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의 고양이
스테파노 추피 지음, 윤인복 옮김 / 예경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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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오래 전부터 다양한 예술의 소재가 되어왔다아주 오랜 옛날 이집트 사람들은 고양이의 얼굴을 한 여신 바스테트를 상상해냈고날렵한 움직임으로 사냥을 하는 고양이의 모습은 적과 싸우는 신의 형상과도 종종 겹쳐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양이는 점점 사람들이 사는 영역 안으로 들어왔는데쥐와 새를 잡는 초기의 유용성 단계를 넘어 집안을 장식하고나아가 가족의 일원이 되는 수준에 이르렀다물론 그 일부 시기에는 마녀나 악마와 연결되기도 했지만그런 시대에도 장거리 항해를 떠날 때는 반드시 고양이 몇 마리를 배에 실을 정도로 실용성 차원에서 사람들의 애정은 식지 않았다.

 


이 책은 미술사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에 관한 내용을 시대적 구분에 따라 모아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모든 페이지마다 컬러 도판이 수록되어 있고종이 질도 좋아서 만듦새가 훌륭한 편다만 사철방식으로 제본된 게 아니라 두 페이지에 걸쳐 실려 있는 일부 그림들은 중간에 겹치는 부분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살짝 아쉽다.


얼마 전 봤던 당나라에 간 고양이는 기존의 그림 속 인간을 고양이로 바꿔 새로 그린 작품이라면이 책은 딱 말 그대로 고양이가 등장하는 작품들을 모아놓은 것이다이렇게 통시적으로 그림을 보다보면시대에 따라 고양이의 위치와 모습그리고 화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통해 그 시대의 변화를 읽어낼 수도 있다.

 

작품들마다 고양이의 위치가 제각각인지라어떤 그림에서는 여기 어디에 고양이가 있는 걸까하는 생각으로 찾아보게 만든다. ‘숨은 고양이 찾기랄까보는 재미가 있었다.

 


화려한 색감과 다양한 구도들을 보는 건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싶은 마음을 끄집어낸다물론 내겐 이런 예술적 감각이나 기술은 없지만뭐 꼭 어디 미술관에 걸려야만 뭔가를 하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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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을 위한 심리책 - 사소한 일에도 흔들리고 부서지는 당신에게 필요한 마음의 기술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전경아 옮김 / 갤리온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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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이라는 말이 있다유리처럼 쉽게 깨지는약한 정신력을 가리키는 용어인데요새는 좀 소심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자주 사용되기도 하는 것 같다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은 그렇게 매일매일 정신이 탈탈 털리는 사람들을 위한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의 일반적인 조언을 담고 있다.


몇 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지만전반적인 조언의 맥은 비슷하다우선 상황을 객관화해서 볼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우리는 다른 사람에게는 대체로 관대하거나 이해심이 많은 조언을 건네면서도 유독 자신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그럴 땐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나에게 조금은 따뜻하고 우호적인 조언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그러면 상황이 염려하는 것보다 조금은 더 낫게 보일 것이다.


두 번째는 지금에 집중하라는 것이다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 미리 염려하고 불안해해서는 당장 현재의 일도 제대로 즐기거나 누릴 수 없다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희생한다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정말로 그렇게 하면 안심할 수 있는 미래가 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세 번째 조언은 나 자신을 좀 더 아껴줄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이건 단지 자기중심적으로 살라는 말과는 조금 다르다늘 자신을 학대하는 식의 사고가 일상적인 유리멘탈들에게 하는 조언이니까나 자신을 돌보는 일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다른 사람의 일을 대신 해 주느라 자신을 살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과감히 나의 일을 먼저 돌아보라는 거다쓰러지기 전에.

 


각 장마다 대여섯 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의 짧은 주제들이 몇 개씩 묶여 있어서 읽기에 편하다내용도 그리 심각하거나 전문적인 용어가 난무하는 게 아니라(일종의 심리 상담 에세이 느낌), 개인적으로는 지하철 안에서 금세 다 읽을 수 있었다.


오늘도 바사삭 멘탈이 부서지는 소리가 가슴에서 들린다면그냥 있지 말고 한 번쯤 이런 책을 찾아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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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클래식
김호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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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이끌려 펼쳐 본 책이다. “오늘부터 클래식”. 이제까지는 클래식과 그리 인연이 닿지 않는 생활을 해왔지만이제라도 한 번 들어볼까 하는 사람을 위한 가벼운 안내서혹은 소개서라는 느낌이다그리고 책의 내용도 딱 그랬다.


클래식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하는 개론서는 아니다시대나 작곡가에 따라서 곡을 분류하거나 나라별 특징 같은 걸 설명하는 것도 아니다저자는 클래식그리고 음악가들과 관련된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딱딱하지 않게 풀어낸다나 같은 문외한도 흥미를 느낄 만큼 편하고 자연스럽게.

 


책은 크게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첫 장은 콘서트홀 자체와 음악회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2장은 유명한 음악가들과 관련도니 에피소드를, 3장은 저자가 직접 인터뷰를 해 본그러니까 현대의 음악가들의 개인적인 면모를, 4장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나머지 잡다한 이야기들을 모아두었다.


개인적으로는 1장과 2장이 흥미로웠다콘스터홀에서 조용히 해야 하는 관행이 언제부터 시작된 건지좋은 공연장이란 어떤 걸 말하는 건지 같은 매우 단순한 질문들을 우습게 만들지 않고 진지하게 설명을 해 준다여기에 연주자의 습관까지 그대로 카피해 내는 신기술을 담은 피아노 이야기 같은 잡기도 재미있고유명한 연주자들의 굴곡진 삶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각 항목마다 그리 길지 않아서시간이 날 때마다 하나씩 읽어봐도 좋고조금 여유가 있다면 장별로 끊어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각 항목마다 관련된 음악을 QR코드로 넣어두어서관련된 곡을 들으면서 그 항목을 읽어나가는 것도 좋을 듯(내 경우엔 네댓 곡 정도를 들어봤다).


클래식 자체를 설명한 건 아니지만흥미를 갖게 하는 초보자용 안내서로는 충분할 듯본격적으로 공부를 한다면 또 다른 책을 골라보면 될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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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편 소설 쓰기 -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창작 기술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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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말하는 초단편 소설이란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20~30매 분량의 짧은 소설이다보통 80매 정도를 단편이라고 부르는데그 1/3 정도 되는 더 짧은 글이다주물공장 노동자로 일하면서퇴근 후 써서 인터넷상에 올린 짧은 소설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제 글쓰기로 먹고 살 수 있게 된 독특한 이력의 작가가 알려주는 초단편 소설 쓰기 노하우가 담긴 책이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책 제목을 잘못 읽었다. ‘초단편을 초간편으로 이해했고일반적인 소설쓰기에 관한 간단한 요령들을 담고 있는 가벼운 책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책의 내용은 초단편 소설이라는 특정한 양식의 짧은 글을 쓰기 위한 조언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단편소설보다 훨씬 짧아서 한 호흡으로 읽어가기에 적절한 초단편 소설은 확실히 보통의 단편소설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초단편 소설은 단순히 분량만 작은 게 아니고캐릭터와 사건문장의 구성까지 모든 부분을 여기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그래야 사람들의 눈을 계속 잡아둘 수 있을 테니까짧은 인터넷 소설이라고 함부로 낮춰볼 일이 아니라는 말.


결과적으로 애초의 목적과는 좀 다른 조언을 얻은 책이었는데또 나름대로 즐거운 독서였다짧은 소설을 쓰는 작가답게그런 방식의 글에 익숙하기 때문인지 문장이 전체적으로 깔끔하고한 눈에 무슨 의미인지 바로 알아볼 수 있기에 그리 어렵지 않다그리고 매우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내용이라서 바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데다자기를 굳이 애써 꾸미려고 하지 않는 솔직한 내용들이라 또 마음에 들고.


웹 소설 같은 것들이 유행하는이전과는 다른 독서환경이 현실이 된 상황에서이런 종류의 글을 한 번 써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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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싫어하는 당신에게
최성진.엄지 지음 / 현정(도서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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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독특하다책을 싫어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쓴 책(논리적 모순까진 아니라도효과적 차원에서 모순적인 느낌은 든다)이라는 말일까맞다정말로 이 책의 저자들은 책을 잘 잃지 않는어쩌면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책을 썼다당연히 책읽기는 그렇게 나쁘거나 지루한 일이 아니며오히려 재미있는 일(‘유익한’ 보다)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책은 크게 세 장으로 나뉘는데내용상으로는 두 개의 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첫 장은 책과 어지간히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 조언으로책과 물리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이 필요하고어렵고 두꺼운 책보다 표지가 마음에 들고 재미있을 것 같은 책부터 보자는 등독서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조언이 실려 있다.


두 번째 장은 책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열두 권의 책이 간략한 감상과 함께 소개되어 있고세 번째 장은 그보다 조근 독서 난이도가 높은 아홉 권의 책 소개가 실려 있다합치면 스물한 권의 책인데어쩜 내가 읽은 읽어본 책은 한 권도 보이지 않는다책 소개를 보면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싶은 책 몇 권은 킵해 놓자.



작고내용도 그다지 많지 않다후반부의 책 소개가 전체의 3/4을 차지하니 정말 내용이 적긴 하다뭐 그마저 애초에 책을 안 보려고 하는 사람에겐 읽기에 귀찮은 일이 될지도 모르겠지만새해도 되었으니 모처럼 독서계획을 세워보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이 정도의 책으로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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