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좀 읽어 본 사람이라면 켈트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주로 아일랜드 일대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이 외에도 켈트족이라는 고대 민족이 떠오른다면 역사덕후일 가능성이 높고, 셀틱 FC라는 축구팀을 떠올린다면 해외축구빠일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스코틀랜드에 있는 이 축구팀에 셀틱(Celtic)이라는 명칭이 붙은 건, 아일랜드 이주민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팀이라서 그렇다. 비슷한 케이스로 NBA에 있는 보스턴 셀틱스라는 농구팀도, 아일랜드 이주민들이 그 동네 많이 살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두 팀 모두 메인 색상은 녹색이다.
신학 쪽에서는 켈트 교회라는 명칭이 익숙할 수도 있겠다.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이 바로 그 켈트 교회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켈트, 즉 아일랜드 지역은 유럽의 서쪽 가장자리에 있다. 지리적으로도 가장 멀고, 로마나 파리, 마드리드 같은 오래된 정치적, 종교적 중심지들로부터도 멀다.
중세 초 기독교가 전래되었으니, 그 시기도 다른 데에 비하면 꽤 늦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더해지면서 켈트 교회 특유의 분위기가 형성된다. 다른 지역과 왕래가 많지 않으니 외부의 영향을 적게 받고, 반대로 자체적인 문화가 깊게 발달했다. 물론 그 때문에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비주류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그래도 제법 잘 알려진 켈트 십자가나 클로버 모양의 상징, 그리고 녹색이라는 상징색 정도를 빼면 사실 나도 아는 게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