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책을 읽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 하나.
학위라는 건 어떤 주장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자격 같은 것이려나...
사실 아무리 책을 읽어도 내가 모르는 정보라든지
새롭게 발견된 사실 같은 것들이 나올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때문에 뭔가 주장을 할 때는 언제나 잠정적인 분위기를 띨 수밖에.
⠀
그런데 일단 어떤 분야에 대한 '박사'가 되었다는 건
그 분야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그리고 과감하게) 어떤 내용을
떠들 수 있다는 자격을 부여받은 것과 같다.
책이든 인터뷰든 일단 그렇게 단호하게 내뱉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동의를 받을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 같고.
⠀
문제는 그렇게 자신있게 내뱉은 말들이 틀렸을 경우인데
(지금 읽고 있는 책에도 사실과 다른 정보가 몇 개 보인다)
뭐 정치인들과 비슷하게 학자연 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오류를 깨끗하게 인정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듯하다.
언제나 새로운 주장으로
앞선 주장을 잊히게 만드는 전략을 사용하면 그만이니까.
⠀
또 하나,
요샌 자기 전공도 아닌데 꽤나 자신있게 떠드는 사람도 여럿 보인다.
미학 전공자가, 기생충학 전공자가 정치에 관해 떠든다거나
그걸 또 무슨 언론사에서 권위있게 받아쓴다거나..
영양가라곤 홍차 찌꺼기보다 없어 보이는 말과 글들이
학위나 지위라는 배경을 힘입어 여기저기 얼굴을 들이민다.
글 읽는 사람으로서 꽤나 고약한 풍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