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 - C.S.루이스가 말하는
웨인 마틴데일 지음, 이규원 옮김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0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

     제목처럼 C. S. 루이스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 천국지옥에 관한 서술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천국, 지옥, 연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마지막 부분인 연옥은 사실 루이스의 여러 작품들 중에도 그다지 깊이 서술되고 있지 않은 지라, 아주 짧게만 언급되는 수준이고, 대부분의 내용은 (제목처럼) 천국과 지옥에 관한 것.

     루이스의 작품은 크게 픽션과 논픽션으로 나뉘는데,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천국과 지옥)는 그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전반에 걸쳐 펼쳐져 있다. 저자는 먼저 논픽션 작품들에 서술되어 있는 루이스의 생각들을 정리하는데, 단순히 이렇다 저렇다 하는 식으로 설명하는 식이 아니라, 우선 일반적으로 이 주제들에 관해 사람들이 하는 잘못된 생각(오해)들을 제시한 후, 루이스의 문장들을 통해 오해를 교정하는 문답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좀 더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역시 루이스의 소설(픽션)들에서 그려내는 천국과 지옥의 이미지들이다. 그래서 이쪽이 분량도 더 길고, 서술도 더 재미있다. 물론 이 부분은 책에서 언급되고 있는 루이스의 작품들을 먼저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더욱 실감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2. 감상평 。。。。。。。

     천국과 지옥이라는 주제는 많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꽤나 흥미로운 주제다. 단테의 신곡은 중세인들이 이것을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체계적인 시로써 보여준 대작이었는데, 오늘날에도 다양한 목적으로 그와 비슷한 작업을 해 보려고 하는 사람들은 수십 명이 넘는다.(심지어 자기가 천국이나 지옥을 직접 보고 왔다는 식의 책도 수두룩..) 하지만 대개는 그냥 어디선가 보고 들은 평범한 이미지들을 억지로 짜 맞춘 것에 불과해서, 읽어도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 졸작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주제를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글로 써 온 작가가 있었으니, 바로 C. S. 루이스다. 물론 천국과 지옥이라는 주제는 일반적인 서술로 충분히 다 담아낼 수 없는 것들이고, 따라서 루이스 역시 특단의 방법을 사용했으니 바로 상징적 언어.(사실 이건 성경의 저자들도 했던 고민이고, 그들의 선택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루이스에게는 이 고급 도구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양과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덕분에 그의 책을 읽는 사람들은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서 언뜻 언뜻 드러나는 천국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마치 해변의 모래밭을 걷다가 군데군데에서 오래된 고대 금화를 발견하는 느낌이랄까.

     이 책은 그런 루이스가 일부러 살짝 감춰둔 보물들을 상당히 많이 찾아낸 저자가, 발견한 금화를 연대순으로 늘어놓고, 계통을 밝혀 설명해 둔 일종의 책 지도이다. 독자는 저자가 그려 놓은 지도 속 길을 따라감으로써, 루이스의 작품 속 더욱 깊은 곳으로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고, 혹 너무 빨리 지나가느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숨겨진 장소들로도 안내받을 수 있다.

 

     다양한 루이스 연구서들을 읽고 있다. 뭐 우선은 팬심으로 읽는 책들이기에 대부분 호의적인 감정으로 보고 있지만, 본편이 워낙에 흥미롭고 방대한지라 아무리 연구서를 잘 썼다고 하더라도 그 본래의 내용을 충분히담아내기는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루이스의 책들에서 한 가지 주제를 뽑아, 그것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시도도 괜찮은 것 같다. 다양한 주제를 한 번에 모두 다룰 때보다 훨씬 깊게 설명할 수 있으니까.

     천국에 관한 루이스의 설명은 황홀하다. 다양한 이유로 루이스를 좋아할 수 있지만, 그 중에서 단연 천국에 관한 표현력은 깊고 매력적이다. 루이스 팬이라면 아주 좋아할 만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판타지 - 톨킨, 루이스, 롤링의 환상 세계와 기독교 살림지식총서 47
송태현 지음 / 살림 / 200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

     살림지식총서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주제들을 얇은 문고판 서적으로 내는 기획의 일환. 이 책은 판타지 문학을 다루고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C. S. 루이스를 다루는 꼭지가 하나 들어가 있는 덕분에 내 눈에 띄게 되었다.


      저자는 사실주의 문학에 비해 판타지 문학을 낮춰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으며, 둘은 취향과 기질, 문학관과 관련된 문제이지 그 자체로 좋고 나쁨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한다.(8) 이어서 본격적으로 톨킨, 루이스, 롤링의 생애와 작품(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해리포터 시리즈)을 간략히 훑어간다.

     책의 말미에는 이 번창해가는 판타지 문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주제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비춰보는 장이 하나 붙어 있다. 일부에서 지나친 적대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톨킨과 루이스가 그랬듯, 판타지 문학은 기독교적으로도 충분히 긍정적 함의를 지닐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방향.

 

 

2. 감상평 。。。。。。。

    이 작은 책을 구입한 건, 앞서 썼듯이 C. S. 루이스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 자체는 일종의 문학이론에 관한 내용인지라, 물론 나야 이 책을 루이스 컬렉션 책장에 꽂아놓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루이스에 관한 책은 아니다. 책 하나를 책 하나를 어디에 꽂아둘지를 놓고도 늘 명쾌하게 판단이 안 되는 게 세상인데, 요즘은 사람의 사상과 생각을 무 자르듯 갈라놓을 수 있는 것처럼 서로를 몰아세우는 인간들이 왜 이리 많은지...

 

     책 말미의 판타지 문학의 의의와 가치에 대한 한 기독교적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점은 흥미롭다. 물론 톨킨이나 루이스라는 인물 자체가 기독교적 배경을 강하게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책이 얇다 보니 개설서 이상의 가치를 지니지는 못한다. 뭐 이 기획 자체가 다양한 주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빠른 시간 안에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거니까, 관심이 있는 사람은 좀 더 전문적인 책들을 찾아보면 될 것이다. (루이스와 톨킨의 생애와 둘 사이의 친밀한 관계에 관해서는 홍성사에서 낸 루이스와 톨킨이라는 책에서 보다 자세히 설명되어 있고, ‘나니아 연대기와 관련해서는 매우 다양한 해설서들이 나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S.루이스 천국에 가다 - 죽음 이후에 만난 3명의 거장들의 대화
피터 크리프트 지음, 최성근 옮김 / 행복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1. 요약 。。。。。。。

 

     C. S. 루이스와 존 F. 케네디, 그리고 올더스 헉슬리가 죽은 뒤 한 자리에서 만나서 대화를 시작한다.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자연히 대화의 주제는 좀 더 영원한 것에 관한 내용, 즉 참된 종교적 진리는 무엇인가 하는 것으로 맞춰지게 된다. 이야기 속에서 C. S. 루이스는 기독교 유신론을 대표하고, 케네디는 현대의 무신론적 인본주의를, 헉슬리는 범신론에 기반한 영지주의적 믿음을 대표한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반부는 루이스와 케네디 사이의 대화로, 예수의 신성에 관한 문제, 즉 그분이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또는 신앙 하는 내용을 둔 대화이다. 그리고 후반부는 루이스와 헉슬리 사이의 논쟁에서는 예수가 동양의 구루와 같은 존재라는 헉슬리의 주장에 대한 반론이 주가 된다.

 

 

2. 감상평 。。。。。。。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좋아하는 철학교수가(실제로 보스톤 대학에서 하는 강의에서 플라톤 읽기와 그의 대화와 같은 문체로 글쓰기 과제를 자주 내주기도 한단다) 그 방식을 사용해 C. S. 루이스의 입을 빌려 일종의 변증론 책을 썼다. 물론 이 과정에서 C. S. 루이스라면 어떤 식으로 대화를 전개했을까 하는 생각을 담아서.

 

     왜 하필이면 이 세 사람이었을까? 루이스야 저자가 존경하는 인물이니 그렇다고 하지만, 인본주의자나 범신론자의 대표로 케네디와 헉슬리가 뽑힌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이 세 명의 인물이 정확히 같은 날에 사망했기 때문이다.(19631122). 루이스는 지병이 악화되어, 케네디는 암살로, 헉슬리는 약물과용으로 같은 날 죽었던 것.

 

     책 초반에 등장하는 아우트 데우스 아우트 호모 말루스’(하나님이거나 악한 사람)이라는 논리는 루이스가 순전한 기독교에서 잠시 전개했던 논리다.(2장의 충격적인 갈림길’) 그리고 범신론적 종교와 기독교의 근본적인 차이에 관한 내용 역시 같은 책에서 잠깐 언급되고, 다른 책들에서도 몇 번인가 본 적이 있다.(예컨대 기독교적 숙고같은)

 

     ​전반적으로 작품 속 루이스의 입을 통해 설명되는 내용들은 루이스가 직접 쓴 저작들의 내용에 충실해 보인다. 물론 단순한 발췌나 반복이 아니라, 저자 나름대로의 논리적 확장과 전개도 담겨 있어서 가볍기만 한 건 아니다. 더구나 저자의 직업이 철학교수가 아니던가. (이 점에서 있어서는 얼마 전 읽었던 C. S. 루이스의 위험한 생각을 쓴 글렌데일 대학의 철학교수 빅터 레퍼트와도 비슷하지만, 박사 논문을 기초로 했던 빅터 레퍼트의 책 쪽이 좀 더 머리가 아팠다)

     대화식으로 구성된 책의 형식 덕분에 지루한 감은 적다. 물론 진짜로 이루어진 토론이 아니기에 어디까지나 저자가 허용한수준의 반론과 논쟁을 한다는 점은 한계지만, 어차피 책이라는 건 저자나 작가의 주장과 생각을 제시하는 게 기본적인 목적인 거니까.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라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책 말미에 개정되면서 새로 붙었다는 단편소설(이것도 문답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도 꽤나 흥미로웠다. 예수의 신성을 제거하는 새로운 기독교의 주장대로, 정말로 그가 부활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기독교는 어떤 모습일까를 가정해 쓴 작품인데, 단순히 부록으로 생각하고 가볍게 읽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괜찮은 내용이다.

 

 

     ​루이스의 책을 직접 읽는 것만큼의 짜릿함을 주는 건 아니지만, 그의 향기가 많이 묻어나는 작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이스와 톨킨 C.S. 루이스 연구서
콜린 듀리에즈 지음, 홍종락 옮김 / 홍성사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1. 요약 。。。。。。。

     판타지 문학의 두 대가인 J. R. R. 톨킨과 C. S. 루이스의 삶을 비교, 대조하는 책. 1892년 태어난 톨킨과 1898년 태어난 루이스는 거의 동년배였지만, 태생적인 차이가 있었다. 아일랜드의 개신교 중산층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루이스와는 달리, 톨킨은 일자리를 위해 남아프리카로 갔던 아버지가 일찍 사망하면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두 사람은 모두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죽을 뻔한 위기를 넘겼고, 이후 1926년 루이스가 옥스퍼드 대학교의 교수로 임용되면서 처음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약간 낯을 가리는 감이 있었지만, 둘은 곧 공통의 관심사(영원한 진리를 담아내는 신화적이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쓰는 일)를 고리로 친해졌고, 루이스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소모임 잉클링즈의 핵심 멤버로 십 수 년 동안 활동한다. 둘은 서로의 재능과 능력을 알아보고 끊임없이 격려를 해주었고, 이 우정을 바탕으로 반지의 제왕나니아 연대기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성격도(톨킨은 꽤나 내성적이었던 모양이고, 루이스는 호인이었다), 종교도(톨킨은 가톨릭, 루이스는 성공회신자), 외모도(톨킨은 전반적으로 마른 체형이었고, 루이스는 체형이 제법 컸다) 달랐지만, 서로의 빛나는 부분을 알아볼 수 있는 참된 우정을 나눈 두 위대한 작가의 일생을 연대기적으로 병렬 배열한 책.

 

 

2. 감상평 。。。。。。。

     우선 책 자체가 두 사람의 일생을 연대기적으로 배열하는 데 중심을 두었기 때문에, 감동적인 일화를 강조(혹은 과장)하거나 하는 부분은 볼 수 없다. 비유하자면 드라마보다는 다큐 쪽에 가까운 느낌이랄까. 덕분에 재미는 좀 떨어져서, 나 같은 경우야 C. S. 루이스에 대한 팬심으로 이 책을 골라들었지만, 또 다른 동기로 이런 책을 볼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20세기 판타지 문학의 두 대가가 친분이 있고, 아니 그것을 넘어 절친한 동료이자 친구였다는 사실은 꽤나 흥미롭지 않은가. 그렇다고 두 사람이 비슷한 길을 걸으며, 비슷한 작품을 쓴 것도 아니고(만약 그랬다면 옥스퍼드파 소설같은 게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다른 관점과 시야를 가진 소설들을 써 낸 것을 보면 둘 다 자존심은 꽤나 셌다. 이쪽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를 가져볼 만도 한 책.

 

 

      개인적으로 루이스의 소설들에 대한 톨킨의 비판(지나치게 알레고리적이라는)에는 꽤 공감이 간다. “나니아 연대기그 가공할 힘같은 경우에는 이런 경향이 좀 세다 싶은 장면들이 있으니까. 같은 것을 말하려 하지만, 좀 더 은밀하게 위대한 이야기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던 톨킨으로서는 좀 불만스러웠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이건 두 사람의 글쓰는 목적의 차이에서도 일부 기인하는 문제가 아닌가도 싶다. 톨킨의 경우 거의 평생 반지의 제왕이라는 한 작품에 매달리면서, 단순히 아이를 위한 동화가 아니라 성인을 위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는 의식으로 썼지만, 루이스는 좀 더 실용적인 목적으로 글을 쓰는 경향이 강했고, 덕분에 훨씬 더 많은 글을 남길 수 있었다. “나니아 연대기는 정말로 아이들을 위해 쓴 글이니까.(물론 성인들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책을 보며 비단 두 사람을 넘어, 그 둘이 함께 참여했던 잉클링즈같은 모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물씬 들었다. 멋지지 않은가.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소수의 사람들의 친밀한 모임. 매주 모여 자신이 써 온 작품을 낭독하고, 서로 애정 어린 비평을 해주기를 마다하지 않는 동료들. 이런 이들이 있었기에 반지의 제왕같은 대작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거다. (슬슬 뭔가를 써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나에게도 이런 모임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위대한 문학적 영감은 일반적으로 사랑이라고 불리는 애정보다는, 사랑의 또 다른 종류로서의 우정으로부터 더 크게 얻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루이스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사랑은 서로에 집중하며 탐닉하기에 바쁘지만, 우정은 같은 것을 바라보면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거니까. 하루아침에 끝내버릴 수 있는 종류의 일이 아니라면, 친구란 그 일을 제대로 마치는 데 너무나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단순히 두 사람에 관한 일화를 배열하기만 한 책은 아니다. 저자는 신중하게 연구해 일종의 해석들도 덧붙이는데, 루이스나 톨킨이라는 인물연구를 위해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니아 나라를 찾아서 C.S. 루이스 연구서
홍종락.정영훈 지음 / 홍성사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1. 요약 。。。。。。。

 

     C. S. 루이스의 작품을 몇 편 번역해서 루이스 번역가로 잘 알려진 홍종락(사실 이 분은 다른 좋은 책들도 제법 번역했다)과 평론가 정영훈이 힘을 합쳐 나니아 연대기를 분석하는 책을 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반부는 홍종락이 뽑은 주요 주제들을 중심으로 총 일곱 권으로 구성된 나니아 연대기를 전체적으로 훑어간다면, 후반부는 정영훈이 연대기의 각 권을 차례로 살피면서 그 안에서 생각할 꺼리를 이끌어낸다. 크게 보면 가로세로 격자식으로 나니나 연대기를살피는 책.

 

 

2. 감상평 。。。。。。。

     비슷한 내용의 책을 전에 읽은 적이 있다. 데이비드 다우닝이 쓴 C. S. 루이스와 나니아 나라 이야기였는데, 공교롭게도 이 책과 같은 해에 출판되었다.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라 알라딘에서 나니아 연대기와 관련된 다른 안내서, 연구서들을 몇 권 찾아봤는데 한결같이 2005년인데다, 죄다 그 해 12월을 출판일로 삼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일까.

 

     알고 보니 그 해 나니아 연대기를 영화로 만든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이 우리나라에 개봉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비슷한 유형의 책들이 여러 출판사에서 잇따라 출판된 것이다. 물론 책이라는 게 앉은 자리에서 바로 뚝딱 나오는 것도 아니고(가끔은 그렇게 쓰인 것 같은 책들도 있긴 하지만, 이 책들은 그렇지 않다) 적어도 수개월, 혹은 수 년 동안 쓰인 것일 테니까, 이 경우엔 영화 출시에 맞춰 책을 좀 더 팔아보려고 했던 출판사들의 마케팅 전략 덕분이었을 것이다.

 

 

     뭐 어찌 됐든, 나 같은 루이스 애호가에게 나니아 연대기를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건 그 자체로 기쁜 일이다. 그리고 다행히 이 책은 지난번에 읽은 책과는 내용면에서 차별점이 있으니까. 다우닝의 책은 좀 더 학술적, 신학적인 느낌인데, 이 책은 더 편안하게 쓰였다. 머리말에서 저자가 밝힌 것처럼 나니아 연대기를 읽는 사람들이 함께 생각하고 토의할 수 있는 가이드, ’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애초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듯싶다.

 

    살짝 아쉬운 부분은, 책 자체가 1, 2부로 나뉘어 두 명의 저자가 쓰면서, 어쩔 수 없이 원전의 내용이 반복된다는 점과 같은 서술을 두고서 살짝 다른 견해를 담은 서술들도 엿보인다는 점. 가벼운 논의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책의 완성도라는 면에서는 확실히 마이너스다. 두 사람이 좀 더 긴밀하게 힘을 합쳐 이야기를 썼다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물론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가로, 세로 격자형으로 접근한다는 기획도 아주 나쁜 건 아니었지만.

 

     굳이 두 부분 중 더 마음에 드는 부분을 찾으라면, 홍종락이 쓴 1부를 고르겠다. 책 전반을 오고가면서 자유롭게 중요한 부분을 골라내고 설명하는 능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연구자가 있다는 게 감사하다. 2부도 나쁜 건 아닌데, 상대적으로 내공이 적다는 느낌?

 

     ​교회나 작은 모임들에서 나니아 연대기를 읽고 나누는 데 참고할 만한 괜찮은 가이드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