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테레사에 대한 다른 시선

자비를 팔다 - 우상파괴자 히친스의 마더 테레사 비판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정환 옮김 / 모멘토 / 2008년 1월

마더 테레사. 우린 그녀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을까?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 역시 그저 빈자의 성녀, 노벨 평화상 수상자,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는 수녀, 착함의 대명사로 알고 있을뿐

그녀가 진짜 해왔던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알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이 도발적인 책이 눈감아 온 진실에 한발짝 다가가게 만든다.

우리가 성녀로 알고 있던 그녀가 사실은 그저 고집스럽게 자신의 잘못된 생각으로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켜왔다면,

그리고 그녀의 자비가 큰 위선을 만들어냈다면, 과연 이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저자는 그녀의 명성이 아닌, 그녀의 행동과 말을 통해 그녀를 평가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실제 마더 테레사에게 거액을 기부한 사람들 중엔 독재자와 사기꾼들도 많았고 평화와 반대편에 선 자들이 많았지만, 그녀는 기부를 받고 자신과 함께한 사진을 찍게 함으로 그들의 죄를 가리게 만들었다.

사랑의 선교회가 운영한 진료소의 위생상태는 말도 안될만큼 열악했으며 주사바늘을 여러번 사용하고 환자들에게 적절한 약이 지급되지 않았으며, 가난한 자들에게 그들의 고통과 고난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했다.

거대한 기부금은 일급 진료소를 차릴 수도 있지만 그들의 삶을 바꾸지 못했다. 하지만 마더 테레사 자신이 병에 걸렸을때는 비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책은 테레사 수녀를 비판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그녀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세탁한 이들, 그리고 그에 동조한 테레사 수녀, 그리고 아무 의심없이 믿어버린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다.

현재 나의 삶에서, 내가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바라봐야 할것은 무엇인가.

아무 생각없이 우리를 속이기 위해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그 껍질을 벗기고 속을 들여봐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장서의 괴로움

장서의 괴로움
오카자키 다케시 지음, 정수윤 옮김 / 정은문고 / 2014년 8월

'장서'는 책 자체를 뜻하기도 하고, 책을 쌓아두는 간직하는 행위를 뜻하기도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책읽기를 즐거워하는게 시작일뿐, 책을 소유하기 원하고, 나아가 세상의 책을 다 읽고 싶은, 구하기 힘든 책은 더 구하고 갖고 싶은 욕구에 차있다.

이 책은 그런 사람의 이야기다.

나 역시 책을 마치 쇼핑하듯 장바구니에 담아 매월 그득그득 사고 집에 있는 책꽂이를 보면 함부로 놓여진 책에 한숨부터 나올 지경이니 어느 정도 저자의 괴로움(이라 쓰고 즐거움이라 읽는다)을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의 목조건물을 무너뜨릴 정도로 책을 쌓아놓은 사람들의 이야기며 수집가처럼 책을 모으는 사람들의 에피소드, 그리고 더 나아가 오래된 고서점을 운영하며 자신만의 책철학을 가진 서점주인들의 이야기처럼 책에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결국 나도 책을 정리하긴 어렵겠구나. 새로운 책은 새로와서 오래된 책은 오래되서 모을 수 밖에 없는 책들.

이 책은 그렇게 책을 수집하고 즐기는 오타쿠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동의를 구한다.

당신도 나와 마찬가지아니냐고, 난 이미 동의했다. 나도 책을 모으는 걸 좋아합니다. 버릴수가 없네요.

[100자평] 개구리와 뱀

개구리와 뱀 ㅣ 보리 어린이 첫 도감 1
도토리 지음, 이주용 그림, 심재한 감수 / 보리 / 2006년 4월

온갖 개구리와 뱀 파충류가 나오는 세밀화백과그림책
아이는 좋아하지만 읽어주는 에미는 구역질이 날 지경
그래도 실사에 비하면 이 정도는 귀엽지 ㅎㅎ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이 책이 처음 나왔던 2007년,

나는 서점에서 이 책의 표지만 보고 책을 손에 들고 나왔다.

아이의 얼굴이 내 감정에 호소한 탓이리라.

그런데 책을 읽는 중에 나는 내가 생각한 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당시의 나는 이성의 논리로 기아를 바라보고 해결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

감정의 호소를 바랬건만

이 책은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감정을 빼고 현상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고 아무 느낌도 감정도 없이 세월을 보냈다.

7년이 흐르고

20대 후반이던 내가 30대 중반이 되고

싱글이였던 내가 엄마가 되고

다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다시 읽은 이 책은 나에게 다른 이야기를 한다.

기아의 문제에 얽힌 자본의 구조, 비현실적인 이야기들.

이게 사실이 맞나? 어느 한쪽의 이야기만이 아닌가 싶은 이야기들.

물론 기아문제는 환경의 문제와 사회 구조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리고 해당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보이지 않는 나라의(특히 선진국이란 이름의 나라들) 권력과 이익이 뒤섞여있다.

기아의 문제를 나눔과 봉사라고 한정된 해결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참 어렵다. 근본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면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 것만 같다.

그렇다면 포기해야하나?

아니.

알아야지. 알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해야지.

(우리나라에서)

무려 7년이 지난 책이고

40쇄를 넘겨 찍어낸 책이라면

많은 이들이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아 문제는 변함이 없다. 더 급속히 심각해진다.

모든게 구조의 문제가 얽혀있다. 구조를 빼곤 생각할 수 없는.

백범일지

백범일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백범 김구 자서전
김구 지음, 도진순 주해 / 돌베개 / 2002년 8월

'백범'이라는 호가 나오게 된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가장 천하다고 여겨진 백정과 범부가 모두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길 바랬던 마음. 그리고 여전히 백범이 원하는 나라가 이루어지지 않은 현재의 모습 속에서 그 '나라'안에는 사람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애국심은 구태의연한 말이 되어버렸지만, 나와 같은 땅에 사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계속 가져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나의 행복의 기준, 나의 신념은 무엇인지 오래도록 생각하게 만듭니다. 생각이 행동을 이끄는 것이라 믿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