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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삼라만상을 집어삼킨다.
그러나 모든 생물종은 대를 이어 지혜의 전수하는 자기 나름의 독특한 방법이 있다. 사유를 눈에 보이는 것, 만질 수 있는 것, 거스 르지 못할 시간의 파도에 맞서는 방파제처럼 잠시나마 동결된 것으로 만드는 방법 말이다.
모두가 책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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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에게 쉽고 편하게 고품위의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공급해 주면 예술의 관심과 애호는 저절로 이루어진다.
 무엇이 아름다운지 무엇이 좋은 것인지 아는 게 교양이다.
교양을 갖춘 이들은 거칠어질 수가 없다. 기품 있는 사회의모습은 거침을 벗어난 세련의 단계에서만 드러난다.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은 관련 분야의 깊이뿐 아니라 얼마나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느냐에서 더 극명하게 갈린다.

 살아있는 공간이란 이런 것이다. 머무르고 싶고, 들여다보고 싶은 부분이 새록새록 나타난다. 이곳에 들르면 시간이천천히 흐르는 듯하다. 자리에 앉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커피를 마시며 여유의 시간을 보내는 재미가 크다. 평소서울 도심의 건물에서 느끼지 못했던 툭 터진 풍경이 만들어준 신선함이다. 이래서 건축은 처음 지을 때부터 잘 지어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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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만들게 된 동기가 중요하다. 바쁘고 각박하게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생각할 시간과 여유를 주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에서 출발했다. 사색 대신 검색하는 데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현대인에게 "생각을 회복하자"고 외치는 제안은 멋졌다. 게다가 잠시 멈추어 있는 것조차 죄책감을 느끼는 속도의 중압감에서 벗어나길 부추겼다. 도서관은 아날로그적 감성의 회복과 도시인의 피로감을 덜어 줄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제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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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가르쳐준 바 없지만, 결국 우리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야한다. 밀려나기는 쉽지만 스스로 물러서기는 어렵다. 그것은 공간의주체만이 할 수 있는 행위이고 절대로 패배가 아니다. 그러고 나면 시스템의 균열이 보다 선명하게 보인다. 그 균열의 확장을 통해, 그동안자신의 욕망을 대리시켜 온 대리사회의 괴물과 마주할 수 있다. 그때부터는 사유하는 주체‘가 된다. 여전히 행동과 언어는 통제될지라도,
정의로움을 판단하고 타인을 주체로서 일으키는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강요되는 천박한 욕망을 거부할 용기를얻는다.

우리 모두는 경계에 있다. 다만, 한 걸음만 물러설 용기를 가지면된다. 대리인간으로 밀려날 것인지, 스스로 물러서고 다시 나아오는주체가 될 것인지,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누군가 의 수고를 덜어주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항상 존재한다. 타인이 버린 쓰레기와 배설물을 치우고, 사고를 대신 처리해 주고, 모두가 꺼리는 그 어떤 번거로운 일을 대신해 준다. 그러니까 이것은 ‘대리노동‘으로 규정할 수 있다. 사실 노동의 본질은 ‘대리‘다. 우리는 스스로 하기 어렵거나 귀찮은 일을 타인에게 대가를 주고 대신하게 한다. 하지만 과정의 수고로움은 잘 드러나지 않고 결과만이 남는다는 점에서노동 그 자체는 대개 은폐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노동하는 모두는 누군가에게는 요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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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봄은 온다고들 말하지만, 당사자에게 겨울은 너무 길고춥다. 구체적인 아픔을 무화시키고 봉합해버리는 상투적인 결말이거슬렸다. 우리는 봄을 기다리기보다 체온을 나누며 겨울을 나는 법을 노래해야 하는 게 아닐까. 마디마디 분절되어 살갗에 닿던 민들레처럼 말이다.

한 움큼 부끄러움을 삼키며 나는 배웠다. 동정이든 차별이든 그아래 깔린 근본 생각은 다르지 않다는 걸. 어떤 대상을 자기 삶의 반경에 없는 분리된 존재로 취급하는 것(고아들이 불쌍하다), 한 존재를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특정한 면만 부각시켜 인격화하는 것(장애인은 무능하다), 자신은 결코 되지 않을 이질적 대상으로 상대를 보는 것(공부 안 하면 노숙인 된다). 하나같이 타자화하는 말들이다.

외로움이 자기 보존에 기여하는 중차대한 감정이구나
생각한다.
인간을 사색하게 한다는 점에서
야만에서 구제하는 요소이고
관심을 타자에게로 향하게 한다는 점에서
겸손하게 만드는 동력이다.

그렇다. 니체는 악행을 권한다. 속 좁은 생각을 하느니 차라리 악행을 저지르는 게 낫다고 한다. 행위의 과정에서 문제를 터뜨리고 해결해주고 다른 지평이 열리기 때문이다.
또 작은 악행의 쾌감이 큰 악행을 막아준다고 했다.더 엄밀히 말하면 니체에게는 악행도 선행이다.‘악행과 선행 사이에 종류의 차이란 없다.기껏해야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젊은 날 자유하고 성찰하며 살았던 사람은
자기 삶을 짓누르는 나쁜 공기를 금세 알아챈다.
이것은 위대한 능력이다.

어떤 직업은 노동의 결과물이 보존되고 과정의 수고로움이 기록된다. 존경과 동경을 받는다. 어떤 직업은 아니다. 노동의 성과가 사라지고 고충이 음소거된다. 폄하와 무시를 당한다. 사회적 무지와몰이해, 그것이 직업의 귀천을 만들고 구조적 불평등을 낳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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