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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함에 담아 둔 책이 알라딘 중고로 떴을 때의 철칙은 단 하나다. 우물쭈물하지 않는다. 그것만 잘 지키면 되는데 하아...망설이다가 놓쳤다. 왜냐하면 벌써 이 달에만 책을 10만원 가까이 샀고 지금 읽는 책은 아직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고책 한 권만 사면 배송비가 붙는 터라 그렇다면 어떤 책을 끼워서 살까 보관함을 보면서 고민하다가 아직 알라딘 다이어리를 주는 책이 있어서 만일 산다면 어떤 다이어리를 고를까 생각이 생각을 낳고 그 생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그 책은 판매 완료된 후였다. 아아..남경태님..

난 이제 겨우 종횡무진 서양사 1권의 절반을 읽었을 뿐이고 서양사 2권까지가 끝나면 한국사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동양사, 맨 나중이 역사..

그래도 운이 좋아 종횡무진 서양사 1, 2권을 모두 상태 좋은 중고책으로 건졌다, 고 생각했으나 읽다 보니 가운데가 쩍 갈라져 버리는 참상이 벌어졌다. 찢어질 정도는 아니라 그냥 읽고는 있다만 가끔 중고책 상태에 화가 난다. 그리고 다시 팔려고 하면 책 상태 안 좋다고 받아주지도 않는다. 뭐냐.

그냥 종횡무진 시리즈는 나중에 진열만 해 둘 용도로 전 권을 새 책으로 사고 싶을 정도다. 그리고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돌아가신 게 너무 아까운 분이라는 것..투병 중에도 책을 쓰셨다는데 허투루 읽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럼에도 앞으로 다시 돌아가면 내용이 잘 기억도 안 나는 내 머리가 원망스럽다. 아직 내 기억력은 네로가 카이사르보다 나중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는 정도지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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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나 자격증과는 전혀 상관 없이, 말 그대로 그냥 필이 꽂혀서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이런 마음은 어느 날 갑자기 든 것이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자극을 받아 생긴 것이다.

예를 들면 ‘아이를 키우다 보니 학교 다닐 때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게 후회가 되어 늦게 시작한 공부에 의외로 재미를 붙였다‘는 이야기라든지 또는 아이를 키우지 않더라도 늦게 시작한 나홀로 공부가 꽤 즐겁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인터넷에도 많다.

오늘도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나와 비슷한 이유로 늦공부를 시작하고 그 과정을 전자책으로 출판하신 분의 블로그를 발견했다. 나와 관심사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작가, 즐겨 듣는 팟캐스트도 겹쳐서 반가운 마음에 그 분이 기록해 놓은 공부 과정들을 참조해서 나도 나만의 커리를 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영어와 역사를 공부하자. 문학은 아직은 별 관심이 없고 철학은 어렵다. ‘두 남자의 철학 수다‘라는 팟캐스트를 즐겨 듣고는 있지만 사실 완전히 이해하면서 듣는 건 아니다.

올해 상반기 안에 고 남경태 작가의 종횡무진 시리즈를 다 읽는 걸 목표로 하자. 일단은 서양사를 시작했다. 교보전자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읽은 적은 있으나 오래 돼서 다시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다.

그래도 한번 읽었다고 희미하게 기억이 남아 있긴 하다. 이것과 팟캐스트 ‘휴식을 위한 지식:전쟁사, 문명사, 세계사‘를 병행하기로 한다. 5회를 듣는 중이다.

영어는 ‘그래머 인 유즈‘ 를 인강과 병행할 생각이다. 4강까지 들었다.

매일 하면 2달 정도가 걸리는 걸로 나오지만 사실 아기 키우면서 못하는 날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하다가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자신을 너무 미워하지 말도록 하자. 어쨌든 한 만큼은 내가 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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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5만원. 내가 정한 책값이다. 이 이상은 사지 말자고 결심했지만 벌써 초과다. 보관함에 담아 둔 책이 알라딘 중고로 나오면 어쩔 수 없이 결제를 클릭하고야 만다.

<유아 식판식>은 아기를 위해 샀다. 사놓기만 하고 구경만 한 요리책들이 이미 내 손을 한 트럭은 거쳐 갔지만 이 책은 몇 번은 써 먹게 되리라.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나, 뭐라도 만들어서 먹여야 하니까. 이유식 책은 아기가 이유식을 거부해서 거의 활용하지 못했다. 이 책은 부디 종이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보게 되길.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맘카페에서 이걸 가장 많이 추천해서이다. 요리 잘하는 사람에겐 굳이 필요없다는 평도 오히려 내겐 유용하리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푸코, 바르트...>는 <철학 읽는 밤>에서 추천해서 산 책. 어려운 책은 끈기 있게 읽기 힘든 내게 괜찮은 책일 것 같아서 구입. 우치다 타츠루의 책은 한 권 읽어 본 적이 있다. <곤란한 결혼>이라는 제목인데 결혼 생활에 조금 회의가 들었을 때 읽었다(응?). 읽고 나서는 제목과는 다르게 ‘그래, 결혼에 큰 의미 따위, 기대 따윈 던져 버리고 지금 이 상태로 만족하자‘라는 기세가 되어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 내겐 참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고마운 책이나 왠지 두 번 다시 읽진 않을 것 같아서 중고로 팔아 버린 후 이번엔 생뚱맞은 철학 장르로 다시 한 번 만나게 되는 저자다. 실제로 결혼 생활에 대한 상담을 받다가 갑자기 그 사람이 돌변해 구조주의에 대해 강의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내 아이와 함께한 수학 일기>는 실은 결혼하기 전에 사서 방치만 했다가 중고로 팔아버리고 이번에 다시 산 책이다. 사실 살까말까 망설이다가(이러면 사실 안 사는 게 맞는 건데) 리뷰에 다시 혹해서 사버렸다. 아마 아기 엄마가 된 지금이라면 미혼이었을 때와는 좀 다른 마음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사실 학교 다닐 때 수학을 엄청 못했었기에 내 아이를 내가 직접 가르친다면 수학은 어떡하지, 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데 이 책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수학을 떠나 저자의 교육관에 관한 부분이랄지 마음에 닿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만 찾아 읽더라도 중고로 건진 책값은 하지 않을까 싶다.

그나저나 다음 달 장바구니는 또 찼다. 빨리 사고 싶어서 손이 드릉드릉한다. 일주일만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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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인문학에 관심은 있지만 철학은 어렵다. 본격적으로 읽을 깜냥이 못 된다. 다만 어느 순간 어렵더라도 쉬운 것부터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어찌어찌해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두 남자의 철학 수다(줄여서 두철수)‘라는 팟캐스트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거라 대화체이고 존대말이고 그래서 접근이 부드럽다. 부제도 마음에 든다. 밀려 쓴 삶을 매듭짓는 시간에 대하여. 무슨 말인지 쉽게 다가오진 않으나 있어 보인다. 표지도 예쁘다. 다른 책을 제쳐두고 이 책부터 읽기 시작한다.

분류를 하자면 철학 입문서 정도 되는 것 같다. 어렵지 않다. 왠지 기분이 좋다. 프롬, 알튀세르, 바흐찐..니체..푸코..아하하..점점 어려워진다. 내가 그럼 그렇지..

그럼에도 이 책은 참 괜찮다. 나처럼 철학을 모르는 사람도 최소한 철학이 왜 필요한지 정도는 느끼게 해 주니까. 이 책을 읽고 나는 프롬이 왠지 만만하게 느껴졌고(읭?) 이름도 처음 들어본 알튀세르가 좋아졌고 푸코는 싫어졌으며 니체의 책을 당장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보관함에는 메뚝씨(팟캐스트 진행자이자 이 책의 저자)가 추천한 책(메뚝씨는 친절하게도 난이도에 따라 책을 추천한다. 그리고 독해를 포기하고 싶을 때 그 충동을 상쇄시킬 만한 책도 추천해 준다)이 또 쌓였다.

이번 달에만 벌써 중고로 5만원 이상을 샀는데..다음달까지 기다려야하는구나. 게다가 이 책은 후속작도 출판된 상태다. 보관함에 책이 또 쌓이겠구나. 그래도 소망은 이 팟캐스트가 인기가 꾸준히 지속돼서 계속 책이 나왔으면 하는 소망이다.



#영어

성문종합영어로 독해 공부를 하겠다는 아름다운 꿈은 얼마 못 가 깨졌다. 애초에 나같이 의지박약한 인간이 세울 목표는 아니었다. 문법은 둘째치고 단어에서부터 막혔다. 문법서로는 고루할지 모르나 좋은 예문이 많아 독해 연습에는 최고라는 평에 학교 다닐 때도 보지 않았던 이 책을 선뜻 샀지만 이제 걷기 시작하는 아이가 달리기를 하려는 꼴이었다. 그래서 충분히 잘 걸을 수 있을 때까진 당분간 보류. (답지를 뜯어버려서 중고로 팔 수도 없다)

대신 <미국 보통 사람들의 지금 영어>를 읽고 있다. 일단 인터뷰를 글로 옮긴 책이라 확실히 생동감이 있다. 인터뷰집이라 영어회화, 생활영어로 분류될 책이지만 독해책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챕터마다 유의해야 할 문법 사항과 단어를 따로 짚어주고 있어서 회화책으로만 한정해 보기보단 리딩북으로 활용해도 훌륭하다는 생각이다. 편집, 구성 모두 맘에 든다. 여기까진 여타의 책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이 책 묘하게 감동적이다. 인터뷰 속에 드러난, 평범한 삶을 사는 사는 사람들의 삶이 조용히 마음을 건드린다.

아마 내가 완독하게 되는 첫 번채 영어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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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보관함은 일관성이 없다. 그때그때 눈에 띄거나 생각난 책들, 혹은 누군가의 서재에서 좋다고 한 것들을 주워담다보니 일관된 주제도 맥락도 없다. 책을 얕게 읽어서 그런 것이리라. 그렇다면 묵직하게 읽는다는 건 또 뭘까. 어렵고 진지한 책을 읽는 걸까? 흔히 말하는 고전이나 인문서 같은 책 말이다.

이젠 그저 내가 좋은 책이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이 든다. 철학자 강유원의 책들이 좋아서 다 이해하진 못해도 줄기차게 읽었던 때가 있다. 어떤 책들은 신기하게도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들로 쓰였어도 그 깊이와 아름다움은 쉬이 알아채져서 막 빠지게 된다. 강유원의 책들이 그랬다. 정신없이 빠져서 책들을 읽다가 그가 읽고 가르쳐온 책들, 즉 고전을 나도 그대로 독파하리라 다짐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나는 일리아스를 읽었다. 지독하게 재미가 없었지만 꾸역꾸역 읽었다. 읽다가 힘나라고 이걸 바탕으로 한 영화도 봤다. 영화는 재밌었지만 책은 재미 없었다. 고전이 내게 무슨 효용이 있나 싶었다. 이 책을 극찬하는 리뷰들은 차마 보기가 부끄러웠다.

어떤 책에선 나를 위로했고(어려운 책을 꼭 읽어야 할 필요는 없다) 어떤 책에선 나를 좀 더 다그쳤다(이 정도의 책은 읽어야 지성 있는 독서가로서의 근력이 키워진다).

자기계발서나 얄팍한 소설류만 읽었던 독서 단계에선 조금 벗어났지만 그 위의 단계로 가는 게 너무 어려웠다. 뇌가 살찌는 책들을 읽고 싶지만 내겐 힘들어 보여서 인문서를 읽는다 하고는 인문서를 표방한 에세이만 읽었다. 정말 괜찮은 책도 있었지만 읽고 나면 물배만 채운 것 같은 헛헛한 책도 많았다.

책을 고를 때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게 바로 알라딘 서재다. 뭔가 좋은 느낌의 페이퍼를 발견하면 그 서재 주인이 읽고 좋았다고 말하는 책들을 유심히 본다. 그리고 관심 가는 책들을 골라 담는다. 그리고 그 책들 중에서 최종 후보들만이 장바구니에 담기고 결재된다.

책을 읽는다는 건 내 귀한 시간과 돈이 투자되는 일. 이젠 책을 사는 것도 읽는 것도 신중하게 결정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모든 분야를 알 필요도 없고 모두 깊이 있어야 할 필요도 없다. 때로는 고전(을 비롯한 있어 보이는 추천 목록들) 목록 따위는 쿨하게 무시할 줄도 알아야 하고 반대로 때로는 누군가의 추천 목록을 귀하게 생각할 줄도 알아야 한다. 누군가가 내게 정말 진주를 추천한 것일 수도 있으니.

실패하기 싫다. 작년 100권 정도의 책을 사거나 빌렸으나 그 중 좋았던 책은 14권에 불과하다. 너무 낮은 타율이다. 올해는 이 타율을 좀 올리고 싶다. 허영에 찌들어 책을 읽지 않되 지적인 충족감과 만족감을 주는 독서를 하고 싶다. 욕심인가.

올해 읽고 싶은 분야는 철학, 역사이다. 둘 다 만만치 않다. 일리아스의 실패를 교훈 삼아 친절한 입문서부터 도전할 생각이다. 읽다가 힘들면? 그냥 때려치자. 돈과 시간은 한정돼 있고 책은 차고도 넘친다. 어디선가 나와 정말 궁합이 맞을 좋은 책들이 나와 인연이 닿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좀 더 쉽고 친절한 책을 찾아 읽고 어려우면 이 과정을 다시 반복하자. 부끄러워하지도, 패배감을 느끼지도 말자.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읽고 싶은 책들.
철학 듣는 밤은 리뷰가 좋고 입문서로도 좋아보여서 고른 책이다. 팟캐스트도 들어보려 했으나 육아와 살림을 하다 보니 집중해서 듣기가 힘들어서 일단 보류 중이다. 김중혁 작가와 김민식 피디의 책을 고른 이유는 나도 잘 쓰고 싶어서. 나도 매일 아침 쓰다 보면 무엇이든 잘 쓰게 될까? 독학자의 서재는 요즘 공부에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고 미국 보통 사람들의 지금 영어는 성문종합영어를 계속 보는 게 나한테 별 의미 없는, 지루한 공부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두 살 아기 키우면서 내가 원하는 만큼의 목표를 이루기는 좀 어렵겠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진 무리하지 않고 즐기듯 하고 싶다. 독서든 공부든. 돈이나 직업과 연결되지 않는 전업주부의 자기 만족이라고 해도 최소한 육아 우울증은 예방해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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