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 지내면 좋겠어요 - 끝나지 않은 마음 성장기
에린남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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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가면서 감추어야 하는 것이 많다. 자신의 감정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느라 나를 잊고 사는 일이 많다. 내 감정이 우선은 아니겠지만 상처를 받아 가면서까지 나를 사랑하는 일에 인색해진다. 표지에 보이는 "나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어요."라는 문장을 보면서 위안을 받는다. 표지의 색상과 그림들은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어른이라는 이름이 '완성'의 의미는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완벽해지려 하고 실수를 하면 안될 것 같다. 어른이 되어도 끝없이 성장한다는 것을 잊고 살아간다. 서툴고 불안한 시간을 보내도 괜찮다고 는 것을 이 책을 보며 알아간다. 

애니메이션을 그리고 싶었던 작가가 그 꿈을 포기하였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우리들은  '포기'는 '실패'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기에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하지만 포기보다는 '내려놓음'이라 생각하면 어떨까. 작가도 오랜 시간 동안 가졌던 꿈을 포기하지만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한다. 자신이 원하던 것을 하며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되는 일을 한다. 




우리의 일상은 특별하지 않다. 특별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위로한다. 그런 일상을 살아가는 일은 지루하고 발전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게 된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서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행복이 우선은 아니다. 행복하지 일상이 불행한 것은 아니라 말하고 있다. 행복을 좇느라 중요한 것을 놓칠 때가 많다는 것을 알기에 이 말은 더더욱 우리의 마음속에 남는다.  

행복하지 않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다. 여러 감정 중 하나일 뿐이다, 내가 파고들지 않으면 어떤 감정이든 잠깐 곁에 머물렀다 사라진다. 그래서 행복하지 않은 상태를 행복한 상태와 동등하고 귀한 감정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 p.168

새해가 되어 아직은 힘들고 지친 일보다 희망을 꿈꾸며 다양한 일들을 계획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하고 싶을 때나 삶에 지칠 때 이 책을 꺼내보며 좋을듯하다. 관계 맺기에 집중하느라 나를 잊고 나 자신에 소홀해질 때도 꺼내 보기를 권한다. 이기적인 측면에서의 내가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자라날 수 있게 도와준다. 짧은 글과 만나는 삽화들은 편안하게 다가온다. 좋은 책임에도 한 장 한 장 넘기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이 책은 책장을 넘기면서 편안함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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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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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앞보다는 뒤를 돌아다보는 경우가 많다. 언제부터인가 나도 뒤를 돌아다보며 옛 추억을 떠올린다. 여학생들에게 있어 학창 시절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질풍노도기라 말하는 그 시기를 함께 보낸 친구들과는 전우애 같은 감정이 있다. 구르는 낙엽만 봐도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고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알 수 없는 슬픔이 다가온다. 그럴때 말하지 않아도 내 감정을 알아주는 친구들이 있기에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학창 시절의 느낌으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공유할 추억이 많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학창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책을 만나 반가운 마음으로 보게 된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는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2005년도 단편집이 리커버판으로 출간된 것이다. 작가의 작품들을 좋아해 여러 편을 만났는데 이 작품은 이번에 처음 만나게 되었다. 작품을 만나면서 우리의 정서와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과 여고생들의 일반적인 모습은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친구, 가족들과의 관계는 공감하면서 만나는데 다른 부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조금 혼란스럽기도 하다. 



 

여러 단편들은 연결고리가 있다. 각 이야기마다 1인칭 화자가 있다. 1인칭 화자의 주변 인물들 중에 누군가가 다른 이야기의 1인칭 화자가 된다. '평범'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보통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여고생들이라 말해야 할까. 공부, 진로, 가족, 이성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어디서나 볼 수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렵거나 불편한 사실들을 보면서 우리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친구들에게 '다카노 씨'라 불리는 미요의 이야기는 조금 충격적이다.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일어나서는 안 될이다. 미요가 미성년자인 줄 알면서 그런 일을 벌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여학생들의 평범한 이야기라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누구보다 심한 성장통이라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며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추억을 선물하는 이야기이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밤새도록 나눈 이야기, 함께 먹던 간식, 짝사랑 상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우리는 수많은 추억들을 공유하였다. 친구들을 떠올리며 웃음을 짓게 하는 이야기이다. 물론 어두운 감정을 다룬 이야기들도 있지만 그런 부분조차 우리들에게는 추억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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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에 있어요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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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미래를 알 수 없기에 불안하고 선택의 어려움이 있다. 누구나 꿈을 꾸지만 현실 때문에 포기하는 일도 많다. 자신의 삶은 스스로 선택을 하는 것이지만 누군가의 조언으로 힘을 얻고 가야 할 길의 방향을 찾는 일이 많다. 이 책을 보면서 나에게는 '고마치 사유리'는 누구일까라는 생각을 한다. 아니, 그녀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도서실에 있어요>에서는 불안한 현실과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대형 백화점 여성복 매장에서 일을 하는 20대 도모카, 어린 시절의 꿈을 품고 살아가는 30대 료, 워킹맘의 고충을 안고 살아가는 40대 나쓰미, 자신의 꿈을 잃고 살아가는 30대 백수 히로야, 42년을 근무하고 정년퇴직을 한 후 불안한 현실을 살아가는 60대 마사오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인물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되는 것은 우리들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료가 어린 시절 꿈에 가까이 가지 못하는 것은 현실의 벽을 높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이 원하던 일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없고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꿈을 포기하는 이유 중 하나도 경제적인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기반을 마련한 후 뭔가 하려는 생각을 한다. 지금 당장 행동하지 못하고 이루지 못하는 꿈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이루지 못할 꿈은 과감하게 버려야 하는지 살짝 고민을 하게 된다.

 

30대의 백수 히로야를 보면서 젊은 세대들을 떠올린다. 자신이 원하는 꿈을 향해 가지만 현실은 만만하지 않다. 좋아하는 일이 잘하는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들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일까. 잘 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좋아하는 일이 잘하는 일이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기에 늘 힘든 선택을 하는지도 모른다.

 

각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중심에는 '고마치 사유리'가 있다. 조금은 특별한 외모를 가진 그녀에게는 많은 비밀이 숨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 앞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고민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들은 후 무심한 듯 던지는 그녀의 말은 그들에게는 따뜻함으로 다가간다. 

 

표지에는 책과 여러 가지가 보인다.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책과 비행기, 게, 고양이, 프라이팬 등의 비밀은 책 속에 숨어있다. 각 인물들이 '고마치 사유리'와의 첫인상에 대해 표현하는 것도 흥미롭다. 같은 인물이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른 것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들이 직접 만난다면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해진다. 나에게 그녀는 어떤 책을 추천해 줄까. 

 

"그런데 뭔갈 시작할 때는, 그것이 훗날 쓸모가 있을지 어떨지를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저 마음이 움직인다면, 그것만으로도 도전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보거든요." - p.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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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니머스 : 경시청 손가락살인대책실
사이조 미쓰토시 지음, 김나랑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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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편한 세상이 되었다. 클릭 몇 번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물건들이 배달되고 음식도 집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이러한 편리함 속에 안일하게 대처하는 일도 있다. 옳지 않은 행동이지만 사람들은 모여서 가끔 누군가의 험담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야기가 모인 사람들에서 끝나면 다행인데 가끔은 밖으로 나가고 진실과 다른게 전달되는 경우도 있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당사자가 모르면 좋은데 그의 귀에 들어가면 어떤 식으로든 상처를 받는다. 서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보내는 일이 많다. 실제로 잘못을 한 경우가 아님에도 개인적인 감정을 실어 악의적인 내용의 글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어나니머스>에서는 온라인상에서 왜곡된 사실로 상처를 받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부제에서 표현한 것처럼 '손가락살인'이다. 칼보다 펜이 강하다고 하였는데 지금은 손가락이 제일 무섭고 강하다. 우리가 무심코 남긴 글이나 클릭 한 번으로 누군가는 죽음을 선택한다. 진실이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심각성으로  '손가락 살인 대책실'이 구성된다. 반조를 중심으로 사쿠라, 리리코, 시노미야, 고시가야 등이 모인 이곳에서는 어떤 사건들과 마주하게 될까.

 

각 장마다 사건의 피해자들은 만난다.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일들이 많다. 가끔 악의적인 글을 남긴 사람들은 상대가 큰 상처를 받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자신이 보고 들은 내용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본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의 한 문장을 보며 분노를 느낀다. 자신의 재미로 누군가는 큰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사람들한테 관심받으니까 재밌어져서요." - p. 126 



 

보통 멘탈이 강하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 멘탈이 강한 사람은 같은 기사를 보고도 무덤덤하게 지나간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만난 사나다 고즈에는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라고 주변에서 말을 했다. 악의적인 댓글을 보고 극단의 선택을 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반조의 한 마디가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있다. "강한 사람은 없어."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상처는 받는다.

 

각 장에서 만나는 사건들과 관련된 인물들은 현실에서도 마주한다. 악의적이지 않더라도 우리가 가볍게 남긴 글들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긍정적이고 객관적인 의견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향한 비난의 화살이라면 지금 멈춰야 하지 않을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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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리추얼 :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정혜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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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서 음악을 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침에 눈을 떠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음악을 플레이한다. 예전에는 라디오로 하루를 시작했는데 이제는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저장하여 듣고 있다. 이렇게 음악으로 시작하여 자기 전에는 편안한 음악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음악이 함께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라디오에서 들리는 음악, 매장이나 카페에서 들려주는 음악 등 다양한 음악과 함께 하고 있다.




이 책은 음악과 함께 하고 있다.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음악들은 나를 만들어 간다. 리추얼(ritual)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반복적 행위라고 말한다. 단순히 좋은 음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변화하는, 즐겁게 살아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의 삶에서 음악이 없다면 어떨까. 

가끔은 외롭거나 누구에게 말하지 못하는 슬픔이 찾아올 때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정리한다. 즐겁거나 행복한 일이 있을 때도 흥겨운 음악을 듣는다. 혼자 듣는 음악뿐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듣는 음악도 있다. 음악만 흐를 때도 있지만 음악을 들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하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하는 등 다양한 일들을 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덕질을 하지 않았을까. 작가는 평생 덕후로 살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가끔 나이가 들어서 덕질을 하면 창피한 생각이 들어 숨기는 경우도 있다. 자신 있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이 멋있다. 덕질은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경우가 있다. 작가가 전하는 경험을 보면서 우리들도 이전의 추억을 소환하게 된다. 나 또한 좋아하는 가수의 LP, CD를 열심히 모았던 기억이 있다. 그것을 사기 위해 용돈을 모으고 즐겁게 일을 했다. 하나하나 쌓여가는 음반들은 내가 살아가는 힘의 요소가 되었던 것이다.

꼭 아이돌 덕질이 아니더라도, 하나의 분야에 몰입하고 파고드는 경험은 우리에게 깊은 즐거움을 남긴다. 덕질은 좋아하는 마음의 농도가 짙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일상의 활력소가 된다. - p.88

혼자는 빨리 가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말을 한다. 음악을 통해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그중에 눈길을 끄는 것은 온라인 리추얼 프로그램이다. 각자 수행한 것을 나누면서 격려하며 독려하고 있다. 각자 정한 목표들을 향해 천천히 가고 있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쁨보다는 그 과정을 함께 즐기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짧은 시간을 투자하여 꾸준히 하는 활동을 통해 변화하는 나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묘미는 음악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보면서 QR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가끔 다른 책들 속에서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일일이 찾아보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이 책은 바로 QR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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