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수 형과 보낸 그 겨울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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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상록이 애절하게 노래 부른다. ‘밤의 길목에서란 제목의 대중가요다.

새벽이 오네요. 이제 가요. 당신은 나를 만난 적이 없어요

순간 나는 전율했다. 기껏 한 밤을 같이 보내고서 당신은 나를 만난 적이 없다니 말이다. , 이건 내가 당신을 위해 만들어주는 알리바이가 아닌가. 다시는 내 곁에 돌아오지 않을 당신이지만, 어쨌든 다른 사람을 만나서 새 출발해야 할 것이므로. ‘나하고의 과거가 절대 노출돼서는 안 되니까 말이다.

어떤 혐의에서 빠져나갈 구멍으로 존재하는 알리바이. 주로 범죄에서 쓰이는 것 같은데 나는 유상록 가수의 당신은 나를 만난 적이 없어요.’하는 절규에, 그 빤한 알리바이에 순간 전율하며 빠져버렸다. 다른 일을 못하겠는 거다.

젠장 맞을. 


https://youtu.be/yyApt6_rs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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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수 형과 보낸 그 겨울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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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깔끔 떠는 성격이다. 방바닥에 흘린 머리카락 한 점 그냥 못 둔다. 방비를 갖고 와서 그걸 쓸어버려야만 한다.  

하지만 거실에 있는, 소파 밑의 먼지는 어쩌기 힘들다. 그 먼지를 쓸어내려면 소파를 들어내야 하는데 여자 힘으로는 소파가 너무 크고 무겁기 때문이다. 천생 내가 나서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소파를 들어낸 뒤 그 밑의 먼지를 쓸어내는 편이다. 문제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라고 짐작하는 것일 뿐 어쩌면 두 달 혹은 석 달인지도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소파 밑을 오래 방치하다 보면, 세상에, 그냥 먼지라기보다 큼지막한 먼지덩이가 돼서 자발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그 모습은 어두운 잿빛에다가, 바다 밑 해삼 닮아서 흐물흐물하다. 결코 정이 가는 모습이 아니다.

오늘도 그런 놈이 자발적으로 소파 밑에서 기어 나왔다. 기겁해서 그 놈을 방비로 쓸어버렸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놈이 그 동안 소파 밑에 숨어 지내면서 우리 집 식구들의 이런저런 얘기는 물론이고 개인정보까지 몰래 엿들어왔던 게 아닐까?’

물론 그럴 리는 없다하지만 세월이 하수상한지라 의구심을 어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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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수 형과 보낸 그 겨울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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