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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 - Black Swa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뉴욕 발레단 소속으로 착실하게 연습하고 배운 대로 연기할 수 있지만, 격정적인 연기를 표현하는 데는 늘 부족함을 지적받는 모범생인 니나. 하지만 새 시즌 첫 번째 작품인 백조의 호수에서 주인공을 맡게 되면서 그녀는 순전한 백조와 매혹적인 흑조를 동시에 연기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게 된다. 좀처럼 자기 자신의 틀을 깨뜨리기 어려웠던 니나는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능숙하게 표현해 내는 릴리의 등장에 미묘한 질투심을 느낀다. 여기에 그녀에게 모든 것을 걸고 늘 주변을 맴도는 엄마의 간섭도 점점 그녀를 압박해왔다.

      점차 자신의 배역에 몰입하면서 이전과는 달라져가는 니나. 드디어 그녀의 무대가 막을 올린다. 

  

 

2. 감상평 。。。。。。。        

     인간은 가족과 사회의 규범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이런 것들의 영향 아래 있는 자기 자신에 의해 억압당하고 있고, 그 억압을 떨쳐내고 자기 안의 충동을 가감 없이 드러내라는 메시지가 영화 전체에 가득하다. 비록 연기라는 영역에 관한 이야기지만, 자신의 안에 있는 ‘어두움’을 굳이 억압하지 말라는 강한 권유는 파울로 코엘료와 같은 뉴에이지 작가들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자아의 충동을 마음껏 풀어준 대가가 아름다웠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영화가 철저히 니나의 시선으로 본 주변 인물들을 그리고 있으니 객관적인 묘사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내면의 충동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그저 목적 없는 일탈만을 경험할 뿐이었다. 그 결과 연기력의 발전을 이루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도 자기파괴적인 진화였을 뿐이다. 과거 어느 때보다 즉흥적으로 살아갈 것을 권장 받는 세상이지만, 그만큼 세상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백조의 호수’의 주인공 백조 여왕처럼 스스로 자살을 선택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래도 영상을 만들어 내는 감독의 역량과 그에 부응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은 수준급이다. 이야기는 꽤나 흥미진진하게 풀려나가고, 상영시간이 지루할 틈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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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성
영화
평점 :
개봉예정


1. 줄거리 。。。。。。。                      

 

     백제를 무너뜨리고 이어 고구려의 수도인 평양성 공격을 앞둔 나당연합군. 연합군이라고는 하지만 서로 다른 속내를 가지고 있었던 두 나라는 쉽사리 평양성을 함락시키지 못한다. 먼저 대세는 기울었지만 평양성 안에는 당과의 협상을 주장하는 남생(연개소문의 장남)이 결사항전을 주장하는 남건(연개소문의 차남)과의 다툼에서 밀려남으로써 고구려는 협상의 여지를 스스로 없애버렸다. 사람은 고민이 사라지면 의외로 강해지는 법이다. 온 성이 결사적인 자세로 적을 막으니 쉽게 공략될 리 없었다.

 

     여기에 당이 한반도의 지배권을 넘겨줄 지 확신할 수 없었던 신라와, 백제와 고구려에 이어 신라까지 무너뜨리고 한반도를 손에 넣으려는 당은 모두 평양성 이후 상대와의 일전을 대비해 병력을 보존할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서로 눈치만 볼 수밖에. 고민이 많은 군대가 고민이 없는 군대를 치는 꼴이니 대군이라 해도 쉽게 승리를 거둘 수 없었다. 결국 당에 투항한 남생이 평양성에 고민을 심어두는 데 성공하고, 마침내 성문이 안에서부터 열리면서 전쟁은 급격히 절정으로 치닫는다.

 

 

  

2. 감상평 。。。。。。。                      

 

     영화는 일반적으로 전쟁이란 것이 단순히 선과 악으로 쉽게 가를 수도 없고, 그 안에 다양한 정략(政略)적 목적들이 담겨 있으며, 국제관계에 있어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나아가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아니겠느냐는 주제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어느 것 하나에 좀 더 집중했다면 보다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길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자체가 가족끼리 가볍게 즐기면서도, 아는 사람들은 또 영화를 읽어내는 맛을 느끼도록 제작된 것 같으니 뭐 그대로도 괜찮아 보이긴 한다.

 

     전편인 ‘황산벌’에서도 나타났던 주제지만, 이번 영화에서도 감독은 ‘전쟁은 윗대가리들끼리 하는 것이지 평범한 백성들과는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거시기(이문식 분)의 대사를 통해 전쟁이 가지고 있는 비인간성을 자주 강조하고 있다. 끌려나와 딱히 그 전쟁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는 거시기에게, 이 전쟁은 그저 살아나기만 하면 누가 이기든 상관없는 이벤트일 뿐이다. 시작은 백제군으로 했으나, 나라가 망한 뒤에는 다시 신라군의 일원으로 평양성 앞까지 와서 결국 갑순과 결혼해 고구려군으로 전쟁을 마친 거시기의 삶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를 보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들의 삶과 ‘거시기’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권이 바뀌고 선거를 통해 아무리 국회의원들을 뽑아놓아도, 일단 당선되고 나면 언제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쏟아냈던 사람들인가 싶을 정도로 안면을 몰수하는 정치인들을 보며 이제는 아예 기대를 접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상황에서 비록 영화지만, 거시기의 국가에 대한 ‘파업’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더 이상 국가의 부속품으로 살기를 거절하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겠다는 거시기의 선언은 일견 이기적인 태도로 보일수도 있으나, 진짜 이기적인 것은 온갖 명분을 끌어대며 시민들에게 한없는 희생과 양보만을 요구하는 지배층들은 아닐까. 엄밀히 말하면 국민이기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지배층의 국민’이기를 포기하는 것이고, 지배층들에 대한 파업의 선언이다. 국민들의 파업을 불순한 눈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그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민주국가의 기본 방향이 아니던가. 물론 현실세계에서 아직까지 그런 나라는 없었고, 영화에서도 이 파업은 거시기 혼자만의 파업으로 끝났을 뿐 다시 역사는 역사대로 흘러가버리고 만다.

 

     재미있게 만든 영화다. 이 시리즈 영화 특유의 사투리들은 명절에 모여서 함께 볼 때 쏠쏠한 재미를 더해주고, 전편보다 더 강해진(혹은 과장된) 유머코드는 부담 없이 즐기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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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 - Bluebear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유럽의 중세기, 푸른 수염을 가진 무서운 성주가 살아가는 마을이 있었다. 모든 부분에서 늘 언니인 앤과 비교를 당한다고 느끼던 마리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세가 기울게 되자 푸른 수염과 결혼을 하기로 결심한다. 생각보다 친절하고 배려심 깊은 푸른 수염이었고, 결혼생활은 그렇게 평온하게 진행되는가 싶었다.

 

     어느 날 중세의 많은 성주들이 그러했든 자신의 영지를 돌아보러 가는 푸른 수염은 성의 열쇠 꾸러미를 마리에게 주며, 단 한 곳만은 제외하고 모든 방에 들어가도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호기심은 두려움을 이겼고, 드디어 금지된 방문을 여는 마리... 

 

 

 

2. 감상평 。。。。。。。                      

 

     어린 시절 동화책으로 읽었던 푸른 수염 이야기가 영화화 됐다. 이 독특하면서도 잔인한 동화를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해 냈을까 하는 기대감은 동화를 인상 깊게 읽었던 이라면 자연히 갖게 되는 부분. 여기에 동화와는 다른 색다른 반전까지 있다면 금상첨화. 영화는 첫 번째 기대는 어느 정도 부응해냈지만, 두 번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다른 평론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심리적인 묘사는 아니었다. 사실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였던 금지된 방에 대한 마리의 호기심은 딱히 극적으로 강조되지도 못하고 있다. 원작 동화 이야기를 전혀 모르고 봤다면 상황 자체가 주는 위기감의 고조도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다만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중세의 일상들에 관한 묘사는 흥미로웠다. 성 안에서 벌어지는 중세의 파티 모습이나, 복색들, 오래전의 악기와, 무엇보다도 식사 장면. 포크라는 것이 발명된 것이 한참 후대의 일이니 중세식의 식사는 거의 손을 이용하다시피 했다.(때문에 냅킨 문화가 발달한 것) 엄청나게 큰 고기 요리를 들고 마리와 푸른 수염이 함께 뜯어 먹는 모습은 최고였다. 비록 중세식의 요리는 아니었지만.(사실 푸른 수염 정도의 성주라면 온갖 종류의 고기들 - 독수리와 공작, 제비와 메추리 같은 -을 갈아서 만든 스튜나 고기완자와 같은 요리들이 더 풍성하게 올라왔을 것이다. 중세 요리법의 특징은 요리되는 재료의 맛보다 재료가 지닌 상징성이 더 중요하게 여겨졌었으니까)

 

     그러나 이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딱히 만족스럽지 못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극의 심리묘사는 불만족스러웠고, 반전도 없고, 그렇다고 고대 그리스의 극처럼 상황 자체가 주는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영상은 시종일관 어둡기만 하고, 전개는 건조했다.(이쯤 되면 대중성은...;;) 그냥 ‘중세를 다룬 영화’로서의 의의만 느껴지는 영화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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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갓파더 - The Last Godfath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뉴욕을 주름잡는 마피아의 보스가 지명한 후계자 영구. 여전히 뭔가 모자라지만 심성만은 착한 영구를 마피아의 일원으로 만들기 위해 벌이는 각종 사건 사고들이 관객을 웃음 짓게 만든다. 여기에 경쟁조직의 보스의 딸인 낸시와의 은근한 로맨스까지..

 

  

2. 감상평 。。。。。。。                      

 

     개인적으로 심형래 감독의 영화는 처음이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용가리나 디워 같은 괴수영화를 딱히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심 감독이 만들고 직접 주연까지 한 코미디 영화가 나왔기에(또 사실 시간에 맞는 영화가 몇 개 없었기에) 처음으로 극장에 앉아 그의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좀 묘한 감정이 들었다.

 

    며칠 전 서른 살이 되었으니, 나야 말로 영구의 전성시대를 최적령기(?)에 본 사람이다. 처음으로 극장에 가서 봤던 영화가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였으니까. 그가 출연했던 코미디 프로그램은 모두 봤고, 그를 참 많이 따라 하기도 했던 기억도 난다. 어느 날 그가 한국을 떠나 영화를 제작한다고 했을 때도 당연히 마음속으로 조용히 응원했었고, 첫 번째 영화를 만들고 돌아와 ‘신지식인’에 선정되었을 때도 격려를 보냈고, 진 모라는 사람이 그의 영화를 쓰레기로 비하했을 때도 난 그를 지지했다. 당연히 이 영화를 보며 가장 먼저는 향수가 느껴졌다.

 

 

  

     굳이 심형래 감독에 대한 나의 지난 애정을 구구절절이 늘어놓는 이유는, 어쩌면 이 영화를 보면서 든 아쉬움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요새 하도 시절이 흉흉해서 함부로(?) 심 감독의 영화를 보고 뭐라고 하면 자칫 비난의 화살이 날아올지도 모르니까. 그리하여 오늘 영화를 보고 든 개인적인 소감은, 스토리는 너무 끊어지고(상영시간을 맞추기 위해 지나치게 편집된 듯했다), 심형래 표 슬랩스틱 코미디는 너무 적었으며(차라리 어설픈 로맨스를 빼고 아예 몸 개그에 집중했더라면), 그나마 이전에 봤던 것 외에 새로운 형태의 몸 개그는 등장하지 않았다. 여기에 대사가 영어로 표현되면서 특유의 영구식 억양도 그 빛을 잃고 말았다. 영화가 재미없었다는 건 아니다. 종종 웃음을 터뜨리도록 만들었고, 영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영구가 보스의 후계자가 된다는) 이 상황 자체가 가져다주는 약간은 어이없는 상황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자체로는 확실히 힘이 빠진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영구가 조금만 어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쉰이 넘은 영구가 서른 살이 되어 딸 뻘의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것도 어색했고, 그의 유머 코드도 이젠 높아져버린 관객들의 눈에는 좀 철이 지나버린 것 같다. 그가 좀 더 어리고 야심만만했을 때 제대로 영화계에 진출했었더라면 꽤나 흥미롭지 않았을까. 물론 그 땐 아무런 여건도 갖춰지지 않았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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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페리먼트 - 아웃케이스 없음
폴 쉐어링 감독, 애드리언 브로디 외 출연 / UEK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여자 친구와 함께 인도로 여행을 가기 위해 돈벌이가 될 만한 일을 찾던 중 한 심리 실험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게 된 트래비스. 광고를 보고 찾아간 그곳에는 이미 소심한 성격의 배리스를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2주일 간 실험자를 각각 간수와 죄수로 나누어 감옥 체험을 하면서 심리상태의 변화를 지켜본다는 것이 실험의 내용. 그러나 처음에는 단순한 아르바이트로 생각했던 실험은 참여자 사이의 갈등이 발생하면서 상황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 

 

 

   

2. 감상평 。。。。。。。                      

 

     1971년 스탠퍼드 대학에서 진행되었던 실제 실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 영화처럼 실제의 실험도 2주간으로 계획되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5일 만에 중단되었다는데, 이 영화의 감독은 그 이유를 실험자 사이의 충돌로 인한 살인으로 설명한다. 감독이 영화를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여러 동물들의 영역 싸움을 촬영한 영상과 실험에 참여하기 전 실험 대상자들에게 보여준 인간 세계의 잔인한 분쟁을 녹화한 장면들은 절묘하게 오버랩 되면서, 인간이나 동물이나 사실 별 다를 바가 없다는 주제의식을 드러낸다. 결국 제한된 공간 안에 사람들이 있으면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상대를 제압하려고 폭력을 가하게 된다는 것.

 

     사실 오늘날 각종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사건, 사고들을 보면 인간과 짐승이 다를 바가 무엇인가 하는 인간에 대한 회의감이 들만도 하다. 아니,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일들도 얼마나 많은가. 그럼 범죄행위들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이미 인간사회는 강자가 철저하게 약자를 밟고 누르며 자기의 이익을 위해 ‘합법적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는 세상이다. 인간 본성의 선하지 못함에 대한 감독의 진단에 심정적 동조가 가는 것도 그 때문이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동물보다 딱히 더 나을 것이 없다는 식의 결론을 내는 것은 유치한 논리적 비약이다. 작은 유사성 하나만 발견되어도 금새 하나가 다른 하나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길 좋아하는 현대의 점술사들과 새의 내장을 통해 전쟁에서 이길지를 미리 점쳤다는 고대 로마의 주술사들이 무엇이 다른가.)

 

 

 

 

     두 얼굴의 사나이를 훌륭하게 연기한 휘태커가 맡은 배리스라는 인물은 자격 없는 이에게 주어진 권력이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지를 잘 보여준다. 죄수 역을 맡은 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그는 벽에 붙은 경고등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정당화시킨다. 흥미로운 것은 나머지 사람들도 그의 이 빈약한 논리에 설득 당한 척 자신들의 권력을 누리고자 했다는 점이다. 권력의 단맛은 눈앞의 부조리와 모순에도 눈감게 만드는 법.

 

     살아가다보면 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만한 능력도 용력도 인품도 되어 있지 않지만. 줄을 잘 서서, 또는 그저 나이나 경력이 많다는 이유로, 그것도 아니라면 대안이 없다고 그 자리에 앉은 그런 사람들. 자리를 유지해야 하니 질서를 강조하고 규정과 원칙을 운운하지만, 사실 질서를 가장 어지럽히는 것은 그들 자신이다. 그런 이들이 쥐고 휘두르는 권력으로 인해 그 공동체 전체의 부조리가 증가하고, 불의가 일반화되는 심각한 피해가 일어나니 말이다.

 

     권력은 달콤하지만 위험하기도 해, 자칫 그것을 손에 쥐고 있는 사람들을 타락시키기도 쉽다.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쉽게 비인간적으로 변하곤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 손에 쥐어져 있는 작은 권력을 우리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영화는 좀 덜 완성된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럭저럭 훌륭한 감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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