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들어가는 공은 없다 - FC 바르셀로나의 성공 전략
페란 소리아노 지음, 강민채 옮김 / 잠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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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에 관한 서적은 많이 보아왔다. 제조업, 건설, 식품, 특히나 마케팅에 관한 서적은 넘쳐나지만 대부분 일반론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우연히 들어가는 공은 없다』는 축구라는 독특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스포츠 산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꼭 스포츠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만 유익하느냐 라고 한다면 그렇지 않다. 이러한 특징은 다른 스포츠 산업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일반성 또한 가지고 있다. 축구 산업을 분석하고 경영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분석방법이나 전략은 다분히 일반 경영과 관련한 것들이 많다. 시장 분석이라든지, 경쟁자 분석과 벤치마킹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경영지식을 우리가 흔히 알지 못했던 분야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적용과 응용은 이러한 경영지식을 실제의 산지식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축구 산업이 첫째, 반드시 이겨야 하고, 둘째, 매주 공개적으로 평가가 이뤄지며, 셋째, 선수가 기업의 주요 자산이자 사고팔 수 있는 대상이며 가치변동이 수시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다른 산업과 큰 차이점을 갖는다.
- FC 바로셀로나는 어떻게 챔피언이 되었나. 중에서 -

또한 이 책이 월드컵 시기와 맞물려 발행되었기 때문에 마케팅을 위한 혹은 월드컵에 편승되어 발간되었다는 생각하여 이 책을 보기도 전에 폄하한다면 그것은 기우라고 말하고 싶다. 그 만큼 『우연히 들어가는 공은 없다』의 내용은 충실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군더더기가 없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책들'과는 분명히 차별화 되어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각종 이론이나 방법을 담은 안내서가 아니다. 일화나 전기를 줄줄이 나열한 책도 아니며 우리의 메달을 자랑하려는 수단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는 FC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다른 축구 클럽들의 경영진이 사용해온 논리들을 적용하는 방법, 그 결과로 얻은 성과와 교훈을 설명하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 축구는 운에 달린 게 아니다. 중에서 -

앞에도 말했듯이 이 책은 마케팅 담당자나 기자가 쓴 것이 아닌 최고 경영자 출신이 쓴 책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책의 내용은 정말 충실하다. 경기장, 전략, 리더십, 인적자원관리, 협상, 협상 등 축구를 경영하는데 전반적으로 필요한 분야들이 망라되어 있고 그것들은 모두 FC바르셀로나를 경영하면서 필자가 체득한 지식이니 만큼 하나하나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렇지만 그 중에서 특히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분야는 다음과 같다고 생각한다.

전략 : 클럽의 전략들

이 책에서는 클럽의 전략을 세 가지 그룹으로 나누고 있다.
1. 업계의 리더가 되고 세계적인 브랜드로 우뚝 서려는 클럽
2. 자국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두어 수익을 올리려는 클럽
3. 그저 자국 내의 1부리그에 머물고 싶어하는 클럽
전략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산업내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아는 것이다. 옛말에도 있듯이 이것이 바로 경영의 출발점이다. 이 책의 장점은 여기에서도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단순이 위 처럼 3가지 그룹으로 나누는데서 끝나지 않고 각각 그룹에 속하는 클럽들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자신의 전략을 신뢰하지 못해서 너무 자주 바꾸는 클럽의 사례도 있다. 이를 테면 발렌시아가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 혹은 레알 소시에다드나 리즈 유나이티드처럼 그들이 처한 상황이나 처지 때문에 자신의 역량에 맞지 않는 전략을 택한 경우도 있다.
- 클럽의 전략들 : 맨체스터에서 소리아까지. 중에서 -

인적자원관리 : 적절한 기준을 바탕으로 신입사원을 양성하라

좋은 제품을 만드려면 좋은 재료가 있어야 하듯이, 경영을 하려면 좋은 인재들로 팀을 꾸려나가야 한다. 더군다나 앞에서 말했듯이 스포츠는 인적자원이 가지는 비중이 다른 산업에 비해서 특출나게 높다는 것은 항상 명심해야 한다.
또 한 직원들의 평균연령이 낮다. 당시 바르샤 직원의 평균 연령은 24세에 불과했다. 그리고 직원간의 연봉차이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그만큼 대형 축구 클럽에서 인재를 관리하는데에는 보통 회사보다도 더 복잡하고 여러가지 문제가 따른다. 하지만 소리아노는 이런 상황일 수록 일정한 논리를 따라야 하며, 상식이란 여과장치를 통과해야 한다고 말한다.

협상 : 누가 최초의 가격을 제시해야 하는가, 그리고 협상의 마지노선은 무엇인가?

축구 관련 뉴스에서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협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시즌 말이 되면 연봉협상이란 단어는 갖가지 미디어에 오르내리며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그 뿐만이 아니다. 스폰서 계약, 중계권 계약, 각종 관련 상품의 판매권 까지 그 협상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최근 국내에서 문제가 된 월드컵 중계권 문제라든가, 기업 광고에서의 피파로고 사용문제 들도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소리아노는 이처럼 협상의 시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축구를 협상을 배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교보재로 사용하고 있다.

한도, 양보, 카운터 오퍼, 상대에게 가치있는 것,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것은 대본을 쓰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 전에 자신의 대사를 모두 외워야 한다. - 협상 테이블에서 감정을 다스리는 법. 중에서 -

혁신 : 소비자를 관찰하라.

마케팅 서적에서 가장 흔히 다루어지고 있지만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실천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분야가 바로 혁신이다.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혁신에 성공한 사업은 탄탄대로를 달렸지만 그렇지 못한 사업은 내리막길에 오를 수 밖에 없었다.
소리아노를 이러한 혁신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사실만 보지 말고, 실마리(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를 읽어 내라』경영전략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방법이 바로 시장조사이다. 그리고 이 시장조사의 많은 부분이 소비자와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러한 시장조사를 지나치게 맹신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감춰진 실마리를 찾아 신중하고 차분하게 혁신해 나가야 한다.』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읽어내는 것이란 바로 이런 의미인듯 하다.
 
페란 소리아노는 2003년~2008년에 FC 바르셀로나의 부사장을 역임했다. FC 바르셀로나는 메시를 비롯해 최고의 선수들을 가진 최고의 명문클럽이지만 그가 최고경영자로 FC 바르셀로나와 조우했을 때는 상황이 그리 좋지 못했다. 이 책은 그런 과거의 바르샤가 현재의 바르샤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즉 축구, 축구선수 개인이 아닌, 축구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축구 서적이라고 하면 선수의 자서전이 라든가 아니면 스포츠 해설, 교습서 등이 대다수 였다. 혹은 그렇지 않으면 스포츠 마케팅과 관련된 책이었다. 이런 점에서 축구 경영에 관한 전문 서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 발간되었다는 점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스포츠 관련 서적이 나오겠지만 『우연히 들어가는 공은 없다』와 같이 전문 경영인의 시각으로 농구, 배구 또는 태권도 등을 다룬 책이 나온다면 스포츠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일반인들에게는 스포츠에 관련된 보다 다양하고 좋은 양분이 되는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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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잃어버린 아이> 서평단 알림
슬픈 열도 - 영원한 이방인 사백 년의 기록
김충식 지음 / 효형출판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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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 !!

슬픈 열도는 곧 슬픈 역사인가? 미처 몰랐던 역상와의 대면 뒤에 숙연해짐을 느낀다.
슬픈 열도 그것은 일본의 역사가 아닌 슬픈 우리의 역사였다,,,
숨가쁘게 흘러가는 역사의 뒤안길에는 한과 슬픔이 서려 있었다.
책의 표지에 쓰여 있는 영원한 이방인 사백 년의 기록! 이라는 글은
다분히 복선적이고 또 암시적이면서도 역설적인 시작이었다.
역사에 대해 다분히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넘어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역사의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역사의 사실을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김옥균, 최익현, 이진영, 도고 시게노리, 다치하라 세이슈, 역도산, 심수관,  이삼평, 김달수, 이회성 10명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일본에서 생을 살았던 우리 한민족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진부한 역사가 아닌 새로운 흥미있는 역사로 다가왔다.

개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도 많다. 갑신정변의 주모자 김옥균, 의병운동을 이끌었던 최익현, 일본의 프로레슬러 영웅 역도산, 하지만 이들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 책을 본적도 없었거니와 이렇게 한 가지 주제로 이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볼 수 있는 기회도 없었다. 덕분에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위에 잠깐 나열한 것들에 별로 더할 것이 없었다.

이제 와서 그들의 죄일 수만도 없는 과거 - 나라의 죄가 더 컸다 - 를 민족주의라는 도마 위에 올려놓고 선악을 가리고 심판하자는 차원에서 이 책을 쓴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이분법을 넘어서 야만, 멀리 이역 섬나라에서 텃세 속에 살다 간 그들의 슬픈 좌절과 패배를 공정하고도 입체적으로, 있는 그대로 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 본문에서 -

저들의 역사는 곧 우리들의 역사인 것이다.

갑신정변으로 일본을 끌어들인 김옥균에게 잘못이 있다면 시대를 앞서나간 그의 개혁의지와 시류를 잘못읽은 탓일 뿐이다. 그에게는 오직 우국충정이 있었을 뿐이다. 오히려 일본에서 같은 민족이 자객이 되어 그의 가슴에 비수를 꽂을 수밖에 없었던 시대가 안타까울 뿐이었다.

다치하라 세이슈, 역도산,  그들에게 조국이란 과연 무엇이었을까? 왜 그들은 이름을 떳떳이 드러내지 못했던 것일까? 과연 그들의 마음은 편안했을까? 이름을 여섯번이나 바꾸면서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자 했던 다치하라 세이슈는 조선출신의 젊은 작가가 신인상을 수상하자 전화를 걸어 축하하고 저녁식사에 초대하기도 한다. 그리고 당시 일본순사들에게는 이런 이야기도 있었다. 한국 운동가를 잡으려면 제사 때 잡으라, 그만큼 사람에 대한 정, 그리고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마음은 변하지 않는 그들이었다. 

일본의 교육헌장과도 같은 부모장을 만들었던 이진영, 그리고 일본 정치사의 큰 인물이 되었던 도고 시게노리도 다름이 아닐 것이다.

 

도쿄 아오야마 공원에는 김옥균의 무덤과 비석이 있다. 자객에게 살해당한뒤 한국의 땅에서 다시 참수 당해 몸이 갈갈이 찢긴 그의 머리카락과 옷가지를 몰래 훔쳐와 묻어 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도쿄 오타구의 이케가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역도산지상이란는 동상이 있다. 바로 역도산의 묘비가 있는 곳이다. 엔고로 주춤하다지만 일본으로 여행가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도 그랬지만 볼 거리가 많은 거리나 유명관광지나 일본 드라마에 나왔던 명소를 구경하는 것도 좋겠지만 다음 번에는 위와 같은 곳을 찾아 보는 것이 오히려 더 마음에 남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일본에 묻혀 있는 우리의 역사는 한달을 빌려도 못찾을 만큼 많기도 한 것이었다.

 

난 빙 돌아서 갈 수밖에 없었어. 펜을 든 역도산 이라고나 할까. 역도산도 식민지 출신이라는 사실이 껄끄럽고 출세가 장애가 된다고 생각해 핏줄과 과거를 부정한 인물이다. 물론 이런 행동에 대해 비겁하고 더러운 친일파라고 팔매질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나는 철저하게 꾸며지고 굴절된 그의 삶에 밴 비극을 캐보고 싶었다. 언젠가 다치하라의 가면을 벗기고 그가 그토록 허구의 인생을 산 까닭을 파헤치고 싶었다...


                                                                                                   - 본문에서 -


지금도 많은 재일 한국인들이 일본에서 살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많은 한국인들이 입얍으로 혹은 이민으로 유학으로 해외에 흩어져서 살고 있다. 그들의 가슴에 있는 한국은 어떤 존재일까? 우국충정은 아닐지라도 각자 자기자리에서 고뇌의 삶에서 죄스럽게 살다가 이지러져 간 이들에게 결국 죄의 형틀을 씌어놓기 보다는 역사에 대해 깊이 되돌아 보고 이러한 인물들을 재조명하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것은 민족주의도 아니요, 국수주의도 아니다. 이러한 자세는 바로 역사를 균형있게 바라보는 작업의 일환이고 그것은 곧 나를 바로 보는 것이며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을 균형있게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는 일이다.

우리가 가진 역사조차 바로 보지 못하는데, 우리가 가진 역사의 잔재들이 아직 저렇게 남아 있는데 과연 우리가 아닌 다른 이들이 보는 우리의 역사는 얼마나 진부하며 것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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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 죽지 마, 사랑할 거야 - 지상에서 보낸 딸과의 마지막 시간
김효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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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러가지 생각과 추억이 오버랩되는 사랑이 가득한 이야기

어느날 갑자기, 불행은 소리 소문없이 찾아왔다고 했던가?

작가의 마음이 나의 마음에 겹쳐지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파하는 그녀의 마음, 작가인 그녀는 마음이 참으로 여린듯했다.

자신의 가족과 직업을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 하나만 보고 달려온 사람인 만큼

그 아픔은 클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도 모르게 내 머릿 속으로는 책 속 이야기와

오버랩되면서 그 나름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생각이 연이어 밀려왔다.

5년 전 가족에게 닥친 불행,

병원의 오진, 그리고 큰 수술,

그 상처가 아물기 까지는 5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

하지만 더 큰 아픔은 언제나 불안해야 한다는 것?

또한 마음에 생긴 생채기와

그렇게 지나가 버린 5년의 세월 그리고 앞으로의 몇 년간의 세월 또한

그렇게 흘러가 버리고 돌아오지 않을 거란 것?

난 슬퍼하지 않았다.

슬퍼하는 것은 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음 속에는 항상 먹구름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 뒤에는 항상 그 무엇보다 밝은 햇살을 품고 싶었다.

세상에는 왜 착한 사람들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지 너무나 큰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나서 또 다른 후회와 결심의 연속,

시간이 모든 걸 치유해 줄 거란 생각은 기우에 불과한 것 같다.

시간은 모든 걸 치유해 주지 않는다, 망각할 수도 없다,

아니 오히려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슬프다. 하지만 슬픈 이야기는 언제나 아름답다,

"사는 의미를 몰라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통받는 무균병동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 작가 인터뷰 중에서 -

아마도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것을 넘어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죽음을 앞에 두고도 초연히 그것을 맞이해 오히려 당당했던 두 모녀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에 대한 자세를 돌아볼 수 있는 듯하다... 

 

나는 칠판에 "무엇인가 남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사람은, 보여줄 충실한 인생을 가져야 한다 - 안톤 체홉"이라고 쓴 뒤, 생목까지 올라온 울음을 삼켰다. 그리고 한참 만에야 수강생들을 향해 돌아섰다. 저들이 내 눈가에 맺힌 물기를 알아채지 못하길 바라면면                                               

                                                                                 - 글 중에서 -
 



살아야 한다, 어른보다 더 어른 스러웠던 채 꽃피지 못했던 소녀마냥,

자신의 아픈 몸보다 남을 더 보살필 줄 알았던 한 소녀마냥,

그런 딸을 위해 눈물로 씌여진 책을 선물한 엄마처럼...

오늘 하루에 난 얼마나 충실했는가? 다시 한번 되돌아 보며 반성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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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 철학, 답하는 종교
하카리 요시하루 지음, 김청균 옮김 / 어문학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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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쇠퇴의 시기라고 한다. 대학에서 철학이나 종교 외에도 인문학은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과목이 아니다. 물론 취업과 진로가 중요하고 실제로 기업에서는 인문계 학생들을 지원에서 아예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인문학 도서를 읽어야 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현대의 경쟁력은 "나와 남"의 차이에서 만들어 진다. "개성시대" 또는 "자기PR", "차별화의 시대"라고도 말한다. 이러한 경쟁력은 바로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힘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에 당당히 인문학 도서를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생각과 지식의 깊이를 넓히는 것이다. 베스트 셀러 경영 도서나 마케팅 도서를 읽는 것도 좋다. 그리고 자기계발도서를 읽으며 자기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인문학 도서를 읽는 다면 깊이있는 지식과 철학적 사고 즉 자신만의 논리를 발전시킬 수 있으며 그러한 것이 차별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종교란 무엇일까? 아마도 책에서 묻는 철학, 답하는 종교라고 하였지만 실제로 이 책은 우리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궁금증, "종교란 무엇일까?"에 관한 질문에 철학과 종교가 복식조를 이루어 답하고 있다.

최근에 종교가 여러가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종교문제에 대한 토론이나 이슈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쟁점은 흔히 종교적 가치와는 상관없이 정치적 혹은 무비판적으로 흐르기 일수이다. 혹여 종교에 대해 잘 모르면서 이런 이슈를 통해서만 종교를 접하게 된다거나 어느 일방의 이야기에 잘못된 개념과 가치관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논란과 문제점의 소지를 가진 종교를 철학과 종교, 종교철학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 묻는철학, 답하는 종교]는 치우치지 않아서 좋다.  지성의 학문인 철학의 본질을 철저하게 지키면서도 종교가 가진 특성을 훼손하지 않고 끝까지 설명을 해내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참으로 체계적이다. 여기서 체계적이란 뜻은 마치 심화학습처럼 포괄적이고 쉬운 각각의 주제로부터 점차적으로 핵심적이고 통합적인 가치를 이끌어 내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의미이다.

먼저 이 책은 종교에 대한 이야기로 출발한다.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라는 세계 3대 종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종교를 초월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수수하고 자연스럽게 각 종교의 탄생부터 역사적인 여러 요소들을 설명한다.

그 다음으로 특수적 종교철학, 즉 상술한 3대 종교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준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각각의 종교에 대해 어느정도 알게 된다. 책은 곧장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바로 종교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있는 철학에 대해 알아본다. 즉 종교비판의 철학이다. 여기에서는 포이에르바하와 칼 마르크스, 니체의 종교비판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나서 멈추지 않는다 종교비판의 철학에 대한 비판을 다시 주제로 꺼내든다. 포이에르바하와 마르크스, 니체의 비반을 고찰하고 그들의 의견에 대해 반박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종교철학의 과제와 구제의 문제, 절대자의 문제, 신앙의 문제, 종교에 있어서의 진리의 문제이며 이러한 고찰을 통해 닿는 종착역이 바로 현대에서 종교철학의 필요와 역할에 대한 깨달음과 이해이다.

지금까지 간단히 책의 내용을 설명했지만 책 속에서는 보다 재미있는 철학적 종교적 시각과 그와 관련된 재미있는 시각들이 넘쳐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종교철학에 대한 비판이나 고찰도 재미있었지만 이러한 논리적인 설명들을 이해하고 알아나가는 것이 더욱 재미있었다. 이처럼 이 책의 장점은 꼭 종교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일본에서 방송통신대학에서 교재로 쓰였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 너무 편향되지 않게 그리고 너무 어렵지도 않게 우리를 마지막 장까지 안내해 주고 있다. 그리고 그 설명은 점증적으로 이루어져 읽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현대에서 종교가 가지는 의미, 그리고 종교비판이 가지는 의미를 포괄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또 다른 질문으로 나의 가슴속에 남아 있다. 하지만 이 질문은 처음에 내가 가졌던 종교란 무엇일까? 와 같은 단지 의문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닌 종교가 나아가야 할 좀 더 건설적인 방향과 관련되었다는 점이 이 책을 읽기전과의 차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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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김없이 남김없이
김태용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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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원래 시를 통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어찌된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을 통해 등단을 하고...
아마도 그런 영향하에서 이러한 소설이 탄생될 수 있었는가 싶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이 소설을 이해하는데 십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학교에서 배운 시나 소설은 일정한 논리와 이론에 의해 설명된다. 이 시의 심상은 무엇이고, 이 구절의 의미는 무엇이고,
이 소설의 주제는 무엇이고 작가의 시점은 무엇이고 등등...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시를 읽고 느낀 점을 이야기해보란 말에 내 뜻대로 내가 해석한대로 이야기했다가 선생님에게 혼난적이 있다...
나는 아마도 이 책을 읽고 이해가 되지 않아 화가난 다수의 독자들 처럼 화가 났었다...
난 시의 구절구절을 읽고 각 부분에 대한 나름의 해석과 느낀 점을 이야기 했다...
하지만 나의 대답은 정답이 아니란다...
심상이 무엇이고 작가의 경향은 어떤 것이고 시가 쓰여진 시대적 배경은 무엇이고...등등을 이야기 해야한다고 했다..
시를 읽고 느낀 점을 이야기 하라고 질문을 받고 내가 느낀 대로 이야기 했을 뿐인데..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과연 무엇인가? 시와 소설이 꼭 어떠한 일정한 법칙에 따라 해석되는 그런 것인가?
역자의 의도가 있다면 읽는 독자의 의도 또한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정해진 법칙을 찾아서 읽는다면 이 소설은 그저 난해한 암호가 될 것이다...
작가의 말에도 동감가는 부분들이 많다..
"작품에 대한 철학적이고 이론적인 설명의 틀은 때론 너무 헐겁거나 때론 너무 꽉 끼이는 맞지 않는 옷 같기도 하다."

 

이지팝 훅송과 같은 책들 속에서 이 책은 진정한 작가, 예술가로서의 고독과 고찰이 돋보이는 책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불안을 느낀다.. 마치 공황장애 처럼...
아마도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꼈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성급하게 모두 읽으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하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해한 부분은 난해한 대로 넘어가주길 그걸 이해한다면 이 책이 숨김없는, 남김없는 책은 아닐 것이다...
작가가 이 책을 쓴 의도가 바로 그것이다 독자들이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하려는 시도는 그의 의도를 반하는 것이고
이 책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ㅅㅅㅅㅅ.. "의미없는" 단어와 문장의 반복은 그 말대로 "의미없는" 언어에 구멍을 뚫는
그 쓸모가 고정된 언어라는 것에 대한 새로운 시도이다. 그 반복된 구절의 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언어에 대한 새로운 시도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무언가 의미있는 뜻과 진리를 찾고 싶어하는 독자는
역자의 대담부분 부터 다시 보라...
그리고 이야기의 각 장을 전체적으로 보고 줄거리를 이해하였으면 좋겠다...
이 책은 통상적인 시간전개구조를 따르지 않고 있다... 평범하게 시간순으로 쫓아 가면
마치 두서없이 이야기가 나오는 듯이 느낄 수도 있다..
난 -1장을 읽고 나서 1장을 읽으면서부터 이 책의 재미를 알아갔다..
아마도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줄거리와 인물들이 가진 비유적이고 은유적인 의미들을 느끼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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