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의 역사
리처드 실라.시드니 호머 지음, 이은주 옮김, 홍춘욱 감수 / 리딩리더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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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판 서문>

10여 년 전에 제3판이 출간된 이후로 세상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냉전시대가종식됐고 소련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구소련과 기타 동유럽 국가들은 공산주의 경제 체제를 버리고 전환 경제 국가transitional economy 길로 들어섰다.

독일의 재통일이 이루어졌고 일부 후퇴와 장애가 있었음에도 유럽 연합은 더 크고 더 단단한 국가 연합체로 발전했다. 일본은 1980년대의 ‘거품‘ 경제가 붕괴하고 나서 극심한 경기 침체에 빠져 있는 와중에도 경제 회생의 물꼬를 트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남미는 빚더미에 올라앉았던 1980년대의 쓰라린 기억을 이제거의 지워버린 상태이기는 하지만 1994~1995년 멕시코와 2001년 아르헨티나의경제 위기 상황을 보면 경계의 끈을 조금만 늦추면 너무도 쉽게 다시 위기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중국과 인도는 신흥 경제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좀 더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거래 및 금융 질서에대한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구 산업 경제 국가의 자금 및 자본 시장이 점차 통합되면서 신흥시장들이 범세계적 금융 조직으로 통합되기 시작했다.

또 미국을 포함한 수많은 국가가 규제 개혁과 재정 적자 폭의 감소 등의 방식을통해 금융시장에 가해진 정부의 부담을 줄일 방법을 찾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이번 개정판에 새로이 추가된 장에서는 상술한 변화들이 1990~2005년 동안 진행된 금리 역사에 어떤 식으로 반영됐는가 하는 부분을 다룰 것이다. - P18

그리고 이외 다른 장에서도 자료에 대한 약간의 수정과 보충이 이루어졌다. 와일리 Wiley 출판사가 이 불후의 명저를 추가할 기회를 필자에게 주었다는 사실이 기쁘기 한량없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잭 윌슨Jack W. Wilson 교수는 옛 자료와 신 자료를 입수하고 분석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필자의 대학 동창이자 협력자였던로버트 라이트 Robert E. Wright는 이번 개정판에 수록된 각종 표와 도표를 만들고배치하는 데 아낌없는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금융발달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기울였고 시장의 역할 기제에 대해 상당한 통찰력과 식견을 보여주었던 뉴욕 대학 스턴 스쿨의 동료와 학생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

-리처드 실라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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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약할 때 가장 강한 것이 나오는 법이라네. 감상적이고 무력한 약자의 눈물이 가장 큰 힘이지. 프랑스인들은 자유평등의 기치를 걸고 혁명을 일으켰잖나. 그 그럴듯한 가치가 공포정치로 엉망진창이 됐을 때, 박애가 나와서 혁명의 역사를 바꿨어. 자유와 평등은 끝 모르게 싸우지만, 그 사이에 박애가 들어서면 눈물 있는 자유, 눈물 있는 평등이 나오는 거라네." - P213

"기본적인 노력과 능력은 당연히 갖춰야겠지. 그런데 정말 크게잘되는 스타는 하늘이 도운 거야. 책 낼 때마다 베스트셀러 되는 작가도 있고 안 되는 작가도 있어. 책을 아무리 지성과 정성을 다해서써도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기도 하고, 개발새발 대충 쓴 것 같은데도 베스트셀러가 되는 게 있거든. 나중에 읽어보면 확실히 베스트셀러는 그때의 대중을 끄는 힘이 있어. 문운이야. 애 낳으면 천재도낳고 둔재도 낳는 것처럼, 똑같은 사람 머리에서 똑같은 책을 읽고써도 책마다 그 운이 다른 거야.‘ - P219

"고난이 내 그릇의 넓이와 깊이를 재는 저울일까요?"
"고난은 나, 너, 우리, 인류 모두의 저울이지. 나치 수용소의 체험을 기록한 빅터 프랭클의 밤과 안개를 보면 극단적 고난에 반응하는 인간의 양극단이 드러난다네. 두 종류의 인간으로 나눠져 나치의 앞잡이가 되어 개처럼 동족을 물어 죽이는 놈들. 반대편엔 아주 보통의 이기적일 것 같은 사람들이 숭고한 모습을 보여주었어.
생명이 꺼져가는 사람들에게 자기 빵을 나눠주는 거야. 그런 행동을 하는 자기 모습을 보고 스스로도 놀라, 초인적인 성장을 이뤄내는 거지. - P230

"나를 만족시킬 만한 스승이 없다는 것과 같아. 인간이라는 존재는 바깥에서 나를 바꾸도록 용납하지 않는다네. 남이 나를 바꿀 수있다고 생각하나?"

"...... 어렵지요."

"어려운 일이야. 성인군자의 아들도 나쁜 짓을 해. 아버지의 선한피를 받았는데도 교화가 안 되지. 공자님은 아들을 가르치지 않았어. 가르칠 수 없는 거지. 가장 가까운 피붙이조차 가르칠 수 없어.결국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엉터리라네.

남을 가르칠 수도 없고 남에게 배울 수도 없어. 인간이 그런 존재야. 거기로부터 시작해야 하네. 그게 실존이야. ‘나는 혼자다‘라는걸 모르는 사람과는 얘기가 통하지 않아. 군중은 남이 이 말 하면이리로 가고, 남이 저 말하면 저리로 가지 휩쓸려 다녀. 자기가 없으니까 자꾸 변하는 거라네." - P235

"개구리 이야기로 돌아가면, 정적에 반하셨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합창하는 개구리에게 돌을 던지면 순식간에 고요해지거든. 그때적막을 들었다네. 시골의 하늘은 맑고 밤의 모판에는 별빛이 내려앉아. 논두렁 물에 하늘의 별이 비치는 거야. 별빛 뒤에 숨어서 울던 개구리들이 돌을 던지면 일제히 딱 멈추면서 귀가 멍멍할 정도의 침묵이 생겨났어. 평소에는 침묵이 안 들려. 그런데 개구리 울음소리와 소리 사이에 생기는 그 침묵. 그 침묵만큼은 들을 수가 있어, 개골개골 울다가 돌을 던지면 면도날로 자르듯 생겨난 그 침묵은 참으로 신비로웠다네." - P245

머리가 커질수록 머릿속을 채우는 건 빈 교실의 이미지라고 했다. 방과후 아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후 빈 교실에서 들리던 선생님의 서툰 오르간 소리 같은 것들. 어린 시절 체험했던 ‘공백의기억들‘이 죽음의 이미지로 자주 머리를 때린다고 스승은 불가사의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필록테테스도 그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화살이 날아가고 피가 흐르는 저 멀리 전쟁터와 무인도 달빛 아래홀로 남은 한 인간의 대비, 어쩌면 무리에서 이탈된 공백 속의 한인간이 스승의 머릿속에서 반복 재생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P248

"서양의 양복장은 높고 길어. 옷을 위해, 기능을 위해 만든 구조물이지. 동양의 가구는 인간을 표준으로 했어. 옷도 개켜서 넣지.
나는 모든 언어를 이렇게 비교적인 메타언어로 사용한다네. 좀 어렵게 말하면 나는 순수이성과 실천이성, 판단이 이세가지를 동시에 쓰고 있는 거라고나 할까. 집사람은 땅의 언어인 의식주에 관심 있지만, 나는 하늘의 언어인 의식주에 내재된 진선미에 관심이있는 거라네. 의식주를 이야기하는 게 일반 언어고, 진선미를 이야기하는 게 메타언어야. - P260

"인간이 발견한 것 가운데 가장 기가 막힌 것이 돈이라네. 인간은절대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교환을 하며 살아가지. 우리가숨 쉬는 것도 식물과의 교환이야. 우리는 탄소를 내뱉고 식물은 산소를 내뱉지. 모든 생명가치는 교환인데, 핵심 교환은 세 가지야.
첫 번째는 피의 교환이라네. 그게 사랑이고 섹스지. 사랑은 생식이라는 목적을 벗어나지 않아. 교환가치가 없다면 인종은 멸종되겠지. 그다음은 언어 교환, 그리고 돈의 교환이라네. 돈의 교환을 통해 생산과 소비와 시장이 만들어지는 거지. 세상이 복잡해 보여도피 언어, 돈 이 세 가지가 교환 기축을 이루며 돌아가고 있어. - P263

"누이 좋고 매부 좋고‘라는 말이 있지? 뽕도 따고 님도 보고, 이거 제일 잘하는 사람들이 한국인이야. ‘이거냐? 저거냐?‘가 아니라‘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 거지‘, 외국인들은 디지털이면 디지털,아날로그면 아날로그, 경계가 뚜렷해. 그런 이원론으로 과학과 합리주의를 만들고 매뉴얼과 원칙을 만들어 세계를 리드했지. 하지만한국인은 정량적인 것과 정성적인 것, 원칙과 직관을 융합해버려.
그래서 조직도 오거나이즈가 잘 되는 시스템보다 비상시에 만드는임시 조직이 더 잘 굴러가. 한국 사람이 위기에 강하다고 하는데,위기에 강한 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강한 거라네." - P273

어느 조직이든 이쪽과 저쪽의 사이를 좋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조직은 망하지 않아. 개발부와 영업부, 두부서를 오가며 서로의 요구와 불만을 살살풀어주며 다리 놓는 사람, 그 사람이 인재고 리더야. 리더라면 그런‘사잇꾼‘이 되어야하네. 큰소리치고 이간질하는 ‘사기꾼‘이 아니라 여기저기 오가며 함께 뛰는 ‘사잇꾼‘이 돼야 해. - P275

인간의 뇌는 고생대의 뇌와 신생대의뇌가 있어. 고생대는 변화를 싫어하네. 바깥으로 안 나가고 고향을안 떠나려 해. 신생대 신피질뇌는 반대야. 새로운 것을 좋아하지.
모든 사람의 뇌에는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가 동시에 탑재돼 있어, 변화하지 않으려는 보수적인 고생대의 머리와 끝없이 새것을찾고 학습하는 신생대신피질의 뇌, 우리 인간은 먼저 새것을 찾고학습했던 소수자에 의해 나아가고 있네. 소수자가 경험하고 만든문명에 다수가 거저 올라탄 거야. - P289

"선생님,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당신의 삶과 죽음을 우리가 어떻게 기억하면 좋겠습니까?"
"(미소 지으며) 바다에 일어나는 파도를 보게. 파도는 아무리 높게일어나도 항상 수평으로 돌아가지. 아무리 거세도 바다에는 수평이라는 게 있어. 항상 움직이기에 바다는 한 번도 그 수평이라는 걸가져본 적이 없다네. 하지만 파도는 돌아가야 할 수면이 분명 존재해, 나의 죽음도 같은 거야. 끝없이 움직이는 파도였으나, 모두가평등한 수평으로 돌아간다네. 본 적은 없으나 내 안에 분명히 있어내가 돌아갈 곳이니까. - P293

"촛불은 끝없이 위로 불타오르고, 파도는 솟았다가도 끝없이 하락하지. 하나는 올라가려고 하고 하나는 침잠하려고 한다네. 인간은 우주선을 만들어서 높이 오르려고도 하고, 심해의 바닥으로 내려가려고도 하지. 그러나 살아서는 그곳에 닿을 수 없네. 촛불과 파도 앞에 서면 항상 삶과 죽음을 기억하게나. 수직의 중심점이 생이고 수평의 중심점이 죽음이라는 것을."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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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독들은 제 인생을 남만큼물로 채우겠다고 아웅다웅하며 살아반면 두레박들은 눈이 반짝반짝해. 좀 까칠하고 불만도 많고 빨리걷지. 딱 두레박이야. 두레박들은 원하는 거 줘도 금방 딴거 할 사람들이야. 붙들려고 하면 떠나버려 지적 보헤미안인 거라. 내가 늘말하는 우물 파는 사람들이라네. - P189

"나에게 행복은 완벽한 글 하나를 쓰는 거야. 그런데 그게 안 되는 거지. 그러니까 계속 쓰는 것이고. 그런데 알고보면 이 세상에존재하는 모든 글은 실패한 글이라네. 지금까지 완성된 성인들 중에 글을 쓴 사람은 없어. 예수님이 글을 썼나? 공자가 글을 썼나?
다 그 제자들이 쓴 거지. 역설적으로 말하면 쓰여진 글은 완성되지못한 글이야. 성경도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인간이 쓴 글이고 세상의 모든 경전, 문자로 쓰여진 것은 결국 완성되지 못한 그림자의 흔적일 뿐이네. 나 또한 완성할 수 없으니 행복에 닿을 수 없어. 그저끝없이 쓰는 것이 행복인 동시에 갈증이고 쾌락이고 고통이야. 어찌 보면 고통이 목적이 돼버린 셈이지." - P191

골목이나 골방에 있는 사람은 남의 골방의 아픔을 모르거든.그러나 추위로 확연하게 느껴지기 전까지는 오히려 모른다‘는 인정이 매우 중요하다네.

레비나스의 ‘타자의 윤리‘가 그래서 나온거야. 타자의 자리, 그절대성을 인정하는 게 사랑이고, 그 자리가 윤리의 출발점이라고.타자의 고통을 내 시야에서 단정 내리면, 모든 그림이 단순해지고왜곡이 생겨.

예를 들어볼까? 인간은 타자의 고통을 해결해보려고 분배의 문제로 풀어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그 복잡성에 부딪히고 말았네. 사회주의가 그렇게 쉬운 선이 아니고 자본주의가 그렇게 쉬운 악이 아니었던 거지. - P195

어머니는 절대로 내 기억 속에서 돌아가시는 법이 없었어.여든여덟 살이 되어서도 어머니가 그토록 그리운 것은 어머니는선생에게 밥이었고 책이었기 때문이리라. 돌상에서 책을 잡은 것을두고두고 자랑삼아 얘기했다던 어머니.

"한국 어머니들의 모정이 더 애틋한 것 같습니다."

"품에 안고 등에 업고 육체로부터 밀착 교육을 하니까. 그런데 요즘에는 모성애도 신화라고해. 짐승들도 급할땐 자식을 내동댕이치거든. 캥거루는 쫓기다가 도저히 못 견딜 때는 배 안의 새끼를 던져줘버려. 철새도 떠날 때가 되면 못 나는 새끼는 두고 날아가고,희생하는 어미도 있지만, 버리는 어미도 있는 거야.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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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그는 ①버블을 발생시킨 초기 요인과 ②발생한 버블을가속시킨 요인으로 나눠서 고찰하고 있는데 ①의 요인으로 ‘가격 상승 기대 심리‘와 ‘신용대출 폭증‘ 두 가지를, ②의 요인으로 ‘장기화된 금융완화 정책‘, ‘금융과 경제 활동 사이에서 만들어진 경기 증폭적인 작용‘, ‘지가 상승을 가속하기 쉬운 세제‘ 세 가지를 꼽고 있다. - P62

주가와 지가의 급격한 상승이 있었음에도 이를 이상하다고(버블이라고) 여기지 않고 일본 경제의 실력인 것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여 주가와 지가의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1980년대 후반 일본사회에 퍼져 있었는데, 이것이 버블을 발생시키고 팽창시킨 큰 원인이었다. 시라카와 전 일본은행 총재가 말하는 ‘가격 상승 기대 심리‘는 이런 분위기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 P63

그는 ‘가격 상승 기대 심리‘를 불러온 배경으로 ①일본 경제의 거시적 실적의 양호함(성장률은 선진국 중 가장 높은 데다가 물가상승률은낮았다), ②기업과 산업 차원에서 본 강력한 국제 경쟁력과 경상수지의 대폭적인 흑자, ③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일본 은행권의 존재감 고조 등을 꼽는다. - P63

가격 상승 기대가 장기화된 것 못지않게 중요한 요인은 ‘장기화된 금융완화 정책‘이었다.

제2차 오일 쇼크(이란 혁명과 뒤이은 원유 가격 폭등)로 인한 물가상승을 억누르기 위해 일본은행의 기준대출금리 (정책금리)는 1980년 3월 9%까지 인상되었다. 이러던 것이 사태가 진정됨에 따라 단계적으로 인하되어 1983년 10월 5%가 되었다.

그뒤 1986년 1월 플라자합의 (1985년 9월)를 계기로 급속하게 진행된 엔고와 그와 동시에 일어난 경기 악화(1985년 7월~)에 대처하기위해 정책금리가 4.5%로 인하되었다. 이후로도 정책금리가 네 번 더인하되어 1987년 2월에는 역사상 최저 수준인 2.5%까지 내려갔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일본은행은 금융완화(2.5%라는역사상 최저치의 정책금리 수준)를 장기간 지속했을까? 좀더 일찍 가령총통화의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진 1987년 중반부터 1988년 사이에 정책 전환을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 P65

버블을 붕괴시킨 것은 무엇일까. 주가 버블을 붕괴시킨 것은 일본은행의 금융 정책 전환, 즉 정책금리의 인상이었다. 반면 지가 버블은 대장성의 금융 행정 전환, 즉 부동산 금융 규제의 발동이 결정적이었다. - P73

①주가와 지가의 대폭 하락(1991~1993년 3년간의 감소액은 합쳐서631조 엔, 매년 GDP의 절반이 사라진 셈이다) ②그 영향으로 수요도 대폭 감소, ③일본 경제는 재고조정, 설비비용 조정, 고용 조정이 필요한 상황으로 빠져들었고, 동시에 ④은행 대출에 의존하여 주식과 토지를 구입한 기업의 대차대조표는 매우 악화되었다. 구입한 자산 가격은크게 하락했지만 대출액, 상환액과 이자는 변하지 않아 상환 부담이크게 늘어난 것이다. 대차대조표 불황, 복합 불황이라고도 불리는 불황이 동시에 발생한 것으로, ⑤전반적으로 경기 침체는 한층 심각해지고 침체 기간도 장기화했다.

이것이 버블의 붕괴와 함께 일어난 일이다. - P82

1990년대 초반부터 중반에 걸쳐 일본에서는 경기 회복 외에도 두 가지 지나칠 수 없는 큰 동향이 있었다. 하나는 1990년대의 버블 붕괴속에서 금융기관의 융자가 불량채권화되어 회수불능이 되었는데, 특히 중소 금융기관의 경영 파탄이 발생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일본 경제의 앞날에 위기의식이 점점 부각된 것이다. - P91

1980년대 들어서면서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증권시장의 발달로기업이 주식과 증권을 발행하는 등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확대됨에 따라 은행의 기업 융자 페이스는 둔화되었다. 이에 따라 은행은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입이 기대되는 개인 대상 주택 대출시장으로눈을 돌렸고 대출 확대에 힘을 기울였다. 결과적으로 주전의 개인 대상 주택대출시장 점유율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자 주전은 가계를 대상으로 한 부동산 담보대출 대신 부동산업계로 융자를 확대해갔다. 이 흐름에 제동을 건 것이 1990년 3월에시행된 금융기관에 대한 ‘부동산 융자 규제(행정지도)‘였다(2장 참고). - P94

대장성의 ‘행정지도‘는 ①금융기관에게 ②부동산업 대상 융자(부동산업, 건설업, 비은행계 금융기관에 대한 융자)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있었다. 하지만 ①의 금융기관 중에는 농림계 금융기관이 들어가 있지 않았으며, ②의 비은행계 금융기관 중에는 주전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행정지도‘의 발동 이후 ①농림계 금융기관에서 ②주전으로 대량의 자금이 유통되었고, 다시 주전에서 부동산업계로 대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때는 이미지가 버블 말기(지가는 상당히 고액이 되어 있었다)였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지가 버블이 붕괴했다. 이시기 주전의 부동산 융자 대다수가 불량채권이 된 것은 의심할 여지도 없다. - P94

경제기획청의 ‘연차경제보고(1996년판)‘이다. 서두에 있는 ‘총론‘의 ‘맺음말‘에 기재된 문장을 발췌했다.

전후 50년을 맞이한 일본 경제는 지금 역사적인 구조조정기에 있다....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의 경제 구조와 시스템, 경제 정책의체계에 변속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제사회의 구조와 시스템에 매달려서는 일본 경제의 미래는 없다.
자기 책임 원칙을 철저히 지켜 시장경제를 다루는 투명한 규칙과인센티브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 리스크를 두려워해서는 일본경제의 앞날은 없다. 리스크와 함께 살아갈 각오야말로 일본 경제활력의 부활의 길이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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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 중에는 도움을 받기만 하는 ‘테이커raker‘보다 도움을 주는 사람 기뻐giver많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도움을 주는 사람만큼이나 도움을 요청하는 ‘리퀘스터Requester‘도 중요하다고 해요. 사람들은 거절이 겁나 부탁을 두려워하지만, 실험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게 도움을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거죠. 사회적으로 묻힐 수 있는 자원을 캐내어 유통시킨다는 차원에서, 부탁이 매우 역동적인 행위라는 데 대NES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게 마스크와 똑같은 얘기라네. 마스크는 나를 위해 쓰지만 남을 위해서도 쓰잖아. 부탁도 그래. 나를 위해 하는 거지만, 그게 남에게도 유익이거든. 나는 남에게 부탁할 수도 부탁받을 수도 있어.그걸 알기에 도와주는 거야. 반대로 남한테 부탁 안 하는 사람은 남의 부탁도 잘 들어주지 않아." - P131

"어쨌든 파뿌리 하나의 선행이라도 신에게 구제받을 수 있다는희망이 생기네요."
"끝까지 이기적일 것 같은 사람도 타인을 위해 파뿌리 하나 정도는 나눠준다네. 그 정도의 양심은 꺼지지 않는 존재가 인간이거든.
남을 위해 뭔가를 해주려는 마음이 인간에게는 있어. - P133

철학자 칸트가 바로 그 세 가지 영역을 질서 있게 정리했어. 진실(眞)은 『순수이성비판』에서 다루고, 선악의 윤리 문제는『실천이성비판』에서 다루고 아름다움(美)에 관한 것은 판단이성비판에서 다뤘지. 그게 모여서 서양의 세 가지 기준인 진선미眞善美가된 거라네.

예를 들어볼까?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신의 물리적 실체를 볼수 있나? 이것은 ‘있다 없다‘의 문제야. 인지론으로 보면 없는 거야.순수이성이지. 그런데 세상 살다 보면 신이 있어야 해. 그래야 질서도 잡히고 선악의 기준도 생기거든. 그러면 그건 행위론이 되는 거야. 실천이성이지. - P136

"양자역학의 세계는 보는 자에 따라 달라져, 존재하지 않는데 누군가 보면 또 나타나지.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야. 물리 세계에서모든 것은 입자와 웨이브로 나뉘는데, 양자의 세계로 들어오면 똑같아지거든. 웨이브가 입자고 입자가 웨이브야. 양자 컴퓨터가 그렇잖아. 보통의 컴퓨터는 아니면 1이지, 그런데 양자는 0이면서 동시에 1이야. - P141

"목적이 있으면 걷는 게 되고 목적이 없으면 춤이 되는 거라네.걷는 것은 산문이고 춤추는 것은 시지. 인생을 춤으로 보면 자족할수 있어. 목적이 자기 안에 있거든. 일상이 수단이 아니고 일상이목적이 되는 것, 그게 춤이라네. 그런 의미에서 글을 쓰고 사는 것이 바로 나에게는 춤이 된다네." - P149

우리는 겉으로 번쩍거리는 걸 럭셔리하다고 착각하지만, 내면의 빛은 그렇게번쩍거리지 않아. 거꾸로 빛을 감추고 있지. 스토리텔링에는 광택이 없다네. 하지만 그 자체가 고유한 금광이지. - P154

"플라톤의 대화편』을 보게. 위대한 철학이 왜 대화에서 나왔겠나. 대화는 변증법으로 함께 생각을 낳는 거야. 부부가 함께 어린아이를 낳듯이. 혼자서는 못 낳아 지식을 함께 낳는 것, 그게 대화라네. 내가 혼자 써도 그 과정은 모두 대화야. 내 안에 주체와 객체를만들어서 끝없이 묻고 대답하는 거지. 자문자답이야. 그래서 모든생각의 과정은 다이얼로그일세.

과거엔 나 혼자서 생각하고, 나 혼자서 다 만들어낸 줄 알았는데,아니었어.

이제 이 글은 내 거야!‘ 단언하지 않아. 따져보면 내 글이란 없는걸세. 모든 텍스트는 다 빌린 텍스트야. 기존의 텍스트에 반대하거나동조해서 덧붙여진 것이거든. 텍스트는 상호성 안에서만 존재해." - P155

부모 입장에서도 시키는 대로만 사는 효자보다 ‘존재하겠다"고아버지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갔다 돌아온 자식이 얼마나 더 장하고측은하겠느냐고, 그가 탕자의 변호인처럼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집을 나가 자수성가한 아이가 울퉁불퉁해도 자기 금덩이를 캐고 돌아온다고. 목장 물려받아 유산 상속하면 유산세 내고 몇 푼이나 남겠느냐고 자기 집 목장에 없는 쓴 열매라도 따온 탕자가 인간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 P168

"프로세스! 집이 아니라 길 자체를 목적으로 삼게나. 나는 멈추지 않았네. 집에 정주하지 않고 끝없이 방황하고 떠돌아다녔어. 꿈이라고 하는 것은 꿈 자체에 있는 거라네. 역설적이지만, 꿈이 이루어지면 꿈에서 깨어나는 일밖에는 남지 않아. 그래서 돈키호테는미쳐서 살았고 깨어나서 죽었다고 하잖나. 상식적인 사고로는 이해가 안 되는 헛소리일 수도 있어. 하하." - P176

남의 신념대로 살지 마라

방황하라.

길 잃은 양이 돼라.

‘구하라 그리하면 주실 것이다‘의 성경 구절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길을 잃어야 한다는 선생의 말은 깊고도 깊어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다. 그것은 용기의 과제이기도 했고, 믿음의 문제이기도 했다. - P177

공자가 그러지 않나.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에는 식사를 잊어버린다고 자는 걸 잊고 먹는 걸 잊어. 의식주를 잊어버리는 거지. 그게 진선미의 세계고, 인간이 추구하는 ‘자기다움‘의 세계야."

"화문석이 되라는 말씀이지요? 자기 무늬를 짜면서…………."

"그렇지. 그게 아이덴티티거든. 자기 무늬의 교본은 자기 머리에있어. 그걸 모르고 일평생 남이 시키는 일만 하다가 처자식 먹여 살리고, 죽을 때 되면 응급실에서 유언 한마디 못하고 사라지는삶・・・・・ 그게 인생이라면 너무 서글프지 않나? 한순간을 살아도 자기 무늬를 살게"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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