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한 줄 카피 - 길거리 POP부터 TV광고까지 실전 카피 쓰기의 모든 것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이자영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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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정보의 양이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진 현대에,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판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마케팅, 홍보 영역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 책은 반드시 팔리는 마법의 한 줄을 가르쳐 준다고 호기로운 장담으로 시작한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바로 뭔가를 팔 수 있게 되는 건 아니고, 여기 실려 있는 원칙들을 붙들고 부단히 고민하고 생각해야 한다.

     저자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과 관계있는 것으로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물건을 팔 수 있다고 말한다. 당장 자신과 상관이 없다면 그냥 보거나 듣고 지나가버리고 말 것이라는 말. 이를 위해서 5W라는 원칙을 제시한다. 새로운 일을 알리고 있음을 강조하고, 이익이 될 만한 것을 제시하며, 욕망을 자극하고, 공포와 불안으로 부드러운 위협을 하고, 신뢰를 판매로 이어가야 한다는 것.

     이 6W도 기본적으로 구매자의 심리에 대한 분석이 들어가 있지만, 책에는 좀 더 구체적인 구매자 분석이 더해진다. 매출로 이어지는 10가지 욕망이라든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 있는 10가지 요소라든지 하는 것들. 그리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여섯 가지 이유도 실려 있다.

     물론 딱딱하게 이런 이론만 실려 있는 것은 아니고, 각 항목별로, 주제별로 실제 기업들, 혹은 판매자들이 생각해 낸 독특한 카피문구들의 예가 잔뜩 실려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2. 감상평 。。。。。。。

     꼭 무슨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꽤나 중요한 일이다. 생각해 보면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뭔가를 팔고 있다. 히키코모리나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것이 아니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고, 이 때 관계라는 것은 내게 필요한 뭔가를 상대로부터 얻어내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내어주는 식의 상호작용일 테니까. 물론 이 때 파는 게 꼭 물건은 아닐 수도 있다. 아이디어나 생각, 감정의 동조 등도 판매의 대상이 될 수도 있으니.

     결국 일이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되는 것이고, 이건 상품을 아무리 잘 만든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이어지는 일이 아니다. 치열한 분석과 고민이 더해져야 하는 법. 꼭 무슨 물건을 팔려는 것이 아니라도, 사람의 마음을 얻어내는 기술로서의 마케팅 기법에 대해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고른 책이다.

 

     모든 물건을 바로 팔아버릴 수 있는 마법의 주문 같은 것은 없었다. 대신 교과서 같은 정석적인 분석과 단계들이 제시된다. 하지만 그런 분석에는 꽤나 오랜 시간의 연구가 필요했을 테니, 이런 책 한 권으로 그 오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면 그것 나름대로 가치 있는 독서일 터. 중요한 요점들, 그리고 그 요점을 설명하는 실례들이 적절하게 어우러져서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건 덤.

     이 책은 운전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지, 운전을 대신 해 주는 책은 아니라는 걸 기억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읽어가다 보면, 도움이 될 만한 포인트가 적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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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특이점이 온다 - 제4차 산업혁명, 경제의 모든 것이 바뀐다
케일럼 체이스 지음, 신동숙 옮김 / 비즈페이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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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책은 이제 최근의 이슈라고 부르기도 뭐할 정도로 익숙해진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기술들은 지금도 하나둘 제품화 되고 있지만, 저자는 가까운 미래에 거의 인간과 같아진 수준으로 각종 분야에서 활약하게 될 것이 확실하다고 예측한다.

 

     뭐 여기까지는 다른 책들에서도 익히 봐왔던 내용들이다. 앞으로 얼마나 놀랄 정도로 달라질지, 사람들의 삶은 얼마나 편해질지, 문제는 줄어들고,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지.. 그런데 이 책의 본론은 여기에서부터다. 저자는 인공지능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준을 뛰어넘는 시기가 오기 이전에 먼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대규모의 구조적 실업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경제적 변동(광범위한 불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노동자들이 돈을 벌 수 없으면, 기업들 역시 상품을 팔아 돈을 벌 수 없을 테니까.

 

     저자는 이런 상황이 단기적인 조정으로 그치지 않고, 좀 더 장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경제의 특이점이 그것이다. 기술의 발전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저자가 내어 놓는 카드는 기본소득이다. 이를 통해 급격한 경기후퇴를 막을 수 있다는 것

 

 

2. 감상평 。。。。。。。

 

     책 전반부는 익숙한 4차 산업혁명 논의의 재판처럼 보였다. 이미 다른 책이나 각종 텔레비전 프로그램, 신문 기사 등을 통해 알려져 있는 다양한 미래 기술들을 쭉 나열하면서 꽃길을 묘사하는 그런 종류. 그런데 이 책의 진가는 후반에 등장한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기술발전으로 인한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구조적 실업이 나타날 것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본소득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상치 못한 흥미로운 전개다.

 

     이야기가 기본소득이라는 주제로 흘러가게 되면 자연히 재원마련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공격적인 질문이 따라 나온다. 저자는 이 부분은 발달된 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부자들의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데, 전자야 그럴 만도 하다 싶지만 후자 쪽은 다시 의문이 든다. 왜 부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돈을 내어 놓을 거라고 생각해야 할까? 물론 그들은 이를 통해 나머지 사람들의 존경을 얻을 수 있지만 단지 그런 이유만 있는 건 아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그런 부를 안겨준) 자본주의라는 체제 자체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에 반대하는 이들은 그것이 도덕적인 해이를 일으킬 것이고, 국가 재정에 큰 피해만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이를 정반대로 만들어서, 그렇게라도 시민들의 경제적인 삶을 지탱하지 않으면 그 국가라는 것 자체에 큰 위기가 생길지 모른다고 말한다. 어느 쪽의 말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늘 방어적인 입장에 서기 마련인 기본소득 찬성입장에서 나온 은근한 협박(?)이 재미있다.

 

     하지만 과연 부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부를 공유하려 할지는 확실치 않다. 가상화폐 투기를 방해한다고 분노하는 젊은이들과, 부동산 투기를 방해한다고 격렬하게 반응하는 중장년층을 보면, 인간의 탐욕은 건강한 사고를 망가뜨리는 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다. 기본소득 이외의 수입을 갖지 못한 이들은 점점 더 많은 소득을 요구하지는 않을까?(망해가는 기업을 향해서도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조들처럼?)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알게 되는 건 인간의 속성이다.

 

 

     대중교양서 수준의 책이다 보니, 좀 더 구체적인 수준의 재원 마련 방법이나 체제에 위협이 될 정도의 기술발전에 대한 분석이 아쉽다. 이 정도 논의를 갖고 부자들이 기본소득에 필요한 재원을 자발적으로 내 놓을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책 속에도 언급되었던, 유발 하라리의 신들과 쓸모없는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로 나아갈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이기도

 

     과연 인간을 뛰어 넘는 수준의 인공지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간들이, 인간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 물론 그냥 손을 놓고 있다면 새드엔딩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아질 게다. 건강한 상식을 가진 이들이 좀 더 일찍, 좀 더 부지런히 일하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 한 귀퉁이를 열어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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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경제학 뒤집어 보기
카트리네 마르살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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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저자는 주류 경제학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인간을 너무 단순화해버린 데 있다고 본다. 소위 경제적 인간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만들어 세우고, 그런 인간들로 가득한 세상을 분석해 이론을 만들었다는 것. 잘못된 모델을 가지고 예측을 했다면 그 결과가 좋을 리 없다. 저자는 소위 경제적 결정이 낳은 각종 실패들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경제적 인간의 특징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정확한 계산을 통한 예측에 근거해 결정을 하는 것인데, 통상 이런 특징들을 남성의 전유물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 왔다. 그렇게 경제적 인간의 범주에서 여성들이 제외되면서, 여성들이 해 왔던 여러 일들도 함께 경제적 예측에서 빠져버리게 되었다. 이는 단지 예측의 신뢰도에만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다시 경제 영역 전반에서 여성의 역할을 더욱 무시하는 재 강화를 초래하기도 했다.

 

     ​저자는 경제학이 관계를 모든 것의 근본으로 봐야 한다’(285)고 주장한다. 이 관계에 기초한 경제학에서는 경제적 인간대신 사회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인간’(285)이 그 기본 요소이다. 그렇게 할 때 경제활동의 목표가 비로소 소유에서 편안함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런 경제학은 현재의 그것과 달리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행복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

 

 

2. 감상평 。。。。。。。

     현대의 경제학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세계의 절반 가까이가 굶주리고 있음에도 그 반대쪽에는 한 줌도 되지 않는 소수의 사람들이 부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으니까. 이미 태초에 자본이 있었다는 식의 돈에 대한 숭배로 변질되어 버린 자본주의, 그보다 좀 더 큰 개념으로써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은 이 책 이전에도 충분히 많이 나와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 책이 가지는 독특함은, 그런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비판에 페미니즘적 성격을 가미했다는 점이다. 물론 기존의 주류 경제학에서 여성이 배제되었다는 주장 역시 이미 많긴 하지만, 무게 중심이 약간 다른 느낌이랄까. 처음부터 끝까지 여성문제를 중심에 두고 경제학을 곁들인 것이 아니라, 기존 경제학이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를 비판하면서 그 중 하나가 여성문제라는 식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그래서 중간 중간 나오는 여성문제 부분을 아예 빼고 읽어도, 충분히 전체 전개에 무리가 없을 정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성문제 부분이 영 거슬리는 것은 아니다. 애덤 스미스가 일할 때 그의 뒷바라지는 누가 해주었을까 라는 단순한 질문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여성들의 경제적 기여 부분을 아주 자연스럽게 부각시킨다. 그리고 사실, 사랑, 신뢰, 희생, 같은 사회에 꼭 필요한 덕목을 계속 남겨두고 싶다면, 그런 것들을 위해 헌신하는 행위에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엔 딱히 반대할 논리가 없다.(물론 이 때의 보상이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

 

     다만 어떻게 보면 이 책에 담긴 생각 역시 실제 세계를 지나치게 단순화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정말 모든 문제가 경제적 인간이라는 개념에서 비롯된 걸까. , 저자가 책 속에서 제기한 경제학에서의 여성 문제에 대한 대안이 어떤 건지 살짝 모호하다. 여성들이 그 동안 해 왔던 일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들이 또 다른 일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건지
 

     ​전자의 경우 저자 자신도 인정하듯 호의에 물질적 보상을 하는 것이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하고(ex. 이스라엘의 보육원 사례), 후자라면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그 일들을 어떻게 다른 쪽으로 돌릴 수 있는지 좀 더 설명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경제사상 비판서지만, 흥미로운 인문학적 통찰들이 몇 가지 눈에 들어온다. 경제학을,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끼는 방법에 대한 과학이라고 설명하는 부분이나(20), ‘애초부터 경제학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살피는 학문이었다(22)는 지적은 특히 인상적이다. 확실히 오랫동안 언론사에서 일해 온 경력이 글에 자연스럽게 묻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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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 - 기본이 안 된 사회에 기본을 만드는 소득 지금+여기 5
오준호 지음 / 개마고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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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먼저 1장에서는 기본소득이란 무엇인지 그 개념을 정리하고, 왜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주장하는지 그 이유에 관해 설명한다. 2장에서는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가장 주요한 이유인 개인의 나태를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반대 증거를 제시하는 부분이다. 영국과 캐나다, 미국 등의 일부 지역과 계층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꽤나 긍정적인 결론을 얻었다는 것.

     3장은 기본소득에 대한 또 다른 반대인 윤리적 문제에 대항하는 부분이다. 오직 노동의 대가로 소득을 얻는 것만이 윤리적으로 정당하다는 주장에 대해, 저자는 그것이 전통적으로 지배계급에 의해 조작된 윤리이며, 나아가 급격한 발달로 이전과 같은 안정된 일지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노동윤리에 매달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한다.

 

     ​앞서 2장과 3장에서 기본소득 제도에 관한 방어적 변화를 꾀했다면, 4장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기본소득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는 부분이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공유자원에 관한 것인데, 땅과 공기 같이 누구 하나가 독점적 권한을 주장할 수 없는 공유자원에서 나오는 이익에 세금을 부과한다면 기본소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은 자연스럽게 기본소득에 사용되는 재원 문제로 이어지는데, 사실 이 부분은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되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증세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방향만 제시되고 있다.

 

 

2. 감상평 。。。。。。。

     대학에 다닐 때 논문작성법을 배우면서 들었던 말이 있다. 논문을 쓰려면 최소한 두 가지 중 한 가지 조건은 갖춰야 한다는 것. 하나는 그것을 읽기 전 생각지 못했던 내용들을 떠올리게 만들어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아주 잘 정리해서 더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

     ‘읽을 만한 책의 조건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그 중 두 번째 조건을 안정적으로 만족시키면서, 첫 번째 조건도 일부 채워주고 있으니까. 책은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어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기본소득)에 대한 적당한 수준의 이해를 충분히 돕는다. 학술적인 수준의 책은 아니지만, 교양서적으로서의 기능은 충분히 할 것 같다.

 

     기본소득의 개념은 흥미롭다. 국가에서 누구에게나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장해 줌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복지 제도라.. 생각만 해도 아름답다. 책에 나온 것처럼 일정 수준의 소득이 보장되기만 한다면, 굳이 먹고 살기 위해서’ ‘을 포기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고, 송파 세 모녀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돈이 안 된다고 일찌감치 포기를 종용받는 수많은 꿈들이 실현되는 일들이 좀 더 자주 일어날 것이다.

     그러면 그렇게 좋은 제도가 왜 아직 시행되지 않는 걸까? 수혜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우려해서? 사실 그건 부차적인 문제다. 충분한 돈만 있다면 몇 명이 놀든 무슨 상관일까. 그렇다, 문제는 돈이다.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마련 방법. 책에서는 일부 부유층 증세와 불로소득과 공유자원에 대한 세금부과 등을 대안으로 꼽지만, 사우디아라비아나 카타르 같은 산유국들이 아닌 이상 공유자원에 세금을 부과한다고 해서 큰돈이 들어올 리 만무하고, 부유층 증세는 저항이 만만찮을 것 같다.

     그리고 앞서 사실 윤리적인 문제도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물론 책에서는 기본소득이 도입된다고 해서 사람들이 당장 나태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실험결과들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건 처음부터 실험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일정 기간 동안만 기본소득이 주어진다는 것을 안다면 아무래도 기한 없이 주어질 때보다 돈의 사용방식이 달라질 것이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제도를 늘 선한 방식으로 이용하지는 않는다. 인류 역사를 보면 이와 비슷한 꿈을 꾸었던 사람들이 여럿 있었지만, 유토피아를 세상에 건설하려는 노력은 하나같이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난 그게 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인간의 본성 문제에 기인한다고 본다. 마르크스와 레닌의 국가적 실험의 실패는. 그들이 인류의 선의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데 있었다.

     물론 개별적인 관계 차원에서는 얼마든지 사람을 신뢰할 수 있지만, 그것이 전체라는 이름의 모호한 덩어리가 되어버린다면 인류는 그다지 선한 존재가 아니다. 설사 악한 이들이 절대 다수가 아니라도, 대개 그렇게 집요하고 끈질기게 사익을 추구하거나 공동체의 연대를 깨뜨리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자리에 올라가곤 한다는 게 또 문제. 흰색에는 검은색이 조금만 섞이더라도 처음의 자기 색을 충분히 유지할 수가 없는 거니까.

 

     어쩌면 이런 제도는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해서는 적절히 작동되기 어려운 게 아닐까도 싶다. 적어도 받은 돈을 매번 술과 도박으로 탕진하는 이들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의 사회적 연대가 기능할 수 있는. 하지만 그냥 버려지기엔 너무 매력적인 제도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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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정치 - 유머와 반전이 넘쳐흐르는 서민의 정치 에세이
서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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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기생충학 전공이면서 최근 이런 저런 방송 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내밀어 한 번쯤 봤음직한 서민 박사가 쓴 정치 칼럼. 칼럼의 주 내용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관한 것으로, 그가 일으킨 수많은 문제들에 대한 비판과 비꼼이 주요 내용이다.

     흥미로운 건 누가 봐도 저자가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지만, 글의 외적 형태만큼은 철저하게 그를 옹호하는 듯한 모양이라는 것. 책에 실린 글 대부분이 그렇게 반어법으로 쓰여서, 오히려 그 풍자의 대상을 더욱 우스꽝스럽게 만든다.

 

 

2. 감상평 。。。。。。。

     “B이라는 표현은 어떤 것의 수준이 보통에 미치지 못할 때 붙이는 수식어다. 저자는 그렇게 책의 제목에서부터 지금 말하려는 대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자신의 시각을 드러낸다. 저자가 보는 박근혜는 B급 정치, 즉 보통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 이하의 정치만을 반복하는 수준 이하의 대통령이었다.

     저자가 쓴 여러 칼럼들이 날짜순으로 정렬되었다면 어땠을까 싶지만, 이 책은 그 대신 주제별로 묶어 놓았다. 하지만 워낙 정치를 B급으로 해 놓은 탓에 어떻게 묶어도 비슷비슷한 ()평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게 박 전 대통령의 행적인지라, 장 구분이 딱히 기억에 남진 않는다.

     사실 책의 내용도 그리 오래 기억할 만한 것들은 못 되는지라 (잘 한 것을 보면서 배우기도 짧은 인생 아닌가) 어느 정도 읽다 보니 흥미가 급격히 떨어진다. 어지간히 말을 듣는 척이라도 해야 비판도 발전이 있을 텐데, 이건 뭐 마이동풍, 우이독경으로 평생의 신조를 삼은 인간이니...

 

     지난겨울, 우리는 더 이상 그녀의 B급 정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감격적인 선언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다시 계절이 바뀌자 그 “B급 정치의 하수인이었던 이들이 이제는 “C급 정치를 펼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내 생전에 정상적인 정치를 한 번쯤 볼 수 있는 날이 오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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