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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국 현대사 2 - 존슨에서 오바마까지 ㅣ PEACE by PEACE
올리버 스톤.피터 커즈닉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1. 요약
。。。。。。。
암살당한 케네디를 대신해 대통령이 된 존슨은 능수능란한 수완가이자 골수 반공주의자였다. 취임
직후 그는 제국주의 노선 대신 내치에 힘쓰겠다고 선언했으나 이 발표는 곧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그는
베트남에 계속해서 사람과 무기를 쏟아 부었고, 이
와중에 발생한 극렬한 반전운동을 분쇄하기 위해 CIA를
동원해 광범위한 민간인 사찰을 자행하기까지 한다.
사실 이 책에 실려 있는 대통령들은 모두 한결같이
기본적으로는
이런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는다. 닉슨, 카터, 레이건, 부시, 클린턴, 아들
부시, 심지어
오바마까지, 출신
정당이 달라져도 미국 행정부는 사실상 군부와 보수우파의 이해관계와 압력을 이겨내지 못한 채 휘둘렸다. 그 결과
미국은 19세기
이후 전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많은 전쟁과 분쟁을 일으키고, 그
과정에서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때로
고문과 강간까지도 자행하는 이름난 깡패국가로 전락했다.
미 행정부의 이런 행태를 잘 보여주는 것이 국방예산의 끊임없는 증가이다. 이미
소련이 붕괴되고 냉전체제가 끝나면서 미국은 누구로부터도 군사적 위협을 받지 않게 된다. 그러나
밥줄이 끊기게 된 군부는 끊임없이 다양한 가상의 위협들을 만들어 내며 사람들을 협박해 군비축소는커녕 엄청난 속도의 증가를
이뤄낸다. 여기에
외교에도 국무부보다 오히려 국방부의 입김이 더 강하게 영향을 끼치는 상황까지 이르렀고.
물론 각 대통령들마다 특징들은 있었다. 멍청하기로는
서로 1, 2위를
다툴 레이건과 아들 부시는 말 그대로 군부와 우파의 꼭두각시였는데, 이
심각할 정도로 무능한 대통령으로 인해, 획기적인
군축을 통해 전 세계에 평화이 분위기를 정착시킬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가 날아가 버리고 만다. (하필
고르바초프의 대화상대가 레이건이라니..)
책의 마지막 장은 오바마 대통령에 관한 장이다. 대단한
변화를 공약하고 당선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지만, 불행히도
그 역시 제대로 된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화당은
말 그대로 온 힘을 다해 그의 발목을 잡고 있었고, 오바마
자신 역시도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 보다는 재선을 위해 어정쩡한 스탠스를 잡고 있는 것으로 그치고 말았던 것. 과연 이
나라에 희망은 있을까.
2. 감상평
。。。。。。。
책을 읽어나갈수록 미국이라는 나라가 생각보다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국방부는 누구도 쉽게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비대해져버렸고,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대통령의 자리에 누가 앉든 상관없이 자기들의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는 조직이 되어버렸다. 엄청난
이윤이 남는 전쟁장사는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는데다가, 그렇게
번 돈으로 다시 워싱턴 정가에 영향력을 행사하니 이건 거의 영구동력기관급이다.
그런데 이 상황을 그냥 비웃고 넘어갈 수만도 없다. 어찌되었든
미국은 우리나라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이자, 수많은
압력을 행사하는 종주국이기도 하니까. (아, 주권국가끼리
종주국이 어디 있느냐는 원론적인 반론은 하지 말자. 사실 뭐
돌아가는 걸 보면 누가 이걸 부정하겠는가.) 미국이
막 나가면 우리 역시 좋든 싫든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게 사실. 지난
노무현 정부 때의 파병이나 현 정부의 사드 배치 건도 다 이런 역학관계 때문에 벌어지는 분란들이니까.
이런 상황이라면 어지간히 예술적인 정치적, 외교적
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도 자국의 이익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 미국으로
치면 레이건과 부시가 연속해서 정권을 잡은 셈인 우리나라의 현실은 암담하다..(근데 더
우울한 건 다음 정권은 잘 해야 닉슨 급일 것 같은..)
앞서 1권에
대한 평에서, ‘그나마
미국정도나 되니까 이런 대통령들을 거치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라는
감상을 남겼었는데, 2권을
보니 이제 그 자원마저 점점 줄어가는 게 확연히 보이는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독보적인 나라지만, 외교라는
것이 힘만 갖고 되는 게 아니다.
우선 명분이 사라졌다. 사실
이미 세계의 대부분 나라에서는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고 다른 나라들을 침략할 때마다 내세우는 대의명분이 거짓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 물론
이건 미국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다. 두
차례에 걸친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침략, 관타나모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미군기지 내 비밀 수용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적법하지 않은 구금과 고문 등을 보고서도 그들을 선한 수호자로 믿는 사람이
있다면 멍청하다는 말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나아가 더 이상 역내의 주변 국가들도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물로
여전히 미국의 이해관계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엄청난 보복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힘을 합치면 메뚜기도 사자를 공격할 수 있는 법이다. 최근
쿠바의 미주기구 가입을 놓고 미국과 의견을 달리하는 남미 다수 국가의 정상들의 발언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쩌면
얼마 전 미국과 쿠바 사이의 국교재수립도 이런 역내 국가들의 압력의 영향이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우리나라도 이런 식의 대응이 필요할 텐데, 역대
대통령들 대부분이 절대적인 대미의존적 정책을 펴왔기에 이제 와서 아시아 국가들과 긴밀한 협조를 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데다가, 우리의
주변국이라고 할 만한 게, 미국에게
딸랑거리기 바쁜 일본과 고집불통인 북한, 그리고
너무 커서 손을 꽉 잡았다가는 미국에게 혼날 게 뻔한 중국 같은 나라들이니..
칼은 그것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의 손에 있을 때 유익한 법이다. 그런데
미국은 그 칼을 동네 양아치들의 손에 들려주었고, 양아치들은
그 칼을 사용해 기업형 조폭으로 성장하더니, 이제
스스로 자경단 비스무리한 걸 만들어 경찰노릇까지 하겠다고 선언한 꼴이다.
이 모든 일이 선거와 투표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는 점은 아이러니다. 정말
투표제도는 ‘옳은’ 것일까. 투표권을
확대하는 것이 늘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걸까? 평등이라는
가치는 무엇보다 중요한 기본적인 권리로 봐야 하는 걸가.. 쓸데없는
물음이 많아지는 지점.
한편, 현재
오바마의 후임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힐러리라는 인물도 우려가 되긴 마찬가지. 책 속에
나온 발언들을 통해 보면, 잘 해야
미국의 박근혜 정도나 되지 않을까 싶은..(이건
지구적 재앙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다른 놈들이 된다고 해도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인다는 게 함정.
현재 미국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만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