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전편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조금은 귀찮게 구는 야간 알바직원이 편의점을 찾아오는 사람들과 조금씩 대화를 하면서 그들 안에 있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틀은 이 소설만의 트레이드마크고, 이미 한 편 크게 인기를 끌었으니 후속편도 비슷한 분위기로 나오는 것도 썩 나쁘지 않았다. 또, 전편에 등장했던 반가운 캐릭터들이 다시 카메오 형식으로 등장하는 것도 흥미있었고.
이번 편에서도 역시 중요한 해법은 대화였다.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는 세상에서, 먼저 누군가 핀잔을 들을 각오를 하고서라도 청하는 대화의 요청이 조금씩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결국 그 대화의 과정에서 서서히 치유와 회복이 일어난다는, 전편부터 이어져 오는 일관된 메시지.
이번 편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기억에 남지만, 그 중 가장 애착이 생기는 건 전편에도 등장했었던 철없는 사장의 아들, 그리고 이번 편에선 어머니로부터 그 편의점을 물려받아 사장이 된 민식이다. 사업에 몇 차례 실패하고 사기를 당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던 그의 과거 서사를 통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잠시 보여준 뒤, 작가는 그 역시 진솔한 대화로 자신의 속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인물이었음을 보여준다. 결국 그렇게 그 또한 홍금보와 호형호제 하며 조금씩 “오너알바”로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다는 이야기가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