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심산촌이 청정한 건 잣나무 숲 덕분이다. 바로 옆 찻길과 춘심산촌 사이에 자리 잡아서 매연과 소음을 막아주는 벽이 되었다. 오동나무‧참나무가 그 가장자리에서 자란다.
잣나무 숲에 들어가 보면 진달래‧ 개옻나무‧ 오리나무도 자라는데 잣나무들 기세에 주눅 든 것인지 별로 크지를 못했다.
동이족이 노래 부르며 놀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중국 고서(古書)에 기록돼있을 정도다. 오늘, 길을 가다가 아주 절묘한 노래연습장 간판을 발견했다.
‘몸부림 노래연습장’
그 순간 직장‧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떨쳐내고자 온몸으로 몸부림치는 모습들이 선하게 떠올랐다.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민족성은 차치(且置)하고서 말이다.
.길을 가다가 눈길 끄는 광고 글에 사로잡혔다. 가족계획협회의 유명한 문구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를 패러디한 돼지삼겹살 광고 글이다.
그뿐 아니다. 그 아래에 작은 글씨로 쓴 '사는 건 고기서 고기 '.
삶의 철학에 '고기'를 슬그머니 얹다니!
식당 사장님의 빛나는 글솜씨에 나는 두 손 들었다.
그러는 사이에 춘심산촌에는 목련꽃이 흐드러지고
두릅이 크고
싸리꽃이 피고
금낭화꽃이 달렸다.
--------- 그러는 사이에 춘심산촌은 풍성한 산벚나무 꽃대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