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돼쥐보스의 서재 (돼쥐보스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31 Oct 2026 05:38:45 +0900</lastBuildDate><image><title>돼쥐보스</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492941142444402.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돼쥐보스</description></image><item><author>돼쥐보스</author><category>리뷰의 즐거움</category><title>우리 같이 망상해 - [도넛]</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591909</link><pubDate>Sun, 25 Oct 2026 16: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59190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92131594&TPaperId=1759190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73/4/coveroff/k09213159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92131594&TPaperId=1759190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도넛</a><br/>장진영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10월<br/></td></tr></table><br/><br><br>도림.<br>한동안 나는 너를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너는 나를 모르지만 나는 너를 알지.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린 거지. 네가 소설 속 주인공이 된 이상.&nbsp;<br>성은 도 이름은 림.<br>소설 『도넛』은 사전 정보 없이 읽어 나갔어. 서점사가 나의 취향을 특별히 고려해 신간 목록에 너의 조물주 장진영의 신간이라고 올려놓았잖아. 이상하고 미친 사람들이 등장해 나만 미친 게 아니라 다 같이 미쳐 있구나 안심하게 해주는 장진영의 세계관을 나 역시 좋아하지. 그러니 『도넛』을 읽어야지. 혹시.<br>도넛도. 성은 도 이름은 넛?<br>썩은 표정 짓지 말아 줄래. 이런 농담이라도 하지 않으면. 나도 알아. 내 정신 상태가 멘헤라인 걸. 그런 말은 어떻게 알았냐고. 말야. 무한한 비정형의 사이버(요즘 이런 말 안 쓰나)의 세계를 정신없이 탐닉하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되는 거지. 그런 거지.&nbsp;<br>(미친) 여자들이 나오는 소설, 영화, 드라마를 좋아해. 좋아해. 많이 좋아해. 《레이디 두아》도 《작은 아씨들》도 《구경이》도. 《도어락》도. 《낮과 밤이 다른 그녀》도. 잠깐 보다가 잠시 내려놓은 《가공 OL 일기》도. 뭔가에 미쳐 있다는 것. 뭔가에 미친 줄도 모르고 미쳐 있다는 것. 미쳐야 미친다도 이럴 때 쓰는 말일까.<br>영화 《드림》에서 아이유가 그랬잖아. 미친 세상에 미친 사람이면 그게 정상 아니냐고. 예쁜 사람이 말한 거니까 맞말이잖아.&nbsp;<br>미친 세상에 미쳐서 살아가니까 도림이 너도 나도 정상이야. 그러니 자아 비대와 자의식 과잉인 상태여도 괜찮은 거야.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누가 돌보니. 세상도 부모도 학교도 직장도 애인도 다 나를 버리고 버리려고 하는데.&nbsp;<br>도림아 왠지 있잖아. 나는 너를 활자로가 아닌 영상으로도 만날 것 같다. 그럼 소설가 선생 장진영의 가계는 좀 나아지겠지. 그렇겠지. 내가 뭘 알겠어. 빚쟁이인 주제에. 얼마 전에도 통장 만들러 갔다가 거절하지 못해서 신용카드 하나 만들고 온 내가. 은행은 내가 빚쟁이인 거 알고도 신용카드를 만들어 주네. 부처님보다 더 자비롭단 말이지. 돈 더 많이 써서 중생을 이롭게 하라는 건가. 그건 자신 있어.&nbsp;<br>낌새가 있었지만 설마 그렇겠어. 근데 내 예감이 맞는 거겠지. 하면서 너의 이야기를 읽어가다가 같이 미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감탄브라랑 마리끌레르 하트플리스 후드 집업 결제했잖아. (그런 거 사지 말고 빚이나 갚으라고 말하지마라 제발. 어떻게든 되겠지가 아니라 어차피 어떻게든 안돼. 그러니 후즐근하고 답답한 브라 정도는 버리게 해줘야지) 우리 다 같이 미치자. 너만 미쳐서야 되겠니. 그런 마음인 거지. 내 맘 알지.<br>또 이야기가 다른 데로 흘러갔네. 도림아 조만간 너 넷플릭스 시리즈로 올라올 것 같아.(근데 내 넷플릭스 계정 자꾸 해킹 하는 놈 누구야. 진짜 세상이 말세다 말세야. 넷플릭스도 끊어야 빚 갚을 수 있다고 지랄 떨지 말아주라. 이번 생에 해결 안 된다니까) 주인공은 심은경이나 고아성 어때? 내 마음대로 캐스팅. 감독이 나라면.<br>내 망상은 누가 나를 죽였고 내 행세를 하고 다니면서 사고를 저지른다는 거지.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의 내 상황이 말이 돼???????????&nbsp;<br>도림의 망상은 도넛을 만들었는데.&nbsp;<br>나의 망상은 나를 죽이는 비생산 끝판왕을 달리네.&nbsp;<br>세상이 다 나를 억까 하는 와중에도 소비를 멈추지 않는다. 나는. 내 돈 내산 『도넛』을 읽는다.&nbsp;<br>도림에게.&nbsp;<br>(다들 『도넛』 읽어봐. 내 머릿속의 미친년을 장진영에게 외주화했더니 근사한 작품으로 들고 온 거잖아. 나는 글렀어. 이제 아무것도 못 써. 서류에 이름 석 자만 적을 줄 알지. 일요일에 대출 이자 올리겠다는 톡은 왜 보내는 건데. 진짜 죽고 싶냐. 계약직으로 일하고 싶다고 두 번이나 지원했는데 면탈 시켰으면 그만 좀 해라. 미친 은행아!!!!!)<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73/4/cover150/k09213159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3730473</link></image></item><item><author>돼쥐보스</author><category>리뷰의 즐거움</category><title>이기호, 이기호, 이기호 -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580190</link><pubDate>Mon, 19 Oct 2026 10: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58019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1009&TPaperId=175801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417/83/coveroff/k4121310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1009&TPaperId=1758019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예술원에 드리는 보고</a><br/>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10월<br/></td></tr></table><br/><br><br>그래 빚쯤이야. 그거쯤이야. 살아 있는 동안은 어찌저찌해서 잘 해결되지 않겠어. 이제는 이런 마음이 든다. 한동안은 빚이라는(이왕이면 같은 발음인 빛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했지만) 그 한 음절의 말이 나의 내부와 외부를 잠식했다. 대체 이게 뭔가. 도대체 어쩌자고 이런 일이 생겨버린 건가.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이제는 이런 말도 함부로 쓰면 안 된다는 걸 안다) 빚은 지지 말자 다짐하면서 살았는데.<br>이기호의 신작 단편 소설집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는 말 그대로 소설집인데 자꾸 소설가 이기호는 소설 속 인물인 이기호로 침투해서 나를 헷갈리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나는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작가가 지면으로 들려주는 근황 보고로 읽어 버렸다. 자주 한동안 침울하고 함께 억울해 했다. 그래요. 작가 님. 사는 게 내 맘대로 내 뜻대로 되지 않더라구여.(귀여운 척 하는 거 아니고 종결 어미를 여라고 쓰면 제 자신이 조금 유머러스하게 느껴져서 그래여. 그러면 작금의 상황이 가볍게 느껴져여)<br>대놓고 소설 곳곳에 주인공의 이름을 이기호라고 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그러니 오해든 이해든 오독이든 제 마음대로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읽어 나갔습니다.&nbsp;<br>첫 번째로 실린 소설 「마음은 언제 휘어지는가-반감기」에서 나는 이미 실신했다. 옛 제자에게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전화 폭탄 테러를 당하는 교수 이기호. 연로하신 아버지가 그의 명의로 땅을 샀다가 사기를 당해서 사억이 넘는 빚을(사억이 넘는 빛이라고 쓰면 얼마나 좋았을까) 갚아 나가는 생활인 이기호. 그런 이기호 때문에 내 빚은 귀엽게 느껴졌다.(작가 님. 죄송해여. 남의 불행을 보면서 나의 불행을 별거 아닌 걸로 여기는 이기적인 현대인 여기 한 명 추가여. 정신승리든 행복 회로를 돌리든 제 마음대로 할 거예여. 일단 망해버린 제 생활을 복구해야 되잖아여)<br>제목 그대로 나와 당신들의 마음은 언제 휘어지는가. 별 뜻 없이 던졌던 말 한마디 의미 없이 보냈던 문자 하나에도 그렇게 이상하게 마음이 휘어진다. 이기호의 제자 성우정은 문학이 소설이 어떤 감정으로 쓰이고 대해야 하는지 질문하는 자다. 그런 애에게 선생 이기호는 자신만 재미 있는 농담을 한다. 아니 너 잘 되라고 위로로 가장한 농담을. 휘어진다, 우정의 마음은. 이기호의 전화번호를 노출해 놓고 너의 마음도 휘어지길 바란다는 마음.&nbsp;<br>두 번째에 실린 소설 「젊은 유령은 어떻게 말하는가」는 더 가관이다. K군에 위치한 서점에서 북토크를 하게 된 소설가 겸 교수 이기호. 한 시간 넘게 간 곳에서 마주한 독자는 다섯 명. 나중에야 알지만 그중에 한 명은 유령이다. 또 나중에야 밝혀지지만 그 유령의 정체는. 여기까지. 궁금하면 꼭 책 읽어보기. 지방에서 교수를 하며 소설을 쓰는 일. 생계를 유지하고(빚도 갚아야 하고) 인성이 쓰레기 되지 않기 위해 다독이면서 살아가는 일. 젊은 유령은 그런 이기호에게 조언 내지는 충고를 해줄 수 있을까.&nbsp;<br>코로나라는 역병, 을 기억하는가. 많이 이상하고 기이하던 시절. 사람들 간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얇은 마스크 한 장이 나를 지켜주리라 믿어야 했던 시절. 「중족골은 어디인가」는 코로나 시절을 지나는 교수 이기호의 병원 생활기를 그린다. 뜬금없이 롱보드라는 덕통사고를 당한 뒤 진짜 사고를 당한 교수 이기호. 롱보드 영상에 몰입하다가 쿠팡에서 롱보드를 구매해서 롱보드 위에 타자마자 우리 몸에 그런 곳이 있었어 존재도 몰랐던 중족골을 다친다.&nbsp;<br>병원에서 진짜 감금 생활을 하는(코로나 시절이니까. 코호트 격리를 당해버린다) 불쌍한 주인공 이기호는 그곳에서 매일 새벽에 외출을 하는 환자 홍성곤 씨를 만난다. 그의 정체 역시 소설 말미에 드러난다.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에 실린 소설들은 정의란 무엇인가를 비틀어 묻는다. 당신은 당신 안에 정의라는 이제는 사어가 되어버린 단어를 가지고 있는가. 무엇이 옳고 그른지 당신 만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가.<br>대망의 이 소설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소설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가 나온다. 이게 리뷰야 자기 연민 가득한 넋두리야 생각하면서 읽느라 지루했죠? 궁금한 건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의 해설일 텐데. 근데 그건 많이 배우신 평론가들이 써 주실 거라니까여.&nbsp;<br>소설 한 편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는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기대를 가지고 썼다기 보다 더럽고 억울해서 그럴듯한 보고서 형식을 가져와 소설로 써 재꼈다고 보는 게 좋겠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예술원이라는 단체의 횡포와 만행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데 어쩌면 좋냐 골몰의 끝에 나능 소설가니까 소설로 쓴다의 기세로 쓰였다,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는.&nbsp;<br>기준이 뭐냐. 대체. 예술원에 회원으로 뽑히는. 임기는 종신. 한 번 뽑히면 개꿀 빨 수 있는 그곳 예술원은. 회원에게는 죽을 때까지 정액 수당 180만 원이 나온다고. 우리나라가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나라 안에 도둑들이 너무 많다는 대선 때마다 허무맹랑한 공약을 걸고 나오는 그분의 말씀이 들어맞는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소설이지만 소설로 읽히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그득그득한 소설집,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nbsp;<br>'아주 가끔 정직하고, 대부분은 끔찍'한 작가는 유령을 보고 중족골이 부러지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러 가기도 한다. 생활이 그렇다. 치사하고 억울하고 슬프다. 매달 상환일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살아간다. 세상이 나를 억까하면 억까하는 대로 내버려두고 차 안에서 소설을 쓰고 상대가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차마 면전에서 티를 내지 않는 사회인의 얼굴을 하면서 모멸을 참는다.&nbsp;<br>문학을 하겠다고 까불다가 생활에 매몰된 채 시간을 갖다 버리면서 살았다. 휘어진 마음을 펴지는 못하고 그 마음은 꼬여갔다. 이제는 좋은 것에 좋다고 먼저 말하지 않게 되었다. 약점을 찾고 조롱하는 나 자신을 쿨하다고 여긴다. 어쩌다 이렇게 되어 버렸을까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를 탓하고 나를 혼내지 않는다. 실패하고 슬퍼하고 한동안 누워 있어도 괜찮다고 응원한다.&nbsp;<br>엉망이 되어 가지만 그건 내 마음이 그런 거고. 세상은 엉망이 되는 걸 지연해야 한다.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는 그런 마음으로 쓰였다. 너무 거창한 거 아니냐고? 그러면 안 돼? 소설로 뭘 할 수 있는데라는 무식한 질문에 소설가 이기호는 이렇게 답한 거라니까. 오랫동안 열혈 숨은 독자로 살아온 내가 그렇다면 그런겁니다요.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보고 말씀하셔요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417/83/cover150/k4121310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4178346</link></image></item><item><author>돼쥐보스</author><category>리뷰의 즐거움</category><title>나진 - [우리 착한 나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534844</link><pubDate>Thu, 24 Sep 2026 15: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53484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7513&TPaperId=175348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258/13/coveroff/893747751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7513&TPaperId=1753484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리 착한 나진</a><br/>이서수 지음 / 민음사 / 2026년 09월<br/></td></tr></table><br/><br><br>비록 우리가 소설이라는 허구의 세계에서 만났지만 나진 님.<br>부정적이거나 망상으로 생각이 빠져들 것 같으면 말 그대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난다. 청소기라도 돌린다. 힘이 남아 있다면 바닥을 닦는다. 그러고 다시 눕지만 먼젓번의 부정과 망상은 어느 정도 사라져 있다. 그런 유튜브를 본다. 면접 브이로그, 백수 브이로그, 직장인 브이로그. 영상 속 그 혹은 그녀들은(대부분 그녀들이 많다.) 바쁜 아침 시간에도 필사를 하고 아침을 차려 먹고 부지런히 걸어서 커피를 사 들고 출근을 한다. 면접에 떨어진 썰도 간간이 들려준다.&nbsp;<br>어떻게든 없는 힘을 찾아서 힘을 내고 있다. 왜 우리는 힘을 내야 할까 소심하게 반항해 보지만 이대로 곤두박질치면 안 되기에 어떻게든. 힘을 내면서 겨우.&nbsp;<br>이서수의 장편소설 『우리 착한 나진』을 읽는 도중 과거의 기억이 소환되면서 한참 옆으로 돌아누워야 했다. 그래야 눈물 닦는 게 편하니까. 소설의 첫 문장.&nbsp;<br>"여기서 뭐 하세요?"&nbsp;(이서수, 『우리 착한 나진』中에서)<br>는 과연 도발적이다. 우리의 주인공 나진이 출근길 자신의 집 앞에 앉아 있는 낯선 사람에게 건네는 질문이지만 한숨 쉬는 게 일과인 나에게 던지는 질문 같아서 한참 동안. 소설의 첫 문장만 보다가 어떤 답을 해야 할지 몰라서 책을 배에 얹어 놓은 채. 나는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걸까. 갑작스러운 화두에. 뭐 하긴. 책 읽고 있지. 정병 걸리지 않으려고. 점점 소진되어 가는 사회성을 바라만 보고 있지. 그래도 독서가 나의 엉망진창 인생을 구해주진 않을까 기대하면서.&nbsp;<br>『우리 착한 나진』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착한 나진이 주인공이다. 요즘에는 착하다는 말이 칭찬이 아니라지. 그건 그냥 너를 이용해 먹기 좋다는 뜻인 거라지. 나도 착하다는 말을 최근에 다시 들었는데 예전이라면 안 하던 질문 제가 뭐가 착한데요라고 되물을 뻔했다. 순수하게 나의 성격적 특성을 칭찬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모난 마음이 든다. 착하다는 말에. 착하다면서 치켜세우고 이용하고 사기 치고.&nbsp;<br>나진의 바쁜 출근길을 혼란스럽게 만든 이는 나진이 스물세 살에 국어 과외를 한 학생 다혜였다. 15년 전의 과거 사람이었던 인물이 현생에 갑툭튀 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집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그날부터 나진은 다혜와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 우리 착한 나진은 다혜에게 나가달라는 말도 못 하고 그녀와 함께 밥을 먹고 하나뿐인 화장실을 같이 쓴다. 이쯤 되면 과거에 그들에게 어떤 모종의 일이 있으리라 짐작할 수 있겠지.&nbsp;<br>조금 아니 많이 불편한 동거 생활이 계속될 줄 알았다. 나진이 부동산 사기를 당하기 전까지는. 대출 없이 간신히 모은 돈으로 전세 계약을 한 나진은 집주인의 계좌가 아닌 집주인의 남편 계좌로 전세금을 이체했다. 이중 계약이었다. 전 재산을 잃은 나진은 다혜가 이끄는 대로 집을 옮겼다. 다혜가 구한 집에서 다혜가 차린 밥으로 다혜의 생활비로 하루하루를 버텨 나갔다. 회사에서도 잘리고. 착한 나진은 혼잣말을 시작했고 혼잣말 끝에는 욕을 했다.&nbsp;<br>욕이라도 하지 않으면 나진은.<br>미쳐도 단단히 미쳐서 자신을 그 지경으로 만든 세상에 복수를 할 수도 있었겠지. 살아온 기간 내내 착하다는 말을 들어온 나진이기에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나쁘게도 굴지 않았다. 그런 나진에게 도대체 왜. 부동산 사기가 찾아온단 말인가. 하루에 열두 번 아니 골백번도 더 생각했다. 왜 나에게. 왜왜왜왜왜.&nbsp;<br>『우리 착한 나진』은 정의를 묻지도 구현하지도 않는다. 화려한 복수도 없다. 새로 이사 간 집의 주인(예전에는 집주인과 같이 사는 게 끔찍했는데 이젠 그게 안전을 보장하는 일이 되었다.) 할아버지와 막걸리를 나눠 마시고 집 밖에 나가는 걸 무서워하는 강아지 찐빵과 봄과 여름을 보낸다. 일주일에 사흘, 하루에 네 시간씩 냉면집에서 홀서빙 하는 일을 구한다.&nbsp;<br>나진의 겨울은 혹독했다. 봄과 여름을 살아내는 동안 나진은 우리 착한 나진에서 나진 씨가 된다. 상황을 모면하기 좋게 표현하는 우리와 착한을 봄과 여름 동안 떼어낸다. 비로소 나진으로서 살아간다.&nbsp;<br>그러나 이제 나진은 안다. 사기는 진심과 무관하다. 오히려 어떤 역할을 부여받고서 그 현장에 밀어 넣어지는 것이다. 나진이 경험한 사기는 그랬다. 그리고 지금 이상우와 엮여서 놓인 상황도 그랬다. 나진은 화가 치밀었다.&nbsp;"좆도 모르면서."(이서수, 『우리 착한 나진』中에서)<br>나진 님 아니 나진 씨 아 이것도 아니고.&nbsp;<br>나진. 열심히 빼고 그냥 살아가요, 가을을.&nbsp;<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258/13/cover150/89374775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2581394</link></image></item><item><author>돼쥐보스</author><category>리뷰의 즐거움</category><title>아르고스-이승형 - [아르고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511064</link><pubDate>Sat, 12 Sep 2026 09: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51106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130441&TPaperId=1751106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1/21/coveroff/k34213044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130441&TPaperId=1751106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르고스</a><br/>이승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8월<br/></td></tr></table><br/><br><br>
<br>길치인&nbsp;나는&nbsp;면접장을&nbsp;찾지&nbsp;못해서&nbsp;헤맸다.&nbsp;겨우&nbsp;발견한&nbsp;입구로&nbsp;들어갔고&nbsp;들어가서도&nbsp;교육실을&nbsp;찾지&nbsp;못해서&nbsp;두리번거렸다.&nbsp;그런&nbsp;나에게&nbsp;한&nbsp;사람이&nbsp;다가왔다.&nbsp;면접&nbsp;보러&nbsp;오셨어요?&nbsp;작은방으로&nbsp;들어가&nbsp;신분증을&nbsp;주고&nbsp;이름을&nbsp;적었다.&nbsp;면접비라며&nbsp;상품권을&nbsp;주었다.&nbsp;잠깐&nbsp;울컥했다.&nbsp;겨우&nbsp;이런&nbsp;걸로&nbsp;가지고&nbsp;생각하겠지만&nbsp;면접이라고&nbsp;불러놓고&nbsp;신변잡기적인&nbsp;질문만&nbsp;하고&nbsp;불합격&nbsp;문자&nbsp;한&nbsp;통을&nbsp;보내는&nbsp;곳이&nbsp;대부분이었다.&nbsp;<br><br>정규직&nbsp;아닌&nbsp;계약직.&nbsp;기간의&nbsp;정함이&nbsp;있는.&nbsp;그런&nbsp;곳인데도&nbsp;면접자들이&nbsp;많았다.&nbsp;옆이나&nbsp;앞에&nbsp;앉은&nbsp;상대를&nbsp;보지&nbsp;않기&nbsp;위해&nbsp;제31회&nbsp;한겨레문학상&nbsp;수상작인&nbsp;이승형의&nbsp;『아르고스』를&nbsp;펼쳤다.&nbsp;일상에서&nbsp;잃은&nbsp;자신감을&nbsp;비현실에서&nbsp;얻고&nbsp;싶었다.&nbsp;쿠팡의&nbsp;물류센터가&nbsp;있는&nbsp;김해시(이런&nbsp;대범함이&nbsp;좋다.&nbsp;지명과&nbsp;기업체를&nbsp;숨기지&nbsp;않는다.&nbsp;익명성&nbsp;뒤로&nbsp;안전하게&nbsp;숨지&nbsp;않는다.)로&nbsp;일하러&nbsp;온&nbsp;계약직&nbsp;야간&nbsp;구급&nbsp;대원인&nbsp;정재일이&nbsp;소설의&nbsp;주인공이다.&nbsp;<br><br>서울&nbsp;그것도&nbsp;강남에서&nbsp;피부과를&nbsp;운영한&nbsp;재일은&nbsp;욕심을&nbsp;부리다가&nbsp;망한다.&nbsp;망함.&nbsp;망함.&nbsp;망함.&nbsp;망해서&nbsp;서울에서&nbsp;3만&nbsp;7000원의&nbsp;시외버스비를&nbsp;내고&nbsp;김해로&nbsp;내려온다.&nbsp;작업장&nbsp;온도는&nbsp;38도.&nbsp;한&nbsp;시간에&nbsp;네&nbsp;번&nbsp;분류장을&nbsp;왕복하면서&nbsp;쓰러지거나&nbsp;다친&nbsp;사람들이&nbsp;있는지&nbsp;살핀다.&nbsp;재일은&nbsp;곧&nbsp;이곳&nbsp;작업자들이&nbsp;이상하다는&nbsp;것을&nbsp;깨닫는다.&nbsp;그들은&nbsp;심야에&nbsp;일을&nbsp;하면서도&nbsp;전혀&nbsp;지치거나&nbsp;힘든&nbsp;기색이&nbsp;없다.&nbsp;교대조가&nbsp;와도&nbsp;물러나지&nbsp;않는다.&nbsp;잠을&nbsp;잃은&nbsp;사람들.&nbsp;<br><br>『아르고스』는&nbsp;곧바로&nbsp;이야기로&nbsp;돌진한다.&nbsp;망한&nbsp;의사&nbsp;재일은&nbsp;자신의&nbsp;신분을&nbsp;숨기고&nbsp;빚을&nbsp;변제하기&nbsp;위해&nbsp;쿠팡&nbsp;물류센터에서&nbsp;김해사랑상품권으로&nbsp;일급을&nbsp;받는&nbsp;삶을&nbsp;받아들인다.&nbsp;그에게&nbsp;선택이란&nbsp;없다.&nbsp;선택은&nbsp;가진&nbsp;자들의&nbsp;특권이다.&nbsp;왜&nbsp;계약직으로&nbsp;일하냐고?&nbsp;정규직과&nbsp;계약직을&nbsp;선택할&nbsp;수&nbsp;있는&nbsp;권한이&nbsp;내겐&nbsp;없거든.&nbsp;소설의&nbsp;시작이&nbsp;흥미로워서&nbsp;이대로&nbsp;책을&nbsp;읽고&nbsp;싶었지만&nbsp;이름이&nbsp;적힌&nbsp;명찰을&nbsp;걸고&nbsp;사람들과&nbsp;면접장으로&nbsp;들어갔다.&nbsp;<br><br>이제는&nbsp;안다.&nbsp;문을&nbsp;열고&nbsp;들어가면.&nbsp;온도와&nbsp;습도와&nbsp;분위기와&nbsp;서류&nbsp;넘기는&nbsp;제츠처&nbsp;같은&nbsp;것으로.&nbsp;마냥&nbsp;없던&nbsp;눈치가&nbsp;면접장에서만&nbsp;생긴다.&nbsp;상품권과&nbsp;생수&nbsp;한&nbsp;통만&nbsp;챙기겠네.&nbsp;떨어질&nbsp;거라는&nbsp;뜻이다.&nbsp;얼른&nbsp;집에&nbsp;가서&nbsp;『아르고스』를&nbsp;읽어야지.&nbsp;재일은&nbsp;수아를&nbsp;발견한다.&nbsp;아니&nbsp;수아가&nbsp;재일에게&nbsp;발견된다.&nbsp;재일은&nbsp;의사의&nbsp;촉으로&nbsp;물류센터&nbsp;노동자들에게서&nbsp;신체적인&nbsp;이상을&nbsp;감지한다.&nbsp;잠을&nbsp;자지&nbsp;않고&nbsp;24시간&nbsp;동안&nbsp;물건의&nbsp;바코드를&nbsp;찍는다.&nbsp;음식을&nbsp;먹지도&nbsp;않는다.&nbsp;로봇처럼.&nbsp;잠을&nbsp;자지&nbsp;않음으로써&nbsp;그들은&nbsp;돈을&nbsp;번다.&nbsp;잠을&nbsp;거래하고&nbsp;잠이&nbsp;화폐가&nbsp;된다.&nbsp;<br><br>잠을&nbsp;자지&nbsp;않은&nbsp;인간은&nbsp;인간으로서의&nbsp;감각을&nbsp;잃어간다.&nbsp;심장&nbsp;박동은&nbsp;빨라지고&nbsp;감정을&nbsp;잃는다.&nbsp;빚&nbsp;3억을&nbsp;갚기&nbsp;위해&nbsp;재일은&nbsp;그들에게서&nbsp;피를&nbsp;뽑는다.&nbsp;잠을&nbsp;자지&nbsp;않아도&nbsp;피로가&nbsp;느껴지지&nbsp;않는&nbsp;약이&nbsp;만들어진다면&nbsp;그&nbsp;약을&nbsp;자신이&nbsp;만들&nbsp;수&nbsp;있다면.&nbsp;재일은&nbsp;점점&nbsp;자신이&nbsp;잠을&nbsp;잃은&nbsp;것도&nbsp;모른&nbsp;채&nbsp;혈청을&nbsp;얻기&nbsp;위해&nbsp;노동자들의&nbsp;팔에&nbsp;주사기를&nbsp;꽂는다.&nbsp;그곳에서&nbsp;오직&nbsp;수아만이&nbsp;잠을&nbsp;자고&nbsp;꿈을&nbsp;꾼다.&nbsp;서로의&nbsp;존재를&nbsp;자각한&nbsp;두&nbsp;사람은&nbsp;선택이란&nbsp;걸&nbsp;할&nbsp;수&nbsp;있을까.&nbsp;<br><br>잠을&nbsp;자지&nbsp;않고&nbsp;피로를&nbsp;느끼지&nbsp;않으면&nbsp;더&nbsp;많은&nbsp;일을&nbsp;할&nbsp;수&nbsp;있지&nbsp;않을까.&nbsp;돈을&nbsp;더&nbsp;많이&nbsp;벌&nbsp;수&nbsp;있지&nbsp;않을까.&nbsp;『아르고스』는&nbsp;그러한&nbsp;물음에서&nbsp;출발하는&nbsp;소설이다.&nbsp;소설의&nbsp;제목이기도&nbsp;한&nbsp;아르고스는&nbsp;물류센터의&nbsp;물동량을&nbsp;관제하는&nbsp;AI&nbsp;시스템이다.&nbsp;그리스&nbsp;신화에&nbsp;나오는&nbsp;100개의&nbsp;눈을&nbsp;가진&nbsp;거인은&nbsp;오늘&nbsp;주문&nbsp;내일&nbsp;도착이라는&nbsp;입력어를&nbsp;실행하기&nbsp;위한&nbsp;눈으로&nbsp;오늘날&nbsp;새롭게&nbsp;태어났다.&nbsp;밤과&nbsp;잠을&nbsp;뺏긴&nbsp;사람들을&nbsp;곁에&nbsp;두고.&nbsp;<br><br>일만&nbsp;남은&nbsp;인간이라는&nbsp;소설의&nbsp;문장이&nbsp;면접장에서부터&nbsp;나를&nbsp;따라왔다.&nbsp;경력이&nbsp;없어서&nbsp;때론&nbsp;경력이&nbsp;많아서.&nbsp;뽑지&nbsp;않겠다는&nbsp;건데.&nbsp;대체&nbsp;어쩌란&nbsp;말인지.&nbsp;일이&nbsp;나를&nbsp;구차하게&nbsp;만든다.&nbsp;일이&nbsp;나를&nbsp;형편없는&nbsp;사람으로&nbsp;만든다.&nbsp;내일은&nbsp;모르겠으니&nbsp;오늘은&nbsp;잠을&nbsp;자고&nbsp;꿈을&nbsp;꿔야겠다.&nbsp;그게&nbsp;지금&nbsp;일을&nbsp;빼앗긴&nbsp;내게&nbsp;남은&nbsp;최고의&nbsp;복지니까.&nbsp;<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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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1/21/cover150/k34213044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912119</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