁극적 미립자를 불교에서는 극미(極微)라고 한다. - P33

물질의 궁극 요소로서의 극미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런 극미로 이루어진 개체적 사물들 역시 실재한다는 것을 함축하는 말이다. 물질적 개체가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을 이루는 궁극 요소로서의 극미가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체인 제소유색 실유성을 주장하는 유의부에서는 적극적으로 색의 궁극적 단위인 극미의 실유성을 주장하게된다. - P34

다양한 현상을 가능한 한 최소한의 원리로 종합하여 설명하고자 하는철학적 사유 방식에 따라 불교는 사물의 다양한 성질을 궁극적으로 지수·화. 풍風의 네 가지 기본 요소로 환원한다. 그리고 이 4요소를, 색을 형성하는 질적인 기본 단위로서 그 작용의 결과가 막대하게 크다는 의미에서 ‘대‘자를 붙여 사대四大라고 칭한다. 따라서 색이란 곧 사대 자체또는 사대가 모여 이루어진 것으로 이해된다. - P35

지·수 · 화 · 풍이라고 불린다고 해서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적사물로서의 지·수·화·풍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그 각각이보유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견 ·습濕. 난. 동의 성질을 뜻할 뿐이다. 즉 사대란 본래 사대의 성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면 보이지 않는이 성性을 우리는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는가? 그것은 지.섭·숙 · 장이라는 그 사대의 업을 통해 밝혀진다. - P36

극미란 지 · 수 · 화 · 풍으로 대변되는 견 ·습濕·난媛• 동의 네 성질의화합물, 또는 지 • 섭攝· 숙熟·장長이라는 작용을 일으키는 힘 이외의다른 것이 아니다. 사대가 극미를 형성하는 기본 성질이기는 하지만 그네 성질은 서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더 이상 분석될 수 없는사물의 최소 단위는 바로 극미가 되는 것이다. - P38

유부에 따르면 사대의 성이 분리되지 않은 채 함께하여 일극미를 이루게 되는데, 그런 성질의 극미 또한 각각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7개가 모여 함께함으로써 비로소 존재할 수 있다. 이처럼 함께 모인 7개극미의 합을 미진微塵이라 하는데, 비가시적인 극미가 7개 모여 일미진이되면 이 미진은 일극미와는 달리 시각적으로 경험 가능해진다. - P39

이 신유부의 관점은 성유식론에 다음과 같이 정리되어 있다.

색 등 각각의 극미는 화집하지 않았을 때는 오식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함께 화집할 경우 전전하여 거친 상이 생하는데, 그것이 오식의 대상이된다. 그상은 실유이며, 식에 의해 인식되는 것이다. - P41

심왕이나 심소 이외의 색을 식과 무관한 독립적 실재로 인정하지 않는 유식에서는 그와 같은 색법의 비실유성을 ‘색법을 구성하는극미 자체가 실유가 아님‘에 근거하여 논증한다.

대상이 되는 색色은 분명히 실유實有가 아니다. 그것을 이루는 극미실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 P42

거친 상에 대한 식은 미세한 상의 대상을 반연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유식은, 극미가 낱낱으로는 직접 지각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이 화합 또는 화집한 경우 전오식의 대상이 된다는 구유부와 신유부의 주장을 각기 비판한다. 화합하든 화집하든 극미가 전오식의 대상이 될 수는없으므로 그것이 실유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P47

이러한 유부와 경량부의 극미론에 대한 유식 비판의 결론은 극미란 실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식에서의 극미란 과연 무엇인가?

거친 색법에 실체가 있다고 집착하는 사람을 위해 부처가 극미를 설하여 그집착을 분석하여 없애려 한 것이지, 모든 색법에 실제로 극미가 있다는 것을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모든 유가가상의 지혜로써 거친 색들이의상을 점차적으로 분석 제거하여 더 이상 분석할 수 없는 것에 이르러 극미를가설한 것이다.……… 따라서 극미를 색의 극한 개념이라고 설한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대상이 되는 색은 모두 식이 변현한 것이지 극미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 P49

유식에서 색법은 실유가 아니라고 강조할 때, 그 말은 색법이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색법은 식을 떠나서 따로 존재하는독립적인 객관 실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왜냐하면색법으로 분류되는 개체적 사물의 존재 자체는 부정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존재하는 그 개체적 색법이 식으로부터 떨어져 따로 성립할 수 있는가 아닌가이다. - P50

다시 말해 색법으로 분류되는 안眼 이耳 비鼻·설·신身 오근五根과 색色 성聲·향·미·촉 오경은 독립적인 궁극적 물질로서의 극미가 화합 또는 화집하여 형성된 실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극미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바로 식 자체가 전변해서 식의 소의소연所緣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34) 그러므로 유식이 적극적으로 극미의실유성을 부정하고 그런 극미로 이루어진 색법의 실유성도 부정한 까닭은, 그렇게 함으로써 색법이란 것은 식 바깥의 극미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오히려 식의 변현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그리하여 식을 떠나 존재하는물질적인 객관적 실체란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 한마디로 ‘식외무경外無境‘을 밝히고자 한 것이다. - P51

현량으로 주어지는 감각 대상으로서의 소연경 즉 색법은 그 자체로서식과 독립적으로 실재하는 것이 아닌가? 유식무경을 반박하는 이러한 반론에 대한 유식의 대답이 성유식론』제7권에 실려 있다.

[문] 색 등 외부 대상은 분명히 현량으로 증득된다. 현량으로 얻어지는 것인데 어째서 부정하여 없다고 하는가?

[답] 현량으로 증득할 때에는 외적인 것이라고 집착하지 않는다. 이후의 의가분별하여 망령되게 외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일으킨다. - P52

소위 말하는 안식 등은…… 그 자신을 떠난 색 등을 친히 반연하지 않는다.………… 식에 의해 친히 반영된 것은 그것(반연하는 식)을 떠나 있는 것이 아니

이 말은 각 식이 대상으로 삼는 경을 식과 무관한 독립적인 것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연하는 식이 있기에 반연되는 경境이있다. - P53

감각된 빨간색은 그 빨간색의 감각을 떠나 존재하는것이 아니다. 빨간색 자체가 빨간색의 감각을 떠나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감각된 세계, 즉 색 · 성 · 향 · 미 · 촉의 오경은 그에 대한 감각 활동, 즉 안 · 이 · 비 · 설 · 신의 오식을 떠나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세계로 객관화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반연된 경은 그것을반연하는 식과 분리될 수 없다는 유식의 주장이다. - P54

우리가 보는빨간 장미꽃은 우리에 대해서만 빨간색이지 개나 물고기 또는 지렁이에대해서도 역시 빨간색일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이처럼 빨간색이란 빨간색을 인식하는 그 감각을 떠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감각 대상인경은 그것을 감각하는 식을 떠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감각 대상으로서의 물질적 색은 그것을 인식하는 마음을 떠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 P57

유식은 무슨 근거에서 오식의 소연경과 마찬가지로 오식의 소의근 역시 인식 너머에 그 자체로서 실재하는 것으로 객관화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안眼 등의 근현량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능히 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추리하여(으로) 그것이 있음을 아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공능일뿐이지외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안 등의 식을 일으키는 것을 안 등의근이라고 이름한 것이다. - P58

엄밀히 말해 우리가 직접적으로인식하는 것, 우리가 일차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 즉 우리의 현량 대상은바로 우리 자신의 식이지 그 식을 산출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인식 기관이결코 아니다. 예를 들어 빨간색이 감각되었을 때 직접적으로 감각되는 것은 빨간색(境) 또는 빨간색에 대한 감각(識)이지 감각 기관으로서의 눈이나신경 또는 두뇌 그 어느 것도 아니다. 그런 것들은 현량 대상이 아니다. - P59

외적인 시각 내지 촉각 대상으로서의 감각 세계와 그런 감각을 일으킨다고 생각되는 안·이·비· 설 · 신 등의 감각 기관으로서의신체는 모두 감각이라는 단일한 현상인 인식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지그 인식을 떠나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감각의 근과 경에대해 유식무경이 성립한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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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말해 식이란 일체의 주관적 마음 상태를 의미한다. 식이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또는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상관없이 일체의 심리 현상을 포괄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반해 경이란 그와 같은 식의 대상이 되는일체의 객관적 존재를 의미한다. 감각에 대한 감각 대상, 사유에 대한 ‘사유 대상‘, 욕망에 대한 ‘욕망 대상‘ 등 일체의 대상이 모두 경으로 칭해질 수 있다. - P11

이 오식이 인식하는, 즉 연하는 감각 대상이 바로 색. 성聲 향香 • 미味 촉의 오경境이며, 이것이 곧 개체적인 물질적 존재로 그리고 감각과 구분되는 사유는 불교이다.
서의 색법 또는 색용어로 표현하면다음의 제의식되고, 사유 대상으로이서의 보편적 관념이란 바로 의식 대상인 법경또는 18계 중의 법法界에 해당한다. 법경은 색을 제외한 일체의 대상 존재로서, 색과 구분하여명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P13

그중에서 개체적 물질만이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 ‘유물론‘이 되고, 보편적 관념만이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 ‘독단적 관념론‘이 될 것이다. 그 둘을 모두 객관적실재로 인정하는 경우라면 ‘이원론‘ 내지는 ‘다원적 실재론‘이라고 할 수있을 것이다. - P14

유부의 논사들은 다원적 실재론자이다. 그들은 인식 주체로서의 ‘마음‘(法)이나 ‘마음의 작용‘ 독립하여 개체적 물질과이나보편적 관념(不相應行法에 포함됨)이 각각 그 자체로 실재한다고 보았다. - P14

이에 반해 유식의 사들은 일체의 객관적 실유성을 부정한다. 심과 심소 이외에 물질이든 관념이든 그것이 인식 대상인 이상 인식주관을 떠나 그 자체만으로 독립적으로 실재하는 것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 P14

그러므로 유식의 논사들은 식을 떠나 경이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망령된 집착, 일종의 법法이라고 보며, 그 법집을 깨기 위해, 즉 법공을 깨닫게 하기 위해 설한다.

심과 심소 이외에 실제로 경이 있다는 망령된 집착을 버리게 하기 위해오직 식만이 있다고 설한다." - P15

문제는 식과라고한다는 의미에서 유식은 ‘내재주의경, 주관과 객관의 관계인데, 내재주의로서의 유식은 그에 대해 다음 두가지를 주장하고 있다.

외경外境은 망정에 따라 시설된 것이므로 식처럼 있는 것이 아니다.

내식은 반드시 인연에 따라 생하는 것이므로 경처럼 없는 것이 아니다." - P16

유식은 이와 같은 내적 초월주의의 한 전형이다. 현상 근거로서의 초월적 일은 결국 심인 것이다.

그러므로 도처에서 오로지 일심일 뿐이라고 설한다. - P18

사유, 대상적 의식보다 더 깊은 심층에서 발생하는 욕망과 의지, 그 심층의식을 유식은 제6의식 다음의 식이라는 의미에서 제7식 또는 말나식識이라고 칭한다. 나아가 그러한 대상 의식이나 자기 의식, 이성과 욕망보다더 깊은 심층에 자리잡은 채 과거 전체의 역사를 등에 업고 미래의 삶을열어 가는 궁극 주체인 근본식을 제7말나식 다음의 식이라는 의미에서제8식 또는 아뢰야식부른다. - P19

이상과 같은 유식의 존재론으로부터 귀결되는 유식의 실천론은 무엇인가? 인간 심과연 무엇인가?
실성은물질이든 관념이든 경은 식이 전변하여 형성된 결과물이기에 궁극적실재가 아니다. 개체 존재인 색의 실유성을 주장하는 독단적 유물론이나보편 존재인 명의 실유성을 주장하는 독단적 관념론은 둘 다 정당화될 수없다. 색이나 명은 모두 식의 소연緣 또는 소변所變으로서 식을 벗어나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색이나 명으로서의 현상의 근거는근본식인 마음이며, 이처럼 마음이 일체 현상을 창출해 내는 내적 근거라는 의미에서 유식의 존재론은 내적 초월주의이다. - P22

유식의 실천론은 바로 이와 같이 각자의 마음 깊은 곳에서 작용하는심식의 활동성을 자각함으로써 자아와 세계, 자아와 타자의 내적 연관성을 올바로 깨달으려는 노력이다. 이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유식성의자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시 말해 유식성의 자각이란, 우리 각자의마음 심층에서 작용하는 우주적 무의식의 활동성을 우주 현상의 근원으로자각함으로써 제한된 현상(我法)에 대한 집착을 벗고 무한의 우주적 일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자신 안의 무한을 자각하여 욕망적 개체 의식을극복하고, 심층의 활동성을 자각하여 무명을 극복하는 것이다. 욕망을벗음으로써 열반을 얻고, 무명을 벗음으로써 지혜를 얻는 것이다. - P23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물질적 또는 관념적 현상 세계는 우리 자신의 마음이 변현한 가의 현상이다. 결국 식을 떠난 독립적 실체로서의경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유식무경‘은 경으로 전변하는 그 심층의 아뢰야식의 활동을 자각함으로써 ‘현상초월적 주체 의식‘ 또는 ‘개체 안의 개체초월적인 보편적 일심‘을 얻고자 하는 노력, 즉 견성見性하여 성불하고자하는 노력이라 말할 수 있다. - P23

무상유식학파든 유상유식학파든 둘은 모두 우리가 경험하는 현상 세계가 식을 넘어 따로 객관 실유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식이 산출하는 가일 뿐임을 인정한다. 둘의 차이는 단지 가로서의 경과 관계하여식의 실성을 무엇으로 이해하는가 하는 데 있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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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삼매의 네 가지 수준, 본삼매의네 가지 수준이 있습니다. 각 수준에는 근접삼매가 먼저 일어나고 그다음에 본삼매가 일어납니다. 둘 모두 아나빠나 빠띠바가니따를 대상으로 취합니다. 따라서 집중의 수준은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초선정, 이선정, 삼선정의 근심에는 다섯 선정의 요소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선정의 근십삼매에서는 희열(piti 삐띠)이 없고 단지 기울인 생각 (vitakka, 위딱까), 유지하는 생각 (vicara 위짜라), 평정(upekkha 우벡카), 일념(ekaggata, 에깍가)만 있습니다. 그들이 같은 니밋따를 대상으로 취하지만 선정의 요소는 각 근접삼매에서 더욱 더 강력해집니다. - P134

현명한 주의력으로 명상 주제를 반복해서 본다면 선법이 일어나고증장될 것입니다. 이를테면 선정 (jhana, 자나)의 선법은 그러한 선법들중에 들어갑니다. 이와 같이 여러분이 아나빠나 빠띠바가니따(anapana patibhaga-nimitta, 들숨날숨 닮은표상)와 같은 니밋따표상)에 반복하여 집중한다면 이것은 현명한 주의력입니다. 이 현명한 주의력을 힘을 다하여 연마하면 근접삼매로부터 본삼매를 얻을 것입니다. - P135

빅쿠들이여, 가르침을 들은 범부(puthu-jjana, 뿌듯자나)가 자주 가르침을 반복하고반조하고 위빳사나 지혜로 철저히 꿰뚫고 죽으면, 천상계 중의 한 곳에 태어나는데, 거기서 모든 형성들은 그의 마음에 분명하게 나타난다.
그는 서서히 그 법을 반조하거나 위빳사나를 할 것이지만 닙바나를 빠르게증득한다. - P138

탐욕과 성냄을 없애기 위해서 부정관과 자애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명상 역시 현명한 주의력입니다. 하지만 위빳사나 (vipassana, 통찰)가 번뇌를 없애는데 최고의 무기입니다. 이것이 최고의 현명한 주의력입니다. - P142

우리가 ‘욕‘, ‘색계‘, ‘색계‘를 말할 때 존재하는 존재계, 그 ‘계‘는존재하는 장소를 나타냅니다. 그러나 ‘출세간계‘를 말할 때의 ‘계란단어는 은유입니다. 사실 이것은 장소가 아닌 것입니다. ‘출세간계‘를말할 때는 네 가지 도(Magga, 道), 네 가지 과(Phala, 果), 닙바나(Nibbana,
열반)만을 뜻하지 장소를 의미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출세간계에서는 바왕가가 없습니다. 거기에는 네 가지 도(道) 의식과 네 가지과 의식이 없고 닙바나에는 정신물질이 없기 때문에 바왕가를 유지하기 위한 정신이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닙바나에는 바왕가가 있을수 없다는 뜻입니다. - P144

물질은 다섯 취착 무더기 중에서 첫 번째이며, 나머지넷, 즉 느낌(vedana, 웨다나), 지각(sanna, 산냐), 정신적 형성 (sarikhara, 상카라), 식(viniana, 윈냐나)은 함께 정신 (nama, 나마)이라고 합니다. 우리의다섯 구성 요소 존재 (paticavokara-bhava, 빤짜 워까라 바와)에서 정신이물질에 의지한다는 것은, 식(識)들이 각각 해당하는 물질토대 (vatthu,
왓투)에 의지하여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 P145

이것을 보기 위해서 여러분은 물질의 개별적 유형을 보아야 하는데, 먼저 루빠 깔라빠(rupa kalapa, 물질 미립자)라고 불리는 아원자를 꿰뚫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은 그 물질이 다름 아닌 루빠 깔라빠라는것을 봐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궁극적 물질이 아닙니다.194) 궁극적 실재를 꿰뚫기 위해서 여러분들은 요소(dhatu, 다)를195) 구성하고있는 루빠 깔라빠(rupa kaliapa, 물질 미립자) 개개의 유형을 보아야 합니다.
그때에서야 여러분은 물질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정신과의 연관성을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사대요소 명상을 하는 목적입니다. - P146

일반적으로 말하면 우리 몸에 있는 물질은 이 세 가지 유형의 루빠 깔라빠(rupa kalapa, 물질 미립자)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같이 섞여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 종류 루빠 깔라빠에 있는 물질

첫 번째 루빠 깔라빠(rupakalapa, 물질 미립자) 유형은 사대요소(catudhatu, 짜뚜 뚜)인 사대본질(maha bhuta, 마하부따)과 네 종류 파생 물질(upadarupa, 우빠다 루빠)로 구성되어 있고, 모두 여덟 가지 물질이있습니다.

1) 땅 요소(pathavi-dhatu, 빠타워 나뚜)
2) 물 요소(apo-dhatu, 아뽀 다뚜)
3) 불 요소(tejo dhatu, 떼조 다뚜)
4) 바람 요소(vayo-dhatu, 와요 다뚜)
5) 색깔 (vanna, 완나)
6) 냄새 (gandha, 간다)
7) 맛 (rasa, 라사)
8) 영양소(oja, 오자) - P147

대상이 다섯 감각문 중 하나에 부딪칠 때마다 그 대상은 여섯 번째감각문(마음 문, 바왕가)에 동시에 부딪칩니다. 예컨대 색깔 대상이 안문(반투명, 눈 십원소 깔라빠의 열 번째 유형의 물질)에 부딪칠 때, 그 색깔은 마음 문(바왕가)에도 동시에 부딪칩니다. 그리고 마음 문은심장 십원소 깔라빠의 열 번째 유형의 물질에 토대를 두고 있습니다. 먼저 의식(오문전향 의식이 색깔 대상을 포착하고 색깔 대상으로전향을 하고 두 번째로 안식이 알게 되고 더 나아가 의식들이 계속적으로 알게 됩니다. 이 똑같은 원리가 청각 대상이 이문, 즉 귀 십원소깔라빠 안에 있는 열 번째 유형의 반투명 물질에 부딪칠 때, 그리고후각 대상 등이 각 해당하는 문에 부딪칠 때도 적용됩니다. - P149

궁극적 물질의 기본 구조를 논의했으니 우리는 물질이 일어나는원인에 대한 일반적인 논의로 나아갈 수 있는데, 여러분은 사대요소명상할 때 또한 이것을 식별해야 할 것입니다. 물질은 업, 마음, 온도,
자양물(음식) 네 가지 원인 중 하나에서 일어납니다. 이것은 물질에는네 가지 종류가 있다는 뜻입니다.

1) 업에서 생긴 물질(kammajarupa, 깜마자 루빠)
2) 마음에서 생긴 물질 (cittajarupa, 찟따자 루빠)
3) 온도에서 생긴 물질 (utujarapa, 우뚜자 루빠)
4)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물질 (aharajarupa, 아하라자 루빠) - P150

업에서 생긴 물질(kammajarupa, 깜마자 루빠)은 생명 구원소 깔라빠와눈, 귀, 코, 혀, 몸, 심장, 성 십원소 깔라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영양소(oja, 오자)는 업에서 생긴 것 (kammajaoja, 깜마자 오자)입니다.
우리가 두 번째 고귀한 진리, 즉 괴로움 기원의 고귀한 진리의 어떤실재를 보는 것은 업에서 생긴 물질입니다. 입에서 생긴 물질은 생명기능이 있는 물질인데 재생 시 일어나며, 이것은 첫 번째 고귀한 진리입니다. 그리고 마하사띠빳타나 숫에서 붓다께서 말씀하셨듯이, 재생(괴로움)은 갈애 (tanha, 하) 때문에 일어납니다. 갈애는 눈으로 보이는 형색이 눈 십원소 깔라빠에 있는 반투명 물질(안문)과 바왕가(bhavariga, 마음 문)에 부딪칠 때, 귀로 듣는 소리가 귀 십원소 깔라빠에있는 반투명 물질(이문)과 바왕가(마음 문)에 부딪칠 때, 등등 기분 좋고유쾌한 어떤 것에서 일어납니다. 다섯 감각문(토대)에 있는 반투명 물질과 심장 토대 물질은 유쾌하고 즐거운 형색, 소리, 냄새, 맛, 감촉, 법 대상에 대한 갈애 때문에 있는 것입니다. - P151

마음에서 생긴 물질(cittajarupa, 찟따자 루빠)은 팔원소 깔라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영양소(oja, 오자)는 마음에서 생기며 심장토대를 의존해서 일어나는 마음에 의해서만 생긴 것이지, 다섯 감각문(토대)을 의존해서 일어나는 마음에 의해서 생긴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재생연결식을 제외하고 심장토대를 의존해서 일어나는 모든 마음은 마음에서 생긴 물질을 만들어 냅니다. - P152

세 번째 예는 사마타(samatha, 고요, 삼매수행), 위빠사나(vipassana, 통찰), 도, 과 마음입니다. 이러한 마음은 우빡낄레사(upakkilesa, 결점, 경계)가없기 때문에 순수하고 강력하고 수승합니다. 그것은 이러한 마음들이순수하고 수승한 마음에서 생긴 물질을 여러 세대 만들어 내는데, 이들의 땅, 불, 바람 요소가 아주 부드럽고 미세하다는 뜻입니다. 그 부드럽고미세한 루빠 깔라빠 (rupa kalapa, 물질 미립자)들이 신문(몸 십원소 깔라빠의열 번째 유형의 물질)에 부딪칠 때, 수행자는 무거움(땅 요소)이 전혀 없이신체적으로 굉장히 편안함을 경험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모든 루빠깔라빠의 불 요소는 온도에서 생긴 루빠 깔라빠를 만들어 내는데, 그러한 수승한 마음에서 생긴 루빠 깔라빠의 불 요소는 몸 안팎으로 온도에서 생긴 많은 물질 깔라빠를 만들어 냅니다. - P153

모든 무생물은 온도에서 생기고 유지됩니다. 식물이 좋은 예입니다. 그들의 물질은 온도에서 생긴 물질이며 원래 씨 안에 있는 불 요소에서생긴 것입니다. 그들의 성장은 다름 아닌 많은 세대에 걸친 온도에서생긴 물질이 연속적으로 생산된 것입니다. 그것은 토양, 태양(열), 물(차가움)로부터 오는 불 요소의 지원을 받아서 발생합니다. - P154

위빳사나로 가는 수행자의 길이 (들숨날숨에 대한 알아차림 선정과 같은)사마타 명상 주제를 먼저 계발하든, 또는 위빳사나로 가는 수행자의길이 (오직 근접삼매까지만 닦을 수 있는)대요소로 시작하는 위빳사나를하기 전에 사대요소 명상을 끝마쳐야 합니다.  - P157

마음을 고요히 하고 집중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은 여러분의 인식을몸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 대신에 몸을 개략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대체로 어깨 너머에서 보듯이 개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또한 머리 위에서 아래로 보듯이할 수 있는데 이것은 긴장이나 요소들 사이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있습니다. - P163

하나의 반투명 루빠 깔라빠와 하나의 불투명 루빠 깔라빠에서 사대요소를 봤을 때가 사마타 (sametha, 고요, 삼매수행) 명상의 마지막이고 심청정(cittavisuddhi, 찟따위숫디)의 끝이며, 위빳사나 (vipassana, 통찰)의 시작이고 견청정(ditthivisuddhi, 닷티위숫디)의 시작입니다. 즉 여러분은 궁극적정신-물질의 식별(namarupapariggaha, 나마 루빠 빠릭가하)을 시작했고, 궁극적 정신-물질의 분석 (namarupa.pariccheda, 나마 루빠 빠릿체다)을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사대요소 명상이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다포함하고 있는 것입니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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