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돼쥐보스의 서재 (돼쥐보스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29 May 2026 06:55:08 +0900</lastBuildDate><image><title>돼쥐보스</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492941142444402.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돼쥐보스</description></image><item><author>돼쥐보스</author><category>리뷰의 즐거움</category><title>인생 임시 보관 중-가키야 미우 - [인생 임시 보관 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295177</link><pubDate>Sun, 24 May 2026 22:3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29517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048040&TPaperId=1729517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18/37/coveroff/897604804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048040&TPaperId=1729517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생 임시 보관 중</a><br/>가키야 미우 지음, 김윤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후회를 남기며 살지 말자고 다짐해 봐도 살아가기는 늘 후회의 연속이다. 어제 많이 먹었어. 그 말은 하지 말 걸. 거기에 가지 않았어야 했는데. 같은. 과거의 나를 미워하고 원망한다. 과거의 가장 깊은 후회의 순간이 있기 마련인지라 가키야 미우의 『인생 임시 보관 중』은 흥미로운 소설이다.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중학생의 나로 돌아가는 이야기. 뻔한 시간 여행의 소재이긴 하지만 인생을 새로 시작하고 싶다의 열망을 가지면서 살고 있기에 『인생 임시 보관 중』을 즐겁게 읽었다.&nbsp;<br>63세의 마사미는 오타니 쇼헤이의 만다라 차트를 보며 많은 생각에 잠긴다. 세계적인 야구 선수가 되기 위해 오타니는 목표를 세우고 실천을 한다. 인생의 계획표를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한 그만의 치열한 노력에 감화를 받기보다 남성이기에 가능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가져도 오타니는 그의 커리어가 중단되지 않는다.&nbsp;<br>반면에 그녀 자신은 전문대를 나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정규직 일자리는 갖지 못하고 파트 타이머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다. 남편과는 대화 자체가 불가하다. 무엇을 하며 지금까지 살았나 슬픔과 후회로 가득한 어느 날 카페에서 오타니를 흉내 내어 만다라 차트를 적어간다. 지금 시대에 여성으로서 살아가기는 불합리하다는 생각에 실현 가능성은 없지만 해보고 싶은 목표를 쓴다. 그러다 만다라 차트의 가운데로 빨려 들어간다.&nbsp;<br>눈을 뜨니 중학생이 되어 있다. 결혼하기 전 성인 기타조노로 불리는 마사미는 63세에서 중학생으로 인생 2회차를 살게 된다. 한 번 살아봤으니 후회나 미련 따위는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솟아오른다. 각성한 기타조노는 세상을 바꿔보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쓴다. 『인생 임시 보관 중』은 그런 소설이다. 시간 여행, 여성 인권, 남존여비 같은 닳고 닳은 소재로 새로운 세계를 펼쳐 놓는다.&nbsp;<br>영웅의 이야기는 아니다. 중학생으로 돌아간 기타조노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여성 비하의 노래 가사를 쓴 작사가나 문부성 장관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지만 답장은 받지 못한다. 부단히 노력하지만 기타조노의 인생 2회차의 시간은 만만치 않다. 사이다 같은 시원한 에피소드는 없다. 읽어갈수록 답답하다. 나의 현실조차 바꾸지 못하는데 세상을 바꿀 생각을 꿈꾸다니 어리석다고 느낄 뿐이다.&nbsp;<br>그러다가 소설의 마지막에 가면 답답함과 어리석음을 해소해 준다.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묘책을 들려준다. 두 번 살지 못하는 인생.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내가 벌인 일을 수습하면서 살아가야 할 오늘이 있을 뿐이다. 미래는 더더욱 알 수 없고. 그저 오늘 하루가 나에게 주어진다. 오늘은 슬프고 싶지 않아. 그거면 된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18/37/cover150/897604804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183700</link></image></item><item><author>돼쥐보스</author><category>리뷰의 즐거움</category><title>욕심 맞아? 욕심 아닌데! -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 월급사실주의 2026]</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295024</link><pubDate>Sun, 24 May 2026 21: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29502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138787&TPaperId=1729502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97/69/coveroff/k23213878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138787&TPaperId=1729502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 월급사실주의 2026</a><br/>강보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우연이겠지만 서류 몇 장을 받는 일이 끝나고서야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2026년 소설집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에 실린 첫 번째 소설 강보라의 「우리의 투어」를 읽었다. 총 네 장의 서류를 받기까지 지난한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언젠가 이 경험을 기억해서 소설로 써봐야지 혹은 리얼리즘 시로 써야지 결의를 다졌다.<br>「우리의 투어」에는 그동안 내가 겪은 일이 담겨 있었다. 그러니 나는 한 발 아니 두 발, 세 발 늦은 거다. 나만의 특수한 경험이라고 착각했다가 소설을 읽으면서 현실로 돌아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에 실린 첫 번째 소설 강보라의 「우리의 투어」에 자세히 나온다. 나 대신 작가님이 수고를 맡아주셨다. 제가 다른 평행 우주에서 강 작가님을 만났던가요. 왜 이렇게 다 알고 계시죠?)<br>일 년을 넘게 기다렸는데 한 시간을 못 기다릴까. 좁은 의자에 앉아서 이름이 불릴 때까지 초조해서 또 얼굴이 뜨거워졌다. 조금만 긴장이 되거나 슬퍼지면 얼굴이 빨개진다. 그렇게 빨개진 얼굴로 서류에 이름을 적고 사인을 하고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굽신거리는 게 성격이 된 것 같다. 살다 보니.&nbsp;<br>『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에 실린 소설들 전부 다 내 이야기 같아서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읽는내내 얼굴이 뜨거웠다. 예민한 얼굴을 잘 달래주면서 살아야 하니 피곤하다. 소설을 순서대로 읽지 않고 목차를 보고 흥미가 당기는 이야기를 먼저 읽었더니 처음 읽은 소설은 성혜령의 「퇴직금 돌려받기」였다. 퇴직금. 퇴직금. 퇴직금.&nbsp;<br>정신병 걸린 사람처럼 퇴직금이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쓴 이유는 「우리의 투어」에 자세히 나온다. 이쯤 되면 궁금해서라도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을 구매 혹은 대출해서 읽어보시겠죠. 안물안궁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서도요.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하다. 내가 먼저 쓰려고 했는데. 강보라 작가님이 먼저 써버려서. 다시 「퇴직금 돌려받기」로 돌아가자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나의 현재 상태를 대신 말해주고 있어서 또 놀라움으로 한가득.&nbsp;<br>책의 제목대로 일하면서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 맞다. 그럼에도 적어도 괴롭힘당하면서 일하고 싶지는 않다. 임금 체불은 노노노이고. 소박한 바람인데 바람으로만 남을 것 같아 두렵다.&nbsp;<br>-경희야. 나는 사려고 사는 것 같아. 자꾸 뭘 사고 있어. 어쩔 때는 택배가 왔는데 뭘 시켰는지 내가 모를 때도 있다.&nbsp;-나 명품백 살까봐.&nbsp;경희의 말에 지우가 멈칫하더니, 임실장의 가방을 손으로 가리켰다.&nbsp;-아까 들어올 때 봤는데, 저거 뭐냐?경희는 뜸을 들이다 말했다.&nbsp;-나 명품백이 필요한가봐....-경희야, 가방 사. 백 개 사. 그게 뭐 별거라고. 그냥 카드 할부로 긁어.지우가 목련을 가리키며 말했다.&nbsp;-진짜 가지기 어려운 건 저런 거야. 저 주먹만한 목련꽃을 살 수 있겠어? 사서 주머니에 넣고 한 달 두 달 간직할 수 있겠냐고.(『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박연준 「경희와 경희 아닌 것」中에서)<br>또 나는 열심히 하는 근성을 버리지 못하고 출근 시간 한 시간 전에 미리 가 있다. 가방에서 오늘의 간식과 도시락을 꺼내 정리하고 칡차 티백을 우려내서 물을 마신다. 경희 엄마처럼 말이다. 여름 바지를 주문하고 홍당무 얼굴을 진정해 줄 크림을 찾아다니면서 일을 한다. (옷은 꼭 매장에서 소재를 만져보고 사자. 바지 구매 실패해서 개우울.)<br>앞으로 내 미래 따위 어떻게 될지 생각하는 것보다 15초 쇼츠마저도 힘겹게 보여주는 휴대전화를 바꿀지 말지 고민하는 게 미래지향이고 건설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휴대폰 사. 백 개 사. 그게 뭐 별거라고. 그냥 카드 할부로 긁어.그러려면 신용카드부터 만들어야 하는데. 될까. 카드 할부로 사는 것도 권력이잖아.&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97/69/cover150/k23213878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976963</link></image></item><item><author>돼쥐보스</author><category>리뷰의 즐거움</category><title>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김남숙 - [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272355</link><pubDate>Tue, 12 May 2026 16: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27235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1953X&TPaperId=1727235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958/60/coveroff/893741953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1953X&TPaperId=1727235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a><br/>김남숙 지음 / 민음사 / 2023년 01월<br/></td></tr></table><br/><br><br>어떻게 하다 보니 매주 금요일 밤에 술을 마시게 되었다. 다른 요일에도 마셔볼까 시도해 보려다가 그만두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니 그러고서 일하러 가야 하니 술까지 마셔 버리면 이도 저도 안 되는 피곤한 하루를 보낼 상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금요일 밤은 관대하다. 내일이 토요일이라서. 오늘 밤만은 뇌 빼고 내일에 대한 두려움 없이 마셔도 된다는 여유로움에 마음이 가벼워진다.&nbsp;<br>그러니 이번 주 금요일에도 술을 마시겠지. 생각했겠지만. 이번 주 금요일은 안 마실 예정이다. 예정이라서 마시는 거 아니야 하겠지만 김남숙의 에세이 『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을 읽고 큰 아니 작은 그것도 아닌 중간 크기의 깨달음을 얻었다. 김남숙은 소설가인데 나는 그의 소설을 한 편도 읽지 않고 에세이만 읽고. 언젠가는 소설도 읽겠지만 허름하게 누워서 읽은 『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이 내 마음을 쓰윽 만지고 갔다는 것.&nbsp;<br>『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을 읽은 독자들은 유추가 되겠지만 그는 술을 꽤 즐겨 하는 사람인 듯하다. 글의 시작부터 자신을 새해 인간이라고 밝히면서 여전히 술을 마신다고 했으니까. 중간에 가서도 끝에 다다라서도 술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잠을 잘 못 자고 사람들을 자주 만나지만 공허함을 이기지는 못하는. 소설가와 생활인의 자아가 충돌하면서 요즘의 나처럼 황동만(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의 울다가 잘 웃는 유쾌한 주인공)처럼 불안을 친구 삼아 사는 듯하다. 그래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유추이자 추측.&nbsp;<br>소설가가 되었지만 생활을 해야 하니 일을 다닌다. 치과에서 근무하기도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가방에는 책 한 권씩을 가지고 다닌다. 꼭 나 같네. 전부 읽지는 못하지만 가방에 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문학을 놓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연체 문자와 독촉 전화를 받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여기는 지옥이다. 가만한.&nbsp;<br>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모두 죽는다는 것. 그러니 더 이상 불안해하지도 애를 쓸 필요도 슬퍼할 필요도 없다. 미지(드라마《미지의 서울》에 나오는 고졸에 서른, 백수이기도 한 주인공)의 할머니가 울고 있는 미지에게 해주는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알 수 없다는 말을 되뇐다.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다음날 숙취를 껴안고 일어나는 게 불안을 이길 수 있다면 그렇다면 소설가의 하루로써 어쩔 도리가 없다는 말이다. 그냥 그래도 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nbsp;<br>부디 이런 오늘이 최선이었기를 바라는 것도. 술을 그만 마셔야 소설을 쓰지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이 살짝 있지만 많이 먹고 많이 취해서 많이 괴로워봐야 그만해야지 깨닫는 거다. 평일에는 장시간의 노동 때문에 책을 읽기 힘들어 책을 사는 걸로 문학하고 싶은 마음을 달랜다. 성공은 바라지도 않지. 애초에 그딴 게 나한테 올 리가 없으니까. 동만이의 말처럼 불안하지 않게 사는 거. 가만한 지옥에서의 유일한 소망이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0958/60/cover150/893741953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09586040</link></image></item><item><author>돼쥐보스</author><category>리뷰의 즐거움</category><title>프라이즈-무라야마 유카 - [프라이즈]</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255857</link><pubDate>Sun, 03 May 2026 21: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25585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034508&TPaperId=1725585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158/69/coveroff/k34203450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034508&TPaperId=1725585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프라이즈</a><br/>무라야마 유카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br/></td></tr></table><br/><br><br>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의 주인공 황동만은 20년째에 영화감독 준비 중이다. 대 여섯 편의 시나리오를 썼으며 그 사이 자신이 속해 있는 8인회 멤버들은 감독 데뷔를 하거나 꽤 괜찮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 동만만 그러고 있다. 그러고 있다는 건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는 뜻. 시나리오 작가도 감독도 되지 못한 채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nbsp;<br>소설 『프라이즈』의 주인공 아모 카인은 좀 다르다. 신인작품상 수상 이후 소설만 썼다 하면 초판 5만 부를 기본으로 찍는 인기 작가이다. 어느덧 그의 목표는 나오키상. 매번 작품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심에서 미끄러진다. 초판 5만 부를 찍는다는 건 대중성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는데 어째 나오키상(작품의 대중성에 무게를 두는 상으로)만 받지 못하고 있다.&nbsp;<br>황동만과 아모 카인은 무엇으로부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 드는 걸까.&nbsp;<br>동만은 한 번뿐이어도 좋으니 감독 데뷔를 하는 것으로. 아모 카인은 나오키상을 받는 것으로. 허구의 두 인물이 내게 물어온다. 그렇다면 너는 너의 가치를 아느냐고. 가치를 증명하려 드는 것은 이미 나라는 존재를 한 번 인정했다는 뜻이다. 나는 나의 존재 가치조차 잘 모르겠다. 달력에 출판사 이름과 괄호 안에 편수를 적어 놓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 지 오래인데. 문학동네(10). 이런 식으로.&nbsp;<br>『프라이즈』의 인기 작가 아모 카인에게는 미안하지만 참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 이런 생각이 내내 들었다. 인기 작가라고 거들먹거리고 나오키상 수상 발표 날에는 관계자들을 불러 놓고 긴장감을 조성하고 서점 사인회에서는 펜이 잘 나오지 않는다며 까탈을 부리고. 소설이니까 이렇게 썼겠지 보다 이런 작가들이 있으니까 썼을 거야 사실에 기반한 것이겠구나 생각이 들면서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nbsp;<br>그래 작가도 인간이니까 어쩔 수 없겠지. 작품으로만 만나야지. 실망은 내 몫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해도 작품으로 갖게된 작가에 대한 호감을 무너뜨리고 싶진 않다. 『프라이즈』는 이런 점에서 다르다. 작가와 작품상, 출판사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일본 문학계라고 해도 나라만 다를 뿐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게끔 신랄하다. 출판계의 환상을 자근자근 밟아준다.<br>아모 카인 옆에 그를 흠모하는 편집자 오자와 히치로 역시 흥미로운 인간이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건 기본이고 너무 열심히 해서 주변에서 말릴 정도이다. 이런 점이 『프라이즈』의 후반부에 가서 흥미로운 지점으로 발휘된다. 책의 두께에 압도되었지만 읽는 건 순식간의 일이었다. 아모 카인이 나오키상을 받을까 말까의 쫄깃한 긴장감 때문에.&nbsp;<br>감독 데뷔를 하고 나오키상을 받으면 가치로워질까. 잘 모르겠다. 작가 데뷔도 하고 작품상을 받아 봐야 그건 알 것 같다. 무가치함의 끝에서(가치가 없어도 좋다는 뜻이겠지?) 빛나는 진실을 건져 올릴 거야.(무가치 함의 끝에는 빛나는 진실이 있으니 너의 무가치함을 끝까지 끌고 가라는 거 아닐까.) 동만의 말처럼 가치 없음에 의의를 가지고 살아가면서 500원이라도 줍는 일로 기분을 바꾸며 살아가면 된다, 된다, 된다. 모두.&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158/69/cover150/k34203450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1586968</link></image></item><item><author>돼쥐보스</author><category>리뷰의 즐거움</category><title>카프네-아베 아키코 - [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198432</link><pubDate>Sun, 05 Apr 2026 20: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19843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137884&TPaperId=1719843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4/45/coveroff/k40213788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137884&TPaperId=1719843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a><br/>아베 아키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괴물들이 있는 곳에서 겨우 탈출하고 나서 인생 뭐 있어 하는 생각에 물욕이 터져 버렸다. 무언갈 살 때만 겨우 사는 느낌이 들었다. 매일 쿠폰을 주길래 하루에 한 권은 책을 샀다. 과자와 음료수, 커피도 사서 쟁여 놓았다.(지금은 전쟁 시기니까.) 그리하여 책꽂이에 책은 이중으로 꽂히고 옷장은 옷으로 빡빡하고 살은 토실토실 올랐다.&nbsp;<br>그렇게 물건을 사서 쟁이는 사이 마음은 더욱 공허해지고 집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어느 날 바닥에 묻은 얼룩을 닦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찌든 때로 바닥은 미끌 거렸고 몇 번을 닦아도 검은 얼룩이 계속 묻어 나왔다. 이마를 때렸다. 정신, 차리자. 잘못을 반성하는 심정으로 무릎을 꿇고(무릎을 꿇을 수밖에는 없다고) 바닥을 닦았다.&nbsp;<br>서점 앱은 들어가지 않기로 하고 그동안 사둔 책을 키 순서대로(이상한 강박.) 꽂아 놓았다. 그중에 한 권을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왜 이 책을 샀을까. 그날의 기분은 떠오르진 않았지만(아무래도 책 소개에 혹해서겠지. 이 책을 읽으면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으리라는 느낌적인 느낌으로다가) 이곳에 책이 있다는 게 중요하니까, 읽어 나갔다.&nbsp;<br>아베 아키코의 『카프네』를. 제목이 다소 생소한데 친절하게도 책의 뒷날개에 뜻을 적어 놓았다. (사소한 다정으로 감동을 받았습니다. 출판사 관계자 여러분.) 카프네는 '사랑하는 사람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겨주는 행동은 뜻하는 포르투갈어. 소설 속 가사 대행 서비스 업체의 이름'이다. 그런 날 있다. 누군가 나의 집을 깨끗하게 치워주진 않을까. 집에 들어가기 전 기대하는 날이.&nbsp;<br>어제와 오늘 아침의 내가 벌여 놓은 짓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엉뚱한 상상을 하는 날.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가면 쓰레기와 머리카락과 바닥의 얼룩이 나를 반겨준다. 이제 그만 사야지. 필요한 게 아니라 필요를 만들어서 사는 거잖아. 나를 어르고 달래보지만 쇼핑 앱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손가락을 멈출 수 없는 날들에 『카프네』가 다가왔다.&nbsp;<br>갑작스럽게 남동생을 잃은 가오루코는 현재 제정신이 아니다. 사이가 좋았던 남동생이었는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죽음을 맞이했다. 남편과는 이혼한 상태여서 최악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어찌 된 일인지 젊은 남동생은 유언장을 써 놓았다. 거기에는 자신의 재산을 어떻게 분배해야 할지 자세하게 적어 놓았다. 일부의 유산을 전여친에게도 상속한다는 내용과 함께.&nbsp;<br>누나 가오루코는 남동생의 유언을 들어주고 싶기에 언젠가 한 번 본 남동생의 전여친 세쓰나를 기다리고 있다. 유산의 일부를 받아달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약속 시간에 늦은 세쓰나는 투박하고 불친절한 사람이었다. 동생의 유산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가오루코는 순간 정신을 잃었다. 세쓰나는 첫인상과는 다르게 가오루코의 집까지 그녀를 데려다준다.&nbsp;<br>엉망진창인 가오루코의 집에 들어가면서부터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대로 집도 치우지 않으면서 청소와 정리 영상을 열심히 본다. 보고 있으면 힘이 나지 않을까 싶어서. 『카프네』는 가사 대행 서비스에서 일하는 세쓰나와 얼떨결에 그곳에서 자원봉사 일을 시작하게 된 가오루코의 변화를 보여준다. 오늘까지는 엉망진창이었지만 쓰레기를 먼저 버리는 것을 시작으로 달라지는 내일의 모습이 흥미진진하다.&nbsp;<br>나도 할 수 있다. 너도 마찬가지야. 일어나 봐. 머리를 묶고 쓰레기봉투를 찾아. 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담아. 힘이 들면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고 다시 움직이자.&nbsp;<br>가오루코와 세쓰나가 토요일마다 가정에 방문해 집을 치우고 음식을 하는 모습에서 기운을 얻는다. 사람은 먹고 잘 자는 것으로도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토요일인 어제는 계속 잤지만 오늘은 일어나서 겨우내 입었던 옷을 세탁기에 넣어 돌렸다. 사 놓은 책을 읽었다. 계속 읽어갈 예정이다<br><br>이렇게나 책이 많으니까. 우울해하지 말자!(권또또님의 톤으로.)<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4/45/cover150/k40213788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044595</link></image></item><item><author>돼쥐보스</author><category>리뷰의 즐거움</category><title>정전-함윤이 - [정전 - 제3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181637</link><pubDate>Sun, 29 Mar 2026 19: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18163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137268&TPaperId=1718163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90/6/coveroff/k59213726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137268&TPaperId=1718163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정전 - 제3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a><br/>함윤이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br>그런 예감이 있다. 어쩐지 세상은 나에게만 가혹하게 대할 거라는. 그런 예감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지만 이상하게도 꽤 괜찮은 날이 이어진다.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마주한다. 거대한 불행의 얼굴을 한 세상의 정면을. 그래 그러면 그렇지. 세상이 나에게 호락호락 할리 없지. 이게 맞지 하면서 불행의 얼굴을 뜯어본다.&nbsp;<br>곧 울 것 같으면서도 입술을 깨문 얼굴을. 함윤이의 장편 소설 『정전』의 주인공 막의 처지가 그렇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면서 막은 세상의 다정한 얼굴과 마주한다. 왜 이렇지 하면서도 다정하고 친절하게 구는 시간을 즐긴다. 아버지는 믿었던 삼촌에게 배신을 당한다. 이게 맞지. 가세가 기울면서 대학을 휴학하는 일련의 서사가 내게는 어울리지.&nbsp;<br>막은 다양한 아르바이트 중에서도 그나마 숙련도를 덜 요구하고 임금이 센 제약회사에서 일을 시작한다. 약을 선별하는 작업을 한다. 시절 인연으로 남겠지만 공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막은 소중하게 여긴다. 아직 세상의 우울한 얼굴을 보지 않았기에 그럴 수 있었다. 불행하지만 너의 표정을 바꿔 주겠다의 결심이 막에게는 있다.&nbsp;<br>그러다 변하겠지. 세상은 불행한 채로 밥을 먹고 머리를 감고 커피를 사 마시는 어두운 아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자신의 다정함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거겠지. 막은 공장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 때문에(덕분에) 휴학을 하고 공장으로 일을 다니게 되었지만 한 가지 좋은 순간을 맞이한다.&nbsp;<br>스리랑카에서 취업 비자로 온 라히루. 그 애의 잘생긴 얼굴에 눈이 가고 그 애와 함께 하는 시간이 애틋하고. 세상, 너 마냥 나에게 막 대하지는 않네. 이 정도면 괜찮아. 난 견딜 수 있어의 희망 고문의 시간이 찾아온다. 등록금을 벌고 학교에 돌아가서도 그 인연은 이어질 줄 알았지만 공장에서 사고가 난다. 이럴 때 또 그 말을 해야 한다. 그러면 그렇지. 나 같은 인간한데 사랑은 무슨, 행복은 무슨.&nbsp;<br>『정전』의 장르를 뭐라고 정의하면 좋을까. 공장과 노조가 나오니 노동 소설? 막이 겪어 내는 건 사랑의 고통이니까 로맨스? 스포일러가 될까 봐 이야기의 전부를 풀어내지 못했지만 후반부에 몰아치는 사건 때문에 초능력 장르 소설? 글쎄 이제 나는 하나의 현상에 정확한 정의를 내리고 분석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의문하는 사람이 되었으니까.&nbsp;<br>모르겠음. 모르겠음. 모르겠음. 평서문.<br>으로 남겨야겠다. (영화든 소설이든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세계와 빨리 만나길 바란다. 오바!)<br>진짜 모르겠다니까. 『정전』의 장점은 이상한데 이상한 힘으로 소설을 계속 읽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이게 가능해 하면서도 그건 모르겠고 나는 막과 그의 친구가 벌이는 해괴한 일을 따라갈래 막무가내로 돌진하게 한다. 공모전 수상작이라 소설의 뒤 편에 심사평이 실려 있다. 신형철의 말은 모르겠고 이유리의 말은 조금 알겠다.&nbsp;<br>너를 위해 잠시 불을 끄겠다. 잠깐 세상을 암흑으로 만들어 불행한 세상의 얼굴을 보지 않겠다. 다시 불이 켜져 내내 불행한 세상의 얼굴을 보겠지만 좀 웃어봐 어깨를 토닥여 줄래의 마음이 『정전』에 있다. 이거면 됐지.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건. 더 나은 내일과 미래는 가짜의 삶이고 오늘보다 덜 불행한 내일과 미래면 된다. 사랑은 그런 식이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90/6/cover150/k59213726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900696</link></image></item><item><author>돼쥐보스</author><category>리뷰의 즐거움</category><title>일본 광고 카피 도감-오하림 - [일본 광고 카피 도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165907</link><pubDate>Sun, 22 Mar 2026 16: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16590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135461&TPaperId=1716590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84/33/coveroff/k57213546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135461&TPaperId=1716590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일본 광고 카피 도감</a><br/>오하림 지음 / 서교책방 / 2026년 01월<br/></td></tr></table><br/><br>오늘을 살지만 내일도 어김없이 살아야 할 거란 걸 알고 있습니다. 오늘이 슬펐다면 내일은 조금 기뻐질 수 있도록 나만의 방법을 찾아내곤 합니다. 사고 싶은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아침에는 비우기. 아트박스나 모던 하우스에 들어가서 신상 물건 구경하기. 신간 책이 나왔다면 한 권씩 사기. 써 놓고 보니 모두 소비와 관련한 것들이네요.&nbsp;<br>물건을 사는 즐거움 그러니까 소비로서 내일이 조금은 괜찮아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주 단순한 방법을 찾아냈지만 이는 통장 잔고 사정을 생각하면 지양해야 할 행동입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문 앞에 놓여 있는 택배 상자를 보면서 잠시 마음이 환해지는 순간에 나를 세워 놓습니다. 광고라는 걸 알면서도 영상을 보며 쓰임새를 찾아내는 저녁의 나를 어쩌지 못합니다.&nbsp;<br>오하림의 『일본 광고 카피 도감』은 물욕을 다스리지 못하는 나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일본 광고의 문장들을 가져와 지쳐 있는 오늘의 나를 다독입니다. 괜찮아. 여행도 휴식도 소비도 너에겐 모두 필요한 일이야 하면서요. 70개의 일본 광고 카피가 실려 있으면서 이를 해석해 주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을 받습니다. 광고의 종류도 다양해서 여러 업체에서 나를 응원해 주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nbsp;<br>배당받은 하루치의 사회인 역할극을 끝내고 돌아와 누우면. 다들 무얼 하시나요. 이미 에너지는 바닥났습니다.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갓생 영상에 자극을 받아 책상 앞에 앉으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그대로 누워 있습니다. 꼭 필요하진 않은데 사고 나면 필요할 것 같은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거나 다정하게도 나만을 위해 추천해주는 알고리즘 영상을 끊임없이 위로 올립니다.&nbsp;<br>그런 저녁에. 『일본 광고 카피 도감』에 실린 광고 카피를 하나씩 읽어갑니다. 종이 위에 많은 활자를 보기는 힘들어서 딱 이 정도 분량의 문장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면서요. 한 줄의 문장.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문장이지만 그 안에 '사람'과 '위로'를 찾아냅니다. 그야말로 엄선한 한 줄의 문장을 지친 나에게 가져다줍니다.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될까요.&nbsp;<br>당연하죠. 책을 읽는 우리는 이런 호사를 누리고 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책을 읽는 저녁을 지나 어제와 같은 오늘이 찾아오죠.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달립니다. 배차 간격이 15분이라서요. 사람이 많아 늘 서서 가지만 그래도 오늘 버스 타기에 성공했네 작은 성취감이 듭니다. '마음에, 모험을' 어제 읽은 『일본 광고 카피 도감』에 실린 신초샤 여름 추천 도서 100선의 카피를 떠올립니다.&nbsp;<br>출근길 버스 타기이지만 이런 한 줄이면 어떨까요?&nbsp;<br>'어른은 모두, 여행의 도중'(JR 동일본·기차여행)&nbsp;<br>버스에 실린 나의 모습 위로 말이죠. 마음에 모험을 담고 이 길은 여행의 도중이라는 생각을 하면 책가방을 앞으로 메지 않고 뒤로 맨 채로 서 있는 학생의 등도 예쁘게 봐줄 수 있는 거죠. 『일본 광고 카피 도감』을 읽으며 이런 문장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문장이 떠오르면 스쳐 가는 걸 보고만 있었는데 어쩐지 이 문장은 쓰고 싶어졌습니다.&nbsp;<br>엄마 나는 잘 지내, 그럭저럭.&nbsp;<br>어떤 제품의 광고 카피로 적당할까요. 생각을 해보겠습니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84/33/cover150/k57213546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843383</link></image></item><item><author>돼쥐보스</author><category>리뷰의 즐거움</category><title>단 한 번의 삶-김영하 - [단 한 번의 삶]</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152202</link><pubDate>Sun, 15 Mar 2026 20: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15220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038064&TPaperId=171522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14/12/coveroff/s602038067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038064&TPaperId=1715220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단 한 번의 삶</a><br/>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5년 04월<br/></td></tr></table><br/><br><br>새로 취업한 곳에서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집에 가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새로 시작하고 싶어. 지금까지의 일은 지우고 다시 1부터 시작하는 거야. 생각한 대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았고 내가 스스로 나를 구해야 하는 일이었으니까. 다시 시작하기. 리셋 버튼을 쥔 자는 나였으므로 내가 이 삶을 책임져야 했다. 자주 번번이 도망쳤고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고들 했지만 대체로 그전보다 나은 곳이었다.&nbsp;<br>이런 식인 거다. 한 번은 못 견디는 곳. 다음번은 견디는 곳. 지금은 견디는 곳에 와 있고 경험상 다음번은 못 견디는 곳일 거라서 약간 우울한 상태에 있다. 그런 거다. 인생은 둘 중에 하나를 고르거나 둘 중에 한 곳에 와 있는 거.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는 최상의 상태라는 걸 이제서야 깨닫는다. 김영하의 에세이 『단 한 번의 삶』을 읽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nbsp;<br>스타 작가의 삶에서도 단 한 번의 삶은 화두로써 작용한다.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하고 남아 있는 자로서 느끼는 상실감에 어쩔 줄 몰라 한다. 평범한 인간이 느낄 법한 비애를 같이 경험한다. 모두 어쩔 수 없는 상태로서 지낸다. 이런 안도. 쉽게 말해 나만 힘들고 지치고 병이 날 것 같은 상태가 아니라는 확인을 책에서 받는 거다.&nbsp;<br>나는 이제 사람이 무섭다. 이렇게 쓰니까 좋다. 사람이 무서운데 무섭다고 어디에다 말할 데가 없었는데 쓸 수 있다니. 한 번 더 적어야지. 나는 이제 사람이 무섭고 더 정확히 말하면 까다로운 사람들이 두렵다. 마침표와 띄어쓰기, 글자체에 집착하고 큰 소리로 화를 내는 사람들이. 그런 이들에게 묻고 싶다. 이 생은 단 한 번인 걸 아느냐고.&nbsp;<br>『단 한 번의 삶』에서 김영하는 어머니의 죽음 이야기로 책을 시작한다. 알츠하이머를 앓은 어머니는 현재부터 기억을 지워 나간다. 현재의 자신이 누군지 모른 상태로 과거에서 반짝인다. 그런 어머니의 소실을 지켜보는 작가의 시선은 애틋하다. 일회용인 삶. 한 번 쓰면 재생이 힘든 키친타월 같은 삶. 그런 삶에서 죽음은 특별한 경험이 아니다. 낮이 있으면 밤이 있는 것처럼 당연한 이야기이다.&nbsp;<br>영원히 살 것처럼 구는 사람들을 만나면 숨이 막히고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다. 잘못된 과거를 지워 버릴 수는 없기에(리셋 버튼을 찾을 수는 없었다.) 현재의 시간을 수리하는 방식으로 살아갔다. 고장 난 건 과거가 아닌 현재이므로 잘못을 고친다.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다. 그럴 수 있었던 건 책이 건네는 다정한 위로를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nbsp;<br>죽음이 두렵지 않은 이유를 『단 한 번의 삶』의 마지막에서 김영하는 들려준다. 퉁퉁 부은 손으로 그 문장을 필사했다. 무얼 해야 좋을지 몰라 방황하는 이 삶도 나의 삶이다. 오늘의 나는 어제와 나와 달라졌고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괜찮아질 거라는 믿음 때문이라도 내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삶을 잘 마무리해야겠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14/12/cover150/s602038067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1141292</link></image></item><item><author>돼쥐보스</author><category>리뷰의 즐거움</category><title>글이 안 써지세요? 저도요-정지음 - [글이 안 써지세요? 저도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126534</link><pubDate>Mon, 02 Mar 2026 21: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12653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22135252&TPaperId=1712653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83/14/coveroff/k72213525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22135252&TPaperId=1712653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글이 안 써지세요? 저도요</a><br/>정지음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br>하아. 제목 봐라. 하루치의 슬픔과 스트레스를 책 사기로 날리는 것 말고는 할 수가 없을 때 정지음의 신간 『글이 안 써지세요? 저도요』를 발견했다. 제목이 제목 한 책. 제목이 저러한데 어찌 사지 않을 수 있을까. 나또책(나 또 책 산다.) 해야지. 보통 글쓰기 책이라 함은 야너두(야 너두 할 수 있다.) 같은 대책 없는 응원의 제목 혹은 비법 전수(**완성법, **필살기) 부류의 제목을 달고 있는데.&nbsp;<br>정지음은 다르다. 먼저 묻는다. 글이 안 써지세요? 그러고 답을 듣지 않는다. 냅다 자신의 말을 한다. 저도요. 작가인 본인도 글이 안 써진다는데 분명 글쓰기 책인데 글이 안 써진다고 먼저 말해버리는 책이라니. 참 대책 없으면서도 즐겁고 재밌다. 나만 그런 게 아니란 말이지. 나만 글쓰기가 막막하고 책상 앞에만 앉으면 나를 위해 추천해 주는 쇼핑 목록을 정신없이 보고 있는 게 아니란 말이지. 『글이 안 써지세요? 저도요』를 보는 순간 책의 제목만 읽었는데도 안도감이 들었다.&nbsp;<br>이상한 원칙주의자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책을 읽을 땐 차례대로 읽는다. 병렬 독서는 개뿔. 직렬 독서도 제대로 못 한다. 한 권을 천천히 다 읽고 다른 책을 읽는다. 순서대로. 강박적으로. 『글이 안 써지세요? 저도요』는 달랐다. 먼저 목차를 훑어보고 그중에 내 마음을 사로잡은 챕터를 펼쳤다. 「첫 문장 노트 만들기」(121p)라는 소제목이 끌렸다.&nbsp;<br>『글이 안 써지세요? 저도요』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글쓰기 비법이나 작법서를 흉내 내는 척하면서 정지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게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것이다를 자주 쓴다고 밝히고(맞아. 나도 그래. 것이다라고 끝내지 않으면 불안한 것이다.) 쿠팡 상자에 반품이라는 손 글씨만 썼다고 집 안을 온통 둘러보아도 필기감 좋은 볼펜과 쓸만한 노트가 없었다는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글쓰기 책인데 글쓰기에 관한 내용이 없어서 좋았다는 것이다.) 줄줄줄 늘어놓는다.&nbsp;<br>친구들 이야기, 반려묘 이야기, 학창 시절 이야기.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 속에서 글과 관련한 이야기가 사알짝씩 있다. 그리하여 디게디게디게 좋다. 각 잡고 문장, 조사, 문법에 대한 진지한 글쓰기 책이었으면 텅 빈 나의 뇌가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골라 첫 문장을 필사해 보라는 조언. 출퇴근 시간에 휴대전화로 단어, 문장을 써 보라는 조언. 쓰다가 막히면 가만히 있지 말고 샤워를 한다거나 다른 글쓰기를 하라는 조언.&nbsp;<br>글이 도무지 써지지 않을 때는 글의 형식을 바꿔 보라는 것도. 다 좋다. 오랫동안 쓰지 않던(정지음 작가와 다르게 나는 필기감 좋은 볼펜과 질 좋은 종이의 공책이 다량으로 있다.) 노트를 꺼냈다, 그리하여. 나는 시작이 어려운 사람이지 막상 한다고 마음먹으면 한다. 읽으려는 책의 첫 문장을 적어 보기로 결심했다. 첫 문장을 옮기다가 필이 꽂히면 첫 문단을 첫 페이지를 옮겨 보기도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nbsp;<br>슬프거나 화나거나 두렵거나 불안한 나의 감정을 방치하지 않으려고 한다. 일단 쓴다. 나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소중한 첫 독자인 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머릿속에서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는 감정을 종이로 불러 모은다. 너희들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해봐. 글이 되게 해봐. 슬픔과 분노와 불안이는 이때다 하고 달려 나온다. 빈 화면에 커서가 반짝이는 틈을 주지 않는다. 글을 써서 내일을 살 수 있다면 계속 써야지 뭐 어쩌겠어.&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83/14/cover150/k72213525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831493</link></image></item><item><author>돼쥐보스</author><category>리뷰의 즐거움</category><title>노 피플 존-정이현 - [노 피플 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124797</link><pubDate>Sun, 01 Mar 2026 21: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9294114/1712479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032607&TPaperId=1712479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448/73/coveroff/k5120326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032607&TPaperId=1712479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노 피플 존</a><br/>정이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0월<br/></td></tr></table><br/><br><br>정이현의 소설집 『노 피플 존』에 실린 첫 번째 소설의 제목은 「실패담 크루」이다. 요즘 유행하는 '러닝 크루'도 아닌 '실패담 크루'라니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했다. 호기심을 가지고 소설을 읽다가 제목을 변형해서 '거짓말 크루'라는 소설도 있었으면 했다. 실패담을 이야기하는 게 아닌 전부 거짓말을 하는 거다. 듣다 보면 거짓이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한데 진실인 것 같은 이야기를 하는 모임에 대한 소설.&nbsp;<br>「실패담 크루」의 짝퉁 냄새가 풀풀 풍기겠지만 「거짓말 크루」도 나름 진정성 있는 소설이 되지 않을까. 실패와 거짓말은 묘하게 닮아 있으니까. 실패는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게 만들기도 하니까. 실패와 비슷한 패배라는 단어를 넣어서 만들어도 괜찮겠다. 계속 만들어 보는 거다. '패배담 크루'까지. 실패와 거짓말, 패배까지. 사람 만나는 게 힘에 부치긴 하지만 이런 크루가 결성되어 있다면 한 번쯤 참여해 보는 거다. 대체 어떤 실패와 거짓말과 패배가 존재하는지.&nbsp;<br>『노 피플 존』에는 「노 피플 존」이 없다. 소설을 읽다 보면 발견할 수 있는 단어가 소설의 제목이 되었다. 사람 없는 구역이라니. 돈을 내고서라도 입장하고 싶다. 이력서에 쓰기에도 민망하게 최단기간 일을 한 이유는 역시나 사람 때문이었다. 원래 그 사람 성향이 그래. 무시해버려. 일만 하러 왔으니까 일만 하자. 내 안의 나는 무수히 많이 바깥의 나를 설득했다.&nbsp;<br>몸이 아파서 더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는 핑계고(몸이 아프게 될 지경이긴 했다. 긴장과 스트레스와 신경쇠약으로) 사실은 짜증과 화를 수시로 내는 그 사람 때문에 그만두었다. 그만둔 다음날부터 일을 하게 되었는데(일 복이 타고났나 봐. 이 생에서. 나는.) 그곳과 이곳은 천지차이였다. 1분마다 전화가 걸려 오는 곳에서 하루 종일 한 통 정도의 전화가 걸려 오는 곳. 아무도 화나 짜증과 분노를 표출하지 않는 곳. (아직까지는)<br>얼굴 피부가 좋아지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스트레스도 작용했으리라. 홍당무 얼굴로 일을 하고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가서 울었다. 『노 피플 존』에 담긴 소설을 읽어 나가면서 3개월의 시간을 다시금 돌아봤다. 소설에는 다양한 여자들이 나온다. 아홉 편의 소설 속 주인공은 여자들로 그녀들은 일을 하고 육아를 해낸다. 일만 해도 이렇게 힘에 부친데 『노 피플 존』 속 그녀들은 육아와 살림도 함께 한다.<br>일을 하는 어려움에도 지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꿋꿋하게 해낸다. 인수인계받으면서 만난 다른 여자들(언니들)의 모습이 『노 피플 존』의 현실 인물인 것 같은 경험도 했다.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소설 속 주인공들이 여기에 모여 있네. 능숙하게 자동차를 운전하고 전화 응대를 하고 틀린 숫자를 바로잡는다.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단단한 모습에 반했다.&nbsp;<br>『노 피플 존』의 실린 소설들을 차례로 읽지 않았다. 첫 문장을 읽고 이걸 지금 내가 읽어 낼 수 있나 견적을 내보고 괜찮겠다(그만큼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다는 뜻) 싶으면 읽었다. 마지막에 읽은 소설은 「언니」이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고민할 때 인회 언니는 두 가지 선택 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하나의 선택지만 들이미는 사람이 아니었다. 타인의 어려움을 쉽게 간파하는 인회 언니. 아직 현실에서 인회 언니 같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지만 한 번쯤은 만나고 싶은 사람의 이상형을 『노 피플 존』에서 찾았다.&nbsp;<br>이 글 『노 피플 존』의 리뷰 속에 슬쩍 끼워 넣은 나의 이야기는 실패담과 거짓말, 패배담 중 어디에 속할까. 「이모에 관하여」 속 육십 세, 흑룡강성, 유치원 교사 출신 김남이 이모를 만난다면 물어봐야겠다. 나의 이야기를 실컷 하고 투박하게 들려주는 위로나 혹은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겠다. 힘에 부쳐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씩씩하게 내일로 밀고 가는 여자들이 『노 피플 존』에 있다. 사람은 없지만 그녀들이 여기에 있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448/73/cover150/k5120326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4487307</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