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모와 이혼했다 다독다독 청소년문고
라헬 하우스파터 지음, 이선한 옮김 / 큰북작은북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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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이 '이혼'을 받아들이는 방식

 

 

요즘 많은 가정들이 이혼을 선택한다. 예전에는 가족 간의 갈등은 무조건 참아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인내'하기 보다는 자신의 삶의 행복을 찾아 떠나게 되었다. 서로 죽고 못살 듯 사는 것보다는 하루라도 어린 나이에 이혼해서 행복을 찾아가는 게 우리의 인생이 되었다. 왜냐면 옛날의 공동체 생활 보다는 '나 자신'의 인생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이혼을 선택한 만큼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자녀들은 어떨까? 이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니다. 부모들이 힘든 선택을 결정한 만큼 자녀들의 삶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아무리 관심을 가져도 아이들이 온전하게 감당해야 하는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아직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의 상처와 혼란은 어떻게 보듬어 주어야 하는 걸까?

 

이 책을 읽으며 만약 내가 주인공의 입장이라면 어떤 기분이 들까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나라가 아닌 프랑스 아동 문학인데도 불구하고 정서상 공감되는 면이 많이 있었다. 그것은 다른 아동 문학과는 다르게 주인공의 심리가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내가 개인적으로 개인 심리 소설을 잘 읽기 때문에 좋게 느껴졌다.

 

주인공 아이는 부모님의 이혼을 계기로 자신도 부모님과 이혼하기로 결심한다. 부모님도 자신에게 말하지 않고 이혼을 선택한 것처럼 자신도 자신만의 의지로 '이혼'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할머니가 자신이 컸을 때 쓰라고 남겨준 한 건물의 옥탑방으로 가출을 결심한다. 주말마다 아이의 엄마는 주인공인 '나'를 아빠에게 보냈다. 하지만 주인공인 나는 아빠에게 거짓말을 하고 옥탑방으로 도망친다.

 

그렇게 아이는 세상에서 온전히 혼자가 된다. 지독한 외로움과 고독감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 아이는 자신만의 독립된 자아를 조금씩 찾아나간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아다니기도 하면서 아이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아이는 부모님이 아닌 자신만의 인간관계를 가꾸어 나가게 된다.

 

결국 부모님이 아이의 거짓말을 알게 된다. 아이를 많이 혼냈지만 결국 아이만의 세상을 존중해 준다. 부모님의 삶이 있듯이 아이에게도 아이만의 삶과 세상이 있다.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해 주기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님의 이혼이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줄 안다면 어린 자녀들의 슬픔과 스트레스를 감당해 주어야 한다.

 

특히, 이 책은 많은 대화나 사건이 별로 없다. 부모님과의 이혼을 선택한 아이의 정신적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부모님이 이혼을 해서 힘든 아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었다.

 

부모한테서 조금 멀어지면서 희한하게도 나는 두 분을 되찾게 되었다. 비록 다투고 상처받았지만, 여전히 좋은 부모이고, 내가 두 분을 정말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더는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두 분 다 영원히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 엄마와 아빠를 아프게 했지만, 나는 나의 이혼이 잘한 일이었음을 확신한다. /

이혼은 파괴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지어 올린다.

이혼은 끝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시작한다.

이혼은 죽음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조금은 다르게 사랑하며 살아간다. (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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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위를 걷는 느낌 창비청소년문학 59
김윤영 지음 / 창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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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미래 위를 걷는 느낌

 

 

달 위를 걷는 건 대체 어떤 느낌일까?

지구의 그 많은 대륙 중에서 '아시아'라는 곳에서, 그 넓은 아시아 대륙 중에서도 아주 작은 '한반도'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기 위해 아둥바둥 하루를 살아나가고 있는 걸까? 가끔 나 자신에게 물을 때가 있었다. 지금도 그 물음에 대한 적당한 대답은 찾을 수 없었다. 단지 하나의 사회 속에 속해 있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애기들을 낳아 키운다. 현재 우리들의 상황은 이것마저도 해내기 어렵게 되었지만 말이다.

 

이 책의 상황은 어떤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원전 폐기물의 심각하게 오염된 상황에 대해서 말이다. 현재도 진행중인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방사능에 대한 공포를 극에 달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뉴스가 되어 나오지 않을 뿐, 다양한 동식물들이 사라졌고 남아있는 것은 유전자가 변형되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그곳의 아이들은 벌써부터 암이라고 하는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몇 군데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운행하고 있다. 그런데 그 시설이 노후화되어 몇 번의 고장을 일으켰다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사람들은 이런 뉴스에 처음에는 엄청 불안해 하며 걱정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불안함에 무감각해지기 시작한다. '뭐, 별 일이야 있겠어?'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러다 큰 사고가 한번 터진다. 그때서야 사람들은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서 국가가 책임을 지라며 시위를 하게 된다.

 

그 다음에는 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아무리 큰 사고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에게 잊혀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소신이 있는 몇 명의 사람들은 지구의 환경을 바꾸기 위한 운동을 벌이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떤 지구를 다음 세대에 전해주게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외면하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게 지구 환경을 위해서는 더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은 아빠와 한 아이의 소통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 원인은 바로 이러한 지구 환경 때문이지만 말이다. 루나의 아빠인 필립은 핵융합 물리학자이면서 우주 비행사이면서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환경 운동가이다. 과거의 어느 날, 필립은 가족들과 여행을 갔던 곳에서 사고를 겪게 되어 식물인간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 필립의 딸인 루나는 아스퍼거 중후군이 있는 특수한 아이로서 물리학에 천재적인 소질이 있다.

 

필립은 한국인으로서 달 탐사를 하게 되는데, 그 이후에 시간의 질서를 넘어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사고도 예감하고 그 이후에 혼자 남게 될 루나에게 영상 편지를 남긴다. 루나는 아빠가 남긴 영상을 보면서 그의 사랑을 다시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아빠의 사고에 자신이 연관되어 있다는 오해를 풀게 된다.

 

우주에서 지구는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달은 지구의 무엇일까? 정말 외계인이 있을까? 외계인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걸까? 시간의 질서는 뛰어 넘을 수 있을까? 방사능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리는 언젠가 우주 여행을 떠나게 될까? 등등,,, 수많은 질문을 던져 보았다.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처럼 어디에서도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 책은 인간의 달탐사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이 많이 다뤄지고 있고, 우주인에 대한 흥미로운 가설도 엿보였다. 청소년들이 이 책을 얼마나 이해할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아직도 수많은 청소년들이 하늘의 별을 보며 미래를 꿈꾸고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이 책이 그런 아이들에게 조금의 자극이라도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눈에 보이지 않아서 현실감이 없는 '방사능'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후쿠시마 원전이나 체르노빌 사태로 많은 위험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이 아직 내게는 머나먼 나라의 비극 정도로만 여겨졌다. 내가 지금 있는 이곳에 원전이 터진다면 생지옥보다도 더 무서운 공간, 모든 게 죽고 녹아내리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지구'를 꿈꾸는 작가의 생각에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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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아이들 - 제5회 문학동네 청소년 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28
이선주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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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보내는 파이팅~!

 

 

우리 사회는 현재 아프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여기 저기에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많아진 시대. 이런 아픔은 청소년들도 예외가 아니다. 그저 어른들의 상황이 벅차서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가질 여유가 되지 않을 뿐이다. 무언가를 통해서라도 청소년들은 스스로에게 위로를 보내야 한다.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행복구 낙원동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던 란이는 다른 지역의 중학교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란이는 자신보다 더 잘 사는 아이들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못 살고 부족한 게 많은지 알게 되었다. 스마트폰이 없어서 다른 아이들과 카톡 단체방을 이용할 수 없었다. 학교 과제로 내준 과제를 하기 위한 의논에 참여하지 못한 란이는 어떤 아이의 문자를 통해 상황을 전해 듣게 되지만 그런 과정에서 겪게 되는 소외감을 지울 수 없었다.

 

란이의 가족은 할머니와 아빠와 살고 있다. 할머니는 거의 귀가 들리지 않아서 작은 식당에 나가 불판을 닦는 일을 한다. 그 일도 손님이 많지 않아서 가끔 나갈 뿐이다. 그리고 아빠는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란이는 어려운 가정 환경 때문에 어떤 일이든 하려고 한다. 란이는 광고 전단지를 붙이는 알바를 구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불법체류자인 조선족 아이 민성이를 만나게 된다.

 

란이의 주변에는 아프고 상처 받은 사람이 많다. 조선족 아이 민성이 외에도, 돈이 많은 부자이지만 폭력을 당하는 몽클레어, 10대 때 아이를 낳고 결국 자살하고 만 옆집 정아 언니, 죽은 딸의 아이를 업고 살아가는 옆집 아줌마, 갑자기 정리해고를 당해 가정이 파탄난 아빠,,, 그들은 아프지만 어떻게든 상황을 바꾸려고 발버둥 친다.

 

우리는 모르고 있을 때 더 행복한 것 같다. 알면 알수록 세상의 불행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슬픔을 느끼게 된다. 우리 사회는 남과 비교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왜 남과 비교해 스스로를 불행에 빠뜨릴까? 친구들끼리 모여 다니는 게 더 당연한 청소년들에게는 이게 더 절실한 문제로 다가가는 것 같다.

 

이렇게 아픈 사람들이 모여 함께 밥을 먹는다. 모두 모여서 함께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아픔은 조금씩 치유가 되어 간다. '밥을 먹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밥심'은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되는 일이다. 최근 '혼밥', 즉 혼자 먹는 밥이 많아지고 있다. 혼자 먹어도 어색하지 않도록 자리가 따로 있거나, 편의점 도시락 등의 매출이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바쁘다는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혼자 먹을 때가 많다. 하지만 가끔은 다른 누군가와 함께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유명한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범인에게 던진 한 마디, "밥은 먹고 다니니?"라는 한 마디의 위력. 오늘은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 오늘 밥 먹자." 아이들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이리 와서 밥 먹으렴. 어때?"

 

아직은 한창 공부나 친구 문제만 신경써야 할 청소년들이 더 이상 다른 문제들로 고민하고 아파하는 상황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의 고난과 아픔, 고민들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오늘 하루를 무사히 견뎌낼 뿐이다.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작은 위로를 건넬 뿐이다. 아주 맛있는 밥이 그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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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 테리 이글턴의 아주 특별한 문학 강의
테리 이글턴 지음, 이미애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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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고찰

 

 

최근 책을 읽는 사람을 보기 힘들어졌다. 뭐, 실용서나 웹툰, 장르 문학 등의 시장은 예전보다 넓어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순수하게 문학을 읽는 인구는 많이 줄어들었다. 최근에 시행된 도서정가제는 오히려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골목 상권이든 오프라인 매장이든, 그들의 판매 상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된 도서정가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책'에 대한 거리감을 더욱 부추기게 된 것 같아 씁쓸해질 때가 많다. 소비의 형태가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시계를 거꾸로 돌리기 위해 다른 더 많은 것들이 희생되는 꼴이다.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문학'을 제대로 읽기 위한 방법서가 나왔다. 구체적인 방법서라기 보다는 '문학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고찰이었다. '테리 이글턴'이라는 작자의 이름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기분이었다. 어쨌든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그냥 일반 독자라면 어떨까? 테리 이글턴이라는 이름만으로 읽기에는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 테리 이글턴이 문학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고찰을 시행하면서 사례로 들고 있는 책들이 모두 외국 책들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외국 고전,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세계 고전을 예시로 들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꾸준히 읽어온 사람에게는 배경지식이 많이 이 책에 접근하기가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독자라면? 그래도 책을 읽고 이해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았다. 필요한 부분은 인용이 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모든 책들을 읽을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는 조금 불만족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랜만에 문학비평서를 읽는 참이라 조금 딱딱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운 용어나 설명은 거의 없고 문학을 제대로 읽는 방법론에 대한 서술이 더 많았다. 문학 작품에 대한 분석보다는 어떻게 읽어야 작품을 제대로 읽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 섬세한 읽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반성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 책 속에서 테리 이글턴은 어떤 학생들이 문학 작품을 비평하는 모습을 그려 놓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은 흡사 친구들과 수다로 텔레비전의 어떤 드라마 내용을 얘기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드라마 속의 남주인공이 잘 생겼고 여주인공이 예뻐서 잘 어울린다, 내용 구성이 우연적이지만 재미있다, 등등으로 말이다. 테리 이글턴은 이런 이야기 방식은 문학 작품을 비평하는 것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나도 이 장면을 보며 뜨끔한 게 있었다. 학교 다닐 때도 어떤 내용을 나름대로 비평하고 분석했다고 했지만 결국 얕은 수준의 감상을 말한 정도에 지나지 않았을까 하는 반성 말이다. 어쨌든 작품을 섬세하게 읽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 동안 훈련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그냥 읽고만 싶을 때가 있다. 문학을 분석하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책을 좋아하고 즐기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게 더 먼저이지 않을까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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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4-01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평소에 책을 분석하듯이 서평 쓰는 것처럼 보여도 잘 읽어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내용들이에요. 비평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워요.

바람향 2016-04-03 10:22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제대로 된 비평을 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냥 감상만 해왔던 자신을 반성해 보았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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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감 - 대중문화의 정치적 무의식 읽기
김성윤 지음 / 북인더갭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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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대중문화 파헤치기

 

 

우리의 일상 생활은 대중문화와 뗄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 '손 안의 작은 세상'이라고 하는 스마트폰이 나타나게 되면서 대중문화는 우리 생활에 더욱 가까이 있는 세계가 되었다. 대중문화 자체가 모든 미디어를 통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중문화는 단순한 놀이에서 최근에는 하나의 '한국문화', 사회 현상이 되었다. 그러한 대중문화를 분석하게 된다면 우리 사회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 '걸크러쉬'라는 말이 있었다. 뉴스 기사나 대화에 '걸크러쉬'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한 것이다. 이게 대체 무엇일까? '여성들에게 호감을 주고 열광하게 만드는 여성'이라고 한단다. 스마트폰의 미디어가 우리에게 노출 될수록 가끔은 멍~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이렇게 전혀 몰랐던 말들을 듣게 되면 말이다. 내가 시대에 너무 뒤떨어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것이다. 그러다 짜증이 날 때가 있다. 은어나 속어 등이 아닌데도 단어의 뜻을 인터넷에서 찾아봐야 하니 말이다.

 

세대 간의 단절을 논하면서 청소년들이 쓰는 은어가 예로 나온다. 뭐, '생파'나 '생선' 같은 거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모든 세대가 모든 말들을 짧게 축약해서 쓰고 미디어는 그것을 더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 가끔은 말을 너무 축약해서 뉴스 기사가 무슨 말인지 모를 때도 있다. 어쨌든 언어의 축약 현상은 점점 더 심화될 것이다. 생각을 길게 하기 싫어하는 우리의 사고방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다음 세대에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지 궁금하다.

 

어쨌든 이 책은 먼저 연예인들의 팬인 '팬덤 문화'를 아주 상세하게 다루고 있었다. 서태지부터 HOT, 젝스키스, 그 이후에 수많은 아이들이 등장하게 되는 지금까지 팬들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 그리고 그룹 멤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팬픽이 청소년들의 사고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성숙한 팬들이 있는 반면에 연예인을 괴롭히는 사생팬의 형태까지,,, 팬들의 모습도 이렇게 다양하게 나타났다니 재미있었다.

 

게다가 여자 아이돌 그룹을 쫓는 '삼촌 팬'의 등장 부분은 그들의 딜레마가 공감되기도 했다. 어린 청소년들을 좋아하는 걸 변태로 볼까봐 누구한테 드러내 놓을 수 없는 마음,,,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형 기획사를 비교하는 시선도 흥미롭게 읽혔다. 팬들의 카페를 돌아다니며 많은 자료를 활용하고 있어서 찾는데 힘들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외에도 명품과 짝퉁의 사회학, 박재범 사태를 다시 살펴보기, 과거를 회상하는 영화들의 의미 분석, 캠퍼스 드라마의 한계, 서바이벌 오디션 등등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었다. 대중문화에 관심이 있고 우리의 사회 현상에 대한 의미를 분석해 보고 싶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최근 인터넷에서 '인육 괴담'이 자주 검색어에 오를 때가 있다. 흉악한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반복되는 일로서 조선족이나 다른 민족에 대한 혐오감이 무섭게 드러난다. 유럽에서 난민들에 대한 혐오감과 공격성이 드러나 듯, 우리도 다른 민족에 대한 증오 수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나타나게 된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을 심정적으로 아무 편견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될 것 같다.

 

이런 차원에서 작자는 <비정상회담>에 대해서 깊이가 얇다며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온 다양한 외국인들의 다양한 가치관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내게는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어떤 나라든 자기 나라에 대한 애국심도 있고 반면에 자기 나라의 잘못되고 부족한 점은 비판하면서 말이다. 자기 나라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다른 나라에 대해 상대주의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 우리가 세계적인 감각을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다양한 미디어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대중문화와 사회, 정치적 문제점을 발견하고 있었다. 작자가 자기만의 시각에서 이러한 사례들을 분석하고 비판하고 있는 점이 좋았다. 그 주장에 대해 공감하거나 반발할 수 있지만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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