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옻나무가 어느 새 어른 키의 두 배 높이로 자랐다. 그뿐만이 아니다. 옴 트듯 난, 꼭대기의 작은 순이 이제는 크고 긴 잎들이 되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는 어이가 없다. ‘아내가 어떻게 이놈을 못 봤을까?’

 

재작년, 아내가 옷을 단단히 입고서 낫으로 개옻나무들을 베어버렸다. 눈에 보이는 족족 다 베어버렸다. 농막 가까운 곳에 자리 잡는 그놈들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다고 하루 날을 잡았던 것이다. 그런데 저놈이 용케도 살아남아 저렇듯 커 버렸으니. 낙락장송처럼 큰 잣나무와 참나무 사이에서 멀쩡히 자란 개옻나무 놈. 어이없어 바라만 보는 내게 놈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어쩔 거야? 나도 살아야지! 잣나무 참나무만 살란 법이 있는감.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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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심산촌이 청정한 건 잣나무 숲 덕분이다. 바로 옆 찻길과 춘심산촌 사이에 자리 잡아서 매연과 소음을 막아주는 벽이 되었다. 오동나무참나무가 그 가장자리에서 자란다.

잣나무 숲에 들어가 보면 진달래개옻나무오리나무도 자라는데 잣나무들 기세에 주눅 든 것인지 별로 크지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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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족이 노래 부르며 놀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중국 고서(古書)에 기록돼있을 정도다. 오늘, 길을 가다가 아주 절묘한 노래연습장 간판을 발견했다.

몸부림 노래연습장

그 순간 직장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떨쳐내고자 온몸으로 몸부림치는 모습들이 선하게 떠올랐다.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민족성은 차치(且置)하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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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눈길 끄는 광고 글에 사로잡혔다. 가족계획협회의 유명한 문구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를 패러디한 돼지삼겹살 광고 글이다.

  그뿐 아니다. 그 아래에 작은 글씨로 쓴 '사는 건 고기서 고기 '.


  삶의 철학에 '고기'를 슬그머니 얹다니!

 식당 사장님의 빛나는 글솜씨에 나는 두 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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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에 춘심산촌에는 목련꽃이 흐드러지고

  

 

두릅이 크고

 

싸리꽃이 피고

금낭화꽃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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