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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별은 내가 꾸는 꿈 - 반 고흐 스토리투어 가이드북
조진의 지음 / 텍스트CUBE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누가 나에게 좋아하는 화가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툴르즈 로트렉, 알폰스 무하, 에곤 쉴레 같은 아르누보 시대에 활동했던 유럽 화가들이나 윈슬로 호머, 에드워드 호퍼 같은 미국 사실주의 화가들을 얘기할 것 같은데,
그 중에서 도 딱 한 명만 꼽으라고 한다면 무조건 빈센트 반 고흐라고 답할 것이다.
사실 어릴 때는 고흐의 그림들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흐르고 전시회 등을 통해 그의 작품들을 직접 보고 난 후 감동과 전율을 잊지 못하고 지금까지 좋아하고 있다.
특히 빈센트의 삶과 죽음을 담은 러빙빈센트, 반고흐 영원의 문 같은 영화들...
그리고 동생 테오, 지인들과 주고 받은 편지를 묶은 몇 권의 책을 읽고 난 후 그동안 알고 있던 화가 빈센트가 아닌 마치 예수와 같은 성자 빈센트를 알게 되어 존경과 애정을 갖게 되었다.
여기에는 작년 6월 CGV영등포에서 진행됐던 반고흐 아트 콘서트가 촉매제 같은 역할을 해주었는데 고흐 덕후이신 조진의 작가님께서 직접 발로 뛰며 고흐를 탐구하고 새롭게 발견하신 것들을 나 같은 고흐팬들에게 전달해주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다. (스타디움관의 엄청 큰 스크린으로 고흐의 작품들을 감상하고 클래식 연주들도 감상할 수 있어서 행복했던...)
이번에 조진의 작가님이 쓰신 빈센트, 별은 내가 꾸는 꿈 이라는 책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다시 한번 그 때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고 아트콘서트에서는 시간 관계상 담지 못한 조진의 작가님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조진의 작가님은 유럽여행에서 빈센트 반고흐의 무덤을 방문했다가 감명을 받고 세계의 수 많은 미술관에서 고흐의 작품들을 따라다니며 그를 더 알기 위해 문화예술경영학 석사까지 취득하셨다니...빈센트는 죽어서도 많은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 듯 하다.


많은 인상주의 화가들이 그러했듯이 빈센트의 삶이 비극적으로 끝났다고 생각하거나 빈센트가 광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것 같다. 아마 인간 빈센트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그를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일텐데 진짜 그의 삶을 알게 되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조진의 작가님이 빈센트의 살았던 곳, 그가 앉았던 자리, 작품을 그렸던 장소같은 삶의 흔적들을 따라다니며 기록한 진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직접 찍은 사진들과 고흐의 작품들을 통해 현장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고 빈센트가 얼마나 사람들과 자연을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예술을 추구했으며 다른 사람들을 돕고 자신을 희생하는 인생을 살았는지에 대해 객관적이고 상세하게 알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작가님이 유럽을 여행하며 느꼈던 소소한 감정과 사건의 기록은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지금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두께도 꽤 두꺼운 편이고, 종이는 미술작품들이나 사진을 감상하기 좋은 재질로 되어있어서 마음에 드는 책이다. 
중요한 작품들은 이렇게 페이지 하나를 통째로 할애했기 때문에 작품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그리고 어떤 작품들은 현대에 그 장소를 다시 찍은 사진들과 같이 볼 수 있어서 더 좋았고)

러빙빈센트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아르망 룰랭의 초상도 반가웠다.

책에는 고흐의 작품들 외에도 시냑이나 고갱 같은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 또한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미술작품 감상용으로도 좋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역시 이 책이 가장 좋은 이유는 고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가이드와 함께 반 고흐의 인생의 흔적을 따라 유럽여행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만큼 다른 곳에서는 듣기 힘든 고흐의 숨겨진 이야기들과 그의 작품과 삶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고 빈센트에 대한 감동은 물론, 이 책의 저자의 열정에 대한 존경과 감동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책의 말미에는 (빈센트가 숨을 거둔) 라부여인숙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도미니크 얀센 반고흐 재단 대표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이 책은 이렇게 고흐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참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