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이 어려운 것은,

개혁으로 손해를 보는 기득권층은

개혁하면 손해라는 것을 금방 알기 때문에 격렬히 반대하는 반면,

개혁으로 이익을 볼 터인 비기득권층은

개혁이 뭐가 어떻게 이로운지 몰라서 당분간은 지지하지 않고

상황을 관망하거나 미지근하게 지지하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이다.

 

-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줄거리 。。。。。。。           

 

     제법 규모 있는 장난감 회사를 운영하는 윌터 블랙. 어여쁜 아내와 두 아들까지 둔 그는 겉으로 보기에는 다 잘 되고 있는 것 같지만, 중요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깊은 우울증이 그것. 오랜 기다림 끝에 아내조차 그런 그에게서 손을 놓고 말았고, 결국 집을 나온 그는 자살을 시도한다. 바로 그 순간 나타난 비버. 비버는 과거로 다시 돌아가려 하는 대신,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라고 명령한다. 그의 말을 듣기로 하고 변신을 시작하는 윌터 블랙. 하지만 꼭두각시놀이를 언제까지나 계속 할 수는 없었다.

 

 

 

2. 감상평 。。。。。。。                           

     깊은 우울감에 빠져서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괴로움을 주는 우울증. 단순한 우울감의 과장된 표현으로부터, 뇌 속의 특정 기능의 장애나 호르몬의 이상과 같은 내과적 질병, 혹은 영적인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제시되는 만큼 복잡하고, 당연히 치유도 쉽지 않은 질병이다. 영화는 바로 이 우울증을 중심 주제로 삼고 있다.

 

 

     영화 속 비버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아마도 융(Jung) 유의 (집단)무의식의 일종이 아닌가 싶다. 의식에 비해 억압되어 있는 무의식에 집중을 하고, 그것이 지시하는 방향을 정답으로 받는 것이 좋다는 이 해답은 ‘행복한 척, 다 잘되는 척 하며 평생을 사는 게 진짜 미친 것이다’라는 영화 속 한 대사에 잘 반영되어 있다. ‘척’으로 상징되는 전통적인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진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유로운 삶을 살라는 매력적인 목소리다.

 

     하지만 그건 좋게 봐서 그렇다는 거고, 결국 이런 식의 메시지는 자신이 원하는 건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고 살아도 좋다는, 일종의 방종과 무질서를 초래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자아(自我)가 신(神)이 된 상태라고 할까. 그리고 인간의 사회적 차원은 그렇게 단순히 눈 한 번 감는다고 잊힐 만큼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영화 속 윌터가 결국 맞닥뜨리게 된 한계가 바로 이것이었다.)

     마침내 윌터는 비버로부터도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를 진정으로 치유로 이끈 것은 결국 가족(다른 말로 하면 인간관계, 혹은 사회적 정황이 함께 하는 격려와 회복)이었다. 영화 후반부에 가서야 드러나는 진짜 주제다. 조금 진부해보이긴 해도, 원래 진리는 오랫동안 가까운 곳에 있어온 것들일 가능성이 높다. 새롭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니까. 우리에게 필요한 건 모든 걸 무너뜨리고 새롭게 변화시킬 비버가 아니라 가족이다.

 

 

     조디 포스터나 맬 깁슨의 연기력이야 딴죽을 걸만 한 레벨이 아닌 게 분명하고, 감독까지 맡았던 조디 포스터의 연출력도 괜찮다. 볼만한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지.

하나는 책을 읽는 사람들이고,

또 하나는 책을 읽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야.

 

- 베르나르 베르베르, 『타나토노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줄거리 。。。。。。。         

 

     펜실베니아 북부 한 철도 조차장에서 일어난 어이없는 사고. 기관사가 조정실에서 내려 철로변경 레버를 움직이려 하는 순간, 열차의 브레이크가 풀렸고 달리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열차에는 폭발성 물질로 가득 찬 탱크가 연결되어 있었다. 열차를 세우거나 차선책으로 탈선시키기 위한 모든 계획들이 수포로 돌아갈 무렵, 강제 퇴직을 앞두고 있던 프랭크와 그에게 일을 배우고 있던 윌이 열차를 세우기 위한 마지막 작전에 돌입한다.

 

 

 

 

 

2. 감상평 。。。。。。。                     

     위험한 물질을 가득 실은 열차를 세우기 위한 영웅들의 이야기라면 처음부터 속도감을 잘 살려내는 게 영화의 관건이었다. 감독과 배우들은 어느 정도 이 미션에 성공을 한 듯하고, 덕분에 영화를 제법 몰입도 있게 즐길 수 있었다. 어차피 인물들 사이의 심각한 내적 갈등이나 복잡한 인간관계 같은 걸 중심으로 삼지 않았기에 머리 아플 일도 없다. 그냥 편하게 즐기면 되는 영화. 1억 달러 이상의 엄청난 자금을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현장 제작에 쏟아 부어 만든 영화답게, 요즘 자주 보이는 식의 인위적인 영상과는 다른 아날로그적 향기가 듬뿍 느껴진다.

 

     영화 속 사고의 원인 물론 기관사의 부주의 때문이기도 하지만, 첨단 기술에 대한 과신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열차의 운행과 관련된 모든 통제를 컴퓨터를 이용해 중앙에서 완전히 컨트롤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정작 사고가 나고 나서는 무용지물로 변해버렸다. 자동으로 운행되는 열차 시스템은 인간으로부터 비롯되는 부주의와 실수를 방지해주기도 하지만, 역으로 기계와 기술로부터 비롯되는 문제를 막아주지는 못하는 거였다. 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는 반론은, 요점을 잘못 짚은 것.

 

     약간 옛날식의 영화긴 하지만, 볼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자신에 대해 할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것은

사는 재미가 없다는 뜻이다.

모여 앉으면 누가 아파트 팔아서 돈 번 이야기나

주고받는 삶은 삶이 아니다.

자기가 찾은 작은 즐거움에 관해 가슴 벅차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삶이 진짜다.

 

- 김정운,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