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큰 스케일의 우주 서사.
지금으로부터 수만 년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은하계 단위의 영토를 가진 “제국”과 그에 속한 대귀족 가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투쟁을 다룬 엄청난 스케일의 영화다. 자칫 유치해지기 쉬었지만, 이야기를 볼꺼리 쪽보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정치적 음모, 그리고 그 배경에 있는 더 큰 계획이 좀 더 두드러진다. 괜찮았던 선택.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영화의 CG를 못 봐줄 만한 정도였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나 잠자리 모양의 소형 비행선은 아주 인상적이고, 개인의 몸을 덮은 보호막이나 거대한 함선 등도 눈길을 끈다. 그리고 배경이 우주 단위이다 보니 짧은 시간 등장하지만 엄청난 규모의 우주 군대도 장관이고. 무엇보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모래 가득한 행성과 거대한 모래지렁이도 빼놓을 수 없다.
다만 이렇게 규모가 큰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일단 틀을 잡는 데 시간이 꽤나 걸린 듯하다. 원작이라는 소설을 먼저 읽어본 사람이라면 배경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겠지만(근데 이쪽도 도서관에 갔다가 엄청 두꺼운 책들을 여러 권 본듯해 쉽지만은 않을 듯), 나처럼 영화를 먼저 본 사람은 흘러가는 이야기를 파악하는 데 초반 한참 주의를 기울여야 할 듯하다.
에를 들면 영화 속 세계관에서 중요한 자원인 스파이스가 무엇인지, 그게 어디에 쓰이는지 같은 내용은 초반에 책 내용으로 흘러가는데, 너무 금방 지나가서 제대로 설명이 되지 못한다. 또, 수만 년이나 지난 미래에 어째서 이런 봉건제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지, 사람들이 칼을 들고 싸워야 하는지 같은 부분은 따로 작품의 배경에 관한 설명을 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고.
그렇게 영화에 말미에 이르면.... 음? 지금 2시간짜리 도입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