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유튜브 콘텐츠였다가 나중에는 동명의 TV 프로그램으로까지 나왔던, 범죄심리학자 박지선 교수가 영화를 보며 그 안에 담긴 코드를 읽어내는 책이다. 각 장마다 한 편씩, 모두 14편의 영화들을 간략하게 요약하면서, 저자가 보는 인상적인 장면들을 뽑아 설명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에 소개된 14편의 영화 중 10편을 이미 봤던 지라, 더 쉽게 이해가 된다. 책의 설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영화 속 그 장면이 떠오르니까. 확실히 이런 책들은 소개되는 영화를 보았느냐의 여부에 몰입도가 크게 달려 있는 듯하다. 유튜브나 텔레비전과 달리 설명하는 장면을 직접 보여줄 수가 없으니 말이다.
저자가 저자다 보니, 여느 영화 소개/분석 책처럼, 영화의 미장센이라든지 하는 예술적 측면은 거의 그냥 지나친다. 대신 영화가 담고 있는 사회적 메시지라든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언행에 대한 심리적 분석이 주가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좀 더 잘 와 닿는 느낌이다.
범죄심리학자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 실린 모든 영화가 범죄영화는 아니다. “신세계”라든지, “밀양”, “타짜”, “올드보이” 같은 잘 알려진 범죄 영화들도 있지만, 음악영화라는 인상이 강한 “위플레시”(물론 여기에서 가스라이팅을 읽어내긴 한다)라든지, 연애영화인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같은 영화도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버닝”에 대한 저자의 분석이 흥미로웠는데,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참 동안 이게 뭔 소리지 했던 기억이 있다. 특히 스티브 연이 연기한 벤이라는 캐릭터의 사고방식을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는데(동의가 안 됐는데), 저자는 몇몇 대사들을 인용하면서 자신도 ‘벤에게 친구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한다(반가웠다). 반면 전종서가 연기한 해미라는 캐릭터 역시 이해가 안 되는 면이 많았는데(지나치게 상징화된 느낌이랄까) 이 부분에 관해서는 그다지 언급이 없다.
영화를 보는 방식이 한 가지만 있을 리 없다. 여느 영화평론가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의 접근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졌던 책이다. 너무 깊게 들어가거나, 학문적/이론적 설명이 길게 늘어지지 않으니, 겁내지 말고 읽어봐도 된다.
천재들은 보통 33세 언저리에 요절한다.
예수도, 모차르트도 단명했다.
전설적인 이야기꾼으로서
‘어린이’라는 말과 어린이날을 후대에게 선물하고
색동회까지 만들어 주신 소파 방정환 선생도 33세에 죽었다.
천재가 모든 것을 이루고 떠나는 나이,
그게 30대다.
- 우석훈, 『매운 인생, 달달하게 달달하게』 중에서
한 기독교서점에 이 책을 홍보하기 위해 걸려있던 현수막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 문구는 책 뒷표지에도 강조되어 적혀 있는데, “당신이 생각을 사로잡지 않으면, 생각이 당신을 사로잡을 것이다.”라는 문장이었다. 생각이라는 것의 중요성을 이보다 더 멋지게 표현하는 문장도 드물지 않을까.
책은 뇌의 가소성 이론에 근거해, 우리가 어떤 것을 자주 듣고, 보고, 그것에 노출되면 그것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생각을 형성하게 된다고 말한다. 물론 그것이 좋은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우리를 둘러싼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부정적이고, 독설과 저주로 구성된 말과 글들은 쉴 새 없이 우리를 향하고 있고, 우리가 제대로 의식하지도 못한 새 어느새 우리의 삶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저자는 이런 문제들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우리의 생각을 바꿔나갈 필요를 강조한다. 여기에 성경적 조언과 통찰을 약간 더해서, 하나의 좋은 기독교적이면서 실용적인 교양 심리책을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이 분야에서 처음 맛보았던 책은 달라스 윌라드(이 책 초반에도 한 번 언급되는 저자다)의 “마음의 혁신”이라는 책이었다. 오래 전 학교에 다니는 동안 읽었던 책인데, 그 내용의 짜임새와 독특한 통찰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책이었다. 사실 여전히 그 책 쪽이 좀 더 이론적이면서, 성경적 해석이 훨씬 더 깊다는 느낌이다. 인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양상들을 세밀하게 분석하면서, 각각이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훌륭하게 설명한다.
물론 이 책도 나름의 장점이 있다. 우선 훨씬 쉽고 실용적이다. 또, 달라스 윌라드의 책이 “그래서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에 조금은 이론적인 면에 치중해 있다면, 이 책은 좀 더 일상적인 조언이 가득하다. (다만 살짝 가볍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생각의 힘을 인식하는 것은 꽤나 중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앞서 인용했던 문장처럼, 무의식적으로 우리 안에 들어온, 그래서 누가 무슨 의도로 넣어주었는지도 모르는 이상한 생각이 우리 삶을 지배하고 말 테니까.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점검하며 바른 생각으로 우리의 머릿속을 채워가는 것은 분명 유익한 일일 것이다. 우리가 살 날은 아직 많으니까.
체스터턴의 "정통" 읽기 5장입니다.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라는 대조를 통해, 자유주의와 신비주의라는 기독교 내 일탈에 관해 강력하게 경계를 하는 내용입니다.
일주일에 딱 한 번 주어지는 찬양 인도 시간을 위해
팀은 얼마나 많은 정성으로 기도하고 준비하겠습니까?
하지만 그러다 보면 자신들에게 주어진 10분 안에
성도들에게 특별한 영적 이벤트를 경험시키려고 하는
잘못된 시도를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자칫 일상에서 실패한 삶의 예배를 만회하기 위한
과도한 퍼포먼스에 매달리게 될 우려가 큽니다.
- 전영훈, 『그 한 사람 예배자에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