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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석의 하나님 ㅣ 믿음의 글들 291
C. S. 루이스 지음, 홍종락 옮김 / 홍성사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약
。。。。。。。
다양한 지면과 기회를 통해 기독교의 핵심적 가치들을 변론해 온 C. S. 루이스의 미출간 원고들을 모아 다시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하나의
독립적인 작품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편집자의 수고를 거쳐서 한 권으로 모아진 것.
책의
첫 번째 부분은 교리적인 차원에서의 공격에 대한 반론을 시도하고 있으며, 두 번째 부분은 교회 안의 반 기독교 정서에 관해 보다 보편적이고
정통적인 기독교 교리에 대한 변증을 한다. 세 번째 부분은 좀 더 개인적인 차원의 에세이들을 모은 부분이고, 마지막 네 번째 부분은 그의 편지들
중 변론적 성격을 가진 공개적인 서신들을 묶어놓았다.
2. 감상평 。。。。。。。
이런
식의 책들이 나오는 상황 자체가, 이제 루이스의 새로운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미
타계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워낙에 다양한 저작들을 써놓았던 저자인지라, 최근 몇 년 동안은 꽤나 풍성하고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봄날이 영원할 수는 없는
거니까.
특별히
이 책에서 루이스는 이전의 다른 변증적 성격의 책들보다 더 직접적이고 강력한 반 기독교 정서를 상대하고 있다. 여기서 ‘반 기독교’란 단지
기독교에 반대하는 유물론자들이나 회의주의자들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는 기독교를 오늘의 사회에 맞게 적응, 혹은 개량시키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기독교의 모든 걸 변질, 훼손시키고 있는 현대주의자들, 자유주의자들까지
포함한다.
루이스는
현대인들이 하나님을 피고석에 앉혀두고 스스로 검사가 되어 이런저런 적대적인 질문들을 던진 후, 그분(혹은 교회)이 질문에 대해 나름 괜찮은
대답을 하면 그 존재를 허용해 주겠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적절하게 비유한다. 그리고 이 틀 자체가 가지고 있는 모순점을 지적하면서
다양한 공세들에 대한 변증을 시도하는데, 이 과정 가운데 아름다운 설명들이 잔뜩
보인다.
루이스의
변증 가운데 가장 깊이 있고 좋은 책은 『기적』이지만, 이 책도 그 못지않게 효과적인 대답들을 담고 있다. 여기에 아주 개인적인 차원에서
루이스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은 일종의 보너스. 오늘의 우리만큼 기독교에 관해 적대적인 (단지 물리적인 공격만이 아니라 지적인 차원에서의
공격도 만만치 않은) 세계 안에서 자신이 믿는 바를 말과 행동으로 변호해냈던 루이스의 글을 읽어보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특히
다양한 글 쓸 재료들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는 점에서도 좋은 책. 책 속에 갓 싹을 틔우고 있는 소재들(그것들 중 많은 것들은 아쉽게도 좀 더
깊은 내용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그 씨앗을 뿌린 사람이 생을 마감했다는 걸 우린 알고 있다)을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시켜보고 싶은 욕심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