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낡은 담벼락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을까?

도시 재생사업이라 하여 낡은 담벼락에 페인트로 그림을 그려 넣는 작업이, 나는 영 마뜩치 않다. 속은 낡았는데 겉만 번지르르하게 치장한, 안팎의 부조화를 목격하는 것 같아서다. 낡은 담벼락은 낡은 담벼락대로 그대로 내버려두면 안 될까?

도시의 세월 속에 풍화되는 빛바랜 낡은 담벼락을 나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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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들이 내게아버지라고 불렀을 때 그 이상한 낯섦이라니.

그 순간 혹시 내가 아버지가 아닌 오래 전 방황하던 청년으로 되돌아갔던 게 아닐까? 또는 이른 아침부터 굴렁쇠를 굴리며 동네를 누비던 개구쟁이로 되돌아갔던 게 아닐까?

할 말을 잃고 잠시 얼떨떨해 있는 나를 아들은 눈치 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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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이 있다. 가끔씩, 어쩌다가 영어 문장이 내 귀에 쏙 들어온다는 사실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유튜브로 지나간 팝송을 별 생각 없이 아무 곡이나 듣고 있었는데 ‘Once there was a love’하는 영어 노랫말이 선하게 들리던 거다.

아쉽게도 그 뒤로 이어지는 영어 노랫말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내가 30년간 국어 선생을 한 토박이 한국인이니 당연한 일일 수밖에. 어쨌든 호세펠리치노라는 가수의 입에서 나온 Once there was a love란 노래구절이 귀에 들리는 순간 나는 전율했다. ‘어느 한 때 사랑한 적이 있었네라 하질 않던가!

“Once there was a love

내 비록 머리 센 노년이지만 젊어 한 때 뜨겁게 사랑에 빠진 적이 있었음을.


https://youtu.be/wqkwTjSZNp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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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바다는

어디 가지 않았다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출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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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균형을 잡는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 아니, 표현을 바꾼다. 균형 있게 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부부로서 살아온 세월이 어언 38.

오늘 늦가을 햇살 따듯한 공터를 우리 부부는 자전거 타며 다녔다.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정말 오랜만의 자전거 타기인데 천만다행으로 몸이 기억해낸 덕에 균형을 잃지 않고 페달을 밟으며 나아갈 수 있었다. 크게 넘어지는 일 없이 부부로서 살아온 세월 38년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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