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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을 보는 눈 - 한국 사회 빈곤에 대한 편견을 깨자 세상을 읽는 눈
신명호 지음 / 개마고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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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빈곤’이라는 주제에 관한 다양한 논의들을 싣고 있는 책이다. 우선 빈곤의 기준과 정의에 대해 몇 장(章)에 걸쳐 논의하면서 빈곤의 의미와 기준을 정의하는 것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저자는, 빈곤이라는 상황에 처한 이들이 겪게 되는 여러 문제들, 그리고 그 원인들에 관해 다시 몇 장에 걸쳐 살펴본다.

 

    책의 후반에는 세계의 초강대국인 미국조차 심각한 빈곤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중 하나)과 해결의 방안으로서의 ‘정치’라는 주제를 꺼내든다.

 

 

2. 감상평 。。。。。。。 

 

     전체적으로 학술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거의 평생을 도시빈민 연구를 해 온 저자이기에 빈곤이라는 주제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덕분에 책은 ‘정의’부터 문제의 양상들, 그리고 해결책이라는 체계적인 흐름을 따라 진행된다. 하지만 학자 특유의 조심성이랄까, 아니면 좀 더 대중적인 교양서를 쓰려고 했던 탓일까 서술은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것저것을 소개하는 데 그치는 느낌이다.

 

     덕분에 책은 머리말에서 저자가 우려했던 것처럼 ‘명쾌한 해결책을 내지 못하는 논의’ 같다는 인상을 준다. 물론 조심성이 있다는 게 나쁠 것까지는 없지만, 논점을 좀 더 분명히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빈곤문제에 대한 경제적인 접근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치적인 접근에 집중하는 것도, 완전히 르포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어디에 공감을 하며 읽어야 할지 잘 감이 잡히지 않는 구성.

 

     또 하나 아쉬운 점은 ‘한국 사회의 가난에 대한 진실과 거짓’이라는 제법 흥미로운 부제를 책 표지에 떡 하니 실어 놓았으면서도(사실 나도 이 부제를 보고 책을 펼쳐들었다), 막상 내용에는 ‘진실과 거짓’이라는 말에 걸맞은 부분은 잘 보이지 않았다는 것. 물론 빈곤에 대한 일반적인 억측들 - 게으르고 의지박약으로 인한 개인적인 불행이며, 스스로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는 -을 소개하고 이것이 잘못된 것임을 밝히는 부분도 없진 않았지만, 좀 약해 보인다. 역시 위에서 언급했던 서술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관심이 갈 만한 주제였지만, 눈엔 잘 들어오지 않았던 책. 다만 이 주제에 관한 다양한 내용들을 종합하고 있다는 점은 그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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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이여!
프레드 로델 지음, 이승훈 옮김 / 후마니타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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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1933년 스물여섯 살의 나이로 예일대 로스쿨 교수가 되어 40년 동안 같은 학교에서 일해 온 저자가 현대의 엉터리 법조체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낸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문명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건 법률가들이다. 그들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를 어려운 법률적 용어로 바꾸어 규제하고 허가를 받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이 그토록 떠받들고 있는 법이란 생각만큼 명료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아서, 그것을 가지고 법률가들이 자기들만의 장난을 할 여지가 넘쳐난다는 것. 결국 법률가들은 그렇게 만들어낸 새로운 작업장에서 그들의 생계를 유지하고도 인생을 즐길만큼의 충분한 돈을 벌어들인다.

 

   궁극적으로 저자는 법률가들이 없는 세상, 돈을 받고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불법이 되는 세상을 바라본다.(저자의 직업이 로스쿨 교수라는 걸 생각해 볼 때 흥미로운 내용) 이를 위해서 먼저 각종 법령들과 헌법이 일반인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말로 기록되어야 하며, 특별히 복잡한 사안을 가려야 할 경우 책상에 앉아 서류만 만지는 법률가 대신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재판과정에 주요한 임무를 맡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 감상평 。。。。。。。  

 

    법치주의라는 말이 만들어진 이래로, 법이라는 도구는 사람들을 지배하는 가장 고상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들은 잘 빼입은 양복을 입고 다니거나 모든 걸 덮어버리겠다는 위압적인 느낌을 주는 검은 법복(과 종종 가발까지 더하기도 한다)을 입고, 모두의 위에서(실제로도 판사들은 법정 내 나머지 구성원들보다 높은 위치에 앉아 있다), 모두의 경외를 받으며(판사가 법정 내 출입할 때 나머지 구성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점잖게 훈계한다.

 

    이 책은 그런 법조계의 잘 차려진 겉모습이 마치 공갈빵처럼 그 속은 비어 있는 상태임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법률가들만 아는 어렵고 복잡한 용어를 사용해 뭔가 대단한 게 있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별 거 없는, 말 그대로 법률가들 마음대로 하는 적용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미국의 연방대법원(우리나라의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합쳐놓은 기능을 한다고 보면 될 듯)의 판례들, 판결주문들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물론 행정수도 건설이 위헌이라는 이유를 조선시대 경국대전 운운하며 ‘관습헌법’이라는 사상초유의 개념을 제시하며 말장난을 하던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도 크게 뒤쳐지진 않을 듯하지만.

 

    저자는 이를 법조문의 추상성과 법률가들 끼리 통하는 ‘리걸 마인드’라고 지적하는데 옳은 지적이다. 특히나 일반 시민들의 법적 감수성과 전혀 동떨어진 판결을 남발하는 법원과 어이없는 실수(인지 고의인지)와 권력자들과 재벌들에 대한 봐주기 수사로 일관하는 비겁한 검찰들, 돈이면 뭐든지 한다는 투철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변호사들에 대해서라면 우리도 한 마디 할 충분한 경험이 있으니까.

 

 

    하지만 궁극적으로 법률가라는 존재 자체를 없애버린다고 해서 책에서 지적한 것과 같은 문제들이 모두 사라질지는 미지수다. 저자가 언급했던, 판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모두 올곧은 성품을 가지고 사건을 대할 거라는 보장도 없고, 일반 시민들이라고 해서 편견에 치우치지 않은 판결을 확실하게 내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사실 망언 남발하고 늘 자기 이익이나 챙기는 수백 명의 국회의원들을 계속 뽑아주는 걸 보면, 국민들의 수준도 그리 높지 않은 게 분명하다)

 

    책은 법률가들이 스스로 둘러쓴 권위라는 요술망토를 벗겨내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고, 법률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표현해 그것을 매개하는 이들이 농간을 부릴 여지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굳이 저자처럼 법률가들을 저주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 부분은 분명 주목해야 할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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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객시대 - 인문.사회 담론의 전성기를 수놓은 진보 논객 총정리
노정태 지음 / 반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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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나름 진보의 영역에서 이런저런 모습으로 활약해왔던 ‘논객들’의 책을 통해 그들의 사상과 인생을 평가해 보는 책. 논객들의 활동무대를 만들다시피 했던 강준만부터, 잘 알려진 진중권, 우석훈, 김어준, 유시민, 박노자 등과 같은 인물들이 저자 자신의 평가와 함께 소개되고 있다.

 

 

2. 감상평 。。。。。。。   

 

    저자는 서문에서 ‘사기’의 열전편을 예로 들며 이 책의 성격을 설명하려고 한다. 저자는 이를 대통령이나 거시지표와 같은 언급을 하지 않고 (좀 더 재미있는) 개개인의 이야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각 인물들의 이야기를 하되, 그에 대한 자신의 평가까지 과감하게 덧붙이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리고 책은 이에 걸맞게 거침없는 저자의 판단과 평가 비판이 실려 있다.

 

     저자의 평가는 상당히 까칠하다. 이 사람은 이런 부분이 한계고, 저 사람은 또 저런 부분이 문제다. 물론 위인전을 쓰는 게 아닌 이상 비판적 부분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또 어떤 인물을 지지하거나 반대로 비판하고 공격하는 건, 독재국가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선 안에서 자유롭게 보장되어야 할 부분이긴 하지만, 읽다 보면 세상 참 팍팍하게 산다는 느낌이 든다. 여기에 나 같이 무식한 사람들은 잘 모르는 유명한(?) 사람들의 말을 굳이 억지로 문장 사이에 우겨넣는다든지, 현학적 수사가 난무하는 문체라든지 하는 부분도 높은 점수를 주긴 어렵고.(물론 나 읽으라고 쓴 건 아니긴 하다)

 

 

     책에 등장하는 논객들을 감싸고 있는 분위기가 상당히 침울하다. 한때는 활발하게 활동하고 주장했던 그들이었지만, 지난 두 번의 대선결과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의 상황은 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일이 과연 의미가 있었는가 하는 자문을 하게 만들었나보다. 더러는 붓을 꺾었고, 더러는 고양이로 시선을 옮겼고, 또 더러는 현시정치에서 은퇴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의 뉘앙스도 비슷하게 우울하다.(어쩌면 앞서 말했던 저자의 까칠함은 이런 영향 때문인지도)

 

     덕분에 책을 읽는 맛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읽어도 신나지 않고, 재밌지도 않다. 역사의 어느 한 지점을 이런 식으로 정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시도이긴 하지만, 동시대 인물들에 대해 이런 식으로 종합적인 평가를 내리는 게 얼마나 의미 있는 작업인지는 확실치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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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김정일의 246분 -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진실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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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과 김무성 선대위원장의 폭탄발언으로 선거가 끝난 후 1년 가까이 큰 혼란이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에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할 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다는 발언 때문이었다. 1년 넘게 정쟁을 일으키며 온갖 코미디를 만들어냈던 문제는, 결국 국가정보원장의 결단(?)으로 전격 대화록 전문이 공개되기에 이른다.

 

     (상식적인 이해력을 가진 사람이 읽으면) 그 주장은 완전한 거짓이었지만, 사실이 아니면 정계은퇴를 하겠다던 정문헌씨는 여전히 국회의원질을 잘 해먹고 계신다. 문제는 상식적이지 못하거나, 그 대화록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바빠서 그 전문을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거짓 주장을 진실이라고 우기며 믿고 있다는 사실.

 

     이 책은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별로 없으면서 말은 참 많은 바로 그 문서, ‘대화록’을 중점이 되는 사항별로 하나하나 뜯어 분석해 보는 책이다. (물론 그에 앞서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대화록을 불법적으로 유출한 범죄자들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작업이 선행되기도 한다.) 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통일과 관련되어 정말로 가지고 있었던 비전이 무엇인지를 더듬어 보고, (아쉽게도 후임인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의해 모든 게 망가지긴 했지만) 그 대화에 담긴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아울러 생각해 보게 만든다.

 

 

2. 감상평 。。。。。。。

     지금은 세월호 사건으로 다 묻혀버리긴 했지만,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말로 한 동안 이슈를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통일의 경제적인 가치를 강조하면서 그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을 누그러뜨리려는 수사였던 것 같다. 앞서 말한 남북정상대화록이라는 기밀문서를 불법적으로 유출해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공작을 통해 당선된 대통령 치고는 꽤 나쁘지 않은 시작이었다.

 

     문제는 그 후속조치가 전무하다시피 했다는 것. 대통령의 발언을 뒷받침할 만한 실제적인 노력이나 의지, 비전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끊임없이 ‘니들이 손발 묶고 나오면 우리가 잘 해줄게’라는 먹히지 않을 소리만 반복하는 동안 아시아의 악동은 보스 놀이에 점점 더 심취해가고 있을 뿐이었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노무현 이라는 인물이 남북관계 문제와 관련해서 얼마나 깊은 이해와 통찰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보게 된다. 사태를 늘 엉망으로 만들기 일쑤인 정치인들의 거짓된 혀가 아니라, 요새 자주 사용하는 말처럼 있는 그대로의 팩트(fact)를 가지고 설명하니 이해하기 더욱 쉬웠다. 그저 경찰 동원해서 국민들 사찰하고 억누르기 바쁜 반면 뒤로는 세금 동원해 친인척들, 재벌들 배불려주기 바쁜 대통령들과는 차원이 다르달까.

 

     물론 북한 정권의 엘리트들이 인민들의 삶보다는 자신들의 안전을 더 먼저 생각하는 집단인 건 분명해 보이지만(뭐 우리나라는 다르고?), 적어도 협상을 통해 뭔가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그들의 입장이 되어보고, 그들의 기분이 어떤지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탁월한 언변의 소유자로서의 충분히 능력을 발휘했다. 역대급의 형편없는 후임자만 아니었다면, 이 대화는 남북관계에 있어 항구적인 평화정착에 중요한 발을 내딛을 수도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아쉬운 부분.

 

 

     그리고 또 하나. 그에게 유시민이라는 동지가 있었다는 건 큰 복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뛰어난 업적을 남기더라도, 치졸하고 비열한 정적들의 흑색선전과 여기에 부화뇌동하는 패거리들이 난무하는 상황이라면 그걸 바르게 알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터. 유시민이라는 타고난 말재주꾼이 열심히 그가 한 일의 진의를 알리는 건 비록 사후지만 조금은 위안이 되는 일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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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넷우익 - 그들은 어떻게 행동하는 보수가 되었는가
야스다 고이치 지음, 김현욱 옮김 / 후마니타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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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요약 。。。。。。。     

 

     몇 해 전 우리나라 뉴스에서도 다뤄졌을 정도로 일본 내에서 파문을 일으켰던 일이 있었다. 일본에 있던 ‘조선학교’에 대규모 시위대가 난입해 수업 중에 있던 학생들을 위협하고 행패를 부렸던 일과, 후지TV 앞에 역시 엄청난 수의 시위대가 몰려들어 한국 드라마를 방송하지 말라고 시위하던 모습이 그것이다. 이 두 시위는 모두 ‘재특회(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라는 광기어린 집단에서 주최한 것이었다.

 

     프리랜서 기자인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재특회를 이해해보려는 시도를 하기로 결심하고, 그 수장인 사쿠라이 마코토를 비롯한 상당수의 회원들을 인터뷰하고 조사했다. 그리고 조사를 진행하면서 시위 현장에 나서면 쌍욕과 노골적인 인종비하, 거친 행동들로 점철된 재특회 회원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가장과 직장인, ‘이웃사람’이라는 걸 알고 놀란다.

 

     책은 재특회에서 주장하는 ‘재일 코리안(주로 일제강점기를 전후해 일본으로 이주해 살고 있는 ‘조선’ 교포들의 후손들을 가리킨다. 당시는 아직 남한과 북한으로 나뉘기 이전)’의 특권이란 허구에 불과함을 밝힌다. 정확히 말하면 그건 일본영주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보장되는 권리이자, 사회보장수급권의 경우 도리어 그들의 생활이 평균적인 일반인들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물론 재특회는 이런 ‘논리적인’ 설명은 인정하지 않는다)

 

     갈수록 폭주하는 재특회의 모습에 실망하던 여러 사람들은 탈퇴하기 시작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폭력적인 재특회 영상을 보고 손쉽게 클릭 몇 번으로 신입회원이 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저자는 이런 현상들의 이유로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인정에 대한 욕구, 유사가족 형태의 조직으로부터 얻는 안정감 등을 꼽으면서도, 그들이 여전히 ‘우리 이웃’들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주지시켜 노력한다.

 

 

2. 감상평 。。。。。。。   

 

     최근 우리나라에도 재특회와 비슷한 성격의 집단(?)이 각종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사회의 특정 부류의 사람들에게 차별적인 딱지를 붙이고 원색적인 비난과 조롱을 퍼붓지만 대개 현실세계에 드러내기를 주저한다(물론 자칭 ‘인증’이라는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하지만 언제나 얼굴이나 이름은 가린다). 소아강간, 근칭상간, 폭력처럼 가증스러운 일들을 찬양하거나, 쿠데타를 일으키고 수많은 시민들을 불법적으로 구금, 고문, 살해한 이들을 경외하는 등 상식 이하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일베다.

 

     처음 이 책을 든 것도 ‘일베’라는, 도대체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서였다. 확실히 두 조직은 비슷한 면이 상당히 있었고, 그들의 심리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자기들이 뭔가 대단한 일이라도 하는 줄로 생각하는 영웅주의적 착각, 자기 논리는 완벽해서 오류가 없다는(그래서 누군가 반론을 제시하면 독설부터 내뱉는) 독선과 약자에 대한 공격을 통해 만족을 얻는 새디스트적 심리 등등.

 

     그 이면엔 일본사회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전반을 감싸고 있는 깊은 불안감과 낙오의식 등이 깔려 있었다. 어떤 면에서 재특회나 일베란 장기적인 경제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중들의 희생양을 찾으려는 심리가 인간 본연의 ‘비열함’과 ‘증오’와 결합해 기형적으로 반영된 배설물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재특회의 경우) 말도 안 되는 말과 문장들을 쏟아내곤 상대가 어이없어 말문이 막히면 그걸로 상대를 ‘논파’했다고(얼어 죽을 논파는 무슨.. 애초부터 제대로 된 논리 따위가 없는데) 의기양양하게 서둘러 논의를 끝내버리는 일부 일본인들의 수준 이하의 사고방식도 한몫했을 거고.

 

     재특회의 모습에서 일베의 미래도 엿보게 된다. 아직은 현장까지 나와 집단행동을 벌이지는 않고 있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 끊임없이 폭주만을 계속하다가는 사람들의 혐오감만을 이끌어낼 뿐이다. ‘증오’는 뭔가 새로운 걸 건설하는 데 사용하기에 적절한 에너지원이 될 수 없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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