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 엘레지 - 감탄과 애도로 쓴 종이의 문화사
이언 샌섬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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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종이에 대한 문화사

 

종이는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문화 도구이다. 우리가 자주 마시는 커피의 테이크 아웃 포장지도 두꺼운 종이이고 요새는 페이퍼 백도 많이 생겼고 경제의 핵심인 지폐도 결국 종이인 것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우리 삶의 동반자였던 종이가 점차 그 자리를 디지털 기기에 내주고 있는 모양새가 되었다. 그것은 e북이 점차 점유율이 높아지고 상용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이렇게 가다보면 종이는 이 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음악 CD가 생기면서 LP판이 사라진 것처럼. LP판을 모으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고대의 유물처럼 현실 생활에서는 동떨어진 물건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종이의 운명을 예측하며 애도하는 마음으로 쓴 애도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종이는 멀지 않은 미래에 영영 사라지고 박물관에 전시될 유물이 될 것이다. 책은 e북이 대세를 이루고 다양한 종이는 더 값싼 화학 제품으로 대체되고 지폐도 전자머니가 상용화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이에 대한 매력과 향수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아직도 LP판을 찾아다니는 매니아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책에 대한 역사보다는 '종이' 자체에 대한 다양한 문화를 총 망라한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종이를 제작하는 것에서부터 종이를 만드는 나무에 대한 단상, 지도의 탄생, 돈에 대한 문양, 건축 설계도, 종이로 만든 예술 작품, 종이로 만든 장난감, 보드게임이나 직소퍼즐에 대한 내용, 종이접기, 신분 증명서 등등 종이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었다. 특히, 작가의 지식의 폭이 지적인 유희를 느낄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종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작가 본인도 탐서벽이 있는 게 강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가 책과 도서관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유쾌한 문체로 썼다는 코믹 미스터리 <모바일 라이브러리>라는 시리즈를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유명한 작가들의 탐서벽, 또는 종이나 문구류에 대한 집착에 대한 에피소드가 드러난 부분이었다. 그래서 특정한 색깔의 종이만을 고집해서 글을 적거나 특정한 상품 포장지를 수집하는 집착이 나타나기도 했다. 키플링은 특별 제작한 원고지에 글을 썼고, 발터 벤야민은 친구에게 받은 파란 공책을 선물 받고 무척 기뻐하며 자랑하고 다녔다고 한다. 게다가 건망증이 심했던 톨킨이 <반지의 제왕>을 학부생 시험지 뒤에 썼다는 사실이 새로웠다.

또 다른 예로 네 차례 영국 수상을 역임한 글래드스톤은 어느 날 한 서점에 가서 서점 안에 있는 책을 통째로 사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책 보관에 대한 글을 썼는데 넓은 방에 책꽂이를 여러 겹 두면 아마추어 책 수집가가 대략 2만 5천권 정도를 소장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서점 안의 책을 다 사버린다는 것은 대체 어떤 즐거움일까 상상해 보았다.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에 들어가 그곳에 있는 모든 책을 사서 나만의 공간을 꽉 채울 수 있다면 무척 기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대한 종이 문화에 대한 내용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의 한지와 전통 공예인 줌치가 언급되고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줌치는 우리나라 전통 공예이지만 나도 잘 모르는 세계라 많이 부끄럽고 반성하게 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우라나라 전통 공예에 대해서도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종이접기라는 오리가미가 뉴욕 사교계의 명사였던 오펜하이머에 의해서 어떻게 하나의 문화가 되었는지 흥미롭게 기술되고 있었다. 그래서 종이접기가 그렇게 역사적이고 체계적이라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저 어렸을 때 학이나 거북이 등을 접었던 내게는 종이를 접는 종이도 일반 종이와 다른 특수한 종이가 있다는 것과 전시회도 많이 열리고 세계적인 학회가 있을 정도로 활성화 되고 깊이 연구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종이를 접는 것 외에도 종이 오리기에 대한 역사도 오래 되었다. 우리가 알만한 사람으로 안데르센이 사람들 앞에서 동화를 얘기해 주며 동시에 종이를 오려서 자기 이야기를 형상으로 만들어 보여주었다고 한다. 종이 퍼포먼스 아트를 펼쳤던 셈인데, 사람들 앞에서 발레 무용수를 줄줄이 펼쳐 보이며 자기 작품이 잘되었다고 기뻐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종이 작품을 칭찬받는 것을 더 좋아했던 것처럼 보이기도 했단다.

 

종이에 대한 다양한 문화사를 작가와 함께 향유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하지만 그만큼 그러한 지적 유희에 대한 배경 지식이 많지 않으면 여기저기 통통 튀어 다니는 이야기의 맥락을 잡아내어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가끔 있었다. 나로서는 탐서벽에 대한 얘기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기는 했다. 어쨌든 종이는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되어 우리 곁에 언제까지나 어떤 형태로든 머물 것이라 확신한다.

 

 

* 알라딘 반비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우리는 종이로 된 세상에 산다. 종이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다. 적어도 상상하기가 매우 어려운 건 분명하다. 물론 상상해 볼 수야 있다. 우리는 뭐든 상상할 수 있으니까. 위대한 작가, 화가, 음악가 들이 책, 그림, 음악을 통해 우리에게 상상하는 법을 가르친 덕이다. 우리는 종이로, 종이를 통해, 종이를 이용해서 상상하는 법을 배우고 훈련받았다. 그 덕분에 종이 없는 세상도 상상해볼 수 있다. 그건 죽은 상태나, 태어나지 않은 상태를 상상하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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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 - 17명의 대표 인문학자가 꾸려낸 새로운 삶의 프레임
백성호 지음, 권혁재 사진 / 판미동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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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아픔 속에서 행복 찾기

 

 

사르트르식으로 얘기하면 인간은 그냥 세상에 던져진 존재일 뿐이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삶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희로애락을 느낀다. 행복과 즐거움도 있지만 요즘에는 고통과 슬픔, 아픔만이 더 많은 것 같아 더욱 안타까움을 느낀다. 누군가는 '힐링'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힐링을 어떻게 해야할 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아직도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보살펴야 할 지 모르는 어린아이일 뿐이다. 자신의 감정조차 보듬지 못하고 방황하고 자책하고 아파할 뿐인데, 어떻게 성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겉으로 드러난 상처에는 밴드를 붙이면 되지만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해야 낫는 것일까?

 

이 책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 백성호 기자가 17명의 고수(진중권, 최재천, 정재서, 이덕일, 고진하, 박석무, 한형조, 김대식, 이나미, 장하석, 김개천, 홍승수, 유미숙, 대해, 황병기, 정희선)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이 담겨 있다. 영국에서 잠시 귀국한 세계적인 석학과 첸체물리학에서 손꼽히는 권위자, 마음의 뿌리를 고쳐 주는 정시과 의사, 영성의 시인 등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17명의 고수에게서 노자의 자기혁신, 뇌과학의 메시지, 전통 건축과의 소통, 천문학의 지혜, 심리학의 역설, 과학철학의 통찰, 미학의 발견, 역사의 울림, 동양신화의 발견, 자연의 순리, 시의 생각의 여백, 아이들의 미래, 정약용의 실학, 영화로 읽는 불교, 공부의 즐거움, 일하는 기쁨, 소박한 생태계 등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이나미의 인터뷰가 눈에 들어왔다. 이나미는 카를 구스타프 융 계열의 심리학 전공자로서 그녀의 학맥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소수 그룹에 속한다. 융의 분석심리학에는 고고학, 연금술, 점성술, 신화, 동서양, 철학, 천문학, 종교에 대한 관심이 총망라되어 있다. 그들이 주목하는 것은 인간에게 내재된 무의식의 원형들이다. 그 무으식의 원형들이 자못 흥미로워졌다.

 

그녀는 인간의 불행이나 아픔, 슬픔 등을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태어나서 세상에 나오면 당연히 행복한 존재가 돼야 할까요? 헛소리죠! 사르트르식으로 얘기하면 인간은 그냥 세상에 던져진 존재고, 불교식으로는 연기에 의해 이 땅에 온 인연일 뿐이에요.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낮이 있으면 밤도 있어요. 불행 없이 행복이 성립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아요. 오히려 '자기 안의 행복과 불행을 잘 볼 수 있느냐'를 물어봐야 하는 것이죠."

그녀의 말에 따른다면 인간의 불행은 그냥 세상의 순리일 뿐이다. 불행이 있어야 행복이 존재하는 것처럼.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 불행을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얘기한 '조이(Joy)'에 대한 개념 정의는 무척 재미 있었다.

행복을 나타내는 영어 표현에서 '플레저(Pleasure)'는 '감각적인 쾌락이다'이다. '해피니스(Happiness)'는 '기분 좋고 마음이 즐거운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나미 박사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조이(Joy)'는 '깊은 깨달음에서 오는 즐거움'으로서 온전한 나를 찾은 이들만이 지어 보일 수 있는 반가사유상의 미소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기 전 단식을 하죠. 예수님은 십자가에 매달리기 전 광야에서 시험을 받아요. 조이는 그런 고통 뒤에 얻어지는 겁니다. 해피하려면 코미디를 보면 돼요. 쾌락을 원하나요? 술, 마약, 섹스,,, 그런 것들에 의지하면 되죠. 그런데 그건 달콤한 케이크를 먹는 것과 같아요. 케이크 열 개를 먹을 수 있나요? 다들 죽겠다고 할 겁니다. 금방 질리니까요. 깊은 고통으로 다져진 조이는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기쁨이 주변의 쾌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오기 때문이에요. 제가 하는 일은 피상담자들이 조이를 느낄 수 있게 도와 주는 겁니다. 고통을 받다가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은 차라리 조이에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진 거죠. 자신의 문제를 외면하고 계속 쾌락에 탐닉하는 이들이 훨씬 심각한 병자입니다. 자신의 고통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요."

 

단순한 영어 표현이 '조이(Joy)'에 저런 깊은 뜻이 있을 줄은 몰랐다. 플레저나 해피니스보다 조이를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았다. 지금 내가 느끼는 아픔과 고통, 슬픔 등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그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것을 이겨 낸다면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지는 것처럼 세상을 통찰할 수 있는 힘을 갖출 수 있고 더 높은 이상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신의 고통을 이겨 내고 얻은 즐거움인 조이는 타인의 고통을 감싸 안을 수 있는 사람의 연대, 세상의 연대를 갖출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그래서 고통이란 '더불어 사는 삶'을 만드는 원천이라고 했다. 나를 아프게 하는 고통이 모든 세상을 연대시킬 수 있는,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삶을 주는 경험이라니, 뜻밖이었다.

 

고통이란 나를, 남을, 세상을 이해하여 모두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항상 행복하기만 하다면 다른 사람을 살펴볼 생각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신은 우리에게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을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슬픔이나 아픔, 고통을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겨내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 서평 주제는 '삶의 아픔 속에서 행복 찾기'가 아니라 '삶의 아픔으로 행복하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알라딘 판미동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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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투자가 - 하버드 입학사정위원이 전하는 7단계 교육 투자 혁명
조우석.김민기 지음 / 민음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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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미래에 대한 가치 있는 투자

 

 

OECD 조사에 의한 청소년 자살률 1위, 청소년들이 가장 불행하게 공부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의 교육 현실이다. 이러한 교육 현실에서 우리는 여전히 영어 몰입 교육, 외국에 유학을 보낸다. 모든 것이 아이에게 다가올 미래의 행복을 위한 투자이다. 하지만 이런 교육에 대한 부모님의 열정이 우리 아이를 정말 행복하게 하고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는지,,, 우리들은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소위 성공한 삶이라고 얘기하는 여러 사람의 실제 사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명문대를 나오고 좋은 곳에서 일하고,,,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삶에 대해 분명하게 인식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한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힘들어 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명문대를 나와서 좋은 곳에서 일하는 것이 자신들의 삶의 최종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어떤가? 청소년기의 가장 큰 목표는 좋은 대학교이고, 그 이후에는 안정되고 좋은 일자리를 찾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무 문제가 없이 행복할 것이라고 누구나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과도한 경쟁으로 청소년들은 삶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경쟁에서 뒤떨어질 경우에는 심한 좌절을 겪게 되고 만다. 경쟁에서 뒤쳐진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게 아닌데도 말이다. 그래서 그 어린 나이에 성적에 일희일비를 하며 과도한 걱정을 하고 좌절해서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이다.

 

결국은 '마음'하기에 달려 있다. 어떤 삶을 살아가든지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그것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는 오직 성적으로 나눈 석차만 있을 뿐, 이러한 마인드 컨트롤을 아이에게 심어줄 바탕을 만들어 주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깨닫고 엄마가 아이의 미래를 위한 가치 있는 투자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주식 투자를 가지고 와서 아이의 교육을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주식 투자도 동시에 공부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여러 가치 척도 자료와 과제를 내주고 있었다.

 

 

 

이것 외에도 각 장의 마지막에 추천 도서와 참고할 만한 사이트를 함께 제시해 주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학교와 과련해서 세계 대학들의 교육 철학을 소개해 주고 있는 부분도 있었다.

 

 

이 책에서 감동적이었던 '한국의 엄마'가 있었다. 교육 고수 투자가 중에 전혜성 박사가 있었다. 자녀 교육에 있어서 분명한 교육 투자 철학 아래 자녀를 교육시킨 결과 여섯 명의 자녀를 포함해 여덟 명의 가족 모두 열한 개의 최고 학위를 취득했다. 자녀들 모두 미국 하버드와 예일 대학을 졸업했으며 1988년 미국 교육부에 의해 '동양계 미국인 가정교육 연구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혜성 박사는 자신의 교육 철학으로 '덕승재'를 꼽았다. 아이들을 키우는데 엘리트나 성공에 대한 말을 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할 때 스스로 가장 행복할 수 있는지, 자신이 가진 능력을 남을 위해서도 나눌 수 있는지를 생각하라고 가르쳤다고 한다. 그녀의 자녀들은 미국의 정부나 대학에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시드 워드'를 모으도록 하는 것이다. 주식 투자에서는 '시드 머니'로 '종잣돈'이다. 시드 워드는 바로 아이가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긍정적인 말이다. 고수 엄마 투자가로 석은옥 여사가 있다. 그녀에게는 폴(안과 전문의)과 크리스토퍼(변호사)라는 두 아들이 있었다. 그녀는 두 아들에게 애칭을 달아주었다. 폴, 한국명 진석이는 '엄마의 희망', 크리스토퍼, 한국명 진영이는 '엄마의 기쁨'으로 불렀다고 한다. 이런 애칭을 붙이고 자주 불러 주자 그 아이들이 정말 그 모습대로 자라주었다고 한다.

 

말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우리는 좋은 말보다 부정적이고 나쁜 말을 더 많이 한다. 그것이 알게 모르게 자신에게, 그리고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식물에게도 부정적인 말을 계속 해주면 잘 자라지 못한다는 실제 실험 결과가 있는 걸 보면, 그 '말'이 우리 인생에서 사소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금부터라도 스스로에게 힘낼 수 있는 말을 되뇌고, 우리 아이들에게,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이고 따뜻한 말을 더 많이 해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실천'이 중요하다~!!

 

 

* 알라딘 민음인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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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예수 붓다 - 그들은 어떻게 살아왔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장석훈 옮김 / 판미동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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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스승들을 통한 우리 삶의 의미

 

 

왜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일까? 그것은 그만큼 저자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저자는 그들을 '삶의 스승'이라고 불렀다.

 

나는 그들을 '삶의 스승'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우리에게 사는 법을 가르치고 잘 살 수 있게 도와준다. 그들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것은 '즉석' 행복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진정한 탐구로 얻을 수 있는 결실이다. 그들은 기쁨과 즐거움에 대해 그리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엄격한 길자빙요, 너그러운 산파요, 그리고 영원한 계몽자다. (371쪽)

 

그리고 저자는 그 세 스승의 가르침을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그들의 삶, 죽음, 가르침, 진리, 삶의 자세 등 다양한 관점에서 비교 분석하고 있다. 그런 비교 분석 후에 나온 결론은 다음과 같다.

 

붓다나 소크라테스나 예수의 가르침은 궁극적으로 윤리에 대한 가르침이다. 성공한 삶이란 진리를 실천에 옮기는 삶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입증한 바가 중요하다. 그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면, 오늘날 우리가 보기에도 여전히 그들에게 믿음이 간다면, 그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가르침을 실천에 옮겼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가르침에 부합되는 행적으로 그 가르침을 몸소 입증해 보였다. (371쪽)

 

그들이 가치있게 여긴 삶이 바로 '실천'하는 삶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들의 가르침을 듣고 환골탈태하여 더 나은 살 수 있기를 바란 것이다. 그들이 지금까지 성인으로서 인정 받는 까닭은 바로 이런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지만 그것을 몸소 실천하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일 것이다. 누구나 물질적인 가치가 우리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란 것은 알지만, 어느 누군도 그 물질적인 것을 손에서 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부'를 쌓는 것이 우리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게 되었다. 그럴수록 우리 삶은 더욱 고달파지고 힘들어지는 것이다.

 

죽은 뒤에 인간은 어떻게 될까라는 문제에서 붓다와 소크라테스 그리고 예수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런 차이를 넘어 그들의 가르침들은 하나같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하는 행동이 앞으로의 우리 모습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이다. 이런 관점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떤 도덕적 선택을 해야 하며 그리고 자신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274쪽)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의 죽음의 과정이었다. 세 사람이 왜 죽게 되었고 어떻게 죽고 그때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는 대충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을 보다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그들의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말의 의미를 다양하게 해석한 부분이 재미있었다. 소크라테스는 크리톤에게 "크리톤이여, 우리가 아스클레피오스께 닭 한 마리 빚진 게 있네. 인지 말고 갚아주게."라고 하였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의학의 신이라고 한다. 당시 전통에 따르면 치유를 기원할 때와 치유가 되어 감사를 표할 때 제물을 바쳤다고 한다. 그런데 목숨을 잃는 판국에 제물을 바친다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소크라테스의 역설이라고 분석한 게 설득력을 갖는다고 한다.

 

이 마지막 말에 사로잡혀 영향을 받은 사람은 니체였다. 니체가 보기에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말은 삶의 고단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크라테스가 삶은 하나의 질병이요, 죽음은 그로부터 벗어나는 길, 즉 치유로 보았기에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다. 물론 죽음과 영혼 불멸에 관하여 소크라테스가 했던 말에 비추어 판단한다면, 그 제물이 육신의 삶으로부터 해방시켜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는 가정은 타당해 보인다고 한다.

 

나도 '죽음'에 대해서 소크라테스처럼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요새 사회적으로 사건 사고가 너무 많이 일어나서 그런지 슬픈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어느새 '안전'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어 버렸다. 무엇을 타든지, 어느 장소에 있든지, 어느 시간이든지, 우리는 항상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불안한 삶을 보내게 되었다.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부지불식간에 어이없는 삶의 종말을 맞고 싶지는 않기 때문일 것이다. 죽음을 맞게 되더라도 삶의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 세 스승은 삶과 죽음의 의미를 탐구하고 우리들에게 진리를 전달하려고 애쓴 사람들이었다. 그 흔적이 지금도 남아있다. 이 책에서 그들 세 사람의 흔적은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았다. 그 사람들은 다른 듯 하면서 비슷한 삶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 세명의 스승을 한꺼번에 만날 수 기회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고 좋았다.

 

앞으로도 우리의 삶에 대해서 죽음 이후에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았다. 아직은 내가 어둠 속을 헤매는 어리석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 알라딘 판미동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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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논어 - 시대를 초월한 삶의 교과서를 한글로 만나다 한글 사서 시리즈
신창호 지음 / 판미동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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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현재의 해답을 찾다!

 

 

우리는 여전히 책을 읽는다. 게다가 아주 먼 옛날의 책을 읽고 다시 읽는다. 그것은 그만큼 그 고전이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 고전이 그 시대의 얘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들의 문제에 해답을 제공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 고전이 오늘날에 더 날카롭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 지를 제시해 주고 있다. 정답인 삶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올바르게 행동하는 법이 이 속에 있었다. 10년째 자살률 1위 국가인 '한국'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지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조선시대 유교 사상에서 공자의 '논어'를 우리는 많이 들어왔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논어> 속 좋은 얘기를 많이 접해 오기도 했다. 그런 '논어'가 우리에게 더 쉽게 <한글 논어>로 다가 왔다. 사실 논어를 한자 공부를 위해 살펴보는 책이기도 했지만 한자를 위한 어학 학습용 교재가 아니라 철학 인문서로 더 가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원문을 보고 싶은 사람을 위해 책 뒤편에 실어 놓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이 책의 표지는 깔끔하고 책 속의 내용도 눈에 편안하게 편집이 되어 있어서 읽기 쉬운 책이었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바란다. 오늘날 사회를 다스리는 정치인들의 필독서로 애용하도록 한다면 조금 더 이 사회가 나아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공자가 말하였다.

"정치를 할 때, 법령으로 사람을 이끌고 형벌을 써서 강압적으로 따르게 하면, 국민들은 법망을 뚫고 죄를 모면하려고만 하고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반면에 도덕성으로 사람을 인도하고 예의로 따르게 하면, 사람으로서 부끄러워할 줄도 알고 비뚤어진 마음도 바로 잡는다." (96쪽)

 

노나라 임금인 애공이 물었다.

"국민이 잘 따르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공자가 이에 대답하였다.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여 부조리한 사람의 윗자리에 배치하면 국민이 따르게 됩니다. 반대로 부조리한 사람을 높은 자리에 등용하여 정직한 사람 위에 쓰면 국민이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105쪽)

 

 

지금의 정치 현실에서도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 말들인지 모르겠다. 정치인들도 옛날 과거 제도처럼 도덕적인 인성을 시험 보는 과정이 생긴다면 어떨까? 많은 돈을 들여서 선거 유세를 하고 많은 사람들이 뽑는 것이 아니라. 선거 유세는 결국 돈이 많은 사람들과 유명세를 가진 사람들이 유리하게 되는 불공정한 경기인 것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험을 봐야 그 정치인들도 돈을 모으거나 유명해지는 데에만 관심을 두지 않고 정말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사회 제도를 고민해 보지 않을까 싶은 절실한 마음이 들었다.

 

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말들도 많았다. 내가 살아온 삶이 부끄럽고 또 부끄러웠다. 후회할 일이 많기는 했지만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았다.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면서 더욱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사는 게 힘들어서 자신을 쉽게 포기하거나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경우도 많아진 것이다. 서로 서로 존중해주며 따뜻한 마음을 나누며 정답게 살아갈 수는 없는 걸까??

 

마음에 되새길 구절들을 다시 한번 적어 보기로 했다.

 

 

제자 자공이 참된 사람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하였다.

"말하기 전에 먼저 행하고, 그 후에 말하는 사람이다." (102쪽)

 

공자는 삶에서 어떻게 배우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변증법적 태도로 접근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머리로 배우기만 하고 가슴으로 생각하여 따지지 않으면, 제대로 얻는 것이 없다. 단순하게 생각하여 따지기만 하고 온몸으로 배우지 않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위태로운 삶으로 떨어진다." (103쪽)

 

 

한 번이 아니라 손에 잡고 두고두고 계속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어렸을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더욱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

 

 

* 알라딘 판미동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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