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와 국정원.
영화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던 국정원 요원 박대식(현빈)과 외교부 공무원인 정재호(황정민)의 활약상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현지 경험이 많은 국정원 요원과 현지에 처음 도착한 외교부 담당자 사이의 티격태격 하는 모습과 낮은 직급의 현장요원을 무시한 채 일을 진행하려고 하는 외교부 고위 공무원의 모습이 주요 갈등요소다.
물론 여기에는 영화적 각색과 상상이 들어갔을 거고(영화 초반에도 공지된 내용이다), 영화를 보면서 당시 우리 정부나 의 대응을 비난하고 하는 식으로 나가는 건 넌센스다. 그래도 영화 속 비판지점은 기억해 둘만 한데, 사건 초반 현지에서 힘이 있는 부족장과의 교섭으로 인질들이 곧 풀려나게 된 상황에서, 국내의 한 방송사가 인질들이 선교를 하러 갔다는 걸 대대적으로 띄우면서 토론프로그램 방영을 강행하는 장면이다.
협상 과정에서 피랍자들이 현지 봉사를 간 거라고 해두었는데, 버젓이 공중파 방송에서 선교를 간 게 타당했느냐는 식의 이야기를 해대자 그 소식이 곧 아프간 현지로도 전해졌고, 이에 분노한 탈레반은 석방을 취소해 버렸다는 얘기다. 영화 속 메인 피디가 하는 말이 가관이었는데, 어차피 우리말은 알아듣지도 못할 텐데 무슨 상관이냐는 식.
여기에 앞서도 언급했던, 현지 요원의 경험은 무시한 채, 자신의 판단만 고수하려는 고위공직자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지나치게 뻔한 전개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근 우리는 꽤나 힘 있는 자리에 올라 그보다 더한 고집불통과 독선을 거의 날마다 뉴스로 보고 있으니까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