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싫어하는 당신에게
최성진.엄지 지음 / 현정(도서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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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독특하다책을 싫어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쓴 책(논리적 모순까진 아니라도효과적 차원에서 모순적인 느낌은 든다)이라는 말일까맞다정말로 이 책의 저자들은 책을 잘 잃지 않는어쩌면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책을 썼다당연히 책읽기는 그렇게 나쁘거나 지루한 일이 아니며오히려 재미있는 일(‘유익한’ 보다)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책은 크게 세 장으로 나뉘는데내용상으로는 두 개의 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첫 장은 책과 어지간히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 조언으로책과 물리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이 필요하고어렵고 두꺼운 책보다 표지가 마음에 들고 재미있을 것 같은 책부터 보자는 등독서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조언이 실려 있다.


두 번째 장은 책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열두 권의 책이 간략한 감상과 함께 소개되어 있고세 번째 장은 그보다 조근 독서 난이도가 높은 아홉 권의 책 소개가 실려 있다합치면 스물한 권의 책인데어쩜 내가 읽은 읽어본 책은 한 권도 보이지 않는다책 소개를 보면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싶은 책 몇 권은 킵해 놓자.



작고내용도 그다지 많지 않다후반부의 책 소개가 전체의 3/4을 차지하니 정말 내용이 적긴 하다뭐 그마저 애초에 책을 안 보려고 하는 사람에겐 읽기에 귀찮은 일이 될지도 모르겠지만새해도 되었으니 모처럼 독서계획을 세워보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이 정도의 책으로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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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서툰 어른입니다 - 흔들리지 않고 나답게 살기 위한 어른의 기본기
사이토 다카시 지음, 정미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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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물론 아무 일이나 자격을 취득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나이를 먹어 성년에 이르지만, ‘어른이라는 단어에는 단순히 그렇게 일정 기준 이상의 나이를 먹는 것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사회의 정상적인 구성원으로서 유형무형의 책임을 질 줄 아는 성숙한 사람 정도가 아닐까.


그럼 이런 어른은 자연히 되는 걸까언제부턴가 우리는이전 세대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통과하던 여러 과정들을 제대로 건너가는 일을 힘들어 하고 있는 것 같다친구를 사귀고아이를 낳아 기르고부모가 되고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하는 일들 말이다사회가 복잡해졌기 때문인지아니면 사람들이 정말 허약해지고 자질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결국 이런 일들을 위한 안내서지침서 같은 것들도 함께 쏟아져 나오게 되었는데이 책도 그런 종류 가운데 하나다.

 


책은 여러 개의 조언을 담고 있는데각각 그리 길지 않은 분량으로 한 가지 주제를 담고 있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나눠서시간이 날 때마다 한 토막씩 읽기에 걸맞은 구성으로일본에서 나온 일종의 자기계발/발전서적의 일반적인 방식담고 있는 내용도 아주 심오하다기보다는어느 정도 알만한그래서 누구나 쉽게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물론 중요한 건 어디선가 들어본 내용을 그냥 듣고 넘어가느냐아니면 자신을 돌이켜 보면서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느냐 일 것이다이 책의 효용도 그 자체보다는 이 책을 본 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고물론 책을 쓰는 사람은 그걸 보는 사람이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내야 하는 건데나름 눈을 끄는 문장들이 보인다.


칭찬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인식할 줄 알고타협할 수 있는 지점을 미리 명확하게 정해두고무관심한 사람에 대한 적절한 배려도 신경 써야 한다는 등은 특히나 나에게 필요한 조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특히 농담을 일부러 할 게 아니라면남이 한 농담에 웃어줄 줄 아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 인상적.

 


책은 다양한 도전과제들을 제시해 준다이 중 몇 가지라도눈에 들어오는 것부터 실천해보려고 애쓰다 보면 조금은 나은 어른이 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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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운드의 이해 아모르문디 영화 총서 3
목혜정 지음 / 아모르문디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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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매우 직설적으로 나와 있듯이 책은 영화 사운드에 관한 기초적 지식을 담고 있는 책이다영화에 관심이 있는 고등학생 정도를 겨냥하고 쓴 것처럼 보인다물론 나처럼 문외한이라면 이런 수준이 딱 좋은 시작일 거고.

 


영화에서 사운드가 갖는 중요성으로 시작해서영화 사운드의 다양한 종류를 설명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동시녹음과 후시녹음이야기 안의 소리와 이야기 밖의 소리화면 안의 소리와 화면 밖의 소리 같은 것들각각의 방식은 특정한 효과를 염두하고 사용되는 것인데영화를 꽤 보는 편이면서도 이제야 아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최대한 관객에게 티를 내지 않고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한 듯해 보인다.


사실 기억에 남는 영화들을 떠올려 보면 주제곡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곡들이 자연히 함께 기억이 난다유명한 곡들은 특정한 영화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하고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렸을 때 봤던 일본 영화 지금만나러 갑니다를 떠올리면 특유의 현악기 중심의 배경음악이 금세 떠오르고나아가 그 영화 전체를 연상하게 만들기도 한다하지만 몇 년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 된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경우에는 이런 배경음악이 없었다그 때문인지 스토리 라인은 거의 그대로 따왔지만딱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다.

 


물론 영화 사운드라는 것이 단순히 배경음악만 가리키는 건 아니다같은 사운드라고 하더라도 어떤 식으로 연출을 하느냐에 따라 특정한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하나의 음악으로 두 개의 장면을 연결시키기도 하고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공간감을 느끼게 만들 수도 있다책의 후반부는 이런 실제적인 사운드 효과 연출에 관한 설명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만들거나그런 작업에 참여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거의 어디에나 통용되는 말인 만큼영화를 볼 때 이런 부분을 알고 있다면 좀 더 많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볼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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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문답 - 식물화가와 나누는 사소한 식물 이야기
조현진 지음 / 눌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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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쁜 책이다매 페이지마다 왼쪽에는 꽃이나 식물에 관한 설명이오른쪽에는 그 그림이 실려 있는데 단순한 사진이 아니라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이 실려 있다손으로 그린 식물세밀화개인적으로는 이런 그림이 참 좋다무슨 식물에 관한 대단한 지식을 얻으려는 게 아니라책장을 넘기며 그런 그림을 보는 것만 해도 힐링이 된달까.


책 자체도 풀로 붙인 게 아니라 사철방식으로 단단하게 엮여서책장이 쭉 펴지는 게 기분이 좋다이렇게 공들여 만든 책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걸보면책중독자를 기쁘게 하는 건 의외로 어렵지 않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크게 다섯 개의 장으로 나뉘어서 각 항목마다 관련된 질문을 하고 스스로 답하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는데사실 책에 나온 질문이 내가 해봤거나해봄직한 것과는 거리가 조금 있다그래도 또 질문을 듣고 나면 흥미가 생기는 항목들도 있는데, ‘동구 밖 과수원 길에 핀 아카시아 꽃은 사실 아까시나무의 꽃이었다는 이야기김유정의 동백꽃에 등장하는 노란색 꽃은 실은 생강나무의 꽃이었다는 것 같은.


가장 신기했던 건 수국의 꽃 색깔이 우리나라와 유럽이 다르다는 부분이었는데품종 때문이 아니라 같은 걸 심어도 그런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토양의 산성도에 따라 꽃 색깔이 달라진다는 건데별다른 말이나 소리를 내지 않아서 무시되는 식물들도 꽤나 개성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보고 있으면 절로 펜을 들도 나도 한 번 그려볼까 싶은 생각이 든다이번 주엔 간만에 덮어뒀던 드로잉북을 펼쳐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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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플래그 도감 - 5000편의 콘텐츠에서 뽑은 사망 플래그 91
찬타(chanta) 지음, 이소담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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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플래그라는 말이 있다영화나 만화 같은 창작물에서얼마 후 죽음이나 패배퇴장을 맞이할 캐릭터들이 그에 앞서서 행하는 전형적인 말이나 행동을 가리키는 표현이다책에는 총 91개의 사망 플래그들이 실려 있는데액션서스펜스, SF, 호러싸움패닉괴수·좀비물 등 영화의 장르에 따라 분류해 놓고 있다모든 항목을 저자가 쓴 건 아니고일부는 아마도 인터넷 상에서 기고하거나 찾은 내용인 듯도 하다.(이 경우 항목의 말미에 누구의 글인지 따로 표시되어 있다)


실패한 작전을 보고하는 부하나실전을 우습게 여기는 신병싸움 중 회상을 하는 캐릭터유명배우와 싸우는 상대미인의 유혹에 빠지는 사람혼자 도망가려는 사람 등 영화를 보면서 익히 짐작이 되는 장면들이 상당수 보인다창작물에서 이런 식의 플래그가 나오면 이제 보는 사람들도 대충 곧 죽겠군하고 반응을 보일 정도니까.


사실 웃자고 만든 책인지라 너무 진지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는데의외로 또 각각의 상황이 왜 위험한지 나름” 합리적인 이유를 설명하는 글이 덧붙여 있어서 묘하게 재미있다예컨대 데스게임의 룰을 설명하는 중에 제대로 듣지 않고 떠드는 사람이 죽는 이유는 애써서 게임을 만들고 세팅을 한 주최자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파티장에서 신나게 즐기는 사람들이 죽는 건 감독의 학창시절 트라우마(?) 때문이 아닐까 하는 식.

 


플래그니뻔한 클리셰니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이런 장면이 끊이지 않고 계속 등장하는 건단시 작가나 감독의 상상력 부족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사람의 감정과 사고라는 게 어느 정도 비슷한 면이 있기에이런 식의 정형화된 패턴이 꽤 높은 확률로 보는 사람의 특정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겨냥했기 때문은 아닐까.


좋은 이야기란 그저 무조건 새롭고신기한 내용들로만 채워지는 게 아니다개연성이라는 것도 고려해야 하니까사실 개연성과 익숙한 것 사이에는 의외로 밀접한 관련이 있기도 하고다만 늘 뻔한 이야기는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떨어뜨릴 수도 있으니까이야기를 만들고 하려는 사람들은 이런 부분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책의 의미 차원에서이런 마이너한 주제도 책으로 출판해 내는 문화가 좋다가끔은 머리를 식힐 만한 이런 책들도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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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1-10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망 플래그. 그런 뜻이군요. 처음 알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마이너한 주제로 접근한 책, 좋으네요.

노란가방 2021-11-10 18:07   좋아요 0 | URL
일본이 이런 쪽은 확실히 자리가 잡혀있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