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중독 - 너무 지나치게 사랑하는 병
수잔 피보디 지음, 류가미 옮김 / 북북서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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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저자는 사랑도 중독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모든 중독이 그렇듯, 사랑중독에 빠진 사람들도 결국 자신을 파괴할 때까지도 그것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채 고통을 받는다. 책은 어떤 사람들이 사랑에 중독되는지, 중독된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하면 중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2. 감상평  

 

    실제로 이 파괴적인 감정의 지배 아래 있는 사람들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답게 책에는 실제 필드에서 사용할 만한 다양한 자가진단표와 실제 사례들, 그리고 조언들이 가득 담겨 있다. 책 어디를 펴도 당장 자신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질문과 문장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좀 비슷비슷한 내용들이 반복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책은 크게 전반부(문제의 진단)와 후반부(문제의 해결)로 나뉘는데, 전반부에 해당하는 1-5장은 지속적으로 사랑중독은 문제다라는 주제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느낌이랄까. 물론 책 자체의 구성이 여러 항목들을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해 놓은 부분이 제법 된다는 것도 이런 느낌을 주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역시 중요한 건 중독에 대한 치유 과정인데, 전체적으로는 심리학적 전제를 가지고 상처받은 자아내면의 아이’, ‘긍정적인 자아상같은 개념들이 사용되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중독을 치유하는 열쇠 가운데 하나로 영성이라는 개념을 가져오고 있다는 부분인데, 아마도 책에도 등장하는 AA(alcoholics anonymous, 알콜중독자모임)의 영향인 듯하다. 사실상 기독교에 기반을 두고 시작한 치유프로그램인지라, 이 틀을 그대로 사용하려다보니 영성이라는 개념도 소개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하지만 여기에서 사용하는 영성이라는 개념은 그 용어나 틀이 기독교의 그것과 비슷하기는 하나 사실상 범신론에 더 가까운 뉴에이지적 개념이라는 것도 기억해야 할 듯)

 

 

    내키는 대로 하며 살라고 권하는 시대, 감정을 충족시키는 것이 제일의 가치가 되어버린 시대의 부작용 중 하나가 바로 사랑중독이 아닐까. 강남 나가면 애인 하나 없는 유부남, 유부녀가 없다는 농담이 꽤나 진지하게 들리는 상황이 되어버린 건 분명 웃고 넘어갈 일은 아닐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합리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은, 처음부터 인간의 능력 중 하나인 이성을 지나치게 떠받들며 신성시해왔기 때문은 아닌가도 싶다. 흥미롭게도 이 책에 실린 치유과정의 시작도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는 것부터인데, 이미 자신을 너무나도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작업이 생각만큼 쉬울 것 같지 않다는 게 문제.

 

    책을 덮으며 곰곰이 생각을 해 봤는데, 아직까지 난 사랑중독은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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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정복자 -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사이언스 클래식 23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최재천 감수 / 사이언스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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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자연주의적 세계관에 기초한 생물학을 전공한 저자는 인간 이해에 자신의 도구를 사용하기로 한다. 그 결과 그는 인간이 누구이고, 어디서부터 왔으며 어떻게 될 지와 같은 핵심적인 질문들에 관해 철학과 종교가 답하지 못하는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고 호기 있게 장담한다.

 

     저자는 다윈식의 자연선택에 따른 진화를 통해 인류가 발생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예술이나 도덕, 종교와 같은 문화적 도구들이 발생되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서 저자의 독특성은 자연선택에 있어서 그 중심이 개별 개체가 아니라 그 개체가 속한 하나의 집단이라는 것. 개체들의 활동은 그 집단을 보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따라서 종종 혈연을 넘어선 이타적 행동들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인류의 미래에 관해 저자는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 - 인류가 노력한다면 22세기쯤이면 지구는 인류의 낙원이 될 것이라는 -을 내놓는다.

 

2. 감상평    

 

     엄밀하게 말하면 이 책은 인간이 어떻게 ‘지구의 정복자’가 될 수 있었는가를 밝히는 게 아니라, 그 역(逆)의 작업, 과거 있음직한 일들을 소재 삼아 인류의 우수성에 관한 신화를 창작하고 있다. 사용하는 용어들이 조금 학술적이고 전문적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책에서 하고 있는 작업은 저자가 서두에서 비판하던 철학이나 종교에서 해왔던 일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긴 설명들이지만 결국 ‘인간 유일성 문제’에 대한 대답으로 저자가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은 ‘요행’(69), 즉 우연히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연선택의 대상이 혈연이든 집단이든 이 점에 있어서는 공통적인 이해를 가지고 있다. 인류의 출연이 요행이라면, 인류가 생산해내 온갖 종류의 문화적 도구들의 탄생도 요행이라는 말인데, 저자의 분류에 따르면 여기엔 윤리나 도덕도 포함된다. 인류가 준거의 틀로 생각해 온 이런 것들이 단지 인류의 발명품들이라면 우리가 그것을 따라가야 할 이유도 대단히 임의적인 것으로 전락해버리지 않을까?

 

     도덕이나 윤리마저 생물학적인 기원을 따라가려는 저자의 태도는 ‘현재 남아 있는 것이면 뭐든지 뭔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식의 논리와도 곧 맞닿게 될 것 같다. 전쟁도, 차별도, 살인과 강간, 인신매매까지도 진화라는 길 위에서 나름의 유익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그 천박한 진화심리학 말이다.

 

 

     자연주의 세계관에 기초하고, 과학주의적 용어로 단련된 거대한 현대신화를 담아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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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와 수수께끼 - 두려워 말고 부딪혀라! 성공한 벤처창업가들이 이 시대 청춘들에게 권하는 책!
랜디 코미사 지음, 신철호 옮김 / 이콘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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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미국 실리콘 밸리의 벤처투자가 중 하나인 저자에게 레니라는 이름의 창업지망생이 찾아온다. 그는 funeral.com이라는 장례용품 인터넷 판매회사의 기획안을 가지고 와 그에게 투자조언을 받고자 했고, 저자는 그런 그의 사업구상에 뭔가 중요한 것이 빠져있음을 느낀다. 레니는 단순히 사업을 돈벌이로만 생각하고 있었고, 더 중요한 비전이 없었던 것. 내일 당장 숨을 거두게 되더라도 오늘 하고 싶은 일, 즉 자신과 세상에 진정한 만족과 유익을 줄 수 있는 것을 뒤로 미루지 말고 지금 자신의 일을 통해 구현해 내라는 것이 저자의 조언.

 

 

2. 감상평     

 

 

    굳이 따지자면 경영 쪽 책이라고 해야 하나. 경영학 관련 책 하면 일반적으로 복잡한 수학과 통계, 전문용어로 넘쳐나는 조금은 어려운 이론서나 트렌드를 빠르게 잡아서 성공하는 법 같은 가벼운 책들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읽는 내내 이런 책도 있었구나 하며 책장을 넘겼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일단은 성공을 하고, 나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식의 조언을 많이 듣는다. 물론 이 충고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당장에라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은 고려되지 않는다. 우선은 돈을 벌고, 좋아하는 건 취미로 하면 되지 않느냐는 타협(?)도 비슷한 논리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단순히 사업의 성공을 넘어서 인생의 성공까지 조망하며 사업을 시작할 때 성공에 이를 확률이 더 높다는 좀 다른 결의 조언을 하는데, 사뭇 와 닿는 점이 많다.

 

 

     비전에 대한 열정으로 살아가라는 조언은 힘이 느껴진다. 단지 목표 지향적으로 살지 말고, 과정 자체를 즐기며 거기에서 만족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충고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 그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깨달은 바이기에 더욱 강력하다. 책을 읽으며 나 역시 지금 나의 상황과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에 관해서 다시 한 번 차근차근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간밤엔 좀 끼적여 보기도 했다)

 

     나이를 불문하고 한 번 쯤 읽어볼 만한 책. 다만 굳이 이 주제를 동양의 선(禪)과 애써 연결 지을 필요가 있었나 싶은 생각은 든다. 동양적 분위기에 대한 서양인들의 막연한 동경의 산물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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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회의 - 회의가 회사를 망치는 18가지 이유
요코야마 노부히로 지음, 최향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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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는 기업 내에서 불필요한 회의가 잦아지는 것이 효율을 떨어뜨리는 주원인이라고 지목한다. 그는 과감하게 회의를 없애고, 직원들 간의 1:1 직접적인 소통을 기본으로 하는 PDCA 전략(Plan - Do - Check - Act)을 통해 보다 확실한 목표달성을 위한 경영방식을 제안한다.

 

 

2. 감상평    


     군에 있을 때 아침마다 두 시간씩 상황회의를 하던 연대장이 있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항들을 일일이 보고해야 했기에, 온갖 약어(略語)들이 난무해서 처음 보는 사람들은 그 내용을 따라가기도 어려울 지경이었다. 전 날 있었던 모든 일을 회의석상에서 보고하고 보고를 받느라 시간은 늘 늘어졌고, 그렇게 하루의 시작은 오전을 훨씬 넘겨 점심시간을 한두 시간 앞두고서야 끝나곤 했다. 군대의 특수성도 어느 정도 있다고 보지만, 이 책의 기준으로 보면 그 분은 말 그대로 ‘회의 중독’이었다. 그 회의만 참석하고 나면 진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생각해 보면 이런 식의 회의(懷疑)가 드는 회의(會議)가 어디 한 두 개던가. 회의란 결국 일을 잘 해보자고 하는 건데, 회의 그 자체가 습관이 되고 목표가 되어버린 상황은 분명 문제가 있다. 저자는 과감하게 회의를 없애라고 충고한다. 회의를 없애도 큰 일이 나는 건 아니라는 것. 물론 무턱대로 회의만 없앤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성과 없는 회의를 대체할 수 있는 진짜 미팅을 만들어 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한 수 조언을 덧붙인다.

 

 

     회의의 덫에서 벗어나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실 회의라는 게 모든 조직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할 때, 좋은 회의를 위해서라도 이 책의 내용을 잘 읽고 상황에 맞게 적용해 보는 건 꼭 필요할 듯싶다. 결코 해가 되지는 않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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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리딩 - 개정증보판
이시이 히로유키 지음, 김윤희 옮김 / 엘도라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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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기본적으로 책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관한 책임을 표방한다. 저자는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내용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놀라운 비밀이 있다고 말하면서, 그 실제 방식이 무엇인지를 간략하게 설명한다.

 

     우선은 상대와 신뢰관계(라포)를 형성하고, 어디에도 걸릴 수 있는 넓은 주제(스톡스필)로 시작해 상대방의 문제를 탐색한 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의 문젯거리 - 돈, 인간관계, 건강, 꿈 - 중 어느 것인지를 확인해 가며 점차 상대방의 관심사를 특징지어 나간다는 것.

 

     상대방의 심리적 저항감이 적은 쪽으로 다가가기, 적절한 제스처로 말에 강조점을 두기, ‘그러나’라는 접속사를 통해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거절하기, 이미 일이 된 것으로 전제하고 대화를 이끌어가기 등의 응용 대화 기법들도 함께 소개되어 재미를 더한다.

 

 

2. 감상평      

 

     상대방과의 대화를 늘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어 가고, 그래서 내가 목적한 바에 도달할 수 있다면 얼마나 환상적인 일일까. 이 책은 그런 꿈같은 일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호언장담한다. 당연히 구미가 당기는 소개였고, 단숨에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 결론은 어떨까? 정말로 그런 기술이, 단 번에 상대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걸까?

 

     아쉽게도 그런 방법은 없다. 다만 확률을 높여줄 수 있는 기술에 관해 이 책은 말하고 있는 것이고, 그마저 첫 단계는 상대방과의 ‘라포 형성’이었다. 문제는 상담기술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이 라포를 형성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 짧은 시간 만에 금방 형성될 수도 있지만, 그건 서로가 대등한 입장, 혹은 호의적인 입장에 있을 때나 가능한 거고, 적대적인 입장에 있다면 몇 시간이 걸려도 쉽지만은 않은 게 이 라포 형성이다.(상담을 다룬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굿 윌 헌팅’이라는 영화를 한 번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책이 아주 쓸모가 없느냐, 그건 아니다. 저자는 착실하게 대화를 좋은 분위기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요령과 노하우를 적어가고 있고, 각각의 내용들은 충분히 실제 대화에 써먹을 수 있어 보인다. 물론 근본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는 건 기본.

 

     그리 길 지 않은 책이지만, 흥미와 유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잘 몰고 가고 있다. 그 토끼들을 잡아내는 건 현명한 독자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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