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누군가 해야 할 이야기 - 공정한 한국사회를 위한, 김영란.김두식의 제안
김영란.김두식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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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대법관을 역임하고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그 유명한 김영란 법을 제안한 김영란 교수와 우리 사회 곳곳의 감춰진 치부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김두식 교수가 한 자리에 만나 대화를 시작했다. 김영란 전 위원장의 제의로 시작된 이 대화의 주제는 부패 방지허헛. 이런 조합에 이런 주제라면 뭔가 나올 것 같지 않은가?

 

     목차만 봐도 우리 사회의 굵직한 문제들을 다양하게 망라하고 있다. 권력형 부패와 정치자금, 공수처와 상설특검 등등. 대법관, 권익위원장 등 법과 관련된 직책을 오랫동안 수행해 온 김영란 위원장답게, 대담하는 내용마다 깊이 있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리고 책 후반부에는 이 뿌리 깊은 부패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한 김 전 위원장 나름대로의 대안이었던 김영란 법에 관한 설명까지 나와서, 최근 논쟁의 주제였던 이 법이 지향하는 바와 반대자들에 대한 김영란 자신의 생각까지도 읽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 준다.

 

 

2. 감상평 。。。。。。。

 

     얼마 전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한참 논쟁의 대상이 되었던 김영란 법을 발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의 이름이 들어간 책이라 골라 들었다. 이 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법이 시행되면 당장에 나라 경제가 마비될 것처럼 호들갑이지만, 누구 말마따나 이 나라가 뇌물로 유지되는 나라라는 말인 건지.(부끄럽지도 않은 걸까) 오죽하면 그런 법까지 만들어서 청탁과 뇌물의 고리를 끊으려고 했을까.

 

     김 전 위원장은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을 잡아서 처벌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다. 대신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애초에 제도적이고 의식적인 장치를 만들어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이 부패의 사슬을 끊는 데에는 청탁과 청탁으로 이어지기 쉬운 스폰서 행위와 뇌물 자체를 봉쇄하는 것이 해결책이라는 것.

 

 

     군에 있는 동안 이런저런 경험이 많았지만, 한 번은 술자리에 따라간 적이 있었다. 어지간해서는 술 안 마시는 나를 부르지 않는데, 그 날은 무슨 날이었는지 회식에 굳이 나를 불렀다. 1차로 식사를 하고 2차로 노래방에 갔고, 나를 제외한 모두가 얼근히 취해있는 상태가 되자,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스폰서에 관한 내용이었다.

 

     군 생활을 어느 정도 하다보면 대충 누가 진급해서 장기복무를 하게 될지가 보이는데, 그렇게 장기 대상자가 2차 중대장 정도 할 때 즈음이면, 부대관리 조로(주로 부대원들에게 밥을 사주거나 회식 같은 것을 하라고) 몇 십 만원씩 스폰서가 생긴다는 이야기다.(물론 내 손에는 그런 게 들어와 본적이 없다.) 술자리에서 들은 이야기고, 기억도 가물가물해서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에 얼마나 이런 스폰서문화가 깊게 퍼져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물론 억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과도한 규제라고 항변할 수도 있고. 돈을 받아서 나쁜 데 쓴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도 아닌데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뇌물과 선물, 청탁과 순수한 지원 사이의 구분을 누가 정확히 할 수 있겠는가. 처음부터 뇌물과 청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이 급하면 과거에 오고갔던 것들의 성격도 변할 수 있는 법이 아니겠는가.

 

     모두가 완전히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어느 정도 공평한 세상은 되어야 사람들이 의욕을 갖고 살지 않을까. 그 최소한의 장치가 김영란 법인 것이고. 책에도 여러 차례 강조하듯이, 이 법은 처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 정이라는 특별한 힘으로 움직이는 한국 사회의 특성상, 누군가가 주는 것을 사양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게 사실. 이런 상황에서 김영란 법은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법이 이러니 받을 수 없습니다라고 사양할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해 주려는 목적도 있다.

 

     쉽진 않겠지만, 부디 이 나라가 한 걸음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이 일은 여의도에서 법을 몇 개 만든다고 이뤄질 일이 아니다. 여러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이 책에서 나누는 식의 이야기들을 시작하고, 그것이 이 사회를 끌어가는 하나의 조류가 될 때 비로소 다같이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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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업 사회 - 일할 수 없는 청년들의 미래
구도 게이.니시다 료스케 지음, 곽유나.오오쿠사 미노루 옮김 / 펜타그램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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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무업사회란, ‘누구나 무업(無業)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무업상태에 처하게 되면 그로부터 빠져나오기가 힘든 사회를 가리키는 조어다.(26) 그리고 여기서 무업상태란 정의하기가 쉽지 않지만, 다양한 이유로 직업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로, 이 책에서는 각각 구직형, 비구직형, 비희망형으로 분류한다. 이 책은 일본에서 무업청년들을 위한 단체를 만든 구도 게이와 이 문제를 연구하는 사회학자 니시다 료스케가 함께 일본 내 중요한 사회문제로 여겨지는 이 현상을 분석한 자료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반부는 무업사회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를 담고 있고(무업청년들의 실제 모습을 분석하면서 그들에 대한 오해를 풀고, 왜 일본사회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사회구조와 정책에서 찾으며, 해결책까지 모색한다), 후반부는 무업상태에서 벗어난 젊은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풀어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2. 감상평 。。。。。。。

 

     ​니트족이나 프리터라는 용어가 일상화될 정도로 일본의 청년들(물론 이 단어는 반드시 청년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도 안정된 일자리를 갖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건 청년 실업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가까운 미래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그래서 이 책을 펴들었다)

 

 

     거품이 꺼지고, 종신고용의 신화가 깨지면서, 일본 사회는 급속도로 안정감을 잃어버린다. 일본 사회보장의 특성상(사실 이건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에 고용되어 있지 않으면 급격히 그 보장수준이 떨어지는데, 이런 사회적 변화의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사회경험이 적인 젊은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불안감을 갖게 만든 것은 아닐까 싶다.

 

     책 속에 등장하는 무업청년들의 예를 보면 많은 경우가 이런 위축된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게 눈에 띈다. 좀 지나치게 소극적이며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리라. 스펙에 목을 매면서, ‘정상적인궤도에서 이탈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과정에서 급격히 보수화 되어가는 우리나라 청년들의 마음속에도 아마 비슷한 종류의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하게 될 경우 사회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책 속에는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통계적 예측이 실려 있다. 한 청년이 무업상태로 평생 지내게 될 때 사회가 부담해야 할 사회보장비용과, 그가 취업해 사회에 복귀할 경우 평생 납부할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더하면 1인당 15천 만 엔에 달한다는 내용이다. 이 부분은 당장 눈앞의 곶감 빼먹기에만 급급해, 청년들을 비정규직과 인턴으로 몰아넣으면서 얻어낸 단기적 이익에 취해있는 기업과 정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그들이야 자기 계좌만 보고 있으니 다른 게 보일 리 없지만)

 

     그래도 이들에 대한 실제적인 지원을 강구하고, 현실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이렇게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일본이 이 문제에 있어서 우리보다 더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문제의 원인을 개인 탓으로만 돌리기보다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찾아보려는 노력도 인상적이고. 이에 비해 무조건 노력만 강조하는 우리나라의 한심한 인사들은.. 쯧쯧.

 

 

    물론 거대한 경제상황 자체는 어쩔 수 없다보니, 우선은 청년들에게 뭔가라도 일자리를 갖게 하는 것이 지상과제처럼 여겨지는 바도 없진 않다. 어쩌면 우리 정치 지도자들도 이런 식의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보수도 적고, 환경도 열악한 일자리를 잔뜩 깔아놓고, 일단은 뭐라도 하라며 등 떠미는.. 아직 그 수준까지는 아는 것 같은데 말이다. 거의 최후의 상황에서 써야 할 약물을 너무 빨리 사용하다간 오히려 더 위험해 질수도 있다.

 

     우석훈은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라는 책에서, 그래도 아르바이트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정식노조를 만들어 활동할 수 있는 일본의 젊은이들이 우리나라 상황보다는 더 낫다고 본다. 그런 일본이 이 정도라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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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6-06-19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업사회라 재미있는 신조어네요.그나저나 우리는 일본의 뒷굼치를 계속 따라가는데 이것도 따라갈까봐 걱정입니다ㅜ.ㅜ

노란가방 2016-06-19 23:49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에요..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 88만원세대 새판짜기
우석훈 지음 / 레디앙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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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저자는 1장에서 신자유주의 사조에 깊이 길들여진 대한민국의 20대를 분석한다. 이들은 너는 할 수 있어라는 주문에 근거한 믿음으로 자기 자신을 끝없는 경쟁으로 스스로 몰고 가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런 식으로 스펙을 쌓고 경쟁을 해봐야 좋은 날이 올리는 만무하다. 그렇게 남과 경쟁하는 데 익숙해진 그들은, 점차 고립되었고, 고립된 개인의 힘은 약할 수밖에 없다. 신입사원 연봉을 대폭 깎는 뻔뻔스러운 조치가 기득권층(여기에는 보수우파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암묵적인 동의를 한 기존의 정규직 노동자들도 포함한다)의 협잡으로 이루어지는데도, 그 당사자인 20대는 별다른 대처를 할 수 없었다.

 

     문제는 뿔뿔이 흩어진 20대의 상황. 우석훈은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을 짤 것을 제안한다. 문제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20대들이 나서서 연대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이것이 꼭 대규모 집회나 폭력투쟁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안은 시민운동, 정치운동과 같은 현 법체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다.

 

 

2. 감상평 。。。。。。。

 

     스스로를 대변할 세력을 형성하지 못한 주체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무시당하고, 빼앗기고, 결국에는 존재마저 희미해지게 된다. 개인의 탐욕추구를 절대선으로 보고, 이를 위해 경쟁하는 과정을 정당한 윤리로 삼는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는 필연적으로 이렇게 무시를 당하는 사람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이 책에서 주목하고 있는 20대는 그 대표적인 집단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박봉에, 야근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으로 일하기 시작하거나, 수 천 만원이 드는 대학을 졸업하느라 본격적으로 사회에 나서기도 전에 이미 채무자 신세가 되어 버린다. 3, 6포를 넘어 N포세대가 된 이 나라의 20대의 상황은, 그들이 이 나라의 중심적인 위치에 서게 될 때가 필연적으로 오게될 것이라는 당연한 사실 때문에라도, 단지 그들의문제가 아니다.

 

 

     그러면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20대가 자신의 이익을 제대로 주장하지 못했기 때문일까? 물론 그런 면이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들이 지금 형성하고 있는 태도와 습관, 가치관은 어느 정도 그 자신들이 선택한 부분이기도 하니까. 나는 잘못이 없는데 모든 것은 구조 탓이라는 식의 변명은 어지간해서는 하지 않는 게 옳다.

 

     하지만 굳이 책임의 비중을 계산해 본다면, 이 경우엔 그들을 그런 상황으로 몰아넣은 구조쪽의 책임이 훨씬 더 크다. 다른 식으로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보지 못한 사람에게, 왜 다르게 보지 못하느냐고 책임추궁을 하는 건 공정치 못한 일이니까. 그러나 이 구조라는 것도 결국 변화의 의지를 보이는 사람들이 나설 때에야 바뀐다. 우석훈이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싶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아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이 가진 진짜 힘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다. 비록 5, 60대에 비해서 그 수도 적고 결속력도 약하긴 하나, 20대의 힘이 모이면 결코 약하지 않다. 배짱 있게 들이대보는 것만이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중요한 건 이들을 제대로 뭉치게 해 내는 일. 흩어진 사람들은 자연적으로 모이지 않는다. 엔트로피의 증가는 물리적 세계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도 통하는 법칙이니까. 뭉치면 산다. 아니 뭉쳐야 산다. 이를 아는 기득권층은 어떤 수를 동원해서라도 이 젊은이들이 뭉치지 못하고 서로를 경쟁의 대상으로만 보도록 만들겠지만, 그래도 버텨내야 한다.

 

 

 

     아쉬운 부분은 저자의 교회에 대한 태도. 저자 자신도 인정하듯, 오늘날 20대는 서로에 대해 신뢰관계를 거의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집단이 있으니 ‘(강남의 대형)교회의 청년부에 소속된 20들이 그들이다. 그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구성원들에 대해 신뢰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 결과에 별 의미를 두지 않은 채 사교집단처럼 보인다’(112)며 무시하고 넘어가버린다. 이명박을 경멸하면서도 한나라당(이 책은 2009년에 쓰였다)에 줄을 대 정치운동을 하려는 20대에게조차 나름의 격려와 덕담을 던지는 저자인데 말이다.

 

     교회도 여러 가지고, 목사도 다양하고, 그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기독교인들의 일부는 저자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을지 모르지만 또 다른 자리에 모인 이들은 저자가 말하는 연대에 공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히려 이 공동체가 가진 진짜 자질과 가치들이야말로 현 상황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

 

 

     뭔가 더 구체적인 방법과 대안을 기대했다면 살짝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처음부터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아니라면,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아닐까. 그래도 누군가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렇게 지속적으로 고민하려는 자세만큼은 좋게 봐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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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천연균과 마르크스에서 찾은 진정한 삶의 가치와 노동의 의미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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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저자는 말 그대로 시골에서 빵을 직접 구워 파는 소규모 빵집 사장이다. 빵집이 위치한 곳은 대도시가 아닌 수십 년 된 고택들이 즐비한 시골마을. 빵 가격도 편의점에서 파는 것에 비하면 서너 배가 높다. 빵은 일주일 중 나흘(, , , )만 팔고, 일 년에 한 달은 장기 휴가를 떠난다. 이런 가게가 몇 년을 (손해 보지 않고) 돌아가는 이유가 있을 터. 저자는 자신이 직접 채취한 천연효모를 사용하고,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들을 이용하는 등 철저하게 돈보다 의미를 찾는 사업원칙을 고수하려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이런 자신의 빵가게 운영 과정을 풀어내면서, 오로지 더 많은 이윤을 뽑아내기 위한 방향으로 치달으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현실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넌지시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일명 부패하는 경제’. 이 책에서 부패란 살아있는 모든 것이 그렇듯, 태어나고, 성장하고, 쇠락하다가 결국 죽는 자연의 순환을 따르는 자연스러운 성질을 가리킨다. 즉 긍정적인 개념.

     그렇다고 딱딱한 사회학서적은 아니고, 오히려 에세이에 가깝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더 건강하고 좋은 빵을 만들기 위해 균을 연구해가는 저자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용을 파악하게 된다.

2. 감상평 。。。。。。。

     위에 요약한 것처럼 딱딱한 사회학을 담고 있는 책이 아니라 책장이 쉽게 넘어간다. 어떻게 보면 그냥 한 작은 빵집 창업기를 보는 듯 재미있다. 책을 보고 기대한 것보다는 내용이 별로였다는 평을 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일단 제목부터 자본론같은 무게 있는 어휘들이 들어갔는데, 정작 책 내용의 비중을 보자면 채 10% 정도나 될까 싶고, 나머지는 빵 만드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으니까. 애초부터 좀 다른 기대를 하고 시작했다면 충분히 그런 반응을 보일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경제라는 것이 꼭 그렇게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설명이 있어야 할까 싶은 생각도 든다. 최첨단의 금융공법을 동원했어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막을 수 없었고(정확히 말하면 바로 그 최첨단 공법자체가 가진 위험성 때문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한 예측 프로그램을 가동하더라도 당장 1년 후의 경기조차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말이다. 어쩌면 우리가 경제에 관해 지나치게 거룩한아우라를 덧씌우고 있었던 건 아닐까.

     경제가 어려워지면, 전문가들이 나서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점점 더 경제를 어렵게 만들어, 일반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진짜 경제는 사라지고, 이론 속에만 존재하는 경제, 통계와 데이터 위에서만 움직이는 경제, 나쁘게 말하면 주둥이로만 성장하는 경제가 나오게 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현실과 통계 사이에 괴리, 즉 거품이 발생하고, 거품이 지나치게 커지면 그것이 터질 때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

     책 속에서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런 현실경제의 모습을 빵만드는 작업에 비유하는 부분이다. 더 빠르게 발효시키고, 더 싸게 상품을 만들기 위해 대량생산된 이스트와, 비료와 농약을 이용하는 모습은 외형적 경제성장률에만 집중해 거품을 일으키는 현대의 자본주의의 실사판이다.

     또 한 가지를 꼽자면, 현실 속에서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 사용되는 진짜 돈과 소위 돈으로 돈을 벌 때 사용되는 금융 속에만 존재하는 돈을 구분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지역통화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보게 만들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경제학이나 사회학 보다는 그저 빵집 창업기처럼 보인다. 뭐 그렇게 생각하고 읽어나가도 유익할 책이다. 단지 돈을 벌기위해서가 아니라, 더 건강하고 바른 먹거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따라 배우는 것 자체만 해도 충분히 좋은 일이니까. 조금 더 욕심을 내보자면, 책 속에 소개된 책들을 더 찾아 읽어보는 단계가 된다면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할 것 같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어느 정도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보다는,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줄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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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기다릴 수 없는가
마틴 루터 킹 지음, 박해남 옮김 / 간디서원(크레파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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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1963년 버밍햄은 미국 전역에서 가장 인종차별이 심한 도시였다. 이미 여러 지역에서 비폭력투쟁으로 인종차별을 허용하는 법률의 철폐를 이끌어 냈던 마틴 루터 킹은, 이 지역의 흑인들과 함께 또 한 번의 투쟁에 나선다. 다른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도시에서도 킹은 감옥에 수감되는데, 이 책은 감옥 안에서 쓴 책이다. 그는 왜 이 투쟁이 더 이상 미뤄질 수 없는 것인지, 그리고 비폭력이라는 방식이 왜 고수되어야 하는지 등을 예언자적 필체로 써 내려간다.

 

 

2. 감상평 。。。。。。。

 

    “흑인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그들은 이미 백 년이 넘게 이 불평등한 상황을 견뎌냈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한 번에 다 이루려 하지 말라거나, 좀 더 좋은 때를 기다리라는 식의 권고는 그래서 온당치 않은 일이다. 흑인들의 이 투쟁은 질서를 깨뜨리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정의롭지 않은) 현행법을 어겼을지는 모르나, 더 높은 법에 충실하고 있다. 그들은 비폭력이라는 가장 명예롭고 거룩한 무기를 사용하는 군대다.”

 

 

     킹이 이 책에서 전개하고 있는 논지는 단지 60년 전 인종차별에 시달리던 흑인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그건 역사 이래로 마땅히 받아야 할 대우를 받지 못하던 모든 이들을 위한 메시지이면서, 오늘 이 땅에서 여전히 차별과 부당한 질서 아래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왜 여전히 이 세상에 해방이 필요하고 자유를 위한 투쟁이 필요한지에 관한 킹의 영감어린 목소리가 담겨 있다. 확신이 있는 그의 목소리에서는 힘이 느껴지고, 이 투쟁에 동참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양심을 찌르는 날카로움도 묻어난다. 비폭력이라는 무기로 무장한 이 호소는 결코 상처를 주지 않는다. 다만 반대자들로 하여금 깊은 부끄러움을 안겨줄 뿐이다.

 

 

     여전히 이 나라에서도 사람들이 각종 차별로 집과 직장에서 쫓겨나고 있다. 법은 기득권자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지고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미 그렇게 적용, 집행되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60년 전 킹이 살던 시대에는 이 차별이 피부색을 근거로 이루어졌다면, 오늘날에는 경제적 조건에 따라 차별이 이루어진다는 것. 여전히 우리에게는 투쟁이 필요해 보인다.

 

     시민의 직접 행동의 가치, 신앙과 그 사회/정치적 함의에 대한 명확한 인식, 폭력에 대한 (그것을 가하는 주체가 남이 아니라 자신이 될 경우도 포함하는) 확고한 반대,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불굴의 의지까지.. 변화는 이런 리더를 만나기 전에는 힘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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