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고양이를 태우다
김양미 지음 / 문학세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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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고양이를 태우다'라는 제목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제목만으로 여러 가지 상상을 하게 된다. 고양이는 어떤 이유로 죽은 것일까? 고양이를 왜 태워야만 했을까? 여러 가지 궁금증을 가지고 이 책을 만난다. 표제작인 '죽은 고양이를 태우다' 포함하여 7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첫 이야기부터 우리가 가진 편견이나 선입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사람들은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을 떠올릴까.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 많은 것을 알려주고 언제나 너그러운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듬어 주는 사람이다. '비정상에 관하여' 에서 만나는 선생님은 조금 다르다. 대안학교에서 장애 학생들을 가르치는 조희성은 ADHD 진단을 받는다. 의사에게 '주의력 결핍 우세형'이라는 말을 듣고 예상했던 일이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이려 한다. 현실적으로 아이들의 선생님이 이런 분이라면 부모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까.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이 힘들게 하는 일이 많다. 특별한 의미로 눈에 여 부러움을 사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조희성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은 불행의 씨앗을 품고 사는 것이라 말하며 모두가 자신을 비난하고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표제작인 '고양이를 태우다'는 유머 있는 이야기가 아님에도 계속 웃음이 난다. 용역 깡패 달수와 일행들은 무조건 오늘 안으로 일을 끝내기 위해 차를 타고 열심히 가고 있다. 차를 타고 가다 뭔가를 친 것 같아 확인해 보니 고양이었다. 이들은 그냥 가지 못하고 고양이를 태우고 가며 어떻게 해야 할지 의견을 나눈다. 그들이 처한 상황들이 다급하지만,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황당하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묘미는 어두운 내용을 유쾌하게 풀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소외당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무겁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을 웃으며 편하게 읽는다. 그렇다고 가볍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읽는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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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정원 단비어린이 그림책
신여다야 지음, 신소담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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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상실감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언젠가 이별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가족과 헤어짐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는다. 이제 나에게도 이별이 찾아올지 모른다. 그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진 속의 노부부는 다정해 보인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 혼자 남겨졌다. 책에서는 '운동장처럼 휑한 집'이라 표현한다. 눈 내린 겨울풍경이 더 쓸쓸하게 만든다. 글뿐만 아니라 풍경이 할아버지의 마음을 말하고 있다.

 

계절이 변해도 할아버지는 할머니만 기다리고 있다.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북목이 되도록 장에 갔던 할머니가 올 거로 생각하며 기다린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의 마음은 어떨까. 이별을 인정하지 못하는 할아버지와 그 모습을 바라보는 가족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그 마음을 알 것이다. 지금이라도 문을 열고 웃으며 들어올 것 같다. 할아버지도 그런 마음이지 않을까.

 

아빠는 할아버지를 위해 텃밭을 만들어 준다. 웃음기 없는 할아버지 얼굴에 웃음꽃이 필 수 있을까. 텃밭이 할아버지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을까. 사람들이 위로받는 것 중 하나가 식물을 키우는 것이다. 식물과 이야기를 하며 마음을 나눈다.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지만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위로받는다.

 

덩그러니 비어 있던 할아버지 마음 밭에

오동통 새살이 오른다

살살 순풍이 분다 - 본문 중에서

 

자연이 주는 힘은 크다. 나무를 바라보고 더운 여름 나무 그늘에 잠시 쉬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는다. 할아버지도 자연을 통해 위로받으며 웃음을 되찾는다. 할아버지의 슬픔은 가족의 슬픔이다. 할아버지 얼굴에 웃음이 찾아오니 가족들도 함께 웃는다. 이 책을 보며 가족의 사랑과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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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첫 편지 단비어린이 그림책
김인자 지음, 배민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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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 교육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보며 떠오르는 지인이 있다. 한글을 배우며 좋아하던 모습과 연필을 꾹꾹 눌러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쓴 편지. 글을 몰라 그동안 정말 답답했다고 이야기했다. 한글을 배우러 가는 그 시간이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며 미소 짓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표지에서 만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도 행복이 느껴진다.



 

간난 할머니는 양면초등학교 1학년 2반이다. 초등학교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학생이다. 여든세 살의 간난 할머니는 여덟살 학생들과 한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시험은 누구나 싫다. 갑자기 보는 받아쓰기 시험이 당황스럽다. 40점을 받은 할머니는 받아쓰기 공부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라 웃음이 나온다. 내일이 시험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딴짓을 하고 시험 보고 나면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기 마련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즐겁다. 박물관에서 유물 이름과 설명을 읽을 수 있다는 것 신난다. 앎의 즐거움이 있다. 할머니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들도 공부하고 있을까. 마지못해하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는 꿈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학교에서는 1학년 학생이지만 집에서는 할머니의 모습 그대로이다. 가정방문 온 선생님께 직접 쑨 도토리묵을 대접한다. 할머니의 마음이 전해진다. '할머니'라는 단어는 우리를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학교 가는 길

간난 할머니는 오래도록 고이 간직한 

고운 꿈길을 걷고 있습니다. - 본문 중에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할머니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가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누구나 간난 할머니를 응원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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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단비청소년 문학
김하은 지음 / 단비청소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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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의 사전적 의미는 '정신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감정적 충격'이다. 여러 가지 정신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트라우마로 일상의 불편함을 넘어 어려움을 느끼는 일이 많은 사람이 있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길을 거닐다 들리는 음악 소리가 소음처럼 다가오지는 않는다. 가끔은 스피커를 통해 큰 소리가 들리면 살짝 눈살을 찌푸리지만 크게 불편함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트라우마>의 세희는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다. 소리가 들리면 가슴이 조이고 숨이 가빠진다. 이럴 때면 약을 먹어야 한다. 중학교 때부터 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무슨 일로 먹기 시작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의사 선생님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기억을 묻어두는 것이라고 한다. 기억조차 없지만 트라우마 때문에 음악이나 소리에 반응을 보인다. 세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공황장애'로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주위의 권유를 뿌리치고 학교에 다니고 있다.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해 오픈 채팅방에 모인다. 싸킹의 초대로 참여한 오픈 채팅방에서는 선생님과 학교에 대한 욕이 많았다. 자정이 되면 닫히는 오픈 채팅방에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모인다는 취지와 다르게 변질하여 간다. 같은 반 친구들이지만 닉네임으로 참여하고 있어 누구인지 모른다. 한 사람이 저격 대상이 되어 상처를 주는 일이 벌어진다. 계속 이 방에 있어야 하는 것일까.

 

익명성의 공간에서 아이들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이런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어 간과할 수 없다. 온라인상에서 누군가를 왕따로 만들고 상처를 주고 있다. 세희는 다인이와 싸킹의 존재를 밝히려 한다, 싸킹의 준재를 밝히는 과정에서 자신의 트라우마가 생긴 이유도 알게 된다. 

 

썰물 게임을 하며 아이들은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된다. 보이지 않는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준 것이다. 타인의 감정은 배려하지 않고 있다. 이 책을 보며 더 이상 상처를 받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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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마음 단비어린이 그림책
이정록 지음, 박은정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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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여러 곳에서 산불 소식이 들렸다. 많은 나무가 화재로 소실되었다, 오랜 시간 우리 곁에서 많은 도움을 준 나무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우리의 부주의와 소홀함의 대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봄이 되면 사람들은 '꽃구경' 간다고 말한다. 봄이 되면 많은 꽃과 나무를 보며 사람들은 행복을 만난다. 나무는 우리에게 행복을 주고 있다.

 

사람은 슬프면 눈물을 흘리지.

나무는 진물을 흘린단다. - 본문 중에서

 

<나무의 마음>을 보고 나면 제목처럼 나무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우리가 눈물을 흘리듯 나무도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이 우리 때문이라면 어떨까. 그림과 글이 주는 따뜻함이 있다. 그림 하나하나 살펴보게 된다. 사계절 속에 있는 나무들을 만난다.

 

나무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가끔은 그 고마움을 잊고 산다, 봄에는 예쁜 꽃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가을에는 다양한 색으로 변신하여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준다, 겨울이 되면 봄을 기다리는 강인함을 보며 닮고 싶게 만든다. 시간이 흘러도 늘 우리 곁에 있는 나무다.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일방적으로 받는 관계가 아닐까. 아침에 눈을 떠 창문을 열면 먼저 보이는 것이 나무이다. 길을 걸을 때도 차를 타고 갈 때도 항상 보인다. 늘 우리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몰랐던 것일까. <나무의 마음>을 읽으면 나무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무겁다. 우리에게 행복을 전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힘들게 보내고 있다. 이 책을 보며 우리는 우리 주변에 있는 나무를 다시 돌아보게 되지 않을까.

 

하늘은 구름을 버리지 않아.

숲은 새소리를 버리지 않아.

사람만이 무언가를 버린단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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