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용사전 - 국민과 인민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철학적 인민 실용사전
박남일 지음 / 서해문집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

     사회주의자인 저자가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용되는 각종 용어들에 담긴 왜곡을 드러내기 위해 쓴 책이다. 사전 형식으로 구성되어, 각 항목마다 한두 페이지 정도의 짧은 설명이 소개되어 있는 식이다.

 

​2. 감상평 。。。。。。。


      책 제목과 소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자가 소개하는 정의는 기존의 것과 사뭇 달라서 다분히 삐딱하고, 공격적이다. 책 전체에 걸쳐서 반복되는 내용은, 국가주의, 자본주의에 대한 강력한 적개심과 사회주의적 제도에 대한 열렬한 희망적 기대다.

     이런 비판적 시각은 정치, 경제적인 측면을 다룰 때에 빛을 발한다. 예컨대 저자는 참된 경제민주화경제의 주체가 자본가에서 노동자로 바뀌어야 가능하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 (그 정의상) 자연을 더 많이 파괴하고 인간을 착취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경제활성화보다는 경제안정화가 우선이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한다. , 이런 시각을 사회적인 차원으로 옮겨도 제법 눈에 들어오는 항목들이 있다. 이를테면 신용이라는 단어에 대해 저자는 이런 설명을 붙인다.

 

신용은 본래 사람에 대한 믿음의 정도를 이르는 말이었다. 그것은 총체적 인격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대에 와서 이 말은 단지 돈 지급 능력을 이르는 말로 굳어졌다. 인격과 신용이 분리된 것이다.

 

 

      하지만 워낙에 항목들이 많다보니 저자 역시 저자는 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서 자본가들과 권력자들의 음모가 개입되어 있다고 여기는 듯한데, 이를테면 인륜이란 국가의 전쟁에 개인을 동원하는 논리이고, 천륜은 가족부양의무제처럼 국가에게 의무를 면제해주는 논리라는 식. 비슷한 논리로 도덕이니, 관용이니, 정의니 하는 단어들을 아무 것도 아는 것으로 만드는데 열심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딱히 치밀한 논리나 근거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 그냥 한 부분을 잡아서 비트는 식인데, 별로 설득력을 갖지 못한 독백으로만 보인다. 여기에 일단 싫은 단어들을 까는 식이기에, 저자의 설명들 사이에 상호충돌도 일부 보인다. 전반적으로 국가같은 힘을 소유한 조직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면서(아예 부정하면서), 또 일부항목에는 국가에 어떤 책임을 지우는 듯도 하니까.

 

 

     ​어떤 면에서 보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사전류를 보는 느낌도 살짝 들지만, 그보다는 재미도, 감동도 적다. 날카로움만을 가지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여전히 오래된 이념주의자들의 오만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밖에..

 

     ​뭐 모든 항목을 정성껏 읽을 필요까지는 없고, 적당히 넘기면서 눈에 들어오는 항목들에 집중하면 충분할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촘스키, 점령하라 시위를 말하다
노엄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수이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1. 요약 。。。。。。。

     지난 2011년 미국 월스트리스에서 벌어졌던 오큐파이(점령하라)’ 운동에 관해 언급한 노암 촘스키의 연설, 강연, 문답들을 모은 책. 각각이 서로 다른 자리에서 이루어진 담화들이라 내용은 서로 비슷한 것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촘스키는 이 점령하라운동이 지난 30년 동안 미국에서 벌어졌던 정의롭지 못한 문제의 결과로 발생한 필연적인 사건이라고 본다. 이 기간 금융자본주의라고 불리는 탐욕스러운 산업이 크게 융성했고, 1% vs 99%로 상징되는 빈부격차가 극도로 벌어지면서, 이전의 중산층이 몰락하게 되었다.

     촘스키는 이런 종류의 시위가 좀 더 미국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보인다. 다만 우리가 아는 것처럼, 이후 이 운동은 정부에 큰 영향까지 끼치지는 못했고,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하기는 했으나) 결국 트럼프라는 희대의 망나니가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했으니...

 

 

2. 감상평 。。。。。。。

     도서관에서 책을 고를 때는, 촘스키가 이 점령하라운동을 분석한 책이었나 싶었다. 하지만 막상 읽어 보니, 그런 분석보다는 응원과 격려가 좀 더 부각되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되면 판단 미스.

 

     ‘점령하라운동은 이전의 여러 시위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시위를 조직하는 지도부도 없었고, 거의 자연발생적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데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매체들이 큰 힘을 발휘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전 협의 없이 공동의 구호를 중심으로 모일 수 있었던 것도 분명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운동은 촘스키의 바람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일찍 사그라졌다. 사람들은 문제의식은 있었지만, 어떻게 그것을 사회변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생각을 갖고 있지는 못했다. 소수의 기득권자들은 여러 사람들이 모여 목소리를 내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지만, 그 목소리가 충분히 합쳐지지 못한 채 산발적인 구호를 내뱉는 것에 그치면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는 법이다. 빈부격차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없고, 온갖 종류의 특권에 둘러싸인 이들은 점점 그들의 성벽을 더 높이 쌓고 있다.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 상황이 점점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 뭐 사실 이 상황에 대해 촘스키라고 하더라도 마땅히 답이 있지는 않았을 터. 그래도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낭비 사회를 넘어서 - 계획적 진부화라는 광기에 관한 보고서
세르주 라투슈 지음, 정기헌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

     ‘계획적 진부화란 어떤 물건을 처음 생산할 때부터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도록 만드는 일을 가리킨다. 이를 테면 18,000장을 인쇄하면 작동을 멈추도록 만드는 칩을 삽입한 프린터 같은 것이 전형적인 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명백히 사기와도 같은 이런 관행은, 결국 소비를 늘리기 위한 것이다. 물건이 망가지면 어쩔 수 없이 새로 마련할 수밖에 없으니까.


      대량의 잉여생산을 피할 수 없었던 자본주의적 경제에서 이런 계획적 진부화는 거의 필수적인 일이었기에, 결국 경제를 위한 것이라는 식의 도덕적 정당성마저 획득한다. 이른바 소비가 미덕인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기업들은 제품의 품질보증기간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한계 기한으로 만들어 버렸고, ‘유행에 뒤처짐이라는 심리적 조작도 시작되었다. 끊임없이 출시되는 새로운 물건들은, 이전 것에 비해 별로 나아진 것이 없지만 그렇게 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뭐라고 부르던, 결국 계획적 진부화는 일종의 사기, 속임수다. 이는 일차적으로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기 시작했고, 그것이 일으킨 생태적 위기는 점점 부각되고 있다. 저자는 결국 문제의 원인이 끝없는 성장을 필요로 하는 현대의 경제 이데올로기(자본주의)에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탈성장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성과 의지를 모두 고려한 일정에 따라, 가능하면 편안함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재화의 지속성, 수리, 에코 디자인 체계를 조직해야 한다(106)는 것.

 

 

2. 감상평 。。。。。。。

 

     ​매년 새로운 휴대폰이 쏟아져 나온다. 개인적으로 이 쪽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서 뭐가 새로워진 건지 잘 구분은 되지 않는다. 물론 광고를 열심히 하니 차이점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긴 하지만, 문제는 그 차이가 새로운 휴대폰을 구입해야 할 만큼 대단한 것인가 하는 부분이 잘 와 닿지 않는다는 점. 휴대폰 화면이 좀 더 커지고, 방수 기능이 되고, 카메라 화소가 좀 더 높아지는 게 그렇게 중요한 일일까?(개인적으로 지금은 2014년 출시된 모델을 1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다)

 

     ​새로 나온 햄버거 하나를 먹겠다고 몇 시간씩 줄을 서고, 새로 나온 아이폰을 구입하겠다고 텐트까지 치고 밤을 새우는 모습은 분명 정상은 아니다. 그런데 요새는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얼리 어댑터라는 멋들어진 이름을 붙어준다. 문득 이 책을 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별명은 누가 지어준 걸까? 어쩌면 더 많은 물건을 팔기 위해 애쓰고 있는 기업들이 만들어낸 이름은 아닐까?

 

     ​제품의 결함을 발견하는 베타 테스트는 기업 입장에서는 돈을 주고서라도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 얼리 어댑터라는 사람들은 자기 돈을 들여서 기꺼이 이 일을 해 준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을 두고 뭐라고 할 건 없지만, 이 또한 계획적 진부화의 한 예가 아닐까 싶다.

     저자가 책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결국 이런 식의 소비 행태는 모두가 함께 사용해야 하는 한정된 자원을 맹렬히 낭비하는 관행이다. 겨우 몇 달, 혹은 (심지어) 몇 주의 즐거움을 위해 새로운 (고가의) 물건을 구입하는 게 과연 옳은일일까?

 

     책은 계획적 진부화라는 개념에 대해 잘 소개했고, 그 기원과 의의도 충실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가진 문제를 도덕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인상적이었다. 흔히 이런 이야기에서 도덕같은 단어는 잘 나오지 않으니까. 이런 전략을 사용하는 이들은 물론, 그에 따라 열심히 낭비를 지속하는 쪽도 문제가 있긴 마찬가지다.

 

     ​다만 그 한계와 대안을 제시하는 부분은 생각보다 짧고 약하다. 책 자체가 낭비 사회를 넘어서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데, 낭비 사회를 넘어서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어떻게 넘어설 수 있는지, 그것을 넘어서면 어떤 세상이 있는지에 대한 소개는 부족한 느낌.

     하지만 대안 제시보다는 현상 분석과 보고 쪽에 초점을 맞춘다면 괜찮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자가 천국 가는 法 -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불평등에 관한 논쟁
폴 크루그먼 외 지음, 양상모 옮김 / 오래된생각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한 유명한 토론회(멍크 디베이트)에서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두고 벌어진 논쟁을 책으로 엮었다. 노벨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과 전 그리스 총리인 파판드레우는 과세찬성 쪽에, 공화당 출신의 전 미국 하원의장인 뉴트 깅리치, 그리고 레이거노믹스의 핵심인물이었던 아서 래퍼가 반대쪽에 섰다.


     폴 크루그먼은 증세를 통해 추가로 얻을 수 있는 돈으로 취약계층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해야 하며, 부유층 증세정책이 경제에 큰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파판드레우의 경우는 도덕이나 윤리적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한다. 경제적 불평등이 공정, 정의, 신뢰 같은 원칙을 훼손시킨다는 것.


     이에 반해 깅리치는 기본적으로 세금을 국가에서 개인의 부를 뺏어가는 것으로 이해하려고 고집한다.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늘리려고 하면 누가 돈을 많이 벌려고 애쓰겠느냐는 단순한 논리. 래퍼는 역사적으로 감세정책을 펼 때 경제가 성장했다는 논리를 반복하는데, 이 부분은 좀 더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2. 감상평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런 느낌이 좀 든다. 폴 크루그먼이나 깅리치 같은 유명한 논객들의 토론이라지만, 상대방의 의표를 찌르는 날카로운 주장은 보이지 않는데다가, 주장을 뒷받침 할 근거도 충분하게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형식의 제한을 어느 정도 받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그리고 의견도 꽤나 반복되는 느낌이라서, 짧은 책이 더 짧게 느껴진다.


     (부유층 증세) 반대측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세금을 올리면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것인가, 아니면 크루그먼의 주장처럼 큰 영향을 받지 않는가? 사실 이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논의가 별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명목세율을 높이는 것보다는 실효세율을 높이는 쪽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아서 래퍼의 주장이 흥미로웠다. 그는 워렌 버핏의 예를 제시하는데, 17.4%의 세율에 따라 700만 달러의 세금을 낸 그는 세율을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의 소득의 대부분은 자본이득이었고, 이 부분은 최소 100억 달러가 증가했다는 것. 그러나 이 부분은 과세가 되지 않았고, 이것이 문제라는 것. 래퍼는 세법을 고쳐 세율은 낮추되 모든 종류의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면 (그리고 각종 면세해택을 줄인다면) 더 많은 세금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명목세율보다는 실질세율을 높이자는 주장인데, 결과적으로 더 많은 세금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이라면 이 역시 생각해 볼 부분은 아닐까? 증세론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 뭐라고 대답할까 살짝 궁금했는데, 책에서는 바로 이어서 그에 대한 대답을 않고 넘어간다. 전반적으로 서로의 칼이 맞부딪히지 않고 스쳐지나가는 대련을 보는 듯.

  

 

      다시 선거철이 가까워지면서, 이 문제도 크게 대두될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여전히 합리적인 토론보다는 색깔론, 진영공세로 점철시킬 악성 정치인들과 그 근처를 기웃거리는 자칭 논객들인데... 뭐 그런 얼토당토 않은 인간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으니, 그런 이들이 돌아다니는 거겠지. 정치의 수준은 국민의 수준을 뛰어넘지 못하는 법이다.


     제목 하나는 잘 지었다. 나도 제목 덕분에 이 책을 뽑아 들었으니까. 하지만 제목을 충분히 설명해 내지는 못했던 듯하니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
스르자 포포비치.매슈 밀러 지음,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

 

     비폭력으로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방법에 관한 책. 세르비아의 독재자 밀로셰비치를 끌어내린 오트포르!’라는 이름의 단체를 이끈 리더였던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전 세계에서 벌어진 비폭력 투쟁의 성과 등을 조합해 일종의 실천적 사회이론서를 썼다.

 

      저자는 독재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무기는 사람들의 두려움이며, 이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웃음이라고 지적한다. 그냥 웃자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웃음거리로 만들어서, 그에게 씌워진 아우라를 벗겨내자는 것. 나아가 그 권력자를 지탱하는 기둥들을 하나씩 공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독재자의 자금줄이 되는 사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도록 다양한 수단을 쓰라는 것이다. 총알을 사는 데도 돈이 들 수밖에 없으니까.

 

     탄압을 계속 자행하는 경우 탄압하는 사람들을 궁지에 몰 수 있는 전략을 고안해야 한다. 시민을 때리는 경찰은 그것이 즐거워서가 아니라 그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역시 돌아가면 한 가정의 가장이고,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편안히 살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일이 나머지 역할들가장이나 이웃집 아저씨 에 부정적 영향을 일으키도록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지나치게 큰 목표를 세우고 그것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계속 투쟁하겠다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조금씩 얻어내면서 작은 승리들을 맛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물론 최종적인 목표를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천안문 광장의 학생들은 이것을 몰랐고, 결국 모두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더 많은 사람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것 역시 아주 중요하다. 적전 분열은 무엇보다 치명적이다. 우리 편을 통합시킬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 소수만 참여할 수 있는 구호나 브랜드가 아니라, 다수를 함께 세울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오큐파이 운동은 시골이나 중소도시에 사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브랜드나 구호가 아니었다. 그것이 실패한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2. 감상평 。。。。。。。

 

     몇 개 월 만에 연인원 천 만 명이 모여 비폭력 시위를 했고, 그 가운데 결국 독재자의 딸이자 아버지를 닮아가려고 했던 대통력은 탄핵심판대에 올랐다. 시민들은 모여서 함께 노래하고, 구호를 외치고, 공연을 보며 즐겼다.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쿨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변 사람들의 호감을 샀고, 일부 극단적인 수구세력들이나 사리분별이 안 되는 구제불능의 부류들을 제외하고는 시민 대다수가 이 운동에 심정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시위의 현장에서 국정농단을 일으킨 권력자는 조롱의 대상이 되었고, 한 때 그가 휘두르던 권력의 무기들을 두려워하던 이들은 이제 떳떳이 나와서 그들에게 항의하게 되었다.

 

      우리 중 누군가는 이 책을 본 것이 분명하다. (아니면 앞선 다큐멘터리를 봤던가) 책에 나온 다양한 전략들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현실화 된 내용들이지 않은가. 물론 우리는 아직 그 부패한 권력자와 부역자들을 최종적으로 끌어내리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한 것은 아니니 해피엔딩을 선언하기에는 좀 이르긴 하지만, 그래도 권력을 손에 넣고 사람들을 우습게 여기던 악당들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만드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 않았나 싶다.(진짜 최종보스 같은 놈들은 버티고 있긴 하지만, 벌써 겁을 집어 먹고 숨은 놈들도 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책 속에서도 지적되고 있었던 치명적인 문제가 우리 안에 여전히 불씨로 살아 있다는 점이다. 바로 내부 분열. 세르비아의 독재자 밀로셰비치가 물러간 후 시행된 선거에서 당연히 야권이 이길 것으로 생각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고 한다. 왜냐면 이름도 제대로 구분되지 않는 열여섯 개의 정당으로 분열되어 있었기 때문. 그런데 우리는 이미 비슷한 경험들이 몇 차례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최악의 발걸음을 계속 내딛고 있는 것 같다. 몇 달 후 우리는 어떤 결과를 마주하게 될까.

 

 

      사례 중심의 글은 수월하게 읽힌다. 그렇다고 내가 해봤으니 다 될 거야 하는 식으로 나서지도 않으니까. 무엇보다 저자는 직접 위험을 감수해 본 사람이고, 일이 얼마나 힘들고 위험한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책에서 저자가 하고 있는 도전은 자칫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일이기에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쉽게 읽히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쓴 책은 아니라는 말.

 

      마틴 루터 킹이 말했던 비폭력 군대라는 개념이 책을 읽는 동안 자주 떠올랐다.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는 법이다. 이 소중한 진리를 우리의 후손들에게 제대로 전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우리의 부패한 권력자를 끌어내려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