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기독교 출판사 사정이 쉽지 않다고 하네요.
(사실 출판업계야 늘 힘들었다는 기억밖에..)
얼마 전 죠이북스 출판사의 마케팅을 담당하시는 간사분과 만날 자리가 있었습니다.
구름책방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좀 보셨던 것 같아요.
함께 뭔가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는 데 뜻이 맞았습니다.

당장 제가 돈을 받고 뭔가를 소개해 드리고 그런 건 아니라서
"협업"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맞을 것 같습니다.
굳이 내키지 않는 책을 좋다고 소개하는 식으로 진행하지도 않을 거고요.
(그건 무엇보다 제가 못 견딜 듯)
다만 죠이북스의 책들을 요청드리는 대로 보내주시고,
저는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책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단은 그런 식으로 진행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좋다고 해서 얼마나 출판사에 도움이 될까 싶긴 합니다. ㅠ
그래도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
그 책에 관한 경험들을 나누는 게 목표인 구름책방이니
목적에 어긋나는 일은 아니겠죠.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이 열렸다고 생각할 수 있을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이사르 1 - 5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5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새로운 시리즈가 시작됐다. 시리즈 제목이 퍽 간결하다. 그냥 “카이사르”. 앞선 시리즈 제목이 “로마의 일인자”, “풀잎관”, “포르투나의 선택”, “카이사르의 여자들”처럼 나름 임팩트가 있었는데, 이번엔 그냥 이름 네 글자만 떡 실려있다. 뭐 애초에 이 시리즈가 카이사르에게 집중하고 있었으니, 이제야 본색(?)을 드러냈구나 싶기도 하고.(하지만 또 바로 다음 시리즈의 제목은 멋지다)


이번 책의 주 무대는 갈리아다. 로마화 된 남부 갈리아가 아니라 일명 “장발의 갈리아”라고 불리는 북부, 군사적으로는 정복되었지만 아직 로마화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호시탐탐 독립을 시도하던 땅이다. BC 54~53년의 일이니 갈리아전쟁이 5년째에서 6년째로 넘어간 시점인데, 사실상 갈리아 전쟁을 마무리하는 시점인지라 화려한 전투 장면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물론 이 작가가 전술적 이해도는 좀 낮아서 전투 장면이 실감나지는 않다).


그래도 월동지에 머물던 한 개 군단이 전멸되는 사건이 일어나긴 하는데, 곧 카이사르가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한다. 물론 아직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었고, 갈리아 전쟁의 대미를 장식할 큰 사건이 하나 남아있지만 아마도 그건 다음 권에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이 시기 폼페이우스와 결혼했던 카이사르의 딸 율리아가 아이를 낳다가 세상을 떠난 일과, 이듬해 카이사르의 어머니 아우렐리아마저 세상을 떠나는 사건이다. 정치적으로는 전자 쪽이 좀 더 큰 영향을 준 일이었는데, 로마의 유력자 두 사람을 혈연으로 이어준 율리아가 죽음으로써, (물론 앞서 크라수스가 파르티아와의 전투에서 전사하면서 이미 깨진) 삼두정치는 사실상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책에서는 원로원의 보수 세력인 보니파가 정략결혼으로 폼페이우스를 포섭하는 과정만 나오는데, 결국 그렇게 폼페이우스는 원로원 보수파의 추대로 카이사르와 대결을 하는 스토리가 이어진다. 아마도 이 시리즈의 가장 치열하고 빛나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추측.





이 시기 로마의 원로원파가 굳이 카이사르와 손잡고 있던 폼에이우스에게 접근했던 이유는, 사실상 당시 정국이 무정부 상태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포퓰리스트에 가까운 클로디우스라는 인물과 보수파의 수하인 밀로라는 인물이 각각 자경단을 조직해 시도 때도 없이 폭력사건이 일어나고, 평민집회에서 뽑힌 호민관들은 자신을 당선되게 도와준 후원자들의 지시에 따라 거부권을 남발하며 고등정무관 선거를 막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밀로가 클로디우스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혼란해 진다. 카이사르와 마찬가지로 폼페이우스를 경계하던 카토 같은 극 보수파조차도 폼페이우스에게 어느 정도 권력을 주어서 상황을 정리해야 할 필요를 느꼈을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어느 시기든 정치가 혼란해지면, 사람들은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영웅적 지도자를 찾게 되는 법이다. 문제는 그렇게 쫓기듯 선택하는 영웅이 제대로 된 영웅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거지만.


여느 때처럼 단숨에 읽어버렸다. 남은 책이 8권 밖에 안 된다는 게 아쉬운 시리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로벌 공급사슬은 진보에 대한 기대를 없애버렸다.

선두 기업이 글로벌 공급사슬을 이용하게 되면서

노동력 통제에 전념하는 전략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노동을 표준화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정규직 일자리가 필수적이었고,

따라서 이윤과 진보는 연결되어 있었다.

이와 반대로 선두 기업은 이제 공급사슬을 통해

많은 배열 장치를 거쳐 조리된 상품을 생산함으로써 이윤 창출이 가능하다.

일자리, 교육, 복리를 약속하고 실천하는 것이

더는 겉치레로서도 필요하지 않다.


애나 로웬하웁트 칭, 『세계 끝의 버섯』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떤 메시지는 그저 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불이 났다”와 같은 메시지는

듣는 사람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건 농담이다.

하나님이 자신의 우주적 왕국을 출범시키기 위해

마침내 행동하고 계시다는 소식을 진정 들었다면

태연하게 있을 수 없다.


마이클 고힌, 크레이그 바르톨로뮤, 『성경은 드라마다』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마의 눈이 보여 주는 것 - 문학, 질문하며 함께 읽기
홍종락 지음 / 비아토르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C. S. 루이스의 번역자로 처음 알게 되었고, 이후에도 좋은 번역으로 여러 책을 통해 만난 홍종락 번역가의 신작(이지만 이제야 읽게 되었다)이다. 며칠 다시 도진 감기로 책 한 자 못 읽다가 복귀하는 첫 책으로 썩 괜찮은 선택이었다. 내용도 그리 머리가 아플 정도로 어렵지도 않고, 책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라는 성격상 여러 책들의 이야기가 짤막하게 담겨 있어서 부담도 덜하다.


방금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저자가 읽었던 여러 책들 중 몇 권을 뽑아 소개하는 구성이다. 소개되는 책들의 공통점은 모두 문학이라는 점. 소설이다. 저자가 기독교라는 배경을 갖고 있지만, 여기 소개되고 있는 책들이 모두 기독교 소설인 건 아니다. 물론 그걸 어떻게 읽어내느냐 하는 부분에서는 저자 개인의 취향이 물씬 드러난다.


각각의 책에서 저자가 뽑은 핵심적인 내용들을 짤막하게 소개한 뒤에는, 이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사용할 만한 질문들이 덧붙여져 있다. 아마도 저자가 이 책들을 가지고 독서모임을 진행하면서 만들었던 질문이었을까. 덕분에 여기 소개되어 있는 책들 중 마음에 드는 것들을 골라 다음 독서모임에 사용할 때 도움도 꽤 될 것 같다.





책 제목이 특이하다. 전혀 문학작품을 소개하는 책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없는 제목인데, 알고 보니 C. S. 루이스의 책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다루는 장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루이스의 또 다른 대표작인 “나니아 연대기”도 소개되어 있고, 꼭 직접 루이스의 책을 다루지 않더라도 곳곳에서 다른 책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루이스의 책 속 한 구절들을 인용해 덧붙인다. 덕분에 이 책은 내 ‘루이스 컬렉션’에 들어가게 됐다.


역시나 이런 책을 보면 내가 읽어야 할 책이 아직은 한참 더 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스물다섯 개의 장에 소개된 책들 중에는 물론 이미 읽은 책도 있지만, 여전히 만나보지 못한 책들이 더 많다. 얼마나 다행인지.


다만 이런 종류의 책이 그렇듯, 책 전체 이야기를 담을 수는 없는 법이고, 책 내용의 일부만으로 전체의 흐름을 설명하되 그렇다고 너무 노골적으로 결말을 스포하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결과적으로는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의 경우 그 전체 윤곽이 잘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내가 읽었던 책에 관한 소개 부분을 보니, 이 정도만 가지고는 전체 내용이 잘 안 잡힐 수도 있겠는데 싶은 생각이 몇 번 들었다.





글에서 얼마나 저자가 성실하게 읽었는지가 느껴진다. 문장에서는 겸손하게 자신이 느낀 바를 전달하려고 애쓴다. 뭔가 강한 맛이 살짝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본문으로 꽉 채워내는 구성이 개인적으론 좋았다. 많은 책들이 무슨 후기 같은 것들을 넣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거기까지 가면 그닥 김이 빠져서 굳이 읽고 싶은 생각까지 안 들 때가 많지만, 이 책은 말 그대로 서지사항이 표시된 바로 앞 장까지 꽉 채워져 있다.


앞서 나왔던 “소설 읽는 신자에게 생기는 일”과 함께 기독교인들이 읽어 볼만한 소설들의 목록을 얻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시우행 2024-03-26 2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리뷰입니다.

노란가방 2024-03-26 20:11   좋아요 0 | URL
네 즐거운 독서가 되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